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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8장

어서방, 오 대반이 보고를 올렸다.

“폐하, 장공주께서 입궁하셨습니다. 폐하를 알현하고 싶다십니다.”

산처럼 쌓인 상소문들 사이로 황제가 살짝 고개를 들었다.

붓을 내던진 그가 지끈거리는 머리를 꾹꾹 눌렀다.

“무슨 일이냐?”

이에 오대반이 조심스레 대답했다.

“구체적인 연유는 말씀하지 않으셨지만 화가 많이 나신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짐의 고모님은 성격이 아주 괴퍅하시지.”

황제가 피식 웃었다.

“행사 때문에 입궁하실 때마다 짐에게 어른 대접을 받으시길 원하시는 분이 날 따로 만나시겠다? 해결하지 못할 일이 있으신 건가? 아니면 아직도 생일 연회 일 때문에 화가 나신 걸까?”

연회에 대한 일을 대충 듣긴 했지만 시간이 꽤 지난 지금까지도 그 일 때문에 화가 나있는 건가 싶어 의아했다.

“드시라 해라.”

황제의 말에 잠깐 망설이던 오대반이 대답했다.

“장공주 마마께서는 자안궁에 계십니다. 폐하더러 오시라는데요. 혜태비 마마도 부르셨답니다.”

“불러?”

황제가 코웃음을 쳤다.

“그래. 짐이 조카이니 고모님을 만나뵈러 가는 게 당연하지.”

허리를 숙인 오대반이 입을 열었다.

“가마를 준비해라.”

어서방에서 후궁까지는 거리가 꽤 되는 데다 날이 워낙 더워 걸어서 가기엔 무리가 있었다.

가마에 오른 황제를 향해 오대반이 속삭였다.

“그날 생일 연회에서 석석 낭자가 장공주마마가 송 부인께 선물했던 열녀비를 언급했다 합니다. 그게 참...”

“짐도 들었다.”

황제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그게 사실이라면 황가의 일원으로 추앙받을 자격도 없지. 할바마마가 장공주에게 주었던 사랑을 저버리는 일이야.”

“아직도 석석 낭자에게 원한이 남은 모양입니다.”

“원한?”

황제는 소문 하나를 떠올렸다.

“송국공과 혼인하려다 거절당했던 일을 말하는 게냐?”

“네. 당시 그 사건은 황궁을 꽤 들썩거리게 만들었습죠. 그 일로 부마를 들이신 뒤로도 한참을 화가 나계셨습니다. 부마와도 겉보기엔 화목하나 실제론 사이가 안 좋다는 소문이 들리고요.”

황제가 오대반을 힐끗 바라보자 그는 당황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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