조금 전까지만 해도 싸늘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던 남자가 지금 거칠게 키스해오고 있었다.서정원의 머릿속이 하얘지더니 밖으로 소리가 들릴 정도로 심장이 쿵쿵쿵 뛰었다.최성운의 키스 솜씨는 아주 좋았지만, 서정원은 다소 버티기 힘들었다.그녀는 두 손으로 최성운을 힘껏 밀어보려고 했지만, 오히려 그에게 더 자극만 준 꼴이 되었다.서정원의 옷 속으로 최성운의 큰 손이 들어왔다...시원한 찬 바람과 최성운의 뜨거운 손이 그녀의 가슴으로 올라왔고 마치 뜨거운 불길처럼 그녀의 온몸을 달아오르게 했다.“그만 해요! 최성운 씨!”갑자
그렇게 며칠 동안, 서정원과 최성운은 냉전을 시작하였다.두 사람은 누구도 그날의 일을 언급하지 않았고 서정원도 일부러 최성운과 거리를 두려고 애를 썼다. 그리고 최성운도 한결같이 일관된 평소의 차가운 모습으로 돌아왔다.서정원은 모든 에너지를 “얼음과 불” 프로젝트에 쏟아부은 덕분에 프로젝트는 아주 순조롭게 흘러갔고 진행 속도도 예상보다 더 빨라졌다.그랬기에 브루스는 아주 마음에 들어 했다.시제품을 받은 서정원은 얼른 블루스에 연락했다.“브루스 씨, ‘얼음과 불’의 시제품이 나왔어요. 시간 되세요? 제가 가져가서 보여드릴게요
“그건...”브루스는 난처한 얼굴로 서정원을 바라봤다.“서정원 씨, 안나는 어떠세요?”“시도해봐도 괜찮을 것 같네요.”사실 안나의 몸매는 좋긴 했지만 다소 너무 요염했다. “불” 이미지와 어울릴지는 몰라도 “얼음” 이미지와 살짝 어울리지 않았다.안나는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저와 같이 광고 찍을 남자 모델은 누구예요? 전 심준호 씨가 해줬으면 좋겠네요.”‘심준호?’서정원의 미간이 꿈틀거렸다.객관적으로 보면 심준호는 확실히 아주 좋은 후보였다. 하지만...“심준호 배우님? 전에 그분의 영화를 본 적이 있
머릿속에 의문만 생긴 서정원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대표이사실 문 앞으로 왔다.최성운의 차갑고 근엄한 얼굴을 보자니 서정원은 저도 모르게 긴장해졌다.그녀는 숨을 깊게 들이쉬고는 노크했다.“들어와요.”최성운의 낮게 깔린 목소리가 들려왔다.서정원이 문을 열고 들어갔다.최성운은 책상에 앉아 잘 정리된 자료를 들고 귀티 나게 보고 있었고 그에게서는 알 수 없는 압박감마저 느껴져 마치 태어날 때부터 피라미드 꼭대기에서 태어난 것 같은 왕자의 기운이 느껴졌다.“최성운 씨, 저를 찾으셨다고 들었는데, 무슨 일이시죠?”서정원은 시선을
“심준호라고요?”최성운은 눈을 가늘게 뜨더니 잔뜩 어두워진 안색으로 말했다.“서정원 씨, 지금 일부러 그러시는 겁니까? 공과 사를 구별하지 못 해요?”‘이 여자는 도대체 무슨 자신감이야?’‘감히 심준호를 광고 모델로 선택해?’‘지금 감히 내 눈앞에서 당당하게 다른 남자랑 눈짓을 주고받겠다는 거야?’서정원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이마를 문질렀다.그녀는 사실 최성운의 반응을 미리 예상하고 있었다.최성운의 싸늘한 눈빛을 보며 서정원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최성운 씨 머릿속엔 도대체 무슨 생각들로 가득 찬 거죠? 심준호 씨
최성운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가 풍기는 싸늘한 기운에 주위의 온도도 마치 영하로 뚝 떨어지는 것 같았다.‘쪼잔하고, 성격 더럽고, 변덕스럽고, 사람을 괴롭힌다라...’‘이게 나에 대한 평가라고?!’항상 다른 사람들의 눈에 높은 위치에 있고 모든 사람들이 선망하는 위치에 있는 포식자로만 보였던 그가 서정원의 눈엔 그저 결점밖에 없는 사람으로 보였다니.‘도대체 내가 심준호보다 못한 것이 뭐지?’“최성운 씨가 여긴 왜 오셨어요?”서정원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표정을 구기고 있는 남자를 보며 다소 의아한 듯 물었다.‘설마 방금 다
그녀가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갑자기 최성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서정원 씨, 제가 정말 그렇게 부족한 사람입니까?”“네?”눈을 뜬 서정원은 다소 뜬금없다고 생각했다.최성운은 고개를 돌려 깊은 눈으로 그녀를 보았다.“제가 쪼잔하고 성격이 더러워요?”“...”‘망했네, 역시 다 듣고 있었구나...’서정원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그녀는 이마를 꾹꾹 누르면서 말했다.“최성운 씨, 남의 대화를 엿듣는 습관이 있었어요?”최성운은 미간을 찌푸렸다.“그건 제가 할 말이 아닌가요? 뒤에서 남의 험담을 하는 습관이
‘심준호 때문이라고?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서정원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최성운을 바라봤다.“최성운 씨, 도대체 왜 자꾸 심준호 씨와 비교하는 거죠? 설마 그렇게도 자신이 없는 건가요?”말을 마친 서정원은 뒤도 안 돌아보고 차로 돌아갔다.최성운의 잔뜩 어두워진 표정은 불쾌함을 한껏 드러내고 있었다.‘내가 자신이 없다고? 그럴 리가!’그는 자신의 외모든, 몸매든, 능력이든, 어느 방면이든 모두 심준호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그는 서정원이 회사에서 한 말 때문에 신경 쓰고 있었을 뿐이었
이제 모든 하객이 자리에 앉았다.그들은 서로 축복의 말을 건네며 최성운과 서정원의 행복을 기원했다.최성운과 서정원은 한복을 바꿔입고 피로연을 시작했다. 피로연은 서양식으로 하지 않고 전통 방식으로 중간에 뷔페를 준비했다.하여 최성운과 서정원의 한복은 자리와 아주 잘 어울렸다.“하객 여러분, 우리 모두 잔을 들어주세요. 신랑의 감사 인사가 있고 난 후 함께 건배하겠습니다.”사회자의 말을 들은 최성운은 술잔을 들고 중앙으로 걸어왔다.서정원도 옆에 함께 했는데 이제 부창부수 같은 느낌을 주었다. 최성운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이런 능력도 있었어요? 그리고 비행기에 칠 한 그림은 얼마나 낭비예요!”서정원은 비록 입으로는 최성운을 혼냈지만, 그녀의 말투는 아주 부드러웠다. 서정원의 말을 듣고 있는 최성운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배운 지는 오래됐어. 다만 면허증이 이제 막 나와서 경험이 풍부한 조수가 필요해.”“내가 경험이 조금 더 풍부해지면, 혼자서 다 태우고 세계여행을 떠날 수도 있어. 그때가 되면 우리는 가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갈 수 있어.”이 말을 들은 서정원은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그녀가 생각에 잠겨있던 그때, 최성운이 그 답을
최성운은 서정원의 몸매에 꼭 맞는 웨딩드레스를 몇 벌 제작했다. 이제 서정원이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선택하기만 하면 바로 입을 수 있다.“얼른 마음에 드는 거로 선택해. 난 네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이 너무 기대돼.”서정원은 여전히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그녀는 드레스를 손에 쥐고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 하며 내려놓기 아쉬워했다.“너는 어떤 걸 입어도 다 잘 어울려. 게다가 너는 참 안목도 좋아. 내 생각에는 성운 씨도 네가 이 드레스를 입기를 바랐던것 같아. 이 장식과 포인트를 봐.”연채린이 드레스 윗부분을 가리키자, 서
“제가 왜 이런 식으로 온 세상 사람들이 저를 비웃게 하는데요?”연채린은 손사래를 쳤다. 둘 사이에는 이미 감사할 필요가 없다고 서정원이 말했던 적이 있다.지금 연채린도 이런 태도로 서정원에게 두 사람 사이에 감사하다는 말이 왜 필요가 없는지 알려줬다.“오히려 비웃음보다 축복이 더 많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은 누구나 부러울 테니까.”“제가 이 결혼식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더군다나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을 최성운이 직접 준비했는데요.”서정원도 마음속으로 매우 행복하다고 느꼈고, 연신 고개를 끄
서정원은 원래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이 문제를 다룰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최성운이 이렇게 일찍부터 준비할 줄은 몰랐다.서정원이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당황했다.비록 최성운이 외진 곳에 가서 하는 일들을 수없이 생각했지만, 그런 쪽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그게 현실이 됐으니, 서정원은 설렘도 있고, 얼굴에는 달콤한 미소밖에 보이지 않았다.“정말 최성운 씨를 보면 혼내야 할지, 칭찬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알려주세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연채린은 일부러 서정원을 놀렸다. 지금 서정원은 기분도 좋고, 최성운의 계획에 아
연채린이 제공한 답은 오랜 사고 끝에 나온 것이다.연채린은 최성운이 외진 곳에 있으니, 아무리 서정원이 말한 대로 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동시에 외국 회사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관계자가 전화를 받자마자 얼굴이 웃음꽃이 피었다.왜냐하면 최성운이 걸어온 전화이기 때문이다.“회장님, 지금 가족분들이 미치도록 회장님을 찾고 있어요.”“최대한 빨리 가족분들이랑 연락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 아니면 어떻게 할지 모릅니다.”최성운은 이 말을 듣고 몇 마디 위로의 말을 하는데, 전화 너머 그쪽 회사 운영자가 당분간
연채린은 지금 서정원이 손해를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그래서 그 어떤 왜곡된 일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연채린은 최미자보고 최건국에게 알리라고 했다. 언론의 힘을 이용해 해결하려고 했다.만약 그게 네티즌들이 혼자서 소설을 쓰는 것이라면 연채린도 방법이 없다. 하지만 최건국은 그런 사람들과 다르게 그런 적이 없다.연채린은 기사를 사서 전체적인 언론 방향을 바로 잡았다. 최건국도 언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그들을 이용해 일을 해결할 줄도 안다.지금 그 방법도 최건국과 매니저가 함께 생각한 방법의 하나이다.“
조사랑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싶은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아무튼 조사랑이 제안한 방법으로 최성운을 찾을 수만 있으면 된다.서정원도 그들에게 그깟 몇 푼을 빼앗겨도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다.“저는 다른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이만 가야 할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최성운에 대한 소식이 생기면, 바로 전단지에 남긴 전화번호를 걸면 됩니다.”서정원은 또 한 번 감사의 표시를 하고 그들을 내보냈다. 연채림은 소파에 앉아 지켜보았는데, 그들이 도대체 어떻게 하
이 사람들은 기레기다. 전에 최성운한테 한번 당해본 기자들이다.“최성운과 서정원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는 건 이익의 문제 때문이다. 회사 경영 문제로 삼아 지금의 다툼이 생긴 모양이다.”“겉으로는 서로 사랑하는 부부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사실은 다르다. 서정원이 지금 한 행동 역시, 최성운을 찾아서 회사를 빼앗기 위한 수단이다.”“만약 서정원이 권력을 선에 쥐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일을 하더라도 결국 최성운 밑에서 일을 하는 직원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그 진실이 밝혀진 것이다.”언론사 기자들이 쓴 기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