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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화

작가: 유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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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주를 밖에 남겨 두고, 송석석은 고개를 숙인 채 전에 들어갔다. 발밑에 보이는 백옥 바닥은 사람이 보일 정도로 빛나고 있었고 곳곳에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물건이 놓인 것을 여광으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녀는 눈을 올려 재빨리 힐긋 보았다. 정중앙에 놓인 의자에는 보라색 궁복을 입은 귀인이 앉아 있었다. 가체는 구름과도 같았고 머리에는 화려한 장신구들을 하고 있었다. 이목구비는 원수와 조금 비슷했다.

이분이 바로 혜 태비라는 것을 그녀는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앞으로 나가 무릎을 꿇었다.

"신녀 송석석, 태비마마를 뵙사옵니다."

그녀는 가지런히 무릎을 꿇고 눈을 내리깔았다. 옷과 치마도 가지런하고 무릎을 꿇을 때 비녀와 장신구도 살짝만 움직여 예의에 맞아 사람으로 하여금 잘못을 골라낼 수 없게 했다. 매산에서 1년간 궁중 마마에게 예의를 배웠기 때문이다.

혜 태비의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들어 보거라. 얼마나 여우 같은 여인인지 봐야겠다."

송석석은 그 말을 듣고 천천히 고개를 들어 혜 태비를 마주했다. 눈동자는 마주치지 않았지만, 여전히 그녀의 싸늘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 역시나 고운 얼굴이구나. 어쩐지 내 아들이 홀렸다 했더니."

혜 태비가 손을 내밀자, 옆에 있던 고 마마가 내려오는 것을 부축하였다.

그녀는 송석석의 앞에 서서 긴 손을 내밀며 송석석의 뺨을 때리려 했다.

"천한 계집애, 감히 내 아들을 꼬드겨?"

따귀를 때리기도 전 송석석은 바로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노여워하는 혜 태비가 입을 열기도 전 송석석이 먼저 말했다.

"태비 마마께서 신녀를 훈계하시려면 옆에 있는 궁녀에게 시키면 되옵니다. 신녀는 어려서부터 무예를 연마하고 내공을 닦아, 누군가 신녀를 해치면 체내의 내공이 몸을 보호하옵니다. 신녀의 얼굴에 가한 힘이 어느 정도면 내공이 몇 배로 반격할 것이 옵니다. 신녀, 마마를 다치게 할 수 없사옵니다. 마마께서 계속 때리시려거든 신녀의 죄를 용서해시옵소서."

혜 태비는 멈칫하다 사여묵이 한 말이 생각났다. 그녀가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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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석석은 갸름한 턱을 들어 올려 정중하고 엄숙한 표정을 하고 말했다."용서해 주셔서 감사하옵니다. 그러나 신녀가 어떤 신분인지, 왕에게 어울릴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그가 결정할 것이 옵니다. 만약 혼약을 얘기하러 온다면 저도 시집가는 것을 허락할 것이 옵니다."화가 치솟아 오른 혜 태비가 답했다."잠시 넋을 잃어 정신을 못 차리는 것뿐이니 언젠가는 정신을 차릴 것이다. 넌 장군부에서 버려진 여인일 뿐, 잠깐의 호기심이지 시간이 지나면 널 버릴 것이다. 결국 손해를 볼 사람은 네가 아니더냐? 나도 너를 위해 생각하는 것인데 어찌 이리 주제를 모르는 것이냐?"송석석이 답했다."신녀는 전북망과 화리한 것이지 버려진 게 아니옵니다. 게다가 화리는 신녀의 뜻이니, 버린다고 해도 신녀가 그를 버린 것이 옵니다. 결코 장군부의 버림을 받지 않았사옵니다. 신녀를 위해 생각해 주셔서 참 고맙사옵니다, 태비 마마."혜 태비가 노발대발했다."누가 누구를 버렸든 너는 두 번 시집을 가는 것이다. 좋은 아가씨가 어찌 두 번을 시집간단 말이냐? 기왕 화리를 선택한 이상 조용히 지내야지. 높은 집안 자제와 엮여 여인의 명성을 해치지 말거라."송석석이 정색하고 답했다."남자는 부인을 버리고도 다시 장가를 갈 수 있고 처첩까지 여럿인데, 어찌 여인은 다시 시집을 못 간단 말입니까? 신녀에게 여인의 명성을 해쳤다고 하셨사옵니까? 천하의 여인들은 모두 신녀를 본보기로 삼고 있고, 폐하께서도 피로연에서 천하의 여인은 저와 같아야 한다고 하셨사옵니다."혜 태비가 콧방귀를 뀌고 말했다."입만 살았구나. 만약 천하의 여인들이 모두 너와 같다면 대란이 생길 것이다. 여인은 마땅히 삼종 사덕을 지키고 부덕, 부언, 부용, 부공을 따라야 하거늘.""너는 고작 군공을 좀 세운 것뿐인데 어찌 여인의 본보기라 할 수 있느냐? 전쟁터에 나갈 수 없는 여인들은 그럼 살 수 없는 것이 아니겠느냐?"이 말은 아주 익숙하다. 송석석은 과거 이방에게 이렇게 물은 적 있다.송석석은 침착하게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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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혜 태비는 그녀를 쉽게 놓아주고 싶지 않았다. 적어도 왕가에 시집오려는 생각을 버리기 전까지는 놓아주지 말아야 한다.송석석은 상관없는 듯 무릎을 꿇고 있었다. 과거 매산에서 무릎을 꿇는 것이 적지 않아 익숙해졌다.그녀는 혜 태비의 비위를 맞추지 않을 것이다. 혜 태비의 곁에는 비위를 맞추는 사람이 많은 데다, 원수와의 혼사는 원래 각자 필요한 것을 취하는 것이니 잘 보일 필요가 없다.사실 혜 태비와 같은 성격은 오히려 대처하기 쉽다. 모든 것이 쉬이 드러나고 꿍꿍이가 없어 뒤에서 몰래 수작을 부리는 자들보다 낫다.그녀는 혜 태비를 괴롭히지 않을 테지만 혜 태비의 괴롭힘을 당하고만 있지도 않을 것이다. 과거 장군부의 노부인도 전북망이 돌아오기 전 흠집을 잡지 않고 온화하게 대해줬기에 그녀도 노부인에게 효도했다.다만 공을 세우고 돌아온 전북망이 이방과 혼사를 치르려 하자 노부인은 온화하지 않았고 그녀도 참지 않았다.팽팽히 맞서고 있을 무렵, 어마마마라고 부르는 소리와 함께 한녕 공주가 사람을 데리고 들어왔다.한녕 공주는 올해 15살이고 금방 계례를 넘겼다. 예쁘게 생겼으며 귀여움에 왕실의 귀티가 배어 있었다. 살구색 저고리에 동색 치마를 입고 들어와 몰래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는 송석석을 살펴보며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그녀는 송 장군이 장춘궁에 왔다는 궁인의 말을 듣고 급히 찾아온 것이다.그러나 모비와 사이가 좋지 않은 듯 이곳에 무릎을 꿇고 있을 줄은 생각지 못했다.송석석은 고개를 들었고 마침 한녕 공주와 시선이 마주쳤다. 그녀는 이미 꿇고 있는 터라 바로 입을 열었다."공주를 뵙사옵니다.""송 장군? 정녕 송 장군입니까?"한녕 공주는 신나게 소리를 지르며 바로 다가가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어서 일어나시지요.""원이야!"혜 태비는 한녕 공주의 아명을 부르며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누가 오라고 한 것이냐?""송 장군이 왔다는 것을 듣고 이리 찾아왔습니다."한녕 공주는 송석석을 부축하며 입을 삐죽 내밀었다."어찌 송 장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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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마시고 나서야 송석석이 입을 열었다."태후마마, 사실 태비마마와 지내기 쉬울 듯하옵니다."적어도 지내기 어렵진 않다."잘 지낼 수 있다니. 내 동생을 말하는 게 아닌 것 같구나."태후는 웃음을 멈췄지만, 여전히 눈웃음을 지으며 송석석을 바라보았다."내 동생은 궁 안 모든 사람이 무서워하고 황후조차 피해 다니지."송석석은 생각했다.‘그 교만하고 사나운 성격에 누가 피하지 않을까? 무릇 정상이라면 걸어가다 개에게 물리고 싶지 않겠지.’그러나 그녀에게 황후나 혜 태비와 지내라고 한다면 혜 태비를 선택할 것이다. 사납긴 하지만 그래도 상대하기 쉽다.황후의 말은 겉으로 듣기에 별것 아니어도 자세히 생각해 보면 모두 가시 돋친 말이었다.송석석은 한 그릇 더 마시고 싶었지만, 보주가 다급히 말렸다."아가씨, 많이 마시면 안 됩니다. 신의께서 몸을 조리해야 한다고 하셨으니 시원한 물도 차가운 물도 많이 마시면 안 됩니다."태후는 그 말을 듣고 따뜻한 차를 올리라 명했다."날이 이렇게 더우니 차를 마시는 것이 갈증 해소에 좋을 것이다. 의사의 말을 듣고 몸을 잘 조리해야 혼사를 치르고 하루빨리 왕부의 아이를 낳을 게 아니냐?"송석석은 얼굴을 붉히고 다급히 고개를 돌려 차를 마셨다.태후가 웃으며 야유했다."쑥스러워하지 말거라. 조만간 있을 일 아니냐?""조만간 있을 일이 무엇입니까? 어마마마."전문에서 황제의 명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밝은 노란색 옷차림이 번쩍이더니 황제가 문으로 들어섰다. 늘씬한 몸매에 궁전 중앙에 멈추어 서더니 웃음을 띠었다."소자, 어마마마께 인사 올립니다!"송석석은 재빨리 일어섰다."신녀, 폐하를 뵙사옵니다."황제의 눈빛이 송석석의 얼굴에 떨어졌고 담담히 스쳐 지나갔다."그래. 송 장군도 여기 있었네?"송석석이 눈을 내리깔고 답했다."예, 폐하. 신녀 태후와 태비 마마께 문안을 드리려 궁으로 왔사옵니다."황제는 자리에 앉아 웃음을 머금고 송석석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래. 어마마마께서 송 장군을 아끼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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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석석은 이상하다 느꼈다. 그녀의 예민한 마음은 적의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이상한 것을 느꼈다.특히 마지막에 웃으며 한 말은 정말 영문을 알 수 없었다. 먼저 감싸다니?사실이 그러한데.그녀는 멈칫하다 말했다."폐하. 전쟁에서 절대적으로 타당한 결단은 없습니다. 특히 결전은 모든 것을 갈아 넣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옵니다. 시몬을 공격하는 진법은 틀리지 않았으니, 일부 작은 착오는 용서할 만하다 생각되옵니다. 최종적으로 남강을 수복하고 승리를 거두지 않았습니까?"황제는 하하 웃으며 답했다."짐은 그저 한두 마디 물었을 뿐인데 그리도 긴장되는가? 긴장할 필요 없네. 그냥 생각나서 물은 것뿐이니."송석석은 등 뒤가 흠뻑 젖은 것 같았다. 그냥 생각난 김에 묻다니? 방금 엄숙하고 진지한 모습에 죄라도 물을 줄 알았다.남강을 수복하였으나 아래 장병들의 실수로 대첩의 원수를 추궁할 필요는 없다.그러나 성심을 헤아리기 어려우니 송석서은 이곳에 오래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며 허리를 숙여 말했다."신녀는 그럼 태후마마와 폐하의 시간을 방해하지 않겠사옵니다. 신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계속 얼굴을 굳히고 듣던 태후는 누그러진 태도로 말했다."가거라."송석석은 문 앞으로 물러난 뒤, 몸을 돌려 나가 보주의 손을 잡았다.보주도 송석석처럼 손바닥에 땀이 났다.황제는 갑자기 와서 잡담을 몇 마디 나누지도 않고 죄를 묻듯이 굴어 보주를 겁에 질리게 했다.송석석이 떠나는 것을 보고 황제는 시선을 거두었다. 그러다 태후의 엄숙한 시선을 마주하고 괜히 찔린 그는 웃으며 말했다."저 아이가 놀라는 것 좀 보십시오."태후가 한숨을 쉬었다."무엇 하러 겁을 주었습니까?""재밌지 않습니까? 그저 농이었습니다. 늘 담담한 표정이라 어렸을 때처럼 조급해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어렸을 때와는 확연히 다릅니다."태후의 표정은 엄했다."사람은 변하기 마련입니다. 게다가 요 몇 년 큰 변화를 겪어 지내기 어려울 텐데, 이리 놀리셔서 조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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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을 타고 저택으로 달려온 송석석은 도착하자마자 바로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왕비님께서 돌아오셨습니다!”저택 앞을 지키던 하인 한 명이 그 모습을 보고 큰소리로 외쳤다. 조금 전 시만자가 송석석이 오면 바로 보고를 하라고 명했기 때문이다. 송석석이 저택 안으로 들어서자 갑자기 나타난 모신신은 송석석을 향해 풀쩍 뛰어올랐고 화들짝 놀란 송석석은 재빨리 모신신을 꽉 끌어안았다.“왜 이제야 왔어! 우리 송 대감! 진짜 너무 보고 싶었어!”신난 모신신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리자 송석석은 모신신을 조심스럽게 내려놓은 뒤 손으로 모신신의 볼을 마구 만졌다.“신신아, 너 살이 좀 찐 거 같구나.”송석석을 확 밀어낸 모신신은 입을 삐죽 내밀며 반박했다.“너 진짜 이럴 거야? 어떻게 만나자마자 내 아픈 곳을 그렇게 콕콕 찌르지?!”“아니야, 아니야! 안 뚱뚱해! 딱 보기 좋아, 여전히 예뻐!”송석석이 피식 웃으면서 말하자 모신신은 송석석의 팔짱을 끼고는 안으로 걸어갔다.“네가 완전 뚱뚱한 사람을 아직 못 봐서 그래.”이때, 시만자와 만두가 맞은편에서 걸어왔다. 만두는 살이 찐 건 아니지만 몸매가 전보다 훨씬 건장하고 튼튼해 보였다. 그리고 저번에 봤을 때보다 훨씬 차분해진 모습으로 송석석을 보며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왜 이제야 돌아와? 공사가 다망하네.”“만두야!”송석석은 만두의 가슴팍을 툭 치다가 건실한 근육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너 이제 무술 실력도 고수 수준에 도달한 거 아니야?”만두가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대답했다.“고수까지는 모르겠는데 전보다는 훨씬 늘었지. 이제 너랑 싸우면 지지 않을 자신 있어.”“오, 그래? 그럼 조만간 제대로 한 번 겨뤄봐야겠네?”송석석이 피식 웃으면서 대꾸하자 모신신이 어이없다는 듯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됐거든. 네가 우리 석석이를 이길 수 있다는 게 말이 돼? 그러다가 강냉이 다 털린다? 무술을 고작 2년 배우고 천하무적이라도 되는 줄 알아? 내가 다 창피하거든.”모신신과 만두는 예전부터 티격태격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239화

    조금 뒤, 숙청제는 세 사람을 불러들여 크게 혼을 냈고, 광릉후와 제 상서는 무릎을 꿇은 채 연신 사죄를 했지만 유독 송석석만은 입을 꾹 닫고 있었다.숙청제는 그런 송석석을 보며 다시 버럭 소리를 질렀다.“너도 전혀 억울한 게 아니다! 넌 제 제사가 남풍관에 자주 오가는 사실을 알고도 짐에게 미리 보고를 하지 않았다.”송석석은 밤새 잠도 못 잔 탓에 피곤했는데, 황제에게 혼까지 나고 있으니 마음속에 불만이 차올라 반문했다. “소인이 폐하께 미리 보고를 했다면 폐하께서 남풍관을 수사하지 않으셨을 것입니까?”“수사할 건 당연히 수사를 해야겠지. 하지만…”숙청제는 언성을 높였지만 바로 말문이 막혔다. 미리 알았다면 몰래 제 제사에게 얘기해줬을 거라고 말을 할 수는 없었다.더군다나 제 제사가 어젯밤 남풍관에 찾아갈지 확실하지 않는 상황에서 송석석이 남풍관에서 제 제사를 본 적이 있다고 보고를 해도 숙청제는 절대 믿지 않을 것이다.체포되기 전까지 이 사실을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제 제사는 하늘이 무너져도 절대 그런 곳에 갈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신분 지위가 높고 백성들의 존경과 찬양을 한 몸에 받고 있으며 모든 이의 모범인 사람이 어떻게 그런 곳에 갈 리가 있단 말인가!송석석이 미리 이 사실을 보고했다면 숙청제는 송석석을 무고죄로 벌했을 것이었다.송석석은 목청 높여 말을 이어갔다.“이 큰 제씨 가문에 노비와 시녀들이 얼마나 많은데 아무도 제 제사께서 남풍관에 오갔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게 말이 됩니까? 소인은 그저 수사만 했습니다. 누가 언제 남풍관에 나타날지 소인도 예측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리고 남풍관에 제 제사만 있었던 게 아니라 관원들과 세가 자제들도 많았습니다.”송석석의 말은 다 맞는 말이지만 그렇다고 해도 화가 나 있는 숙청제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리가 없었다.“아무튼 네 일 처리가 확실하지 못했던 건 사실이야. 그러니 변명할 것도 없어!”“네, 모든 게 소인의 잘못입니다. 소인은 지금 당장 경위부로 돌아가서 제 제사를 풀어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238화

    한참 동안 버티고 있던 제 상서는 결국 경위부를 떠났고, 송석석은 몸을 잔뜩 움츠린 채 걷고 있는 제 상서의 뒷모습을 쳐다보았다.평소에 기세 등등하던 제 상서의 모습은 사라져. 지금 이 순간만큼은 너무도 비참해 보였다.제 상서 때문에 잠이 완전히 깬 송석석은 감옥을 한 바퀴 더 순찰한 뒤, 필명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다.“사실 대감님께서 이만 댁으로 돌아가셔도 됩니다. 소관 혼자서도 잘 지킬 수 있습니다.”“괜찮다. 어차피 이제 곧 날이 밝을 때도 됐어. 경위부 밖에 지키고 있는 세가들이 많아. 그 사람들이 난동을 부리면 네 힘으로는 절대 제지하지 못할 거야. 그리고 황제 폐하께서도 그자들 신분을 외부에 알릴 생각이 없는데 만에 하나 문제가 생기면 폐하께 상황을 설명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어.”“맞는 말씀이십니다.”필명도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다음날 아침, 제 상서와 송석석보다 더욱 이른 시간에 황제를 찾아간 사람은 다름아닌 광릉후였다. 그는 숙청제를 보자마자 무릎을 털썩 꿇곤, 눈물을 뚝뚝 흘리며 구구절절 얘기했다.처음 남풍관을 만든 건 사온이었고 사온이 망한 뒤로 남풍관을 닫으려고 했지만 제 제사의 제안과 설득에 넘어가 남풍관을 이어서 계속 운영하게 되었다고 했다.간단하게 얘기하자면 광릉후는 제 제사를 모함하고 팔아버린 것이다.이런저런 방법을 많이 생각해봤지만 결국 제씨 가문을 원수로 등지는 방법을 선택했다. 사국 정탐조에 대해 깊이 알아본 광릉후는 대신 이 죄를 뒤집어쓸 희생양이 필요했고 제 제사를 끌어내려야만 자신의 가문을 지킬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그 대가는 제씨 가문과 원수 사이가 되는 것이지만 이렇게 얘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제 제사는 더 이상 남풍관을 자주 찾는 손님뿐만이 아니라 남풍관을 계속 운영할 수 있었던 장본인이 되었기에 문제의 성질이 바뀌었다.하지만 숙청제는 선황제의 체면을 고려해서라도 이 사건을 조용하게 처리할 것이다.조금 뒤, 제 상서가 궁에 찾아왔을 때 그를 맞이한 건 숙청제의 들끓는 분노였다.숙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237화

    결국 곁방에서 나온 제 상서는 정당을 지나가다가 불 앞에 앉아 몸을 녹이고 있던 송석석을 발견하게 되었다. 제 상서는 그녀와 마주하기 싫었지만 마음과 다르게 발길은 이미 송석석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만약 송석석이 이곳을 지키고 있지 않았었다면 제 상서는 강제로 아버지를 데리고 갔을 수도 있을 것이며 이런 행동으로 황제 폐하께 벌을 받는다고 해도 아버지가 이곳에서 창피를 당하게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시간도 늦었는데 제 상서께서는 댁으로 돌아가지 않으십니까?”송석석이 물었고 제 상서는 기가 확 죽은 채로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으며 겁이 나서 경위부 문턱을 나설 수가 없었다.밖에 나가면 어떠 상황을 마주하게 될지 감도 잡히지 않고, 너무 두려웠다.오늘밤 경위부에 처음 찾아왔을 때, 제 상서는 송석석과 담판할 준비를 철저하게 했는데 송석석은 이 사건으로 이익을 얻을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 있었다.높은 관직으로 수많은 관원들의 목숨줄을 쥐고 있는 제 상서는 평소에 권력과 이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을 많이 봐왔으며 심지어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추태를 부리는 사람들도 있었다.하지만 송석석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어 보였다. 황제가 북명왕을 경계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정에 인맥이 있어야 나중에 문제가 터졌을 때 편들어줄 사람이 있을 텐데 송석석은 그런 걱정을 하지 않는 듯했다.이런저런 생각들이 제 상서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었지만, 조금 전에 본 아버지의 허연 얼굴과 알록달록한 의상은 계속 생각이 났다. 제 상서는 괴로워서 미쳐버릴 지경이었다.“대감님께서는 오늘밤 계속 이곳을 지킬 생각이십니까?”“네, 오늘밤은 계속 이곳에 있을 겁니다.”송석석의 대답에 제 상서는 괜히 그녀의 눈을 피하며 말했다.“이젠 왕비님께서 댁으로 돌아가셔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송석석은 제 상서를 힐끔 쳐다보며 대답했다.“제가 이곳을 떠나면 누군가가 권력의 힘을 이용하여 옥에 갇힌 자들을 데리고 갈 수도 있습니다.그런 상황이 벌어지기라도 한다면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236화

    송석석은 이내 곁방을 나서자, 뒤따르는 양기웅이 문을 굳게 닫았다.그렇게 곁방 안에는 부자 두 사람만 남게 되었고 한참 동안 침묵을 유지한 채 아무도 먼저 입을 열지 않았다.그러다가 결국 먼저 아버지에게 다가간 제 상서는 제 제사 머리에 씌워진 천을 거두려고 했지만 제 제사는 두 손으로 천을 꼭 잡은 채 놓지 않았다.제 상서는 한숨을 푹 내쉬며 이불과 의상을 아버지 곁에 내려 놓았고 뒤로 돌아서며 말했다.“일단 의상부터 갈아입으세요. 전 돌아서서 보지 않을게요.”한참 뒤, 옷을 벗는 소리가 들렸고 제 상서는 갑자기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으며 코끝이 찡해진 채 눈물도 글썽였다.이 감정이 서러움인지 분노인지 아니면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어서 생긴 건지 제 상서 자신조차도 정확하게 알 수 없었다.제 제사는 아들 앞에서 늘 위엄이 넘치는 모습을 보였었고, 심지어는 사람들의 존경과 찬송을 한 몸에 받는 권위의 상징이었다. 제 제사의 말 한 마디면 문단 전체가 흔들릴 정도였기에, 지금 이 모습이 외부에 전해지기로 한다면 사람들은 어마어마한 충격을 받을 것이다.한참 뒤, 제 상서가 물었다.“다 갈아입으셨습니까?”제 제사는 아무 대꾸도, 움직임도 보이지 않자 제 상서가 천천히 몸을 돌렸다.제 제사는 이불로 얼굴과 몸을 가린 채 합쳐 놓은 의자에 누워 있었고 그의 옆에는 조금 전까지 입고 있었던 의상이 정갈하게 정리되어 있었다.제 상서는 화려한 색감의 의상을 멍하니 쳐다보다가 결국 꾹 참고 있던 눈물을 뚝뚝 흘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도대체 왜 그러신 겁니까…?”자신의 아버지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불을 꽉 잡고 있던 제 제사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제 상서는 곁방에 들어와서 지금까지 제 제사를 아버지라고 부르지 않았으며 제 제사도 아들이 무슨 생각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의 아들마저 지금의 자신을 창피하게 여기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제 상서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의자에 털썩 앉았고 방을 떠날 생각이 없어 보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235화

    조용하게 지켜보던 송석석이 순방영 경위에게 일단 열 냥을 챙기라고 명했다.“이걸로 일단 모든 사람들이 먹을 수 있을 정도의 음식을 샀다가 나중에 풀려나면 이 사람들끼리 알아서 돈 계산하라고 하면 돼.”송석석은 일부러 갇혀 있는 사람들에게 들으라고 말했다. 이곳에 잠깐 갇혀 있는 것이니 난동을 부리지 말고 조용하게 버티라는 뜻이다.밤이 깊어지자 송석석은 다시 한번 순찰에 나섰는데, 이번에 본 제 제사는 조금 전보다 더 심하게 떨고 있었다.그러자 주위를 경계하던 양기웅이 조심스럽게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대감님, 혹시 덮을 것 하나만 주실 수 있겠습니까? 저희 어르신께서 추위에 많이 약하십니다...”송석석은 제 제사를 힐끗 쳐다보았다. 제 제사는 이상한 자세로 움츠리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온몸이 점점 더 굳어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계속 이대로 뒀다가는 동상으로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송석석은 결국 지시를 내렸다.“여봐라. 이 자를 데리고 가서 따로 가두거라. 이대로 두면 동상으로 사망할 수도 있으니 덮을 것도 하나 내어주거라.”양기웅은 얼른 무릎을 꿇은 채 훌쩍이면서 머리를 조아렸다.“감사합니다!”스스로 일어설 힘도 없는 제 제사는 양기웅 등에 업혀 옥에서 나갔고 이를 지켜보던 나머지 사람들은 불만이 생겼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뒷모습으로 보았을 때 업혀 나간 늙은이는 곧 죽을 사람처럼 보였기에 이곳에서 죽은 사람과 함께 갇혀 있고 싶지는 않았다.경위부는 매우 커 정당 옆에는 곁방도 하나 있었다. 곁방은 평소에 송석석이 쉬는 곳으로 공간은 작지만 아늑하고 따듯했다.송석석은 양기웅과 제 제사를 곁방에 안치한 뒤 의자를 가리키며 말했다.“의자는 마음껏 사용해도 되지만 침대에 누우면 안 됩니다. 이곳은 제가 평소에 잠깐 휴식을 취하는 공간입니다.”송석석의 말에 양기웅이 사정하기 시작했다.“저희 어르신은 몸이 약해서 밤새 앉아 계실 수 없습니다. 저희 어르신께서 일단 이 침대에 며칠만 신세를 지고 나중에 새것으로 사드리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234화

    그러자 찻잔을 손에 들고 있던 송석석이 담담한 목소리로 물었다.“제 상서께서 제게 무엇을 주실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혹은 스스로의 힘으로 얻을 수 없는 물건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송석석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제 상서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짓자 송석석은 이내 피식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얼른 저택으로 돌아가십시오. 오늘밤은 제가 직접 이곳을 지키고 있을 겁니다.”“그럼 왕비님께서 진정으로 원하시는 게 무엇인지 솔직하게 얘기해줄 수 있으시겠습니까?”제 상서가 집요하게 묻자 송석석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대답했다.“아무것도 원하지 않습니다. 전 그저 선황제의 체면을 위해 이 일을 하고 있는 겁니다. 모든 일에 이익 관계가 따르는 건 아닙니다. 아 참, 경위부에서 음식을 공급하지 않으니 저택 하인들을 시켜 음식을 보내오세요. 혹은 저희 경위부에서 음식을 살 수 있게 은화를 남기고 가셔도 됩니다.”제 상서는 여전히 송석석의 속을 알 수 없어서 고개를 갸우뚱거린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송석석은 제씨 가문과 깊은 원한 관계가 있는 건 아니지만 서로 그리 우호적이지는 않았기에 이렇게 조건 없이 제씨 가문을 도와준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일이다.송석석이 선황제의 체면을 위해 제씨 가문을 돕는 거라고 했지만 제 상서는 그 말이 믿어지지 않았다.“대감님, 혹시 제 곁에 능력 있는 자가 생기면 제가 북명왕에게 소개를…”“제 상서, 멀리 나가지 않겠습니다.”송석석은 재빨리 제 상서의 말을 끊었고 잠시 고민하던 제 상서는 자신의 몸을 뒤적이다가 은화를 챙겨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저택으로 돌아가서 음식을 준비해오겠다고 얘기한 뒤 떠났다.제 상서가 떠나자마자 시만자가 잔뜩 들뜬 얼굴로 달려왔다.“나 먼저 돌아갈게. 조금 전에 황실에서 말을 전해왔는데 신신과 만두가 곧 도착할 거라고 했어서. 넌 오늘밤 이곳을 지키고 있을 거지? 그럼 나 먼저 갈게?!”그러자 송석석이 놀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고는 반짝이는 눈빛으로 물었다.“그게 정말이야?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233화

    비록 갈증이 심했지만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뜨거운 찻물을 보자 제 상서는 마시고 싶은 생각이 사라졌다. 송석석이 여학에 관한 화제에 관심이 없어 보이자 제 상서는 이내 다른 얘기를 꺼냈다.“북명왕 곁에 유능한 조력자가 한두 명밖에 없다고 들었는데 제가 실력 있는 사람을 소개해드릴 수도…”제 상서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송석석이 손을 내두르며 말했다.“제 상서님, 괜히 화제를 돌릴 필요 없으십니다. 현재 이곳에서 제 제사의 신분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남풍관에서 나오기 전에 제가 천으로 제 제사의 얼굴을 가렸습니다. 그리고 옥에서도 천을 쓰고 계시니 염려 마십시오.”단도직입적인 송석석의 말에 제 상서는 순간 당황해서 말을 잇지 못했으며 얼굴도 벌겋게 달아올랐다.제 상서는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창피해 난감했다.만약 옥에 갇힌 사람이 아버지가 아니라 가문 중 다른 사람이었다면 그자가 누구든 제 상서는 직접 다리를 부러트려 가문에서 쫓아냈을 것이다.잠시 침묵하던 제 상서는 한참 지나고 나서야 낮은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물었다.“대감님, 혹시 제 아버지를 풀어줄 수 있으십니까? 제 아버지는 연세도 높고 건강도 안 좋으셔서 오랫동안 옥살이를 할 수가 없습니다.”“제 상서, 전 황제 폐하의 어명을 받고 남풍관을 조사하고 있는 겁니다. 남풍관 현장에 있었던 자들은 이틀 뒤면 바로 풀려날 것입니다. 조사 목적이 남풍관을 찾은 손님들이 아니라 남풍관에 숨어 지내는 사국 정탐조들이니까요. 제 상서께서 아직 모르고 계실 수도 있는데 남풍관 몇 군데에 사국 사람들이 열 명도 넘게 숨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사국 사람들은 전부 사온이 진성에 데리고 와서 남풍관에 몰래 숨긴 자들이죠. 제 상서의 부친께서도 이 사국 사람들과 시간을 보낸 적이 있습니다.”제 상서의 얼굴은 점점 하얗게 질렸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만약 송석석의 말이 전부 사실이라면 이 일은 그저 도덕에 어긋나는 정도로 쉽게 끝나지 못할 것이다.아버지께서 대체 이런 바보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232화

    광릉후가 떠난 뒤,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제 상서는 이내 부하를 시켜 공주부에게 가서 제수찬을 데리고 오라고 명령했다.하지만 일은 제 상서의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며칠 전에 한녕 공주와 함께 강남으로 구경을 떠난 제수찬이 3월 달이 되어서야 돌아올 거라는 말을 전해 듣게 되었기 때문이다.“그 놈은 맨날 머릿속에 놀고먹는 생각밖에 없어! 제씨 가문 세력 덕분이 아니었으면 그 놈이 한녕 공주와 혼인을 할 수 있었을 것 같아?”제 상서가 씩씩거리면서 테이블을 내리치자 곁에 있던 하인이 제안했다.“대인님, 셋째 어르신과 그 부인께 부탁을 드려보는 건 어떻습니까?”“둘 다 멍청해서 오히려 일을 더 그르칠 수도 있어. 전혀 도움이 안 될 것이야!”제 상서가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만약 사여묵이 진성에 있다면 제 상서는 남자끼리 잘 얘기해서 부탁을 하기도 쉬웠을 텐데 하필 사여묵이 집을 비운 지금, 여인에게 이런 부탁을 하기엔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그렇다고 이 일을 내일까지 끌 수는 없었기에, 오늘밤 반드시 아버지를 옥에서 빼내야 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그가 추운 경위부 옥에서 오랫동안은 버티지 못할 게 분명했다.제 상서는 부탁할 사람이 없는 게 아니라 섣불리 아무한테나 얘기할 수 없는 것이다.그는 자신의 아버지가 이런 취향을 가지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으며 지금까지 아버지는 단 한번도 아들 앞에서 티를 낸 적이 없었다.혼인을 하고 자식까지 낳은 제 제사는 늘 엄숙하고 정의로운 사람이었으며 송석석이 소주방을 운영한다고 했을 때에도 크게 비판을 했었다.더군다나 제 제사는 평소에 가문 제자들에게도 경거망동하지 말라고 늘 경고를 하고 주의를 줬었는데, 본인이 이렇게 큰 사고를 칠 줄은 상상치도 못했다.한숨을 푹 내쉰 제 상서는 부하에게 가마를 준비하라고 명령한 뒤,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경위부로 향했다.오늘밤 남풍관을 조사했고 많은 사람들을 체포했으니 송석석은 아직 경위부에 남아있을 것이다.경위부에 도착한 제 상서는 가마에서 내렸고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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