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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화

태후는 그를 한참 동안 바라보다 말했다.

"선황께서도 마음속에 한 사람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송 원수를 형제로 여기기에 송 부인이 참석하는 자리나 궁으로 들어오면 모두 피했지요. 형제에 대한 가장 큰 존중입니다. 심지어 송 부인은 죽을 때까지도 선황의 마음을 모르고 있습니다."

황제의 표정은 멈칫했고 서서히 웃음기가 사라졌다. 그 대신 진중한 표정으로 말했다.

"어마마마의 말씀을 잘 새기겠습니다."

그는 잠시 침묵한 후 물었다.

"어마마마는 개의치 않으십니까? 송석석을 이리 아끼기까지 하시다니."

태후는 천천히 웃으며 유유자적한 표정을 지었다.

"뭐가 신경 쓰이겠습니까? 이 후궁에 여자가 얼마나 많습니까? 게다가 이 어미는 태자비, 황후 심지어 황태후가 되기 위해 그에게 시집을 갔습니다. 제왕가에 시집을 가면서 제왕의 진심을 요구하는 건 오히려 자신을 힘들게 할 뿐입니다."

"그리고 선황도 자신의 신분을 알고 있습니다. 그는 황제니, 근면하고 백성을 사랑하며 국토를 호위해야 합니다. 빼앗긴 국토를 앗고 탐관을 숙청해 천하를 태평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잊은 적 없습니다. 어떤 일은 잘 해내지 못했겠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했습니다. 황제의 권력은 지극히 높으나 그도 그저 한 쌍의 눈과 두 손뿐입니다. 많은 일들을 아랫사람들에게 맡겨야 하고 그자들은 각기 다른 마음을 품고 있지요. 선황께서 아프신 후 여러 가문이 일떠서고 탐관들도 많아져 지금 폐하를 힘들게 했습니다."

태후는 의미심장하게 말을 이었다.

"폐하 앞에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가장 좋은 사람이 바로 형제입니다. 병권을 회수한 이상, 동생에게 맡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맡기십시오. 어려서부터 봐왔으니 그 아이의 심성과 인품은 내가 제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많은 동생 중에 그 아이가 가장 능력이 뛰어나고 충성스럽습니다."

"폐하, 잃은 것이 있으면 얻는 것도 있는 법입니다."

태후의 의미심장한 말에 황제는 오랫동안 사색에 잠겼다.

한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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