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81화

Author: 유애
먼저 5품 장군을 수여한 뒤 4품 무관직을 수여할 것을 약속했으니, 이는 숙청제가 송석석에게 얼마나 큰 기대를 걸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었다.

승상은 이에 대해 의견이 없었고, 이 이례적인 승진은 실로 송석석의 능력이 아닐 수 없었다.

목 승상이 말했다.

"원군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고, 이방 장군이 약속한 기한은 지났습니다."

숙청제는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이내 누그러뜨렸다.

"눈이 오는 날은 확실히 오는 길이 험하군 그래."

이덕회가 말했다.

"폐하, 송석석이 5품 무덕 장군으로 승진한 반면, 전 장군과 이방 장군은 현재 5품 무략장군으로 품계가 송 장군보다 낮습니다."

전북망과 이방이 큰 공헌을 하여 서경과의 평화 조약을 체결하고, 전쟁을 멈추고 국경선을 세웠으니 이 공로는 송석석이 북명왕을 도와 성을 점령하는 데 공로를 한 것보다 크다는 걸 암시했다.

따라서, 이덕회가 이 말을 덧붙인 것이다.

그러자 숙청제가 말했다.

"무엇이 문제인가? 두 사람의 공적은 이미 내가 이루어주지 않았는가?"

이덕회는 머리를 긁적였고, 이 일을 하마터면 잊을 뻔했다.

전북망이 전공으로 장가를 들려 했을 때, 그는 이자가 그다지 쓸모없다고 느꼈지만 황제는 굳이 젊은 장군들을 지원하겠다고 고집했으니 그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확실히 지금 무장은 춘궁기이니 황제가 이런 생각을 하는 것도 틀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송씨 가문에는 식객 노릇을 하는 자는 한 명도 없었다.

숙청제는 아직 몇 가지 사항을 명확하게 조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전히 이방에 대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었고, 황제가 보낸 밀서에서 성릉관 대첩을 언급한 것과 서경의 달라진 태도로 보아 그 또한 성릉관 전투에 문제가 있다고 느꼈다.

잠입 수사가 이뤄졌지만 아직까지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었고, 현재는 남강의 전투가 더 중요했다.

"아직 전방 전투는 치열하다, 그러니 이리성을 함락하는 일은 조회 때 언급할 수 있지만 송석석의 공로는 당분간 언급하지 않겠다. 대첩이 끝난 후 돌아가 공적을 논할 테고, 짐은 절대 그
Patuloy na basahin ang aklat na ito nang libre
I-scan ang code upang i-download ang App
Locked Chapter
Mga Comments (1)
goodnovel comment avatar
장태겸
몰염치하고 능력없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허물을 알지못하는바 곧나락으로 털어질것이 자명합니다. 송석석의 승승장구를 기원합니다.
Tignan lahat ng Komento

Kaugnay na kabanata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82화

    두 사람은 앞으로 나아가 알현했다."말장(末將, 장군을 스스로 낮추는 말)전북망이 원수님을 뵈옵니다!""말장 이방이 원수님을 뵈옵니다!"사여묵은 고개를 들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드디어 왔구나."전북망이 대답했다."오는 길에 폭설이 내려 길이 막혀 늦었습니다, 벌을 달게 받겠습니다.""하늘이 도와주지 않았군, 이는 장군의 잘못이 아니네."사여묵은 송석석을 힐끗 쳐다보았고, 그녀는 단지 한 번 쳐다볼 뿐 아무런 반응이 없는 것을 보고 둘 사이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방천허와 임 장군, 송씨 가문의 장군 두 명이 전북망이 온 것을 보자 그를 훑어보았고, 과연 용모가 준수하고 남자다운 기개가 있어 만족스러워했다.결국 송씨 부인이 직접 고른 사위이니 어찌 나쁠 수 있겠는가?방천허는 앞으로 나아가 전북망의 어깨를 두드리곤 웃으며 말했다."전 장군님, 오늘 드디어 뵙게 되었군요. 장군님께서는 훌륭한 부인을 얻으셔서 매우 좋으시겠습니다."임 장군도 미소를 지으며 말을 거들었다."저도 축하드립니다, 두 부부가 힘을 합쳐 공을 세우니 반드시 장군님 댁의 가문을 다시 빛낼 수 있을 겁이다.""전 장군님, 장군님의 부인은 이토록 싸움에 능하고 뛰어나게 용맹스러우니, 저를 비롯한 남정네들이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전북망은 잠시 넋을 잃었다, 자신이 이방에게 장가간 일을 이곳 사람들이 모두 알고 있다는 말인가?그들은 송회안의 옛 부하인데, 어째서 이방을 아내로 맞은 것을 축하하고 있는 거지?그는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감히 함부로 말을 하지 못하고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옆에 있던 이방은 조금 자랑스러워했다, 그들의 혼사가 무장의 인정을 받은 것 같았고 당연히 장군은 여장군과 혼을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여겼다. 송석석과 같은 소위 대갓집 규수들은 남자들이 가져다주는 영광을 누릴 줄만 알고, 자리에 있는 장군들은 모두 피를 흘리며 싸우는 최전방 무장들이니 당연히 이 도리를 알 것이다.그러자 그녀는 미소를 지은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83화

    송석석은 그녀의 힐문을 듣고도 화를 내지 않았고, 담담하게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언급할 필요도 없는 사소한 일이라 말하지 않았습니다."방천허는 잠시 어안이 벙벙했다."이혼이라니요? 왜 이혼하려는 거죠?"그러자 이방이 대답했다."성릉관 대첩 이후, 성상께서는 저를 장군에게 평처로 하사하셨고, 송 낭자는 저를 용납하실 수 없으셨기에 성상께 이혼을 청하였습니다."이 말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진실의 전부는 아니었다. 그녀는 그들이 전공으로 황제에게 결혼을 청한 것은 언급하지 않았고, 이곳에 있던 장군들이 송석석이 질투에 눈이 멀어 두 사람의 결혼을 용납하지 못해 이혼을 청한 거라고 여기길 바랐다. 어쨌든 송석석은 국공부의 적녀이기도 하지만, 남강 전장에서 신분을 따지자면 송석석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송석석은 그녀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두 분은 성릉관에서 큰 공을 세웠고, 두 분의 전공으로 성상께 혼인을 요청하셨습니다. 그리고 전 장군께서는 돌아오셔서 저에게 하신 첫 마디가 바로 이를 이행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제 생각에, 군자는 남의 좋은 일을 도와 이루게 하는 것인데, 두 분이 진심으로 사랑하시니 제가 이혼을 요청하여 두 사람의 혼인을 성사시키는 것 또한 하나의 공덕이라고 할 수 있지요."이 말을 들은 방천허는 노발대발했다."이게 도대체 무슨 헛소리입니까? 전공으로 처가 식구들에게 혜택을 주지 않은 것도 모자라서 다른 여인에게 장가를 가다니요? 전 장군님, 이는 실로 야박하고, 비정하기 그지없습니다."전북망은 송석석을 다시 쳐다보았고, 마음속에 복잡한 감정을 느꼈다.현재 그는 혼인 문제로 다시 말다툼을 벌이니 싫증이 날 지경이었다. 그는 속으로 송석석을 원망했다, 왜 그가 오기 전에 이 일을 그들에게 말하지 않아서 상황을 이렇게 만든 걸까! 게다가 방천허는 5품 장군에 불과했고, 군대에서 연륜이 높다는 이유로 그에게 무례하게 대하는 것은 정말 기만적이었다.이방은 방천허의 비난을 받아들이지 않고 말했다."저희는 전공으로 성상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84화

    사여묵을 포함해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그녀의 말에 충격을 받았다. 사여묵은 송석석을 보았고, 송석석은 눈시울을 붉힌 채 사여묵과 눈을 마주치자 고개를 약간 숙였다.방천허와 임 장군, 그리고 송회안의 옛 부하들도 이 비보를 듣자 충격을 받은 듯했다."어찌 이럴 수가……"송석석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8개월 전, 진성에 잠복해 있던 서경 첩자들이 모두 출동해 저희 집에서…… 저와 함께 장군 댁으로 간 몇 명을 제외하고 모두 목숨을 잃었습니다.""이럴 수가."장군들은 이 비보를 믿을 수 없었다, 송 원수는 여섯 아들을 데리고 전장에서 전사했고, 그의 가족들도 전멸했으니 이는 실로 참혹했다.하지만 서경의 첩자들은 미친 것일까? 왜 이런 짓을 벌인 거지?"송석석 낭자, 이런 일까지 숨기다니 도대체 무슨 생각인 겁니까?"이방은 도발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만!" 사여묵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두 사람은 얼마나 많은 병사와 말을 데리고 왔는지 보고하라."전북망은 뺨을 문지르며 대답했다."원수님에게 보고합니다, 경군 10만 명, 신화영장병(神火營將士)1만 명, 오현갑군(五玄甲軍)1만 명입니다."사여묵은 송석석을 보며 말했다."송 장군, 1만 현갑군을 자네가 통솔한다. 신화영은 방 장군이 통솔하도록. 오늘 밤 성외 진영에 배치되어 내일 훈련을 할 것이다."이때, 이방이 큰 소리로 말했다."송 장군? 송석석? 송 낭자가 무슨 근거로 장군입니까? 원수의 권력으로 장군의 지위를 하사하신 것 아닙니까? 장군의 지위를 하사하는 것도 설득력이 있어야지, 부형의 공을 빌려 장군 지위를 아무렇게나 하사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피비린내 나는 전장에서 싸우는 장병들이 이를 어찌 납득할 수 있겠습니까?"그러자 사여묵이 냉정하게 말했다."송 장군은 다섯 번의 전투에 참여하여 수많은 적을 죽였고, 성안으로 침입해 성문을 열고 3천 명의 병마를 이끌고 거의 3만 명에 달하는 사서 연합군과 전투를 벌여 식량 창고를 힘겹게 지켜냈다. 그녀의 공로는 이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85화

    전북망은 이방의 손을 끌어당기며 말했다."원수님, 진정하시기 바랍니다. 이방 장군은 충동적이었을 뿐, 원수님에게 반박할 생각은 없었습니다."사여묵은 냉랭했다."만약 장군이 군령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 지금 당장 남강을 떠나도록 하시오. 본 원수가 필요한 것은 절대적으로 복종을 하는 무장이오."이방은 내키지 않았지만 감히 대꾸도 하지 못했고, 그저 차갑게 송석석을 바라볼 뿐이었다.국공부의 귀녀는 당연히 모두가 받들 것이고, 타고난 부귀가 있는데 어찌 미천한 장군의 딸과 비교를 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그녀는 양심에 부끄럽지 않았고, 지금 그녀가 가진 것은 열심히 노력해 얻어낸 것이다.송석석처럼 모든 공로가 그녀의 손에 자동으로 들어온 게 아니라는 말이다. 그녀는 마지못해 전북망과 함께 물러났고, 떠날 때 말을 덧붙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말장 무직은 보잘것 없고 출신도 귀하지 않아 원수님께 감히 말씀을 드릴 자격도 없습니다. 그러니 원수님의 군령에 복종을 하겠습니다."이 말에는 자연스럽게 송석석을 내포하고 있었다.그녀는 송석석이 달려와 그녀에게 따지기를 바랐지만, 송석석은 가만히 서서 눈물을 글썽이며 불쌍한 표정으로 제자리에 서 있었다.한마디도 꺼내지 않는 송석석의 모습에 이방은 당황했다. 언젠가 그녀는 송석석의 두꺼운 낯짝을 벗겨내 온 세상에 그녀가 부형의 옛 공로를 이용한 계략을 알리고, 장군들에게 멸시를 당하게 할 것을 다짐했다. 전북망과 이방이 나간 후, 방천허는 쪼그리고 앉아 손으로 눈물을 훔쳤다.원수와 여섯 명의 소장군이 떠났고, 부인과 소부인, 소공자도 모두 세상을 떠났다. 후부에는 이제 송석석 단 한 명뿐이었다. 울고 있는 사람은 방천허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장군들도 몰래 눈물을 닦고 있었다.사여묵조차도 눈시울이 붉어졌다.송석석도 눈물이 핑 돌았지만, 이내 눈물을 참아냈다.그녀는 이미 너무 많이 울었고, 울 때마다 무너져 내리곤 했다. 그녀는 참아야 했다.송석석은 울먹이는 듯한 목소리로 천천히 말을 꺼냈다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86화

    어쩐지, 그녀는 서경 사람이 사국인인 척 남강 전장에 나간 걸 알자, 홀로 천리를 달려와 그에게 소식을 전했더라니. "진정이 되면 나에게 고하도록 하시오."사여묵은 그녀의 곁에 앉았고, 그의 큰 덩치는 장벽과도 같았다. 송석석은 한결 차분해진 상태로 말을 꺼냈다. "장군님께서 더 아시고 싶으신 게 있으십니까?"사여묵은 어두운 눈빛을 한 채 말했다."모든 것을 알고 싶소, 왜 갑자기 시집을 갔는지, 시집을 간 후에 일어난 일들과, 서경의 첩자가 후부를 학살하기 전과 후에 일어난 일들 말이오."송석석은 그가 왜 자신의 혼인에 대해서 알고 싶어하는지 몰랐지만, 감정이 실리지 않게 사실대로 말하려고 노력했다."제가 매산 만종문에서 돌아왔을 때 부형의 희생을 알게 되었고, 어머니에게 남강 전장에 나가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허락하지 않으셨고, 아버지와 형제들의 희생에 충격이 크셨던 탓에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우셨죠…… 어머니께서는 저를 진성으로 시집을 가게 한 뒤 아이를 낳고 안정된 삶을 살도록 강요하셨고, 저를 위해 1년 동안 혼담을 꺼내고 1년 동안 규칙을 배우게 하셨죠."사여묵은 그녀를 바라보며 말을 꺼냈다."내 기억으로 장군은 그렇게 순종적인 사람이 아니었는데 말이지."송석석의 눈빛에는 의심이 스쳐 지나갔고, 그의 말이 옳았지만 그가 어떻게 그녀의 성격을 알고 있었던 거지?"예, 하지만 집안에 변고가 생겨 노약자와 아이들만 남게 되었습니다. 저는 어머니의 뜻을 받아들여 대갓집 규수가 되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어머니께서도 저를 위해 혼사를 선택하셨고, 많은 사람들 중 전북망을 선택하신 겁니다. 사실 어머니께서는 무장을 원하지 않으셨지만, 제가 세가에 시집가는 것이 더 적합하지 않을까 두려워하셨죠. 세가의 규율은 엄격하고 집안일도 많아서, 어머니께서는 제가 이를 감당할 수 없다고 생각하셨습니다. 제가 괴롭힘을 당하든, 괴롭히든 둘 중 하나의 삶을 살 거라고 생각하셨고, 이런 삶도 안정적이지 않다고 느끼셨죠.""그리고 선비도 저와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87화

    송석석이 말했다."이것은 몰상식에도 속하지 않습니다, 나머지 일들이 그렇다고 할 수 있죠."그녀는 전씨 가문이 그녀의 혼수를 노리고, 그녀에게 질투심이 가득하고 불효한 것으로 누명을 씌워 그녀를 문밖으로 못 나가게 했던 일들을 늘어놓았다."이거야말로 몰상식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폐하께서 아버지에게 진국공을 하사하시고, 저와 전북망의 이혼을 허락하신 뒤 저의 혼수를 모두 가져갈 수 있게 해주실 줄은 몰랐습니다. "사여묵의 눈은 분노로 불타올랐다."그들이 감히 장군을 이토록 괴롭히고 억울하게 했단 말이오?""저는 억울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송석석은 무릎에 손을 얹고 사여묵을 곁눈질로 바라보았고, 눈 밑의 미인 점은 피처럼 선명했다. "제가 그에게 정이 있었다면 억울했을 텐데 저에게는 장군부를 떠나는 것이 해방이었습니다, 그들의 계획도 성공하지 못했죠. 원수님께서도 방금 이방이 저에게 분노하신 것을 보셨을 테지만, 그녀가 마음에 들어 하는 남자를 저는 마음에 두지도 않았습니다."이방은 그녀를 모욕하고 싶었지만 그녀는 가볍게 무시를 하며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다.그렇게 그녀는 소탈하게 혼수를 가지고 장군부를 떠나 국공부 적녀의 존영을 누리고 있으니 이방은 달갑지 않은 것이다. 게다가 이방과 전북망 사이의 눈빛을 보면 그들 부부 관계는 좋은 편이 아니었고, 심지어 약간의 불화도 있었다. 사여묵은 한참 동안 그녀를 쳐다보더니 천천히 말했다."송씨 집안 사람들은 결코 허리를 굽히지 않아야 하오, 석석 장군, 계속해서 버티시오!"그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이내 이어갔다."성릉관 전투는 성상께서 조사를 하실 거요, 그때가 되면 밝혀질 것이고 누군가는 이 일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방식은 아닐 수도 있소."송석석은 알고 있다.서경 사람들은 극도로 체면을 좋아하며, 그들은 차라리 이런 식으로 복수를 할지언정, 자신들의 태자가 포로로 잡혀 모욕을 당하고 배설물을 맞고 거세를 당해 자결하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88화

    도읍에 주둔한 3만 현갑군은 모두 사여묵의 훈련을 받았고, 모두 도읍을 방어하는 임무를 맡았으며 3만 현갑군은 모두 정예병으로 번왕(藩王)이나 반군이 도읍으로 진입하는 것을 막아낸다.현갑군은 일반적으로 최후의 수단이 아닌 한 전장에 가지 않았다. 이제 남강을 수복했으니, 부득이한 때가 되었다. 회주의 병력을 이동시키면 월국(越國)의 야망을 건드릴 수 있기 때문에 회주위소의 병력은 움직일 수 없었다. 현갑군이 전장에 나가지 않는다는 사실이 그들이 전장에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았고, 반대로 3만 명의 현갑군은 모두 전장에 나가 있던 병사들 중에서 선발하여 훈련을 받은 것이다. 현갑군 중 1만 명은 현갑위였고, 그들은 태자의 안위와 도읍의 치안을 책임졌다.만 명은 황실의 종친을 포함한 용의자를 직접 체포할 수 있었고, 공개적으로 심문할 필요 없이 북명왕에게 보고하기만 하면 됐다. 나머지 만 명은 수백 명의 관리들을 감독했고, 대부분이 일반 백성으로 변장을 하여 시정을 드나들었고 대갓집이나 관저의 하인들과 매우 가깝게 지냈다. 현재 남강에 도착한 1만 오현갑군은 각 부에서 오천 명을 차출했다.북명왕은 송석석을 데리고 현갑군위소로 와서 그들을 모두 명단에 올리게 했다.검은 철갑을 입은 만 오천 명의 현갑군은 모두 키가 비슷했고, 나이는 20세에서 40세 사이였다. 대오는 정연했고, 위엄이 넘쳐 정예병으로서의 소양이 보였다. "잘 들어라!"북명왕은 석양 아래 서서 외쳤고, 붉은 석양빛이 그의 얼굴을 비췄다. "오늘부터 송 장군이 부지휘사가 될 테니, 남강 전장에서 송 장군의 지시를 듣도록! 송 장군이 돌격을 외치면 불복종하는 이 하나 없이 모두 돌격해야 한다!"땅을 뒤흔드는 우렁찬 목소리가 이리성 주둔지에 울려 퍼졌다. 송석석은 꼿꼿이 선 채 병사들의 의연한 시선을 마주하고 있었고, 이런 훌륭한 병사들과 함께라면 전투에서 이기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 전북랑과 이방은 멀리서 이 광경을 지켜보았고, 석양빛이 당당한 현갑군의 얼굴에 비치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89화

    전북망은 그녀를 쫓아가며 말했다."당신은 줄곧 나에게 말하지 않았소. 당시 녹분성에서 내가 군대를 이끌고 곡물 창고를 불태웠을 때, 어떻게 서경 원수 수란키가 당신과 평화 조약을 맺은 거요?"이방의 표정은 초조하고 경계심이 가득했다."말하지 않았습니까? 저는 녹분성에서 북명왕이 이미 남강에서 승리를 거두어 곧 성릉관 전장에 갈 것이라고 떠들었고, 게다가 곡물 창고까지 불이 났으니 그들은 혼란에 빠져 투항을 선택한 것입니다."그렇다, 이 설명은 이미 여러 번 말을 했었다.이전에 전북망은 이 설명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여겼다. 그와 이방이 혼인을 하고, 백 명의 형제들을 불렀을 때 임 장군은 그녀를 꾸짖었다. 알고 보니 그녀는 전혀 사전에 보고하지 않고 100명 이상의 병사를 허가 없이 군영에서 전출시킨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뻔뻔스럽게 그에게 보고를 이미 했으며, 임 장군도 허가를 했다고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거짓말을 했다.성릉관 대첩을 다시 돌이켜 보면, 확실히 뭔가 문제가 있었다. 서경 30만 병사가 사국 사람인 척 가장하여 남강 전장에 나갔을 때, 그는 성릉관 대첩에 대해 점점 더 의심을 품게 되었다. 이쪽은 사이좋게 국경선을 정했고, 곧 30만 대군을 남강으로 보내 상나라와 싸울 것인데 그럴 이유가 전혀 없었다.성릉관의 평화조약이 체결되었을 때, 서경 사람들이 원한을 품지 않는 한에서 말이다. "장군님, 저는 장군님의 아내입니다, 그런데 제 말을 믿지 못하시는 겁니까?"이방은 그의 눈이 불안한 것을 보고 고개를 돌려 억울한 눈으로 그를 쳐다보았다."성릉관 전투는 어떤 조사도 견뎌낼 수 있습니다. 조약은 그들이 자발적으로 서명한 것이고, 서경의 녹분성 수란키가 직접 서명한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들의 자발적인 항복이 아니라면, 수란키의 난폭한 성격으로 제가 그 300명을 이끌고 서명을 강요할 수 있었겠습니까?"전북망이 생각을 하자 이 또한 맞는 말이었고, 당시 녹분성의 병력과 이방이 이끄는 수백 명의 병력은 천지 차이였다.만

Pinakabagong kabanata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585화

    그의 이름은 신이었는데 그를 아는 사람들은 모두 그에 대해서 말할 때, 경멸하는 기색을 띠었고,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 모르는 사람까지 모두 침을 뱉으며 뻔뻔하다고 할 정도였다. 알다시피 애인과 야반도주하는 것은 사람을 죽이고 불을 지르는 것보다 더 욕먹을 일이니 말이다. 많은 사람들은 그에게 후회하냐고 묻기도 했다. 그녀는 시집간 것을 후회하지 않지만 죄책감을 느끼긴 했다. 왜냐하면 그로 인해 시 씨 가문의 명성이 손상되어 형제자매들과 조카들이 혼사에 어려움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신이는 시 씨 가문의 아가씨로서, 태어날 때부터 온갖 보살핌을 받아왔다. 먹는 것은 물론 모두 산해진미이고, 입는 것도 모두 능라 비단이었다. 게다가 보모님과 오라버니의 총애까지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그녀에겐 한 가지 결함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열네 살 때까지 월사가 오지 않은 것이었다. 많은 의사들을 불러 진찰을 받고 밤낮으로 약을 먹었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어머니는 그녀에게 몸이 차서 그러니 몸조리를 하면 나을 수 있다고 위로했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몰래 의사가 부모님께 하는 말을 들었다. 의사는 그가 몸이 차서 그런 병이 생긴 것이 아닌, 아이를 키우는 곳이 어린아이와도 같아서 평생 아이를 가질 수 없다고 했다. 그리고 그녀의 몸이 마치 작은 꽃병과 같아서 꽃을 꽂을 수는 있지만 나무를 심고 꽃을 피워 열매를 맺는 건 불가능하다고 비유했다. 그녀는 아이를 낳지 못한다는 건 여자에게 어떤 의미인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어머니는 그녀를 속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나중에 좋은 사람에게 시집가서 부군에게 첩을 들인 후, 첩이 낳은 아이를 친자식처럼 키우라고 조언해주었다.시 씨 가문이라는 후원이 있으면 그녀가 아이를 낳을 수 없어도 아무도 그녀의 지위를 흔들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 씨 가문의 재물은 그녀가 평생 부귀하게 살기에 충분했다. 신이의 조모도 그녀에게 아이를 낳을 수 없으니 자세를 낮춰야 한다고 했다. 시 씨 가문의 딸이라고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584화

    추운 겨울이 되자 눈이 내려 성릉관은 하얗게 뒤덮였다. 세상이 마치 깨끗해진 것처럼 보였다. 이황자는 몇 년 동안 너덜너덜한 승복을 입고 발우를 받쳐 들고는, 가는 길에 동냥을 하다가 절을 보면 이틀 묵으며 부처님께 참회하면서 살았다. 사실 그는 원래 있던 절에서 계속 지낼 수 있었다. 편안하진 않지만 풍찬노숙할 필요도 없고 굶주림과 추위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었다. 하지만 그런 안일한 곳에서는 평생 죄를 씻을 수 없다고 생각했고, 계속 길을 걷고 계속 고생해야 마음이 조금이나마 편했다. 그가 성릉관에 도착했을 때 짚신은 이미 찢겨 있었고 발바닥에는 두꺼운 굳은살이 박여 있었다. 이제는 신발을 신지 않고도 자갈이 가득한 길을 걸을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추운 날씨에는 모든 옷을 껴입어도 추위를 막을 수 없었지만 이미 익숙해진 뒤였다. 그는 눈보라를 맞으며 성릉관에 위치한 감은사로 향했는데, 몇 년 동안 발걸음을 멈춘 적이 없는 탓에 고단함이 뼛속까지 스며들었다. 심지어는 이틀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아 그는 눈이 가득 쌓인 길에서 의식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깨어났을 때 그는 따뜻한 두꺼운 이불 속에 누워 있었다. 그가 있는 방에는 숯불이 피워져 있었고, 살짝 열린 창문으로 눈에 눌려 허리가 굽은 나뭇가지가 보였다. 그는 눈동자를 돌려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렇게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그의 마음속에 순간 욕심이 생겨 조금만 더 누워있고 싶어졌다. 그런데 바로 그때, 문이 활짝 열렸다. 그가 벌떡 일어나 앉았는데, 갑자기 눈앞이 핑핑 돌더니 다시 힘없이 침대로 쓰러지고 말았다.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누워 있거라.” 이때 누군가가 부드러운 말투로 말하면서 약그릇을 그의 침대 옆에 놓았다. 그는 말하는 사람의 목소리가 익숙해, 어지러움을 가라앉히고 고개를 돌려보니, 그 사람은 얼굴에 미소를 띠고 있었다. “오랜만이야.” ‘서우 형?!’ 그는 자신이 잘못 보았을까 봐 다시 자세히 보려 했지만, 몸이 너무 어지러운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583화

    대황자는 봄 사냥 때 숙청제에게 꾸중을 듣고 돌아간 후 앓아누웠다. 당시 이황자와 서우가 모두가 걱정했는데 덕비는 오히려 기뻐했다. 그는 이번 일을 겪으면서 황제폐하께서는 분명히 대황자를 싫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덕비는 이황자를 안고 반드시 부지런해야 하고, 태부와 황숙의 말을 잘 듣고 누구보다 잘 배워 황형을 제압해야 한다고 당부까지 했다. 그로 인해 이황자의 마음은 몹시 복잡했다. 덕비가 줄곧 그에게 태자와 황제가 되는 것이 얼마나 좋은 지 말해주었을 때 비록 그도 마음이 설렜지만 자신과 거리가 먼 얘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지금 그와 대황형, 서우 형, 그리고 셋째 동생이 사이가 좋아 도저히 대황형을 미워할 수가 없었다. 매일 모순적으로 지내다 보니 오히려 학업이 나빠졌고 승마 연습을 할 때도 여러 번 실수를 했다. 하지만 덕비는 이상하게 그를 탓하지 않았고 며칠 동안 계속 게으르게 하라고 했다. 그렇게 덕비는 이황자를 데리고 복마마를 자주 뵈러 갔고, 복마마 궁전에서 숙청제를 만날 수도 있었다. 덕비는 며칠 동안 그곳을 드나들더니 어느 날 굳은 표정으로 다시는 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차가운 말투로 청이에게 자신의 보살핌이 없으면 아이가 태어날 수 있는지 보겠다고 했다. 황제폐하를 자주 뵈러 갈 수 없어 아쉬웠지만 이황자는 마음을 가다듬고 공부와 승마술에 전념했다. 이황자는 당시 앞날이 어떻게 될지도 몰랐고, 비록 매일 힘들긴했지만 한편으로는 즐거웠기에, 계속 이렇게 지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숙청제의 천추세에 승마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니 세 황자와 서우도 가서 겨뤄 보기로 했다. 원래 그런 대회에서 황자들은 재미있게 참석만하면 되지만, 덕비는 그 경기를 몹시 중시했다. 덕비가 이황자에게 마름쇠를 건넬 때, 그는 하늘이 무너져내리는듯한 기분을 느꼈다. 이황자는 원하지 않았다. 그는 절대로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대황형의 목숨을 앗으려 하다니, 이황자는 처음으로 어마마마가 무서워졌다.하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582화

    이황자의 출가하기 전의 이름은 사범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이황자가 가장 많이 들었던 평가는 총명하고 지혜로우며 세 황자 중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것이었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그는 진짜라고 믿으며,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가 이런 말로 인해 자랑스러워할 때마다 덕비는 매번 그를 바닥으로 밀쳤다. 그녀는 늘 연민과 복잡한 감정이 가득한 눈빛으로 그를 보며 말했다. “내 뱃속에서 태어나 평생 그 바보에게 밀리게 생겼구나. 바보 주제에 운은 또 얼마나 좋은 지.” 그는 어릴 때부터 그런 말을 귀에 익힐 정도로 들었다. 하지만 덕비는 사람들 앞에서 말하지 않고 매번 사적으로만 그에게 말했다. 그는 어렸을 때 어마마마가 대황형을 가장 싫어하면서 왜 매번 자애롭고 온화한 눈빛으로 대황형을 보며, 분명 바보라고 해놓고 총명하다고 칭찬하는지 몰랐다. 이해가 안 돼서 몰래 청이에게 물어보았더니 청이는 한숨을 쉬며 그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말했다. “이황자 님, 마마께서는 이황자 님을 위해서 계획을 세우고 계신 거예요.”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는 어머니가 자신을 위해 무엇을 계획하고 있는지 몰랐다. 하지만 그가 말을 들을 때마다 어머니는 기뻐하셨고 그에게 한숨을 쉬거나 애처로운 눈빛을 보이지 않았다. 숙청제가 그를 보러 올 때마다 덕비는 그가 책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려주었다. 그러자 숙청제는 그에게 어떤 책을 읽는지, 그리고 어떤 내용을 기억했는지도 물었다.그는 매번 대답을 아주 잘해서 숙청제를 흡족하게 했다. 답은 모두 미리 외운 것이기 때문에 어려울 건 없었다.가끔은 숙청제가 그에게 대황형이 괴롭히거나 장난감을 빼앗지는 않는지 물어보기도 했다.하지만 그런 질문에도 정답이 있었는데, 그는 매번 자기가 동생이니 황형에게 양보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황자가 매번 그렇게 대답할 때마다 숙청제의 눈빛은 몹시 복잡했는데, 이황자는 그 눈빛을 이해할 수 없었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는 그저 숙청제가 잠시 침묵한 후에 그의 머리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581화

    어릴 때부터 친했던 두 친구는 각자의 분야에서 항상 최선을 다했다. 그렇게 수철이 약을 접하게 되면서 약과 의리는 그가 신약산장을 의지하는 모든 것이 되었다. 산에 내려가 의관을 차리고 사람들을 치료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매번 참기만 했는데 서우가 왔다 간 후 보내온 편지를 본 그는 산에서 내려갈 희망이 생겨 마음이 부풀어 잠이 오지 않았다. 그는 예전에 부상에 시달린 적이 있어서 열심히 통증과 부상을 치료하는 약을 연구했는데, 의술이 전면적인 나머지 뒤처지지도 않았다. 그의 마음속에는 지난 몇 년동안 한 번도 타오르지 않았던 한 줄기의 불이 타오르고 있었다. 신약산장에 도착한 순간부터 그는 자신이 설령 살아갈 수 있다 하더라도 이번 생은 그곳에서 지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채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신분과 얼굴을 바꾸고, 배운 것을 가지고 산에서 내려갈 수 있다면, 그는 유용한 사람이 될 수 있고 더 이상 숨지 않고 떳떳하게 살 수 있었다. 그 생각에 그는 며칠 동안 흥분한 상태로 제약 공장에서 먹고 마셨다. 사부님은 그런 그의 모습이 조금 두렵게 느껴져 사공에게 편지를 써 알리려고 했다. 그는 사부에게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환한 미소를 띠었다. 그 웃음에 놀란 사부님은 심지어 무당을 불러 귀신이 씐 건 아닌지 보려고까지 했다. 하지만 서우 형이 성공하지 못할 수도 있으니 그는 사부에게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다. 비록 그가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긴 하지만 나중에 너무 실망하지 않도록 마음의 준비를 항상 해야 했다. 날이 지나고 더위와 추위가 오가더니 벌써 2년이란 세월이 흘렀다.추분, 날씨가 상쾌한 어느 가을, 하늘의 밝은 태양은 사람을 뜨겁게 하지 않았고 하얀 구름들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불어 들어오고 있었다. 서우는 다시 한번 신약산장에 발을 들였는데, 이번엔 그의 서동인 진소설을 데리고 왔다. 진소설은 몽동이를 따라 무술을 익혔다. 그런데 노력한 사람은 역시 보답을 받는다고, 비록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580화

    “사정언, 너 말 좀 그만해.” 송석석은 눈살을 찌푸리고 서우에게 매달려 쉴 새 없이 말하는 딸을 혼냈다. 새빨갛게 그을린 작은 얼굴에 닭장처럼 헝클어진 머리카락은 한 눈에 봐도 밖에서 뛰어놀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우가 돌아오자마자 그녀는 쉬지도 않고 사촌 오빠에게 길에서 본 재미있는 일들을 물었다. “어머니.” 사정언은 눈을 크게 떴다. 안 그래도 큰 눈을 더 크게 뜨니 왠지 억울해 보였다. 그녀의 외모는 부모님의 장점만 닮아 있었다. “제가 이렇게 오랫동안 사촌 오라버니를 만나지 못했으니, 당연히 할 말이 많지요. 하루만 못 봐도 3년 못 본 것처럼 길게 느껴진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게 무슨 말이야? 대체 누가 그런 말을 가르쳐줬어?” 송석석이 눈살을 더욱 찌푸렸다. “왕사백이요. 그가 며칠 전에 매산으로 갔었는데, 돌아오자마자 시 고모를 안고 그렇게 말했었습니다.” 그녀의 말에 시만자는 고개를 숙여 송석석의 눈빛을 피했다. 그녀는 그때 정언이 나무 위에 숨어 있을 줄은 몰랐다. 알았다면 아이 앞에서 껴안고 그런 오글거리는 말을 할 수 없었을 것이었다. 그녀는 이 아이가 말을 따라 하는 능력이 아주 뛰어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하지만 이 나이의 아이들이 왜 어른들의 말을 듣는 것을 좋아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녀는 이맘때쯤에 최대한 어른들과 멀리 떨어져 있었는데 말이다. 사정언은 대답한 후에도 계속 서우를 잡고 말했다. “오라버니, 혹시 상서에 갔어? 상서에서 시신 업는 것을 봤어? 정말 소국이 말한 것처럼 앞에서 종을 흔드는 도인이 있고, 뒤에 좀비들이 따라가는 거야? 그들은 걸어가 아님 뛰어가? 꼭 밤에만 볼 수 있는 거야? 낮에는 햇볕이 쨍쨍해서 볼 수 없는 거야? 그들은 말할 줄 알아? 뭘 먹어? 그리고 그곳엔 주술을 잘한다고 들었는데 혹시 미인을 본 적이 있어? 그런 미인은 오라버니가 마음에 드는지…….” “그만해!” 송석석도 이내 참지 못하고 호통을 쳤다. “보주, 서주, 어서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579화

    송석석은 이번에 외출할 때 황제에게 유람하러 간다고 했다.하지만 그녀는 신약산장에 오래 머물지 않고 7일 만에 떠나 만종문으로 향했다.그녀는 원래 진성으로 돌아가 홍현 고모를 찾고 싶었지만 평무종 고모를 직접 찾아가서 분장술을 가르쳐 달라고 부탁하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다.분장술은 어렵지 않지만 능숙하게, 아무도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하려면 한두 달 만에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간단한 분장술은 기존의 얼굴에도 할 수 있었지만 비가 오기만 해도 쉽게 흔적이 드러날 수 있었다.그러니 간단한 분장술만 배워서는 안 되었다.그리고 또 다른 미용술은 가면을 만드는 것인데 일반적인 가면은 일정한 두께가 있어 답답하고 오랫동안 착용하면 얼굴에 상처가 날 수 있다.게다가 가면을 착용할 때는 특수 물약을 묻혀야 했기에, 뜯을 때도 얼굴에 상처가 입을 수 있었다.운익각 사람들은 가면을 착용할 때 오래 착용하지 않았다. 게다가 정탐꾼들은 무공도 괜찮고 경공도 높아 임무를 수행할 때만 가면을 착용해서 물약을 묻힐 필요가 없었다. 왜냐하면 벗겨져도 얼굴에 검은 천으로 복면을 쓰고 있어서 알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그리고 일반인들이 변장해서 탐문할 때 사용하는 것은 변장의 첫 번째 방법이었다.평무종은 서우의 요구를 듣고 말했다.“얼굴에 오래 쓰고 있을 수 있으면서도 원래 피부를 해치지 않고 잘 벗겨지지 않는 가면이라, 그럼 상어가죽으로 만드는 것은 어떠냐.”“상어가죽이 무엇입니까?”서우는 매미의 날개처럼 얇고 물에 젖어도 흔들리지 않는 상어비단은 들어본 적이 있었지만 그건 엄청 귀중한 비단이었다.그러자 평무종이 설명했다.“상어가죽은 분장술에서 쓰이는 가장 좋은 소재이다. 통풍이 잘 되고, 얼굴에 단단히 붙어 쉽게 떨어지지 않아 빗물을 걱정할 필요도 없었다. 심지어 눈으로 보나 만지나 모두 진짜 피부와 다르지 않다. 하지만 상어가죽으로 가면을 만들려면 상어 눈물을 사용해서 실을 짜내고 다시 밑감을 만들어야 해서 매우 번거롭다.”그러자 서우가 물었다.“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578화

    그렇게 두 사람은 촛불을 들고 한참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하지만 조정의 일은 일절 말해주지 않은 탓에, 수철은 지금 나라가 안정적이라는 사실만 알 수 있었다. 그는 이미 대황자가 아니다. 따라서 지금 그가 지켜야 할 것은 자신의 목숨뿐이고, 다른 것은 이미 그와 상관이 없어졌다. 그는 조정에 관한 화제를 꺼내면 모두가 예민해질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릴 때 그는 왜 자신이 죽어야 하는지 몰랐지만, 나중에 단 사공이 와서 조금씩 분석해 주었고, 그의 사부님도 이해관계에 대해 이야기해준 적이 있었다. 그와 셋째 동생 사이에 가족의 정으로 목숨을 걸고 불안정한 여생을 걸어야 한다면 결코 모두에게 좋은 일은 아니었다. 그래서 그는 받아들기로 한 것이었다. 삶은 계속될 텐데, 매일을 의미 있게 잘 보내야 목숨을 건진 보람이 있기 때문이다. 서우가 그의 다리에 대해 물었다. “내가 오기 전에, 고모가 그러던데 넌 다리를 다쳐서 일어날 수 없다고 했는데 지금은 어떻게 걸을 수 있게 된 거야?” 그러자 수철이 말했다. “부황께서 승하하신 해에 산장에서 몇 사람이 와서 진찰해 보더니 정말 심하게 다쳤다며 이대로 두었다가는 계속 아플 테니 반드시 극단적인 방법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하더군.” 그러자 서우는 호기심에 물었다. “어디서 온 신의야? 그럼 그때부터 치료한 거야?” 그 물음에 수철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북당에서 왔는데 그 사람은 그 말만 하고 날 치료해주지 않고 당일에 떠났어. 그러다가 지난달에 와서 약주를 줘서 그걸 마셨는데, 난 하루 종일 혼수상태에 빠졌어. 심지어 깨어나니 다리가 아파 죽을 것 같았지. 그런데 며칠이 지나자 점점 좋아지더니 누군가 부축하면 일어날 수 있게 되었어. 처음에는 잘 일어나지 못했는데 시간이 지나자 점점 똑바로 설 수 있게 되었지. 그리고 지금은 혼자 몇 걸음은 걸을 수 있게 됐어.” 그러자 서우가 놀란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북당신의? 그분께서 아직 살아 계셔?” “아니, 돌아가셨어. 내가 일어나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577화

    [번외편]신약산장의 진달래가 온 산천지에 피었다. 다채로운 경치는 사람들로 하여금 황홀하게 만들었다. 특히 신약산장에 가본 적이 없는 사람들마저 그곳에 살고 싶어 할 정도였다. 하지만 예외인 사람이 한 명 있었다. 그는 말을 타고 산 아래에 도착해 말을 잘 배치한 후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직 눈앞의 길만 보았고 찬란한 꽃들은 그의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는 빠르게 걸으며, 가끔 경공을 사용하기도 했다. 신약산장이 비록 높지는 않았지만 은밀하게 숨겨져 있었고 많은 갈림길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지도를 수도 없이 봐 온 덕분에 신약산장으로 향하는 길을 이미 마음속에 깊이 새기고 있었다. 약관 때 그가 작위를 계승했을 당시, 작은 고모가 많은 선물을 주었는데 그중 가장 큰 선물이 바로 지도였다. 그리고 그에게 온몸의 피가 끓게 하는 소식을 알려주었는데 바로 수철이 아직 살아있다는 사실이었다. 당시, 그는 한숨도 자지 못했고 옛날의 모든 일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작위를 받은 후 입궁해서 사은하고 선조들에게 제사를 지낸 후 답방 인사를 드려야 했는데, 작은 고모의 말로는 인맥을 굳건히 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그래서 무려 보름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신약산장으로 출발했다. 산 아래에 도착하자 그는 날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막상 산문을 본 순간, 강한 슬픔에 휩싸여 발걸음을 멈추고 그저 멍하니 서 있을 뿐이었다. 작은 고모는 그에게 수철이가 두 다리를 못 쓰게 되었고, 불행 중 다행히 치료 후에 목숨은 건졌지만 약 없이는 살 수 없게 되었다고 했다. 그것은 평생 약을 달고 의자에 앉아 있거나 침대에 누워서 지낼 수밖에 없다는 뜻이었다.그의 기억 속의 수철의 모습은 두 가지로 나뉘었는데, 하나는 제멋대로며 횡포한 모습이었고, 다른 하나는 성실하고 열심히 공부하며 태후마마와 황제폐하를 실망시킬까 봐 무술이든 공부든 최선을 다 했던 모습이었다. 특히 무술은 고모부가 재미있게 가르쳐 준 덕분에 그들은 항상 활기차게 뛰어다닐 수

Galugarin at basahin ang magagandang nobela
Libreng basahin ang magagandang nobela sa GoodNovel app. I-download ang mga librong gusto mo at basahin kahit saan at anumang oras.
Libreng basahin ang mga aklat sa app
I-scan ang code para mabasa sa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