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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화

Author: 유애
두 사람은 앞으로 나아가 알현했다.

"말장(末將, 장군을 스스로 낮추는 말)전북망이 원수님을 뵈옵니다!"

"말장 이방이 원수님을 뵈옵니다!"

사여묵은 고개를 들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드디어 왔구나."

전북망이 대답했다.

"오는 길에 폭설이 내려 길이 막혀 늦었습니다, 벌을 달게 받겠습니다."

"하늘이 도와주지 않았군, 이는 장군의 잘못이 아니네."

사여묵은 송석석을 힐끗 쳐다보았고, 그녀는 단지 한 번 쳐다볼 뿐 아무런 반응이 없는 것을 보고 둘 사이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방천허와 임 장군, 송씨 가문의 장군 두 명이 전북망이 온 것을 보자 그를 훑어보았고, 과연 용모가 준수하고 남자다운 기개가 있어 만족스러워했다.

결국 송씨 부인이 직접 고른 사위이니 어찌 나쁠 수 있겠는가?

방천허는 앞으로 나아가 전북망의 어깨를 두드리곤 웃으며 말했다.

"전 장군님, 오늘 드디어 뵙게 되었군요. 장군님께서는 훌륭한 부인을 얻으셔서 매우 좋으시겠습니다."

임 장군도 미소를 지으며 말을 거들었다.

"저도 축하드립니다, 두 부부가 힘을 합쳐 공을 세우니 반드시 장군님 댁의 가문을 다시 빛낼 수 있을 겁이다."

"전 장군님, 장군님의 부인은 이토록 싸움에 능하고 뛰어나게 용맹스러우니, 저를 비롯한 남정네들이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전북망은 잠시 넋을 잃었다, 자신이 이방에게 장가간 일을 이곳 사람들이 모두 알고 있다는 말인가?

그들은 송회안의 옛 부하인데, 어째서 이방을 아내로 맞은 것을 축하하고 있는 거지?

그는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감히 함부로 말을 하지 못하고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옆에 있던 이방은 조금 자랑스러워했다, 그들의 혼사가 무장의 인정을 받은 것 같았고 당연히 장군은 여장군과 혼을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여겼다.

송석석과 같은 소위 대갓집 규수들은 남자들이 가져다주는 영광을 누릴 줄만 알고, 자리에 있는 장군들은 모두 피를 흘리며 싸우는 최전방 무장들이니 당연히 이 도리를 알 것이다.

그러자 그녀는 미소를 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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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아침, 송석석 일행은 서경으로 출발했다.송석석은 딱히 아쉬운 마음이 들지는 않았다. 나중에 돌아올 때 성릉관을 또 지나야 했기에, 이후에도 외조부 가족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었다.성릉관을 떠나자마자, 평탄한 길이 사라졌다. 여기저기가 다 울퉁불퉁했고 일부러 인위적으로 파괴한 곳도 있었기에 마차가 지나가기엔 무리가 있었다.하지만 진왕은 절대 다시 말을 타려고 하지 않았다. 며칠동안 안정을 취했지만 다리 안쪽의 쓸림 상태가 아직 심했기에 걸을 땐 괜찮아도 말에 타면 아파서 견딜 수가 없었다.때문에 성릉관에서 공을 세우고 육아당까지 설립한 진왕은 까탈스럽게 마차를 고집했고 마차가 도무지 지나갈 수 없는 곳은 현갑군이 말에서 내려 마차를 밀면서 힘겹게 전진했다.하지만 불행 중 다행인 건, 현재 양국으로 통하는 길이 개방되었기에 그 길을 따라 갈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산길밖에 없었다면 고귀한 진왕의 엉덩이가 엄청나게 고생했을 것이다.그렇게 겨우 서경 지대에 진입하여 루벌로 향하자, 서경의 관원과 병사들이 그들을 맞이하며 가는 길까지 호송해주었다.송석석 일행들 중에서 통역관을 제외하고는 서경에 와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똑 같은 변경 도시라고 해도, 루벌은 성릉관보다 훨씬 낙후했다. 여기저기에는 망가지고 훼손된 집채가 많았으며 행색이 누추한 거지나 근심이 많아 보이는 백성들도 많았다.송석석은 이 광경에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두 나라가 전쟁을 치른 건 사실이지만 이곳까지 침투되지는 않았는데 말이다. 전에 전북망과 이방이 이곳 마을을 공격했다고 해도 공격당한 그 마을만 피해를 받아야지 루벌 전체가 이렇게 엉망진창이 된 것은 말이 안 되었다.루벌의 한 역관에 도착하고 나서야 송석석은 호송하고 있던 관원한테서 그 이유를 듣게 되었다. 수란석이 성릉관에서 전쟁을 일으켰을 때, 후방 공급이 부족한 탓에 병사들이 루벌로 돌아와 약탈을 진행한 것이었다.수란석 당시의 상황이 빅토르와 거의 비슷하다고 했다. 그때 당시 전쟁을 바라는 사람들이 많지 않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503화

    소 팔야는 곧바로 송석석이 말한대로 지시를 내렸고 이 지시를 실행에 옮긴 사람은 바로 전북망이었다. 그는 서둘러 부하들을 데리고 여기저기 수색하기 시작했다.송석석이 성릉관에 왔다는 사실은 전북망도 익히 알고 있었지만, 그녀를 맞이하던 그날, 그는 멀리 서서 지켜볼 뿐, 가까이 다가가지는 않았다.하지만 거리가 너무 먼 탓에 전북망은 송석석을 정확히 보지도 못했고 그저 그림자만 볼 수 있었다.전북망은 자신이 지금 참 쓸모없는 짓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느껴지기도 했다. 송석석은 이제 자신과 전혀 상관이 없는 사람이고 진성의 일과 관련된 사람은 이제 멀리해야했기 때문이다. 한편, 시절단은 성릉관에서 잠시 쉬는 사이에도 담판의 기교에 대해 상의했으며 상황 모의도 여러 번 해보았다.이번 담판이 저번에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어렵지는 않았지만 절대적으로 쉬운 건 아니었다. 이는 여제가 계속 마음에 두고 있던 일이기에 쉽게 타협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소씨 가문에서도 상대방이 몰래 사람을 보내 사절단의 책략을 몰래 엿듣는 것은 아닌지 걱정됐다. 사절단의 책략을 알게 된다면 상대방은 그에 맞는 대책을 미리 준비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상국은 열세에 처하게 된다.때문에 소 팔야는 전북망에게 반드시 철저하게 관리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몰래 침입한 사람이 있으면 무조건 찾아내야 하고 이와 동시에 사절단 곁에서 시중을 드는 하인들 사이에도 첩자가 있을 수 있으니 확실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이틀 동안 수색했지만 전북망은 수확이 없었다. 그리고 수부를 샅샅이 수색했지만 위장술을 쓰거나 몰래 정보를 외부에 빼돌리는 사람도 없었다.전북망이 유일하게 알아낸 정보는 검은 복장을 입은 사람들이 춘만루에서 밥을 한 번 먹은 적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들이 춘만루를 떠난 뒤, 이들을 목격했다는 가게 주인도 있었지만 어디에 묵었고 어디로 갔는지는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서른 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심지어 전부 검은 복장을 차려 입었는데 이렇게 쥐도 새도 모르게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502화

    춘만루는 오늘 손님들로 꽉 차 있었다. 가게가 그리 크지 않기도 했고, 다른 손님들도 있었을 뿐만 아니라, 조금 전 낭자가 데리고 오겠다고 했던 검은 복장을 입은 남자들까지 가게 안 나머지 자리를 전부 차지했다.송석석과 시만자 그리고 남자까지 앉을 자리가 없었기에 가게 주인은 급하게 작은 탁자 하나를 펴서 가게 앞에 자리를 마련했다.그렇게 세 사람은 일행들과 떨어져서 식사를 하게 되었다.이때, 남자가 미안한 목소리로 송석석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저자들은 전부 제 일행입니다. 저와 똑같이 이틀 전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했거든요. 혹시 불편하시다면 저자들에게 가게 앞에서 기다리라고 하겠습니다. 나중에 저자들에게 호빵이나 하나씩 나눠줘도 충분합니다.”멈칫하던 시만자는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그럴 필요 없어요. 편하게 드시고 싶은 거 시키시면 됩니다.”남자가 환하게 웃으며 대꾸했다.“낭자는 정말 얼굴도 예쁘시고 마음도 선하시군요. 그럼 저희 편하게 시키겠습니다.”“그… 그래요.”고개를 끄덕이던 시만자는 가게 안에 앉아있던 사람들을 힐끗 쳐다보았다. 이자들의 옷차림은 꽤 눈에 띄었으며 옷소매에 수놓은 글씨들이 보이기도 했다.하지만 옷이 구겨지고 먼지도 많이 묻었기에 수놓은 글씨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없었다.그렇게 한참동안 쳐다본 시만자는 그제야 이자들의 옷에 수놓은 글씨들이 각자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 중에서 흑영위나 전광위 등 글씨들이 보이기도 했다.이자들은 예의가 없거나 우악스럽지는 않았다. 각자 자리를 찾은 뒤 자신들에게 밥을 사준 시만자와 송석석에게 일제히 고개를 숙여 감사인사를 했다.거의 대부분 사람들이 머리가 하얬지만 얼굴은 불그스름한 게 나이가 그렇게 많아 보이지는 않았다.그 중에서 생김새가 매우 추악한 사람들도 몇 명 있었으며 쳐다보기만 해도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송석석과 시만자 그리고 몽동이는 서로를 힐끔 쳐다보다가 왠지 이 식사자리가 자신들의 마음에서 우러러 나온 게 아니라는 기분이 들었다.송석석은 식사를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501화

    송석석은 이들을 몇 번이나 아래위로 훑어보다가 순간 마음속으로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이들의 나이가 쉽게 가늠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외모로 보면 서른 살은 족히 넘는 것 같아 보였지만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활력이나 기운은 최대 스무 살 정도밖에 안 되는 것 같았다.송석석은 이들의 눈빛도 함께 살폈는데, 특히 그 남자의 눈빛은 매우 심오하고 진중했으며 나이를 꽤 많이 먹은 늙은 여우와 흡사하게 느껴졌다.송석석 일행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남자가 먼저 한걸음 다가가서 물었다.“여기에 육아당이 생기는 겁니까? 혹시 관아에서 직접 계획한 일인가요?”곁에 서있던 몽동이가 이들을 자세하게 훑어보았다.완벽한 상국 말투를 쓰고 있었기에 성릉관 사람은 확실히 아닌 것 같았다.일단 이자들 태도에서 악의를 발견하지 못했기에 몽동이가 남자의 말에 대답을 했다.“맞습니다. 버려진 아이들을 거두는 곳입니다. 관아에서 직접 설립했고요.”“참 좋은 일이네요.”남자가 고개를 끄덕이자 송석석이 한걸음 다가가 물었다.“선생님께서는 진성에서 오셨습니까?”하지만 남자는 그저 송석석을 힐끗 쳐다보기만 할 뿐, 질문에 대답은 하지 않고 되레 그녀에게 되물었다.“혹시 북명왕비이십니까? 성함은 송석석이고요?”경계심이 잔뜩 차오른 송석석이 질문을 하려던 그때, 남자가 다시 말을 이어갔다.“서경으로 출발하실 예정이시죠? 언제 출발하실 건가요? 혹시 저희도 함께 동행해도 되겠습니까?”송석석은 미간을 확 찌푸렸다. 물론 그들이 서경에 담판하러 간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이 많지만 송석석 일행은 사절단 신분으로 가는 것이기에 함부로 아무 사람이나 데리고 갈 수는 없었다.하지만 이 남자가 매우 자연스럽고 당연한 듯 묻는 것이 몹시 수상했다.“선생님들은 왜 서경에 가시려는 겁니까?”송석석의 물음에 남자가 대답했다.“담판하는 과정을 구경하고 싶어서요. 증인도 되어줄 겸 해서요.”송석석은 상대방이 예사롭지 않은 신분을 가진 사람이거나 단순히 헛소리가 습관처럼 나오는 이상한 사람일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500화

    진왕은 다음 날 오후가 되어서야 배고픔에 못 이겨 깨어났다. 눈을 뜨고 나니 온몸이 마치 부서진 것처럼 쑤시고 아파왔다. 심지어는 뼛속까지 피곤이 스며들어 손을 들어 올리는 것조차 힘들 정도였다. 그의 곁에서 시중을 드는 사람 중에는 심복인 소환이라는 하인이 있었다. 그가 침상 곁에서 진왕에게 보고했다. "북명왕비께서 하실 말씀이 있으시다며 반나절째 기다리고 계십니다." 진왕은 원래 침상에서 식사를 해결한 뒤 그대로 다시 자려고 했다. 너무 지쳐서 움직이기조차 싫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송석석이 반나절 동안 기다렸다는 말을 듣자, 급히 이불을 걷어차고 일어났다. "옷을 갈아입혀라, 어서!" 이번 여정에서 그는 이미 송석석의 대단함을 목격했다. 여성이지만 단 한 번도 힘들다고 말한 적이 없었고, 그녀의 지휘 아래 여러 차례 위험을 피해갈 수 있었다. 게다가 길에서 많은 사람이 병에 걸려 쓰러졌을 때도 그녀는 황소처럼 튼튼했다. 실력 있는 사람은 소홀히 대할 수 없는 법이었다. 그들은 쓸데없는 대화를 나누려고 찾아오는 법이 없으며, 분명 중요한 일이 있을 것이었다. 배가 너무 고파서 뱃가죽이 달라붙을 지경이었지만, 서둘러 씻고 죽 한 그릇을 들이킨 뒤 송석석을 만나러 갔다. "나를 찾은 이유가 대체 무엇인가?" 송석석은 육아당 건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진지하게 듣고는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알겠네. 어제 도착하자마자 피곤해서 쓰러져 자긴 했지만, 이 소부의 장식이 간소하고 사용하는 물품도 매우…… 소박한 것을 보았다. 대장군의 일가는 나라에 충성을 바쳤으니, 이렇게 푸대접 받아서는 안 되겠지." 송석석이 입가를 씰룩이며 말했다. "전하, 오해하셨습니다. 그런 뜻이 아닙니다. 소씨 가문은 한 푼도 착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은 그 아이들을 위한 것이며, 동시에 전하의 선행을 널리 알리기 위함입니다. 이 아이들은 훗날 멀리 진성에 계신 전하를 감사히 여길 것이며, 조정의 문무백관들도 전하의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499화

    향을 올린 후, 송석석은 후원으로 돌아왔다. 모두 눈물을 닦고 감정을 추스린 뒤, 송석석을 둘러싸 그녀의 부부 생활에 대해 물었다.그 중에서 가장 많이 물은 질문은 북명왕이 그녀에게 잘 해주는지에 대한 것이었다.가족들은 이렇게 마음속으로는 그녀 스스로의 능력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항상 배우자가 그녀에게 진심으로 잘 해주길 바라는 법이었다.송석석의 사촌 자매들은 많았으며 모두 삼촌들의 딸들이었다. 송석석과 몇 번 못 본 사이였지만, 모두 그녀를 보자 매우 흥분했다.사촌 언니들은 모두 시집을 갔기에 남편과 아이들을 데리고 돌아왔다. 그들은 송석석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그녀를 존경하면서도 동정했다.그중 한 명인 소상어는 둘째 외숙모의 장녀로, 소 대장군의 부하인 황신 장군에게 시집을 갔다. 그러나 시집간 지 채 일년도 되지 않아, 황신 장군은 유복자만 남기고 전사하였다.이제 아이는 열두살이 되었다.그녀는 성릉관에서 육아당을 운영하며 버려진 아이들을 거두고 있었다. 현재 서른명이 넘는 아이들이 있었지만, 생활이 매우 어려워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상황이었다.그녀는 송석석이 진성에서 공방을 운영한다는 소식을 듣고, 어떻게 하면 잘 운영할 수 있는지 조언을 구하고 싶어 했다.그녀는 부끄러운 듯 말했다. “지금은 전적으로 친정의 도움을 받고 있어요. 그렇지 않으면 아이들이 밥도 못 먹거든요.”송석석은 그녀가 옷 곳곳에 기운 자국이 있는 헤진 옷을 입고 있으며, 신발도 몇 군데가 찢어져 기워져 있는 것을 보았는데, 생활이 정말 어렵다는 것을 단숨에 알 수 있었다.송석석이 말했다. “공방과 육아당은 달라요. 공방에 있는 이들은 모두 자립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 전 그냥 거처를 제공하고, 운명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게 했을 뿐이에요. 하지만 육아당이 거두는 사람은 모두 아기들이라 생계를 꾸릴 능력이 없고, 오로지 먹는 것만 기다리는 존재들이죠.”“맞아요. 그들은 생계를 꾸릴 능력이 없어요.” 소상어는 한숨을 쉬며 고통스러운 표정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498화

    서둘러 움직여 벌써 8월 3일이 되었고, 그들은 드디어 성릉관에 도착할 수 있었다.하지만 스무 날 동안 날씨가 매우 더워진 탓에 많은 사람들이 병으로 잇따라 쓰러졌다. 다행히 송은 준비를 충분히 하여 많은 약을 가져왔기에, 금태의도 동행하였기에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친왕 또한 너무나도 지쳐있었다.그가 언제 이런 고생을 해보았겠는가? 길을 떠난 지 열흘째 되던 날, 그는 이미 말을 할 수 없었다. 얼굴과 입술은 항상 창백했으며, 얼굴 가득 피로를 감추지 못했다.성릉관 경계에 도착하자, 군대를 이끌고 마중을 나온 소씨 가문 사람들을 본 그는 그대로 쓰러져 기절해 버렸고,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급히 그를 들어 올려 돌려보냈다.외조부와 삼촌을 어렵게 만난 송석석은 진왕을 돌볼 겨를이 없이, 오직 외조부의 품에 안겨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소 대장군은 손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눈물을 흘렸다.  목구멍도 메었다. 본래 진성에서 헤어질 때 다시는 만날 기회가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되니 감개무량했다.시간이 조금 지나자 소 대장군이 말했다. “이제 그만하면 됐다. 계속 울어서 놀림이나 당할 셈이냐? 그만하고 어서 외삼촌들을 만나러 가라.”송석석은 그제야 고개를 들어 눈물을 닦았다. 그러나 셋째 삼촌의 외삼촌의 까맣게 그을리고 많이 늙은 얼굴과 한쪽 빈 옷소매를 보자 다시금 눈물이 흘렀다.외삼촌이 한쪽 팔을 잃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직접 보니 또 한 번 슬퍼질 수밖에 없었다.소씨 가문의 송희두도 그녀를 보며 그녀의 가족과 어머니를 떠올렸고, 눈가가 붉어졌다.소삼야는 그녀가 자신을 위해 울었다는 것을 알고 즉시 마음의 감정을 다스렸다. 그는 웃으며 소매를 흔들며 말했다. “셋째 삼촌의 실력을 한 번 볼테냐?!”그는 내력을 실어 송석석을 향해 휘둘러, 방심한 송석석은 순간 넘어질 뻔했지만 두 발짝 뒤로 물러나며 겨우 균형을 잡았다.“형님, 석석이를 괴롭히지 마세요.” 그러자 소팔야가 웃으며 다가와 송석석의 어깨를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497화

    7월 12일이 되자, 상국 사절단은 대규모로 진성을 떠나 서경으로 향했다.사여묵은 말을 타고 이십 리 길을 배웅하며, 장대성과 염선생이 이제 그만 돌아가도 된다고 할 때까지 그녀를 따라갔다. 송석석은 뒤를 돌아보며 그에게 손을 흔들었고, 꽃처럼 활짝 웃으며 조금도 아쉬워하는 기색이 없었다.사여묵은 그녀를 애틋하게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정말 무정한 사람이야."해는 이미 떠올랐고, 국도는 바람이 불지 않아 무더웠다. 사여묵은 사절단의 끝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아쉬움이 가득한 얼굴로 말 고삐를 돌렸다.송석석은 서경으로 가는 행렬에 현갑군 300명과 몽동이, 시만자 등을 동반했다.두 나라는 전쟁 이후 잠시 평화 상태였지만, 서경 태자의 일이 수란석에 의해 공개되면서 서경의 많은 백성들이 상국에 적의를 품고 있었다. 진왕과 사신들의 안전을 위해 많은 인원을 데려갈 수밖에 없었다.송석석은 진왕과의 교류가 적었다. 더욱 정확히 말하면 진왕 부부와의 교류가 적었다.진왕비는 황후의 사촌동생이었으며, 이름은 제이월이다.그녀는 한때 사온의 생일 연회에서 송석석이 보낸 그림이 위조품이라고 말하며 송석석을 모욕한 적이 있었다. 그 이후로 그녀는 송석석과의 교류를 줄였고, 최근 몇 년 동안은 더욱 조용했다.그녀는 황실 사람들이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 궁중 연회 외에는 보통 참석하지 않았다.두 사람의 관계는 담담하기 그지없었다.진왕 또한 별일이 없으면 북명황실에 잘 오지 않았다.그들이 이렇게 조용했기 때문에 봉지로 떠나지 않고 지금까지 진성에 머무를 수 있었던 것이다. 숙청제는 그를 전혀 위험 요소로 여기지 않았다. 조금도 말이다.외부에서는 진왕이 평범하다고 말했지만, 송석석은 그 진위를 알지 못했다. 그녀는 특별히 조사를 하지도 않았다.하지만 출발한 지 이틀 만에 시만자가 말했다.“진왕은 아무래도 머리가 문에 끼어 눌린 것 같아. 그래서 평소에 사람들을 잘 만나지 않았나봐.”송석석은 그녀의 말을 듣고 웃음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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