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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화

사여묵은 역시 어릴 때 가 좋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그때는 형님과 모든 것을 얘기할 수 있고 할 말이 있어도 지금처럼 빙빙 돌려서 말하지 않고 직접 얘기했으니까.

노 집사는 뭔가 생각난 듯 말했다.

“황제폐하께서 은혜를 베풀어 태비님을 여기로 보낸다고 해서 사람을 시켜 봉명원을 깨끗이 청소했습니다. 그리고 태비께서 지목한 가구를 마련하는데 총 은 3만 냥이 들었습니다.

그의 말에 사여묵은 눈썹을 찡그리며 물었다.

“3만 냥? 무슨 가구를 사는데 3만 냥이나 써?”

말을 마친 그는 일어나 직접 봉명원으로 갔다. 정원에 들어서자 모란, 작약이 심어져 있었는데 특별히 온실까지 제작했다. 하지만 이 여름엔 쓸모가 없고 겨울을 대비해서 제작한 것이었다.

“원래 있던 매화나무는 모두 베었어?”

사여묵은 미간을 더 찡그리고 물었다.

노 집사는 조심스럽게 그의 뒤를 따라가며 말했다.

“태비께서 매화는 곰팡이가 껴서 싫다고 해서 모두 옮겼습니다.”

사여묵이 궁에서 나온 후부터 정원에 각종 매화나무를 심었었다. 그래서 겨울이면 정원에 매화의 향기가 풍겨 마치 매산에 사는 것 같이 가슴을 시원하게 했다.

방에 들어가 보니 가구가 가지런히 놓여 있고, 모든 건 배나무로 제작한 것이었는데 그래도 3만 냥이 될 만큼 비싸 보이지는 않았다. 정말로 비싼 건 골동품 선반 위의 골동품과 벽에 걸려 있는 서화였다.

그리고 침실에 있는 화장대, 여름 침대, 푹신한 침대, 귀비의자, 이 모든 건 다 배나무로 제작되었고 조각 솜씨가 정교해서 황궁의 물건보다 조금도 뒤지지 않았다.

이것도 노 집사가 가격을 깎고 깎아서 3만 냥에 살 수 있었던 것이었다.

사여묵은 돈을 흥청망청 쓰는 것이 아니라 쓸 땐 쓰고 아낄 땐 아끼는 사람이었다.

그는 은 3만 냥으로 정원을 장식하기엔 너무 사치스럽다고 생각했다.

사여묵도 어마마마와 함께 살고 싶지 않지만 출정하기 전에 형님께서 남강을 정복하면 어마마마와 황궁 밖에서 사는 걸 허락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모셔온 것이었다. 듣기에는 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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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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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영
태비가 참견 많이 할테지ㅠ 노부인보다 더 독한 아줌마같아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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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영
왜송석석에게청혼을하지않은건지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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