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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화

다음 날, 송석석은 보주와 함께 입궁했다.

그녀는 가장 먼저 태후에게 문안을 올리러 갔다. 그녀를 본 태후는 기분 좋게 웃으며 그녀의 손을 잡고 그녀와 사여묵에 관한 일을 물었다.

그녀는 미리 준비했던 대로 전장에서 서로 정을 나누게 되었고 귀경한 뒤에 혼인을 하자는 그의 말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태후는 그게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굳이 거짓말을 까발릴 이유도 없었기에 흐뭇하게 웃으며 이것도 인연이라 말해주었다.

그렇게 한참 대화를 나누다가 태후는 혜 태비를 불러들이려 했다.

송석석은 태후의 마음은 알지만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

“혜 태비께서는 저에게 장춘궁으로 문안 올리러 오라고 하셨습니다. 소녀가 태후 마마의 총애를 등에 업고 그분의 말씀을 거역한다면 나중에 혼인하더라도 저를 곱게 보지 않을 겁니다. 나중에는 가족이 되에 함께 생활해야 하는데 태후께서 매번 저를 도와주실 수는 없는 일 아닙니까.”

태후는 흐뭇한 얼굴로 그녀를 보며 말했다.

“네가 이렇게 참하고 심성이 바르니 내가 안쓰러워서 그러는 거다. 내 동생은 어릴 때부터 친정 식구들의 총애를 받고 자라서 성격이 모난 구석이 많아. 앞으로 같은 저택에서 생활하게 되면 마찰은 피할 수 없을 거다. 오늘은 혜 태비가 뭐라고 하는지 들어보고 너무 선을 넘으면 내가 잘 타이르마.”

송석석은 생글생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마마의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마마가 계시니 소녀는 든든하옵니다.”

태후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어서 가보거라. 난 좀 있다가 가보마.”

“예, 그럼 소녀 물러가겠사옵니다.”

송석석은 예를 올린 뒤에 태후궁을 나왔다.

한창 햇볕이 강하게 내리 쬐는 정오, 송석석은 보주와 함께 태감을 따라 화원을 걷고 있었다.

길을 안내하는 태감은 장춘궁 출신이었는데 그녀가 태후궁에 있을 때부터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늘진 곳으로 가도 되는데 그는 더운 곳만 골라서 인도하고 있었다. 게다가 같은 곳을 두 번이나 지나쳤는데도 아직도 길을 돌아가고 있었다.

무공을 연마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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