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의 아찔한 광경을 보고 최성운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서정원,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야? 저 여자가 왜 준호랑 같이 있는 거지? 남들이 보는 앞에서 도대체 무슨 짓인지?’“정원 씨, 뭐 하고 있어요?”최성운은 앞으로 걸어가 차갑게 입을 열었고 그녀는 심준호를 밀어내고 고개를 돌렸다. 차가운 그의 눈빛을 마주한 순간 그녀는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아니에요. 심준호 씨한테 사인 부탁하고 있었어요.”“그래요?” 그가 눈살을 찌푸리며 심준호를 쳐다보았고 딱 봐도 그녀의 변명을 믿지 않는 눈치였다.옆에 있던 심준호는 담담한
“내가 입고 있던 옷은...”자신의 옷을 갈아입혀 준 사람이 누구인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하도 창피해서 그녀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최성운은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왕 아주머니한테 부탁했어요.”“그랬군요.” 왕 아주머니라는 말에 서정원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잘생긴 이목구비가 따스한 불빛 아래서 더욱 빛나 보였다.“의사 말로는 저혈당 쇼크라고 해요.” “네.”‘정말 창피해 죽겠어. 고작 생리 때문에 쓰러지기나 하고. 이게 다 최성운 저 인간 때문이야! 어젯밤에는 손을
숨 막힐 정도로 잘생긴 그의 얼굴을 보면서 그녀의 가슴은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성운 오빠!” 느닷없이 들려온 목소리가 두 사람 사이의 야릇한 분위기를 순식간에 깨버렸다. 그녀는 황급히 최성운을 밀어내고 똑바로 앉았다.‘왜 이렇게 얼굴이 뜨거운 거야? 창피하게. 왜 이 남자를 밀어내지 않고 가만히 있었지? 이 남자의 잘생긴 얼굴에 반하기라도 한 건가?’고개를 들어보니 이 갑작스럽게 찾아온 불청객은 다름 아닌 최지연이었고 그녀가 또 무슨 짓을 벌일지 감이 잡히지 않았던 서정원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하이힐을
베란다로 향한 그녀는 최성운이 따라오지 않은 걸 확인하고 나서야 비로소 전화를 받았다.“준호 씨, 무슨 일이에요?”“정원아, 보고 싶어.” 그가 잔뜩 우울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알았어요. 내일 아침 10시, 블루스 카페에서 만나요.” 마침 그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었던 터라 그녀는 고민 끝에 그와 약속을 잡았다. “알았어. 내일 봐.” 그녀가 데이트를 승낙한 건 아직 자신에게도 기회가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한 심준호는 경쾌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다음날, 비록 주말이기는 하나 서정원은 습관처럼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그녀의 기억이 맞는다면 서정원은 최성운의 약혼녀이고 손윤서는 지금까지 최성운을 좋아하고 있었다. 지난번 생일 파티에서 손윤서는 서정원한테 망신을 주려고 일을 꾸몄었다. 서정원이 다이아몬드 반지를 훔쳤다고 모함하여 최성운이 서정원을 쫓아내길 바랐지만 서정원은 손쉽게 그 일을 해결했다. 그 일로 인해 손윤서는 계속 서정원을 원망했고 친구들 앞에서 서정원이라는 여자를 꼭 쫓아내야 한다고 몆 번이나 말했었다. 만약 서정원이 최성운 몰래 심준호와 데이트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녀한테 알린다면 분명 좋아할 것이다. ‘근데 서정원은
“제발 다음은 없길 바라네요.”심준호는 미간을 찌푸리며 눈앞에 있는 여자를 바라보더니 이내 싸늘한 어투로 말했다.“지금 당장 제 앞에서 사라지세요.”“하지만...”백유란은 심준호에게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보였지만 심준호의 싸늘한 눈빛을 보니 입이 차마 떨어지지 않았다.“저기요, 얼른 나가주시죠!”심준호의 싸늘한 표정을 본 직원은 얼른 앞으로 다가가 백유란을 끌어냈다.백유란이 길가에 서서 멍한 표정을 짓고 있을 때 손윤서가 도착했다.“서정원은?”백유란을 발견한 손윤서는 얼른 그녀에게 물었다.정신을 차린 백유란은
‘혹시 야근하러 간 건가?’서정원이 자신의 몸도 신경 쓰지 않고 야근한다는 생각에 최성운의 눈빛이 어두워졌다.그는 얼른 차를 운전하여 회사로 달려왔지만, 서정원을 발견할 수 없었다.최성운은 직원에게 퇴근 기록을 찾아보라고 했다. 그리고 그는 서정원이 오늘 하루 동안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했다.‘어딜 간 거지?’최성운은 다소 답답한 마음에 서정원에게 전화를 걸어봤지만 꺼져있었다.“최 대표님, 오후 회의 곧 시작합니다.”임창원이 그에게 말했다.“알겠습니다.”건성으로 대답한 최성운은 회의실로 들어갔다. 오늘
‘미행했냐고?’최성운의 입꼬리가 씰룩이더니 이내 차갑게 말을 뱉었다.“내가 그렇게 할 일이 없는 사람으로 보여요?”그는 분명 서정원이 심준호와 몰래 데이트해놓고 지금 오히려 그에게 따져 든다고 생각했다.서정원은 다시 사진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아마 그녀가 심준호와 카페에 있었을 때 몰래 찍힌 것 같았다.‘최성운이 찍은 게 아니면 누가 찍은 거지?’당시 그녀는 누군가가 카페 입구에서 직원과 실랑이를 벌이는 소리를 들었었고 상황을 보러 간 심준호가 그녀에게 그저 사생팬이 몰래 그를 찍고 있었다고 말했었다.‘혹시 그 사생팬
이제 모든 하객이 자리에 앉았다.그들은 서로 축복의 말을 건네며 최성운과 서정원의 행복을 기원했다.최성운과 서정원은 한복을 바꿔입고 피로연을 시작했다. 피로연은 서양식으로 하지 않고 전통 방식으로 중간에 뷔페를 준비했다.하여 최성운과 서정원의 한복은 자리와 아주 잘 어울렸다.“하객 여러분, 우리 모두 잔을 들어주세요. 신랑의 감사 인사가 있고 난 후 함께 건배하겠습니다.”사회자의 말을 들은 최성운은 술잔을 들고 중앙으로 걸어왔다.서정원도 옆에 함께 했는데 이제 부창부수 같은 느낌을 주었다. 최성운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이런 능력도 있었어요? 그리고 비행기에 칠 한 그림은 얼마나 낭비예요!”서정원은 비록 입으로는 최성운을 혼냈지만, 그녀의 말투는 아주 부드러웠다. 서정원의 말을 듣고 있는 최성운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배운 지는 오래됐어. 다만 면허증이 이제 막 나와서 경험이 풍부한 조수가 필요해.”“내가 경험이 조금 더 풍부해지면, 혼자서 다 태우고 세계여행을 떠날 수도 있어. 그때가 되면 우리는 가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갈 수 있어.”이 말을 들은 서정원은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그녀가 생각에 잠겨있던 그때, 최성운이 그 답을
최성운은 서정원의 몸매에 꼭 맞는 웨딩드레스를 몇 벌 제작했다. 이제 서정원이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선택하기만 하면 바로 입을 수 있다.“얼른 마음에 드는 거로 선택해. 난 네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이 너무 기대돼.”서정원은 여전히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그녀는 드레스를 손에 쥐고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 하며 내려놓기 아쉬워했다.“너는 어떤 걸 입어도 다 잘 어울려. 게다가 너는 참 안목도 좋아. 내 생각에는 성운 씨도 네가 이 드레스를 입기를 바랐던것 같아. 이 장식과 포인트를 봐.”연채린이 드레스 윗부분을 가리키자, 서
“제가 왜 이런 식으로 온 세상 사람들이 저를 비웃게 하는데요?”연채린은 손사래를 쳤다. 둘 사이에는 이미 감사할 필요가 없다고 서정원이 말했던 적이 있다.지금 연채린도 이런 태도로 서정원에게 두 사람 사이에 감사하다는 말이 왜 필요가 없는지 알려줬다.“오히려 비웃음보다 축복이 더 많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은 누구나 부러울 테니까.”“제가 이 결혼식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더군다나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을 최성운이 직접 준비했는데요.”서정원도 마음속으로 매우 행복하다고 느꼈고, 연신 고개를 끄
서정원은 원래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이 문제를 다룰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최성운이 이렇게 일찍부터 준비할 줄은 몰랐다.서정원이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당황했다.비록 최성운이 외진 곳에 가서 하는 일들을 수없이 생각했지만, 그런 쪽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그게 현실이 됐으니, 서정원은 설렘도 있고, 얼굴에는 달콤한 미소밖에 보이지 않았다.“정말 최성운 씨를 보면 혼내야 할지, 칭찬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알려주세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연채린은 일부러 서정원을 놀렸다. 지금 서정원은 기분도 좋고, 최성운의 계획에 아
연채린이 제공한 답은 오랜 사고 끝에 나온 것이다.연채린은 최성운이 외진 곳에 있으니, 아무리 서정원이 말한 대로 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동시에 외국 회사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관계자가 전화를 받자마자 얼굴이 웃음꽃이 피었다.왜냐하면 최성운이 걸어온 전화이기 때문이다.“회장님, 지금 가족분들이 미치도록 회장님을 찾고 있어요.”“최대한 빨리 가족분들이랑 연락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 아니면 어떻게 할지 모릅니다.”최성운은 이 말을 듣고 몇 마디 위로의 말을 하는데, 전화 너머 그쪽 회사 운영자가 당분간
연채린은 지금 서정원이 손해를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그래서 그 어떤 왜곡된 일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연채린은 최미자보고 최건국에게 알리라고 했다. 언론의 힘을 이용해 해결하려고 했다.만약 그게 네티즌들이 혼자서 소설을 쓰는 것이라면 연채린도 방법이 없다. 하지만 최건국은 그런 사람들과 다르게 그런 적이 없다.연채린은 기사를 사서 전체적인 언론 방향을 바로 잡았다. 최건국도 언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그들을 이용해 일을 해결할 줄도 안다.지금 그 방법도 최건국과 매니저가 함께 생각한 방법의 하나이다.“
조사랑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싶은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아무튼 조사랑이 제안한 방법으로 최성운을 찾을 수만 있으면 된다.서정원도 그들에게 그깟 몇 푼을 빼앗겨도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다.“저는 다른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이만 가야 할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최성운에 대한 소식이 생기면, 바로 전단지에 남긴 전화번호를 걸면 됩니다.”서정원은 또 한 번 감사의 표시를 하고 그들을 내보냈다. 연채림은 소파에 앉아 지켜보았는데, 그들이 도대체 어떻게 하
이 사람들은 기레기다. 전에 최성운한테 한번 당해본 기자들이다.“최성운과 서정원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는 건 이익의 문제 때문이다. 회사 경영 문제로 삼아 지금의 다툼이 생긴 모양이다.”“겉으로는 서로 사랑하는 부부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사실은 다르다. 서정원이 지금 한 행동 역시, 최성운을 찾아서 회사를 빼앗기 위한 수단이다.”“만약 서정원이 권력을 선에 쥐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일을 하더라도 결국 최성운 밑에서 일을 하는 직원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그 진실이 밝혀진 것이다.”언론사 기자들이 쓴 기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