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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화

보주를 밖에 남겨 두고, 송석석은 고개를 숙인 채 전에 들어갔다. 발밑에 보이는 백옥 바닥은 사람이 보일 정도로 빛나고 있었고 곳곳에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물건이 놓인 것을 여광으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녀는 눈을 올려 재빨리 힐긋 보았다. 정중앙에 놓인 의자에는 보라색 궁복을 입은 귀인이 앉아 있었다. 가체는 구름과도 같았고 머리에는 화려한 장신구들을 하고 있었다. 이목구비는 원수와 조금 비슷했다.

이분이 바로 혜 태비라는 것을 그녀는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앞으로 나가 무릎을 꿇었다.

"신녀 송석석, 태비마마를 뵙사옵니다."

그녀는 가지런히 무릎을 꿇고 눈을 내리깔았다. 옷과 치마도 가지런하고 무릎을 꿇을 때 비녀와 장신구도 살짝만 움직여 예의에 맞아 사람으로 하여금 잘못을 골라낼 수 없게 했다. 매산에서 1년간 궁중 마마에게 예의를 배웠기 때문이다.

혜 태비의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들어 보거라. 얼마나 여우 같은 여인인지 봐야겠다."

송석석은 그 말을 듣고 천천히 고개를 들어 혜 태비를 마주했다. 눈동자는 마주치지 않았지만, 여전히 그녀의 싸늘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 역시나 고운 얼굴이구나. 어쩐지 내 아들이 홀렸다 했더니."

혜 태비가 손을 내밀자, 옆에 있던 고 마마가 내려오는 것을 부축하였다.

그녀는 송석석의 앞에 서서 긴 손을 내밀며 송석석의 뺨을 때리려 했다.

"천한 계집애, 감히 내 아들을 꼬드겨?"

따귀를 때리기도 전 송석석은 바로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노여워하는 혜 태비가 입을 열기도 전 송석석이 먼저 말했다.

"태비 마마께서 신녀를 훈계하시려면 옆에 있는 궁녀에게 시키면 되옵니다. 신녀는 어려서부터 무예를 연마하고 내공을 닦아, 누군가 신녀를 해치면 체내의 내공이 몸을 보호하옵니다. 신녀의 얼굴에 가한 힘이 어느 정도면 내공이 몇 배로 반격할 것이 옵니다. 신녀, 마마를 다치게 할 수 없사옵니다. 마마께서 계속 때리시려거든 신녀의 죄를 용서해시옵소서."

혜 태비는 멈칫하다 사여묵이 한 말이 생각났다. 그녀가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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