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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1화

전북망은 어쩔 수 없이 이방을 찾아 가기로 했다. 더 이상 다투기 싫었고, 대화로 풀어 가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방 안으로 들어오자 보이는 것은 이방이 이불을 덮고 귀비탑에 앉아 있었고, 얼굴에는 여전히 검은 색 면사포를 뒤집어 썼다.

그녀는 얼굴에 흉터가 생기고 난 뒤로 여러 색깔의 면사포를 만들었다.

또한 외출을 할 때 면사포나 모자를 쓰지 않으면 절대로 나가지 않게 되었다.

매번 그녀를 볼 때마다 투계를 떠올릴 만큼 금방이라도 자신과 싸우려고 하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몸이 좋지 않은 탓에 전북망을 보고도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그녀의 옆에 있던 하인이 입을 열었다.

“장군님, 오셨습니까. 부인께서 이틀 동안 아프셔서 소인이 곁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는 부의를 불렀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지금은 괜찮은 가?”

이방은 몸을 돌려 버렸다. 싸우고 싶지 않은 마음은 통한 모양이다.

전북망은 의자에 앉아 한참을 있다가 입을 열었다.

“국공부가 돈을 달라고 찾아 왔었소.”

이방의 눈이 차갑게 식었다. 하인이 말해 주었기 때문에 알고 있던 사실이다.

“무슨 말씀을 하고 싶으신 겁니까ㅋ 제가 국공부에서 소란을 일으켰다는 점을 지적하시고 싶으신 거지요?”

전북망은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국공부에 왜 간거요?”

검은 색 면사포 밑으로 그녀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또 다른 목적이 있겠습니까. 시몬에서 날 왜 구하지 않았냐고 물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장군과 저의 사이가 멀어져서 또 다른 부인을 들이게 된다고 말한 것 뿐입니다.”

그는 다급해졌다.

“그때 내가 다 말해주지 않았소. 그리고 그 짧은 시간에 어떻게 산을 넘어서 자네를 구할 수 있었겠소? 서경의 병사들이 모두 산 위에서 기회를 보고 있었고, 그때 올라간 거는 그냥 죽으러 가는 길 밖에 되지 않소.”

“아직도 그분께 마음이 있으신가 봅니다.”

전북망의 안색이 나빠졌다.

“그게 무슨 말이오?”

“애석하게도.”

그녀는 고개를 돌려 이불을 끌어와서는 다시 말을 이었다.

“한 쪽만 미련이 남았습니다. 그 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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