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후는 그를 한참 동안 바라보다 말했다."선황께서도 마음속에 한 사람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송 원수를 형제로 여기기에 송 부인이 참석하는 자리나 궁으로 들어오면 모두 피했지요. 형제에 대한 가장 큰 존중입니다. 심지어 송 부인은 죽을 때까지도 선황의 마음을 모르고 있습니다."황제의 표정은 멈칫했고 서서히 웃음기가 사라졌다. 그 대신 진중한 표정으로 말했다."어마마마의 말씀을 잘 새기겠습니다."그는 잠시 침묵한 후 물었다."어마마마는 개의치 않으십니까? 송석석을 이리 아끼기까지 하시다니."태후는 천천히 웃으며 유유자적한 표정을 지었다."뭐가 신경 쓰이겠습니까? 이 후궁에 여자가 얼마나 많습니까? 게다가 이 어미는 태자비, 황후 심지어 황태후가 되기 위해 그에게 시집을 갔습니다. 제왕가에 시집을 가면서 제왕의 진심을 요구하는 건 오히려 자신을 힘들게 할 뿐입니다.""그리고 선황도 자신의 신분을 알고 있습니다. 그는 황제니, 근면하고 백성을 사랑하며 국토를 호위해야 합니다. 빼앗긴 국토를 앗고 탐관을 숙청해 천하를 태평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잊은 적 없습니다. 어떤 일은 잘 해내지 못했겠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했습니다. 황제의 권력은 지극히 높으나 그도 그저 한 쌍의 눈과 두 손뿐입니다. 많은 일들을 아랫사람들에게 맡겨야 하고 그자들은 각기 다른 마음을 품고 있지요. 선황께서 아프신 후 여러 가문이 일떠서고 탐관들도 많아져 지금 폐하를 힘들게 했습니다."태후는 의미심장하게 말을 이었다."폐하 앞에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가장 좋은 사람이 바로 형제입니다. 병권을 회수한 이상, 동생에게 맡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맡기십시오. 어려서부터 봐왔으니 그 아이의 심성과 인품은 내가 제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많은 동생 중에 그 아이가 가장 능력이 뛰어나고 충성스럽습니다.""폐하, 잃은 것이 있으면 얻는 것도 있는 법입니다."태후의 의미심장한 말에 황제는 오랫동안 사색에 잠겼다.한참 후
사여묵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원수와 전하는 무슨 차이가 있지?’"전하께서는 어찌 여기서 기다리셨습니까?"송석석이 물었다.사여묵은 생각을 접고 답했다."아, 어마마마께서 힘들게 하진 않는지 보려고 궁으로 왔소. 지내기 어렵지 않소? 하지만 걱정하지 마오. 이제 왕부에서 지내면 궁에서처럼 거리낌 없이 행동하지 않을 테니. 왕부의 사람은 나의 명을 따르고 자네의 명도 따를 테지만 어마마마의 명을 듣지 않을 것이오."송석석은 웃으며 답했다."지내기 어렵지 않았습니다. 괴롭힌 적은 있지만 수단이... 다소 간단하여 쉽게 대처할 수 있었습니다."사여묵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수단이 간단하다는 말은 확실히 정확하다. 어마마마는 응석받이로 자라 성질을 내고 응석을 부리면 누군가가 도와주니 수단을 모르는 사람이다."확실히 수단이 없는 사람이오. 내가 아직 궁에서 지낼 때 어마마마께서 가장 독한 수단으로 덕 귀태비를 대했던 것이 기억나오. 덕 귀태비가 일곱 여동생을 품고 있을 때 아바마마께서 자주 궁으로 가니 아바마마를 청하려 병이 났다고 핑계를 대고 찬물에 몸을 담갔소. 하지만 물에 들어가자마자 추워서 바로 일어나더니 오든 말든 상관없으니, 자신을 학대할 순 없다고 중얼대셨소."송석석은 그 장면을 생각하자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태비께서는 역시 재미있으십니다."그녀의 웃는 얼굴을 보며 사여묵은 시선을 움직일 수 없었다."재밌소? 난 당신의 재밌다는 말이 더 재밌소."어마마마는 재미있는 사람이 아니다. 사여묵 기억 속의 그녀는 교활하고 제멋대로였고 억지를 부리는 사람이었다. 다른 사람이 세걸음 양보하면 열걸음 앞으로 가 소란을 피우고도 남을 사람이다.외태조부는 당대의 대유로서 이런 손녀를 키운 것에 대해 한이 맺히셨다. 죽기 전에 절대 그녀가 무슨 화를 일으켜 집안의 명성을 망치게 해서는 안 된다 신신당부를 하셨다.황제가 태비에게 궁에서 나와 사여묵과 지내게 하는 것도 그녀가 두려워서이다.궁 안 모두가 그녀를 무서워한다. 그녀가 대단해서가 아
"그래?"사여묵은 눈살을 찌푸렸다. 고모의 성격은 그가 가장 잘 알고 있다.입으로는 좋은 말만 하지만 사실을 독한 사람이다. 다례와 연회를 좋아하고 진성의 권세가 가족들과 왕래하며 적지 않은 귀부인들을 알고 있다.많은 권세 있는 집안의 혼사는 모두 그녀의 연회에서 이어졌다.어마마마께서 누군가로 인해 손해를 본 적 있다면 단연 고모일 것이다. 그녀는 수단에 능해 많은 음험한 짓들을 했다.게다가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딸을 낳은 후 더 이상 아이를 낳지 않고 부마에게 첩을 많이 들였다. 첩이 아이를 낳으면 그녀는 빼앗아 왔고 첩을 잔인한 수단으로 처형해 죽였다.그중 한 첩이 몇 마디 논박해, 그녀는 아예 아이도 남겨두지 않고 첩의 면전에서 아이를 떨어뜨려 죽였다. 그리고 첩의 손가락과 발가락을 하나하나 잘라 며칠 동안 고통스러워하다 죽게 했다.이렇게 사악한 짓은 물론 아주 잘 숨겨졌다. 필경 공주부의 일이니 누가 염탐하려 하겠는가?사여묵은 어떻게 알게 되었을까? 부마인 고모부가 그 해 연말 술에 취해 측간을 찾다 길을 잃었다. 그가 찾으러 갔을 때 고모부는 가산 뒤에 숨어 얼굴을 가리고 통곡하고 있었다.물어보니 공주부에 그렇게 잔혹한 일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이후로 고모에게 실망하여, 될수록 멀리하고 지냈다.과거 아바마마께서 계셨을 때 그녀를 조금 단속할 수 있었지만, 지금 아바마마까지 안 계시니 더욱 거리낌 없이 행동할 것이다.그녀의 딸 가의 군주는 그녀와 성격이 똑같아 늘 시녀와 하인을 때리고 괴롭혔다. 태비도 그녀가 던진 돌에 맞아 머리를 다쳐 피를 흘렸다. 그러나 태비는 어른이기에 따질 수도 없었다. 게다가 장 공주의 음흉한 수단을 알고 있는 터라 그저 참을 수밖에 없었다.그리고 장 공주와 송석석의 아버지는 원한이 있었다.송 국공은 젊었을 때 위풍당당하고 준수하여 늘 전쟁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17살 때 800병의 군사를 이끌고 흉인의 1만 병마를 몰살하여 전국의 주목을 받았다.19살 때 성릉관에서 고작 1000명의 군
장 공주의 초대장은 국공부에 보내졌다. 내일이 바로 생일인데 오늘에야 보내온 것으로 보아 그녀에게 선물을 준비할 시간조차 주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송석석은 창고에서 골라야 했다.양 마마는 걱정이 가득했다."장 공주는 본디 우리 국공부를 거슬려 했습니다. 예전에 부인께서 계실 때 무슨 연회가 있어도 부인을 청하지 않았는데, 왜 아가씨를 청한 것입니까? 말 많은 부인들이 아가씨를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송석석은 초대장을 한쪽에 놓았다."그건 물론이네."부모님과 장 공주의 옛일을 그녀도 들은 바가 있다.아버지와 오라버니들이 희생된 후 그녀가 매산에서 돌아온 해에 장 공주가 선물을 보내온 적 있었다. 그것은 장 공주가 특별히 사람을 시켜 조각한 정절 패방이였고 독하게 전승이라는 두글자까지 새겼다.얼마나 악랄한가? 정절 패방을 전승하라는 것은 송씨 집안 여자들 모두 과부를 해야 하며 두 번 시집갈 수도 없는 뜻이다.아마 공을 세우고 돌아왔고 국공 적녀 신분이 있기에 이번에 초대를 한듯하다. 그녀와 혼약을 가지면 승작할 수 있으니 몰락한 후부 부인들이 관심 가질법하다.장 공주는 그녀의 길을 망쳐 시집을 가더라도 상인이나 평민에게 시집을 보내려는 것이다. 상인과 평민이 어찌 승작을 할 수 있겠는가? 승작이란 모두의 비웃음을 당할 것이다.보주가 말했다."아가씨, 가지 마십시오."송석석은 자리에 앉아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가자!""우리가 왜 그곳으로 가서 다른 이들의 비웃음을 당해야 합니까?"보주는 그 장면을 생각만 해도 화가 치밀어 올랐다. 아가씨가 당한 억울함이 적은가?명주와 다른 시녀들은 뒤에 사 온 시녀들이라 아가씨와 장 공주의 원한을 모른다. 그러나 다들 보주의 말을 따른다. 보주가 아가씨에게 억울함을 당하지 말라고 설득하는 것은 분명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여 다들 연이어 말했다."예, 아가씨. 가지 마십시오. 괜히 선물만 준비해야 합니다."시녀들에게 있어 선물하는 것은 아주 많은 돈이 필요한 것이다. 상대방이 장
양 마마는 입을 삐죽거리더니 조금은 아쉬운 듯한 눈치였다.“그림이 마치 살아있는 것 같네요. 매화꽃은 딱 눈앞에서 피어난 듯 하고 가지는 힘 있게 뻗어 나가고 푸른 잎사귀는 갓 피어난 듯 한데 이걸 버린다고 하기엔 제 눈엔 완벽하기만 합니다. 이걸 장공주한테 바치는 건 아깝습니다.”“괜찮네. 오라버니가 매화를 그리기 좋아하셔서 지금까지 그린 매화 그림만 해도 서재에 차고 넘쳐날 지경이야. 참, 이제 황제전하한테도 한 폭 올려야겠구나.”황제전하는 오라버니를 경배하다 못해 오라버니의 묵보도 소장하고 계시지만 매화도는 아직 없다. 오라버니의 매화도는 천금을 주고도 구하기 어려우나 송석석은 차고 넘칠 정도로 많이 갖고 있으니 안성맞춤이었다.송석석은 오라버니의 묵보를 올려바치는 것이 곧 북명왕이랑 친분을 쌓는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번 황제전하가 자안궁에서 물었던 일들이 왠지 모르게 자꾸 마음에 걸렸고 그래서 오라버니의 그림으로 먼저 손을 뻗어 왕야님과의 선의를 전하고 싶었다.양 마마는 하인 몇 명 데리고 창고에서 한참을 뒤적거리더니 그래도 이 그림이 제일 괜찮다고 했다.금은보화를 올리면 사람들에게 웃음거리가 될 뿐이다. 장공주가는 나름 고상한 물건들에 관심이 많은 듯하지만 진정으로 예술을 감상할 줄 아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어라, 이게 뭐지?”명주가 상자밑에서 한 뭉테기의 손수건을 찾아냈다. 그녀는 그 중 하나를 펼쳐보더니 가만히 웃음을 흘렸다.“하하하, 이렇게 못나게 수를 놓았는데 왜 여기에 보관되어 있는 거지?”양 마마는 조급히 명주 손에 쥐어져 있는 손수건을 빼앗아 오더니 다시 상자에 넣고는 눈치를 주었다.“다시는 꺼내지 마.”하지만 이미 낌새를 차린 송석석은 손수건을 꺼내 보았다. 역시나 자수가 엉망진창이었다.청죽도를 수놓았지만, 참대나무가 어찌나 꼬불꼬불한지 마치 벌레와 같았다.다른 하나를 보니 연꽃인 듯했다. 꽃잎 하나하나를 뜯어보면 대충 보아낼 수는 있다지만 그건 그냥 잎이 갈라진 꽃이라고 여기고 싶은 송석석이
그녀는 이를 악물더니 양 마마한테 말했다.“오늘 밤부터 다시 자수를 가르쳐줘. 이번에야말로 완벽한 손수건을 수놓을 것이야.”어릴 적에 범한 잘못이라면 지금이라도 수습해야 했다. 자신의 완벽하지 못한 점은 견딜 수 있다지만 이런 쓰레기 같은 걸 선물이라고 다른 사람한테 준 건 참을 수 없었다. 다만 송석석은 그저 이해가 가지 않았다.‘어머니가 손수건을 숨긴 건 이해가 되지만 북명왕은 왜 손수건을 숨길 뿐만 아니라 수시로 갖고 다니는 거지?’뭔가 생각이 스쳐 지나갔지만 송석석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혹 북명왕께서 못난 물건을 모으시는 게 취미인 건가?’두 마마는 창고를 정리하기 시작했고, 진복이 육 선생이 장부를 정리했으니 한 번 보라고 송석석에게 건넸다.“그래, 서재에 놔둬. 저녁에 보도록 하지.”진복은 고개를 끄덕였다.“전장 점포쪽에 장부도 정리해 왔습니다. 육 선생이 총액수를 계산했고 세분한 액수도 적어 놨습니다. 제가 얼핏 보았는데 엄청 꼼꼼히 하셨더라고요. 역시 나으리께서 고른 사람은 믿을 만합니다.”장부를 관리하는 사람은 송세안이 소개해온 사람이다. 장사를 잘 하기로 소문난 송씨 가문이 소개해 준 사람은 꽤 쓸만할 것이다.보주는 명주를 데리고 송석석의 옷을 맞추러 갔다. 내일 출석할 사람이 많으니 송석석은 무조건 그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제일 빛나야 했다.마침, 송석석이 내일 장공주의 연회에 참가여부를 물으러 왕부의 육 총관이 왔다. 이를 본 송석석이 직접 말을 전했다.“왕야께 전해주시오. 내일 참석할 거라고요.”육 총관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겠습니다.”송석석은 사여묵이 굳이 사람을 보내 집까지 찾아와 묻는 의도를 알고 있다.“왕야께 전해주시오. 왕야께서 가고 싶지 않으시다면 가지 않으셔도 된다고요. 저 혼자서도 처리할 수 있습니다.”육 총관은 웃으며 답했다.“아씨께서 오해하셨습니다. 왕야께서 저더러 댁까지 와서 여쭤보라고 하신 이유는 그저 아씨께서 참석하신다면 어떤 선물을 장공주께 드릴 건지 궁금하셔서입
보주는 한번 보더니 대답했다.“월백색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연한 하늘색이 아씨 피부색과도 잘 어울립니다. 장신구는요? 붉은 산호로 할까요?”“붉은색은 과하니 무난한 거로 하면 돼. 너무 차려입을 필요 없어.”송석석은 직접 옥 비녀를 골라 월백색의 끈까지 단장했다.“너무 소박한 것 같습니다.”보주가 말했다.“소박한지 아닌지는 입어 보아야 알지.”송석석은 옷을 들고 병풍 뒤로 들어가더니 갈아입고 나왔다. 머리를 말아올려 비단 끈으로 묶은 뒤 흰 비녀를 꽂았다.그녀는 한 바퀴 돌아보며 물었다.“어떠하냐?”하녀들은 송석석을 보고 놀라 입을 떡 벌렸다. 아직 화장도 하지 않았는데 선녀처럼 예뻤다. 특히 머리에 묶은 비단 끈은 월백색 치마에 화룡점정이 되었다.보주는 명주한테 다급히 타일렀다.“입술연지, 귀고리, 향낭, 옥패, 어서 뭐든 줘봐.”“응!”하녀들은 조급히 여러 물건을 준비하기 시작했다.보주는 송석석을 거울 앞에 앉혀 입술연지를 발라주고 눈썹을 다듬어준 후, 허리춤에 노리개를 달아줬다. 거기에 얇은 비단옷을 더하니 더욱더 선녀 같았다.보주는 머리를 굴리더니 소매를 조금 거두어 주었다. 그러니 더 청순하고 몸이 가벼워 보였다.붉은 입술연지는 흰 피부를 더욱더 백옥같이 보이게 하였고 아무런 분을 바르지 않은 두 뺨에는 붉은 기가 조금 맴도는 것이 단신의의 기혈을 조리하는 약이 역시 효과가 있는 듯했다.보주는 어깨가 으쓱해선 아가씨를 바라보고 있었다. 최고의 소재로 만든 옷들은 역시 달랐다. 심지어 치맛자락도 비단으로 만들어 움직일 때마다 흐르는 시냇물을 방불케 했고 머리를 묶은 비단끈까지, 모든 게 완벽했다.송석석은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았다.‘고운건가?’매산에 있을 적부터 송석석을 아름답다고 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다들 원숭이를 닮았다고 할 뿐이었다.혼례준비를 하면서 어머니가 가꾸어주시고 집에서 휴식을 취한 덕분에 피부가 매끄러워졌다. 그제서야 송석석을 만나는 사람들은 저마다 아름답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튿날, 장 공주의 생신 연회.이른 아침부터 문 앞에는 마차가 가득 서 있었고, 붉은 천을 길게 골목 어귀까지 뻗어 놓았다. 공주부 밖에서 300척 떨어진 곳에 있는 공터에 천막을 쳐서 서른개의 식사 자리를 대접해 백성들도 사람만 모이면 먹을 수 있었다.장 공주는 매해 생일 연회 때마다 이렇게 진행하였다. 겉보기에는 백성들과 함께 즐기려는 것이지만 사실 겉치레만 하여 자상하다는 명성을 얻으려는 것이다.식사 자리뿐만 아니라 그녀는 소밥까지 준비하여 특별히 승려만 접대했다. 장 공주가 부처님을 믿는 것은 모두가 아는 일이다. 그녀는 매해 사찰과 도관에 많은 은을 기부했다.나쁜 짓을 많이 하는 사람은 늘 부처님의 가호를 찾는 것을 좋아한다.장 공주가 오늘 청한 손님은 아주 많았다. 그녀는 심지어 전 장군부도 청하였다.전북망과 이방은 오지 않았다. 그는 어머니와 큰형, 그리고 큰 아주머니가 국공부에서 소란을 피웠다는 것을 알게 된 후부터 줄곧 집으로 돌아가려 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방은 당연히 오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명성을 망쳤을 뿐 아니라 반쪽 얼굴도 훼손되어 다른 사람의 비웃음을 당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노부인과 큰며느리 민 씨, 셋째 아들 전북삼, 그리고 딸 전소환은 참석하였다.장 공주가 초대를 한 이상 오지 않으면 미움을 살 것이다. 다행히 전북망에게는 황실에서 하사한 황금이 있어 조금 좋은 선물을 살 수 있었다.물론 그녀도 사심을 가지고 왔다. 아직 혼약이 없는 아들과 딸을 데리고 와서, 자리에 있는 부인의 눈에 들어 혼사를 결정지으려 헀다.장 공주의 생일 연회에 올 수 있는 손님은 있는 집안이지 않으면 귀한 집안이기 때문이다.그래서 노부인은 이방으로 인해 장군부가 비난받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며느리와 자식들을 데리고 참석했다.권세가 있는 귀부인들 앞에서 노부인은 얼마나 비루해 보이는지 모른다.화려한 옷차림을 하고 온 손님들을 보면서 그녀는 과거 장군부의 화려한 시절이 떠올랐다. 그때 그녀는 갓 장군부로 시집을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