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석석은 혜 태비가 자신을 초대 하지 않은 사실을 알고 있다. 언제 부터 초청이 시작 되었는 지도 모른다.그런 그녀가 사형을 보고 물었다.“언제 진성에 오신 겁니까? 우연은 아니겠지요?”심청화가 웃었다.“온 지 꽤 됐어. 진성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생각을 비우고 있었어, 오자마자 네 조잘 거리는 목소리는 듣기 싫었거든.”“네? 진성에 오고서 바로 저를 찾지 않으셨다니요? 너무 하십니다!”“잘못하면 울겠네, 울겠어.”심청화는 자리에 앉아 천천히 차를 들이켰다, 차를 반쯤 마시고 고개를 들자 송석석의 눈시울이 붉어진 걸 발견했다.그가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네 이야기를 아무것도 안 하니까 내가 이렇게 찾아 온 것이 아니더냐. 잘 지내는 지, 못 지내는 지 정도는 알아야 우리도 마음이 편하지.”“사형, 저는 괜찮습니다.”송석석은 그의 옆에 앉아 전부터 그랬듯이 애교를 부렸다. 하지만 더한 애교는 하지 못했다.“서우를 되찾아 왔습니다. 그리고 곧 북명왕과 혼인을 치룹니다. 제게 아주 잘해 주십니다.”“그 자가 어떻게 감히 너를 천대 하겠나.”대사형은 역시 품위가 달랐다.“그 자는 매년에 딱 한달 정도만 가서 수련을 하기 때문에 사숙이 쉽게 들어 오게 하지 않았지. 아마 본 적이 없을 거야.”“저는 몰랐습니다. 역시 대화가 잘 통해야 하나 봅니다.”송석석이 눈웃음을 지었다. 사실 그녀는 사여묵을 떠올리면 저절로 웃음이 났다.“왜? 이제서야 사형인 척 행동하려는 것이냐. 경고 하지만 사숙은 이 후배를 제일 중요시하게 보고 있어. 괴롭히면 큰일 나, 그리고 만종문에서 제일 강한 사람이 바로 그 자야. 너는 선천적인 재능이 있지만 게으르고, 상대방은 선천적인 재능과 함께 성실하기도 하지. 해마다 딱 한달만 단련한다고 해도 네보다 훨씬 잘해.”송석석은 오히려 더 기분이 좋았다.“그 사람이 강하다는 건 저도 알고 있습니다, 오히려 질투보다는 영광 스럽기 까지 합니다.”“낯짝 두꺼운 건 변함이 없네.”심청화가 그녀를 한번
혜 태비의 연회 날, 내외 명부, 진성의 집권자들의 자녀들까지 모두 북명왕부로 향했다.다 같이 눈을 보기 위해 초대 되었지만 눈이 내리지 않았다. 게다가 만원의 매화도 다른 곳으로 옮겼기에 꽃도 없었다.사여묵이 개선을 했다고 할 지라도 꽃이 잔뜩 핀 곳은 없었다. 하지만 모두가 알고 있었다. 사실 오늘 이 자리는 혜 태비가 자랑을 하기 위해 주최한 연회 라는 것을 말이다. 그들의 예상이 적중했다. 그녀는 자홍색의 큰 연꽃같은 치마를 입고, 하얀 여우 모피를 걸치고 나왔다. 하얀 몇 가닥 머리카락만 묶여서 능운계로 만들었고, 붉은 보석의 장신구를 차고 나와 귀티가 났다. 오늘 장공주도 신경을 써서 사람들 앞에 섰다. 그저 혜 태비의 귀티를 따라 가지는 못했다. 오랜 시간 동안 궁 안에서 걱정 없이 몇 년 동안 산 덕에 귀태비의 피부는 하얀 색의 붉은 빛이 띄었다.그녀의 눈썹 사이에는 주름이 없었지만 오히려 장공주의 눈 주위 주름은 자글자글했다.게다가 겨울이라 그런 지 바른 분이 말라서 얼굴을 더 노안 처럼 만들어 버렸다. 두 명의 귀태비는 춥다면서 오지 않았다. 하지만 명부와 관직들은 무조건 와야 했으며, 혜 태비의 체면을 구겨서는 안되었다.혜 태비의 체면은 곧 북명왕의 체면이다.아부를 떨며 혜 태비의 비위를 맞춰 주는 사람도 있었다. 오늘 연회에는 가의 군주도 있었다. 가의 군주는 전소환을 데리고 왔다. 예쁘게 입은 채로 옷과 장신구 모두 가의 군주가 골라 준 것이다.이번 년도 겨울에 제일 유행하는 옷을 입고 그녀의 새하얀 피부가 그녀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었다.전소환은 오늘을 위해 열심히 공부를 하기도 했다. 혜 태비는 동안이라는 말을 좋아한다는 점을 떠올리고, 인사를 하면서 잠시 놀라는 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송구합니다. 마마의 피부가 마치 어린 소녀와 같아 잠시 멍을 때렸습니다.”혜 태비는 그녀의 말을 듣자 미소가 번졌다.“어느 집 아가씨 입니까? 입이 아주 달콤합니다. 내 올해로 마흔 살이 넘었는데, 어떻게 소녀와
그 질문에 다른 사람들도 그제야 국공부의 송석석이 연회에 오지 않았다는 점을 발견했다.곧 집안 사람이 될 사람이 자리에 없자 사람들은 이상함을 느꼈다. 이때, 혜 태비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이번 연회는 모든 사람이 올 수 있는 자리가 아닙니다.”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사람들은 무슨 뜻 인지 이해했다. 혜 태비는 미래의 며느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 다는 것이다. 송석석이 공을 세우고 그녀의 집안이 아무리 좋아도 이혼을 한 사람이기 때문에 사여묵에게는 어울리지 않았다.사람들은 웅성웅성 거리기 시작했다. 그 중, 평양후부의 노부인은 이러한 혜 태비의 행동이 선을 넘었다고 생각했다.며느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점은 이해한다.하지만 이미 혼인 날짜가 잡혔다면 표면상으로는 화목한 척을 하는 게 상대방의 대한 예의가 아니던가.그녀는 자신의 며느리인 가의 군주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며느리는 전씨 집안의 계집과 대화를 하면서 계속 고개를 젓고있었다. 또 무슨 수작을 부리고 있는 건지 알 수 없었다.과거 저 모녀는 송석석의 코를 부러뜨리기 위해 이상한 소문까지 만들어 결국 안 좋은 결과를 맞이했었다.송석석과 북명왕의 혼인날이 점차 다가오는 중에 고분고분하고 장군부 집안의 아가씨를 혜 태비에게 소개시켜주는 행동에서 단숨에 알 수 있었다.평양후부의 노부인은 더 이상 참견하지 않고 군것질과 차를 즐겼다. 먹는 것에 까다로운 혜 태비의 다과 선택은 항상 옳았다.원래부터 아부를 떠는 사람이 많았지만 혜 태비의 이러한 발언 때문에 다 같이 송석석을 흉을 보았다.장공주의 계획인지 잘 모르겠으나 혜 태비를 무작정 따르는 사람이 있었다. 겉으로는 송석석이 세운 공을 칭찬했지만 자신이 송석석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할 것 같다는 진짜 뜻이 숨겨져 있었다.고부 간 사이가 완전히 뒤틀려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이러한 말에 혜 태비의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게 겉으로 드러났다. 어떻게든 고부 간을 이간질시켜야만 했다.장공주는 그만하면 됐다며 가의 군주에게 눈치를 주었다.
전소환은 어두운 얼굴로 감사 인사를 표했다. 이어서 가의 군주를 향해 도움을 청했다.하지만 어두운 얼굴을 한 건 가의 군주도 마찬가지 였다. 자기자랑만 하던 여자가 왜 갑자기 생각을 바꾼 것인지 알 수 없었고 그녀의 체면도 순식간에 구겨졌다.사람들은 이 모습을 보고 마음 속으로 그들을 비웃었다. 혜 태비에게 아부만 잘 떨면 금도 받을 수 있지만 자신의 아들에 관한 것이라면 상상 이상으로 어려워 진다.가의 군주는 올라오는 화를 참으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한편, 장공주는 웃음을 터뜨렸다.그녀를 차를 한 입 마시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그냥 장난으로 한 말을 왜 진심으로 받아? 본처도 안 들어 왔는데, 후궁이 무슨 말이야. 가의, 너도 정신차려. 저 계집이 사여묵을 좋아 한다고 눈물 흘리니까 불쌍해서 도와 주고 싶었어? 태비가 어떻게 북명왕부의 주를 맡을 수 있겠어? 게다가 사여묵의 동의가 없다면 후궁은 들이지도 못해.”자리에 있던 태비들이 혜 태비를 향해 비웃었다. 혜 태비는 자태가 좋지만 팔랑귀이며 말을 잘 하지 못했다.특히 장공주가 말하는 사실에는 아무런 반항조차 할 수 없게 된다. 벌겋게 달아오른 혜 태비의 얼굴을 바라보며 장공주가 차를 불었다.“다른 집안 일은 전혀 관심 없습니다. 하지만 사여묵은 제 조카가 아닙니까, 나라를 위해 큰 공을 세우고 진성에 있는 좋은 여인들은 다 놔두고 이혼한 송석석과 혼인하려는 게 말이 되는 소리 입니까. 오늘 만약 태비마마께서 송석석을 부르셨다면 저는 오늘 이 자리에 없었을 겁니다. 그러한 여인은 속이 좁아 보기도 거북한 마음이 들기 마련입니다.”말을 하면서도 자리에 있는 부인들을 한번 쓱 바라보았다.“자리에 계신 부인들도 제 말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어떠한 사람은 피하면 피할 수록 좋습니다. 그 집안 기운이 각자 집안의 명성을 떨어뜨리면 안되지 않습니까.”장공주는 공공연하게 송석석과의 불화를 늘어놓았다. 자리에 있던 부인들은 장공주와 자주 만나던 부인들이다. 특히 가의 군주와 그녀가 연지
장공주의 한 마디는 가의 군주의 말을 확실한 것과 다름없었다. “혜 태비가 그 여인를 싫어하는 이유가 따로 있었어.”“국공부의 여식이라서 다행이지. 그런 야비한 수작을 쓰다니. 불쾌하군.”“회 왕비께서 왜 송 장군과 같이 오지 않으셨는 지에 대해서 잘 알 것도 같습니다.”회 왕비는 차를 마신 뒤 말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장공주의 차가운 시선이 느껴지자 그저 씁쓸한 미소밖에 지을 수 없었다.결국 차를 한 입 마시고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 혜 태비는 마음이 좋지 않았다. 송석석에게 자신의 위엄을 보여주려고 했지만 결국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아들과 혼인을 약조한 사람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는 것도 싫었다.하지만 장공주가 한 말이기 때문에 진실의 여부는 모른다. 진짜 같이 말하는 모양세에 혜 태비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런 그녀가 어쩔 수 없이 화를 참으며 차를 마셨다. “다들 이렇게 일찍 오셨습니까?”이때,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람들이 고개를 돌자 목씨 부인이 하녀들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 온 것이다. 그녀는 두꺼운 겉옷을 입고 손에는 찜질 주머니를 들고 천천히 걸으며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혜 태비마마를 뵙습니다.”그녀는 혜 태비에게 다가가 인사를 나누었다. 혜 태비는 높은 신분의 부인을 보고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렇게 예의 차리실 필요 없습니다. 혹시 부인께서 왜 늦었는지 알 수 있을 까요?”목시 부인이 미소를 지은 채 답했다.“국공부에서 오는 길 입니다. 지금 거기에는 사람이 꽉 차서 움직이기도 어려운 상황이지요. 그래서 태비마마 연회로 온 것입니다.”혜 태비가 잠시 멈칫했다. “진국공부 말씀이십니까? 사람이 꽉 찼다니요? 거기도 연회를 여는 겁니까?”“냄새나는 사내들이 얼마나 많은 지 모릅니다.”“냄새나는 사내라니요?”가의 군주가 일부러 소리를 높였다. “설마 사내들을 데리고 국공부로 들어갔다는 말씀이십니까? 승상부인께서는 왜 가신 겁니까?”“제 영감도 같
장공주와 가의군주의 얼굴빛이 즉시 어두워졌다.평소 문예를 흉내 내는 것을 즐겼던 장공주는 심청화 선생의 '냉매도'를 거의 손에 넣을 뻔했지만, 망가지는 바람에 모두의 웃음 거리가 되고 말았다.'냉매도'때문에 그녀는 심청화에 앙금을 품게 되었다. 그녀는 단지 문예를 흉내만 낼뿐 그림을 진심으로 즐기지는 않았기에 화가에게 대한 존경심도 없었다.구석쪽으로 쪼그리고 앉은 전소환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유명한 사형을 둔 송석석을 못마땅해했다.장공주와 가의군주도 말이 없었다. 송석석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했던 것이 부끄럽기도 했다.황제와 승상까지 참석했으니 얼마나 중요한 자리였을까? 헌데 그런 송석석을 숨어서 조롱하고 있었으니, 격조를 잃은 행동이 아닐 수 없었다.아까 장공주와 가의군주의 비방에 맞장구를 쳤으니, 정말로 소인이 따로 없었다.회 왕비도 복잡한 얼굴이었다. 어색한 듯 쓴웃음을 지었고 초조한 나머지 안절 부절 못하고 있었다.혜 태비도 기분이 좋지 않았다. 모두가 송석석을 향해 침을 튀기고 있을 때도 그녀는 기분이 좋지 않아 보였고 국공부에게 관심을 빼앗기게 되자 역시 잔뜩 인상을 쓰고 있었다. 오늘, 갈아입을 옷들과 장신구를 준비한 그녀는 이제는 그럴 흥미도 잃은 것 같았다. 같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도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마음 같아선 국공부에 가서 구경하고 싶었다. 초대를 받지 못했지만 남편이 그곳에 있으니, 적어도 쫓겨나지는 않을 것 같았다. 목씨 부인은 아무도 말이 없자, 그제야 "아이고" 하며 탄식했다.사람들의 시선이 그녀에게로 쏠리자, 그녀는 자신의 이마를 치며 입을 열었다.“제 정신 좀 보세요... 자칫 중요한 일을 잊어버릴 뻔했네요. 제가 국공부에서 나올 때, 석석 아가씨께서는 제가 왕부에 올 걸 알고서는 혜 태비에게 '설산화'를 감상하시라고 챙겨주셨지요. '설산화'는 심 선생님의 자랑스러운 작품이랍니다. 거기에 계신 분들이 그림을 제대로 볼 겨를도 없이 태비께 보낼 거라며 아가씨께서 얼른 거
평양 후부 부인의 말에 혜 태비는 콧대가 높아졌다. 하지만 한켠으로는 미안하기도 했다.오늘 일부러 송석석을 초대하지 않은 것은 그녀에게 위세를 보여주려는 것이었는데, 송석석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오히려 사형의 걸작을 선물로 보내 주었다.고귀한 품성을 지닌 송석석은 아량도 넓어 기품이 넘쳐흘렀다. 그에 비해, 자신이 너무 속 좁게 행동한 것은 아닌가 싶었다.그녀는 자신을 부러운 시선을 바라보고 있는 주위의 반응에 송석석에 대한 호감이 조금 불어났다. 다만 아주 조금일 뿐 그 이상은 아니었다.그림을 본 장공주 모녀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지만 자기 것이 아닌 이상 한 번은 깎아내리고 싶었다. 장공주는 체면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았다. 전에 쌓았던 좋은 이미지도 내팽개치고 말이다. “심청화의 실력은 매화꽃에서 드러납니다. 만약 그분께서 선물하려 했다면 매화도를 줬을 터인데 설산화를 준 것은 그저 대충 넘기려는 것 같습니다.”다른 사람이라면 아마 불만이 생겼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혜 태비는 그렇지 않았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 매화다.”타격감 제로인 상대에 장공주는 무력감을 느꼈다. ‘매화도야말로 걸작인데, 이 어리석은 것이 무얼 알겠는가!’막 설산도를 감상하려는 그때, 노 집사가 급히 달려왔다. “태비께서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는 걸 알고 함께 감상하시라고 국공부에서 몇 폭의 그림을 보내왔습니다. 태비님께서 마음에 드신다면 드리겠다고 했습니다.”그러자 혜 태비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정말인가? 얼른 안으로 들라 해라.”분위기는 한순간에 띄워졌다.이 자리에 있는 이들은 부유한 권세 가문 출신이었으며, 시화를 숭상하는 가문도 적지 않았다. 문관들의 부인들과 으리으리한 집안의 여인들도 간간히 보였다.시화는 고상한 취미였다. 그들은 당연히 최고의 그림을 보고 싶어 했다. 게다가 두 번 다시 오지 않는 기회이기도 했다.혜 태비는 모든 이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물론, 그건 그녀만의 생각이었다. 진정한 주인공은 초대받지 못한 송석석이
제대로 한소리들은 장공주는 말문이 막혀버렸다. 그러다 겨우 정신을 차린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서며 콧방귀를 꼈다.“그림도 잘 알지 못하면서 이참에 기회를 잡은 모양이네요. 말조차 섞고 싶지 않은 모양이니 소자는 물러가겠습니다.”말을 마친 그녀는 혜 태비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혜 태비는 그저 어리둥절했다.'이 늙은 여시가 또 왜 이러는 거지? 심기를 건드린 건 평양후부 노부인인데, 왜 나를 노려보는 거야?' 그녀 밑에서 많은 억울함을 당했고 더군다나 둘 사이에 장사도 얽혀 있으니, 그녀를 건드리지 않기로 했다. “조금 더 감상하지 않으실는지요?"그러자 장공주는 그녀 옆으로 다가와 귀에 속삭였다. 그녀는 은근 명령어로 말하고 있었다.“당연히 감상해야지요. 다만, 모든 이들이 돌아간 뒤에 이 그림들을 저에게 보내주시지요. 오늘 중으로 꼭 봐야겠어요.”그러고는 가의군주와 함께 떠났다. 그 광경에 전소환도 뒤를 따라갔다. 장공주의 부인들도 망설이다 일어섰다.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자리하고 있었다.안만수의 손녀 안여옥은 넋을 잃은 채 하나하나 자세히 감상 중이었다. 마치 선 하나하나까지 마음속에 새기려 하는 듯했다.그림을 잘 알지 못하는 이들은 그저 혜 태비의 심기를 건드리게 될까 노심초사 중이었다. 하여 방금 전의 신경전도 제대로 이해할 겨를이 없었다. 하지만 장군부의 그 소녀에게는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 같았다. 혹시라도 아들과 이어지기라도 한다면 평생 걱정할 일이 없을 것이다. 마침, 아들이 짝을 찾고 있는 시점에 놓인 가문에서는 전소환을 검은 명단에 올려버렸다. 독신으로 살지언정 저런 여자를 며느리로 맞이할 수는 없었다.한편, 한동안 그림을 감상하던 혜 태비는 점점 고민이 되었다. 그림에 대해 잘 알지는 못했지만 귀한 것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던 혜 태비는 만약 장공주에게 보낸다면, 다시 돌려받지 못할 것 같았다.‘보낼 것인가, 보내지 않을 것인가?’보내지 않으면 나중에 무슨 문제를 일으킬지 알 수 없었다. 그 모녀는 사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