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83화

혜 태비는 그녀를 쉽게 놓아주고 싶지 않았다. 적어도 왕가에 시집오려는 생각을 버리기 전까지는 놓아주지 말아야 한다.

송석석은 상관없는 듯 무릎을 꿇고 있었다. 과거 매산에서 무릎을 꿇는 것이 적지 않아 익숙해졌다.

그녀는 혜 태비의 비위를 맞추지 않을 것이다. 혜 태비의 곁에는 비위를 맞추는 사람이 많은 데다, 원수와의 혼사는 원래 각자 필요한 것을 취하는 것이니 잘 보일 필요가 없다.

사실 혜 태비와 같은 성격은 오히려 대처하기 쉽다. 모든 것이 쉬이 드러나고 꿍꿍이가 없어 뒤에서 몰래 수작을 부리는 자들보다 낫다.

그녀는 혜 태비를 괴롭히지 않을 테지만 혜 태비의 괴롭힘을 당하고만 있지도 않을 것이다. 과거 장군부의 노부인도 전북망이 돌아오기 전 흠집을 잡지 않고 온화하게 대해줬기에 그녀도 노부인에게 효도했다.

다만 공을 세우고 돌아온 전북망이 이방과 혼사를 치르려 하자 노부인은 온화하지 않았고 그녀도 참지 않았다.

팽팽히 맞서고 있을 무렵, 어마마마라고 부르는 소리와 함께 한녕 공주가 사람을 데리고 들어왔다.

한녕 공주는 올해 15살이고 금방 계례를 넘겼다. 예쁘게 생겼으며 귀여움에 왕실의 귀티가 배어 있었다. 살구색 저고리에 동색 치마를 입고 들어와 몰래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는 송석석을 살펴보며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녀는 송 장군이 장춘궁에 왔다는 궁인의 말을 듣고 급히 찾아온 것이다.

그러나 모비와 사이가 좋지 않은 듯 이곳에 무릎을 꿇고 있을 줄은 생각지 못했다.

송석석은 고개를 들었고 마침 한녕 공주와 시선이 마주쳤다. 그녀는 이미 꿇고 있는 터라 바로 입을 열었다.

"공주를 뵙사옵니다."

"송 장군? 정녕 송 장군입니까?"

한녕 공주는 신나게 소리를 지르며 바로 다가가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어서 일어나시지요."

"원이야!"

혜 태비는 한녕 공주의 아명을 부르며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누가 오라고 한 것이냐?"

"송 장군이 왔다는 것을 듣고 이리 찾아왔습니다."

한녕 공주는 송석석을 부축하며 입을 삐죽 내밀었다.

"어찌 송 장군에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