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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화

사여묵은 장춘궁을 나와 바로 태후에게 문안을 올리러 와서 송석석과 혼인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태후는 그의 말을 듣고 무척 흐뭇해하며 말했다.

“녀석, 조용히 신붓감 알아보러 다녔나 보구나. 안 그래도 얼마전에 네 어미는 네가 언제 혼인하나 걱정하더니 전쟁터에서 만난 석석이와 마음이 맞았나 보구나. 참하고 착한 아이이니 잘 대해주거라.”

사여묵이 말했다.

“저야 당연히 잘해줄 것입니다. 다만 어머니께서 석석이를 별로 마음에 들어하지 않으셔서 걱정이네요. 아마 곧 석석이를 궁으로 불러 군기를 잡으려 하실 것 같습니다.”

태후는 그가 지원을 요청하러 왔다는 것을 눈치채고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걱정 말거라. 이 몸이 있는 한, 절대 그 아이가 서러운 일을 당하지 않게 할 것이다.”

사여묵은 정중히 큰절을 올리며 감사를 표했다.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마마.”

태후의 얼굴에 잠시 착잡한 표정이 스치고 지나갔다. 하지만 이내 표정을 수습하고 사여묵에게 전쟁터에서 있었던 일과 다친 곳은 다 나았는지 물어보았다.

사여묵은 정중하게 대답했고 황태후는 태의를 불러 진맥을 하고 몸에 좋은 보약을 처방하게 했다.

태의원에서 적지 않은 보약을 처방받은 사여묵은 약재를 한아름 안고 출궁했다.

가끔 그는 자신이 대체 누구의 아들인지 혼란스러울 때가 있었다. 그의 어머니는 절대 그에게 이런 사소한 것들을 묻지 않았다.

축하연이 있던 날, 술 취해서 장춘궁에 온 그에게 잔뜩 흥분한 얼굴로 남강을 수복하여 큰공을 세웠다며 그들 모자의 이름이 역사에 길이 남을 거라고 기뻐하던 분이었다.

하지만 한 번도 그에게 전쟁터에서 힘들지는 않았는지, 다치지는 않았는지 물어보지 않았다. 그녀는 오로지 결과에만 관심이 있는 듯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어머니에게 서운한 감정은 없었다. 그분은 항상 모두가 자신의 뜻을 따르기를 바라는 분이셨다.

아들에게 애정이 없다기보다는 모자 사이에 딱 서운하지 않을 정도로만 정을 주는 분이었기에 사여묵 역시 다른 기대는 하지 않았다.

사여묵이 떠난 뒤, 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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