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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화

회 왕비와 란군주는 30분 동안 앉아 있다가 떠났다. 송석석은 혐오가 조금도 섞이지 않은 얼굴로 그들을 밖으로 배웅했다.

보주는 그녀 대신 억울해서 말했다.

“아가씨께서 군주께 선물을 드렸는데 회 왕비께서 돌려보낸 건 분명 아가씨를 경멸해서 그런 거예요. 그런데 아가씨는 왜 오늘 그분들에게 그렇게 잘해주신 거예요?”

송석석은 화장대 앞에 앉아 보주에게 비녀와 액세서리를 모두 떼라고 분부했다.

“누굴 접대하든 다를 건 없어. 그냥 웃는 척하며 인사하면 그만인걸. 그리고 이모가 예전엔 나한테 잘해줬어. 주제도 모르고 이혼한 몸으로 사촌 동생에게 선물을 한 내 탓이지.”

“하지만 아가씨께서 직접 간 것도 아니잖아요. 게다가 아가씨께서 이혼당한 게 아니라 황제 폐하께서 이혼을 허락하신 건데 왜 선물도 할 수 없어요?”

“보주야, 너무 그렇게 생각하지 마. 일일이 따지면 피곤하지 않니?”

송석석은 동경 속의 피곤한 얼굴을 보며 생각했다.

(요 며칠 동안 파도처럼 사람들이 몰려와서 정말 쉴 새 없이 손님을 맞이했어. 진성에 관솔이 이렇게나 많은 지 몰랐었어. 하긴, 천하의 가장 존귀한 사람들이 모두 진성에 모였으니 당연한 건가?)

그러자 보주가 말했다.

“아가씨께서 마음이 너그러우신 거예요.”

송석석은 동경 속의 자신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런 것까지 따지면 힘들어서 난 벌써 목숨을 끊었을 거야.)

송석석은 회 왕비에게도 다른 관솔들을 대하듯 조금도 진심을 섞지 않았다.

(사람은 원래 이기적인 거야. 내가 이혼하고 국공부로 돌아왔을 땐 저택에 아무도 없었어. 그러니 쇠퇴하는 건 당연한 일이겠지. 하지만 그땐 전북망과 이방의 형세가 한창이었기에 회 왕비가 나와 거리를 두면 적어도 장군부의 미움은 사지 않을 테니까 그런 거였고.)

진성에서 회왕부의 원칙은 되도록 미움을 사지 않는 것이었는데 만약 반드시 누군가의 미움을 살 일이 생긴다면 가장 만만한 상대를 골라 미움을 사는 것이었다.

오늘날 송석석은 공을 세웠는데 이방은 아무런 공훈도 없이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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