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금이 장대성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라고 하자 장대성은 이해할 수가 없어 몰래 물었다. “우 선생, 왕야님께서 송석석과 결혼하고 병권을 내놓지 않으면 되지 않소?” 그러자 우금은 그의 머리를 한 대 때리며 말했다. “이런 멍청한 놈을 보았나? 병권을 넘기지 않으면 황제폐하께서 바로 태비마마를 내세워 이 혼사를 반대할 거 아니야?” 장대성은 여전히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지금도 태비마마께서 막을 수 있잖아.” 태비가 어떤 사람인지는 모두 다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누가 시켜서 막는 거랑은 차원이 다르지.” 우금은 더 이상 해명하지 않고 재촉했다. “얼른 가서 편지나 전해주고 와. 쓸데없는 말은 한마디도 하지 말고.” 장대성이 말을 끌고 나가는 것을 본 우금은 그제야 한숨을 쉬었다. (왕야님께서 효도하지만 뒤에 황제의 지지만 없다면 태비마마께서 반대를 해도 송 씨 아가씨와 결혼했을 거야.) 국궁부에서 북명왕의 편지를 받은 송석석은 약간 의아했다. (북명왕께서 군무가 있다면 사람을 보내 나보고 오라고 하면 그만인데 왜 직접 방문해서 미리 편지까지 보내주셨을까? 이건 분명히 군무 때문에 보낸 게 아니야.) 송석석은 원수께서 실직을 맡지 않겠냐고 물어보려고 쓴 편지라고 생각하고 집사에게 내일 북명왕을 대접할 준비를 하라고 한 후 마음속으로는 단신의에게 연왕비의 몸상태가 어떤 지 물어볼 생각을 했다. 연왕 가문의 영지는 진성에서 백 리 떨어진 연주였는데, 애초에 전북망과의 혼사 역시 그녀가 중매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혼할 때 연왕비가 소식을 전해오지 않은 걸 보아 이 일을 모르는 게 분명했다. 단신의의 여제자인 국춘이 연주에서 연왕비를 돌보고 있어 송석석은 단신의께서도 연왕비의 병을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그리고 단신의가 자신의 일을 국춘에게 말했지만 국춘이 연왕비에게 전하지 않은 것을 보아 병이 심각해진 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송석석은 보주에게 약왕당에 다녀오라고 했다. 왜냐하면 직접 나섰다가는 사람들에게 쫓기기 마련이기
약물로 목욕을 했더니 온몸에 온기가 도는 것 같았다. 그리고 취침 전 명주가 발을 담그는 약물을 가져와 매일 발까지 담가야 한다고 했다. 송석석은 순순히 발을 담그고 마음을 진정시키는 차를 마셨다. 이것 또한 단신의가 처방한 약인데 수면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전쟁터에서 방금 돌아왔을 땐 너무 피곤해서 이틀 동안 기절한 듯 잠을 잤지만, 피곤이 사라지자 송석석은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고, 설령 잠이 들었다고 해도 악몽이 끊이지 않았다. 아버지, 오빠 그리고 모든 살아있던 가족들이 피투성이가 되어 그녀의 앞에 나타나 놀라서 깨어나면 다시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가문이 멸문당했을 때 그녀는 후사를 치르고 장군부로 돌아갔을 때도 매일 안정제를 마셔야 잠을 잘 수 있었다. 단신의가 그녀의 모든 일을 마음에 두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녀가 약을 다 마시자 명주는 약과 한 알을 주며 말했다. “보주 언니가 아가씨께서 쓴 약을 먹는 것을 거부해서 약을 먹은 후에는 반드시 약과 한 알을 드셔야 한다고 했어요.” 송석석이 약과를 입으로 넣자 새콤달콤한 맛이 입안에서 풍겼다. 사실 그녀는 이제 쓴 약을 먹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어릴 땐 쓴 약이 두려워서 약을 먹은 후 어머니의 품에 안겨 애교를 부리면 온 가족이 달래 줬었는데. 지금은 아무리 쓴 약을 먹어도, 아무리 애교를 부려도 받아줄 사람이 없잖아.) 순간, 입안의 단 맛은 사라지고 약의 쓴맛과 시큼한 맛만 남아 마치 무의식적으로 떠오른 그녀의 기분 같았다. 하지만 그녀는 이런 감정을 억누르는데 익숙해 얼굴에 털끝만큼도 드러나지 않게 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녀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세심해서 이렇게 하지 않으면 그녀가 기분이 나쁜 것을 알아채고 모두 마음 아픈 표정을 짓기 때문이었다. 진복은 약을 가져다 드리고 태공이 직접 그린 서화도 가져왔다.태공은 수십 년 동안 그림을 연구한 결과 큰 성과를 거두었다. 그래서 송 씨 가문은 매년 은화를 기부하여 가난한 이들이 각자 꿈을 펼칠
미혼 남녀가 단둘이 한 방에 있겠다는데, 만약 다른 사람이라면 진복이 무조건 보주나 명주를 남겨 송석석의 옆에 있으라고 했을 것이었다. 하지만 원수와 장군이라는 호칭에 진복은 두 사람이 군무에 대해 말하려는 것을 알아채고 차를 한 잔 더 드리고 바로 모든 사람을 데리고 나가 문을 닫았다. 그리고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게 했다. 사여묵은 찻잔을 들고 긴 손가락으로 잔에 그려진 꽃무늬를 만지며 굳은 표정을 지었다. 한참을 기다려도 말을 하지 않자 송석석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원수님, 혹시 남강 전쟁터에서…….” “그런 거 아니야!” 사여묵은 그녀의 말을 끊고 차를 한 모금 마신 후 내려놓고 말했다. “나는 오늘 개인적인 일로 온 것이지 군무 때문에 온 게 아니야.” 송석석은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했다. (사적인 일? 나와 원수 사이에 무슨 사적인 일이 있지?) 사여묵은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황제폐하께서 당신에게 3개월 내에 시집가라고 하셨지. 그렇지 않으면 궁에 들어가 황비가 되라고 하셨고, 그렇지?” 송석석은 사여묵이 이 일을 알고 있는 것에 조금도 놀라지 않고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혹시 입궁해서 마마가 되고 싶어?” 사여묵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송석석은 그를 바라보며 되물었다. “혹시 황제폐하께서 보내신 건가요?” “아니, 이 문제는 내가 묻는 거야.” 송석석은 그의 맑은 눈을 보며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싫습니다.” 그러자 사여묵이 또 물었다. “그럼 마음에 둔 사람은 있어?”그는 송석석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그녀 얼굴의 표정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러자 송석석이 대답했다. “아뇨, 없어요.” “그럼 관심 가는 사람은?” “그것도 없어요.” 사여묵은 송석석의 마음속에 자신의 자리는 없다는 걸 진작에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관심 있는 남자가 없다고 하니 마음이 벌에게 쏘인 것처럼 살짝 아팠다. 하지만 괜찮았다. 어차피 모든 남자에게 관심이 없는 것이니까. 송석석은
감동스러운 말이었지만, 그럼에도 송석석은 거절했다. “황제께서 저에게 3개월 안으로 남편감을 구하라고 하셨습니다. 후계자를 내정하려고 하시는 것 같은데 제가 원수와 위장 혼인을 한다하면 황제께서 허락하지 않으실 겁니다.”사여묵은 그녀가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줄 몰랐다. 아직 황제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았다. 그는 잠시고민한 뒤 손에 힘을 주었다. “그건 자네가 걱정할 필요 없네. 폐하께는 내가 말씀드리지. 후계자를 고민하시는 이유는 아마 전북망처럼 제멋대로에 난폭한 사람일까봐 걱정하셔서 그런 것일 세.”전임자를 비하하는 것이 썩 좋아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녀도 납득이 가는 이유였다.송석석은 전북망의 이야기를 듣고도 아무런 감정 변화가 없었지만 그럼에도 원수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국공의 지위를 차지하고 뒤로는 송씨 가문의 군대를 두는 것이니, 후계자 선정은 신중해야 한다.예전에 아버지가 황제로부터 추봉 되었을 때, 훗날 그녀의 사위가 그 직위를 계승할 수도 있다고 말하였다. 그녀가 전쟁에 참여해 송씨 가문 군대로부터 인정을 받을 줄 몰랐던 모양이다.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으니, 아무나 선택할 수는 없다.3개월 동안 그녀에게 남편감을 알아보라고 하기는 했지만, 사실 황제는 그녀가 적절한 사람을 고를 수있도록 돕고 있었다. 하지만 황제는 후계자로써 적합한 지만을 고려할 뿐, 그녀와 맞는 사람인지, 그녀의 인생을 함께 할만한 사람인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원수지간이 될 수도 있다.사여묵은 그녀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눈치채고 말했다. “짐은 사모하는 여인이 혼인한 뒤부터아내를 들일 생각이 없었네. 하지만 황제 폐하께서 혼인을 원하시고 짐은 폐하의 동생이니, 그 명을 따를 수밖에. 다른 여인과 혼인하는 것보단 당신과 혼인하는 편이 나을 걸세.”송석석은 그의 깊은 눈빛을 마주보고 잠시 멈칫하더니 말했다. “원수님, 소인이 혼인하여도 사모하시는 분이 따로 있다면 저는 첩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소인 그런 건 원치 않습니다. 소인은 이미 이
사여묵이 떠난 뒤, 진복과 두명의 유모가 들어왔다.송석석은 그들에게 숨기지 않고 사여묵이 혼인을 원했으며 그녀도 동의했다고 말했다. 진복과 두 유모는 잠시 멍한 표정을 짓고 말을 잇지 못하다 다소 진지한 표정으로 바뀌었다.“이게 가장 최선의 방법일세.” 송석석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와 원수 사이에는 어떠한 애정도 없네. 있는거라곤 전우애뿐이지. 그러니 혼인을 한다면 그자와 하는 것이 최선이야.”두 유모 무언가를 말하려다 이내 말을 삼키고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가씨, 마음 단단히 하셔야 해요. 첩을 두지 않는 황실 남자들은 본적이 없어요.”같은 날 북명왕이 청혼하러 왔지만 부인이 그를 거절했다. 부인은 딸을 황실에 시집보내는 것을 원치않았다. 부인은 첩까지 여럿이 있는 집안은 일이 복잡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두 유모는 차마 아가씨에게 이런 말을 할 수 없었다. 부인이 반대하긴 했지만, 북명왕의 청혼을 그녀가 이미 받아들였기 때문이다.“상관없네.” 송석석이 말했다.“상관없으시다고요?” 양씨 유모가 의아해했다. “하지만 장군이 평처를 들이는 건…”송석석이 고개를 저으며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거랑은 얘기가 다르네. 전북망은 모친 앞에서 첩을들이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이에 나는 그쪽 집안을 책임지며 그가 이기고 돌아올 때까지만을 기다렸지. 하지만 그자는 복무를 마치고 돌아와서 이방을 첩으로 들였어. 나와 모친과의 약조를 어기고 나래에 대한 남편으로써의 책임을 어긴 것이지. 나는 아내로서의 도리를 다했지만 그 사람은 남편으로서의 도리를 다하지 못하고 다른 여자에게 헌신한 거야. 그런 주제에 나에게 그런 무정한 말까지 했으니 나로써도 당연히 참을 필요가 없네.”이 말에 진복과 두 유모의 눈에 불꽃이 튀었다. 그래, 아가씨가 이렇게 진심을 다했는데 그런 대접을 받다니, 화가 나지 않을 수가 있겠나?송석석이 이어서 말했다. “나와 원수는 서로의 필요를 위해 혼인하는 것임을 서로 합의했네. 우리는 서로 애틋할 필요도, 잘 맞아
그는 오 대반이 건네준 호부를 바라보았고, 그는 여전히 오묘한 눈동자를 하고 있었다. 잠시 후, 그는 송씨 가문 군대의 호부 절반을 꺼내 사여묵이 건넨 것과 합쳤다. 이로써 북명군의 호부가 완성되었고, 아바마마는 그날 그에게 북명군 호부를 그에게 주어 계속해서 북명군을 이끌고 나라를 지킬 수 있도록 했다. 그는 이것을 상납하지 않아도 되었고, 한 번도 만져본 적 없는 북명군 호부를 손가락으로 쓰다듬자 그의 손끝 사이로 이상한 감각이 전해졌다. "송석석이 동의했다고 하였느냐?"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물었다."폐하, 동의하였사옵니다."사여묵은 여전히 천진난만한 동생처럼 기뻐하며 말했다."그날 소인이 출정하기 전에 청혼을 하러 갔고, 송 부인께서 그녀를 전북망과 혼인시킬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돌고 돌아 결국 저의 곁으로 올 것이라는 것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그는 고개를 들었고, 그의 입가에는 달콤한 미소가 피어올랐다."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소인은 폐하께서 내리신 3개월 간의 칙령이 저에게 기회를 주기 위한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황제는 재빨리 얼굴의 흐릿함을 떨쳐 버리고 매우 다정하게 웃어 보였다."강요하지 않으면 또 한 번 더 그녀를 내줄 작정인겐가? 짐은 네 기질을 잘 알고 있고, 과거에는 청혼을 할 수도 없었고, 지금은 또 천천히 감정을 기르려고 하고 있지. 하지만 여자는 세월을 지체할 수 없고, 그녀의 가문도 작위가 계승되어야 하네."그러자 사여묵은 부끄러워하는 기색을 보이며 말했다."소인이 겁이 많은 탓입니다."황제는 한참 동안 침묵을 지키다가 그를 바라보며 말을 꺼냈다."송석석이 정말 너에게 그렇게 중요한 것인가?""폐하, 소인이 오랫동안 그녀를 흠모해 왔던 것을 폐하께서도 아시지 않습니까."사여묵은 한쪽 의자에 앉아 이어서 말했다. "본래 구휼과 보상이 끝난 후, 병부를 상납하고 천천히 그녀와 함께 지내며 감정을 키우려 했습니다. 하지만 폐하의 칙령으로 인해 저는 그녀가 다른 사람에게 빼앗
용춘궁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녀에게 북명왕비가 되고 싶거든 내가 죽지 않는 한 꿈도 꾸지 말라고 전하거라!"사여묵은 혼란에 빠진 혜 태비를 침착하게 바라보았고, 그는 어렸을 때부터 이 우렁찬 목소리에 익숙해져 있었다.하지만 송석석이 익숙해지지 않는 것이 두려운 건 사실이었다. 혜 태비는 새파랗게 질린 얼굴을 한 채 손을 뻗었고, 그녀의 긴 갑옷은 사여묵의 코끝에 닿았다. "나는 며칠 후에 황실에 가서 오래 거주할 것이다, 그녀가 황실 문을 한 발짝이라도 들어오려 한다면 난 그 다리를 끊어버릴 테야!"그러자 사여묵은 약간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예, 다리를 끊어버리십시오. 저는 그녀가 적의 두 다리를 자르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칼은 번개처럼 빨랐고, 사람을 세 동강을 내버리는 것을 보고 어찌나 속이 시원하던지요."혜 태비가 손을 번쩍 들며 엄숙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녀가 송씨 가문의 적녀든, 무술이 강한 장군이든 내 눈에는 장군부에서 쫓겨난 버려진 여인이다! 넌 친왕이고, 진성의 얼마나 많은 순결한 귀녀들이 네 황실 문을 들어가고 싶어 하는데, 넌 헌신짝이나 고르다니! 단단히 돌아버린 게지?!"그러자 이때, 사여묵의 눈이 번쩍였다. "이런 말은 두 번 다시 듣고 싶지 않습니다. 만약 어마마마께서 그녀를 좋아하지 않으신다면 황실에 살지 않고 이 궁에서 보살핌을 받으시면 되겠네요."혜 태비는 눈살을 찌푸리며 차가운 눈초리로 바라보았다."뭐라고? 네가 그…… 그 혼인을 한 번 한 여인 때문에 나를 황실에서 살지 못하게 하겠다는 거야? 사여묵, 이 불효막심한 놈!"불효막심한 놈이라는 말은 태산이 머리를 내리누르는 것과 같았고, 사여묵을 숨이 막히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첫 번째와 두 번째는 확실히 벼락을 맞은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백 번, 이백 번을 넘어 수없이 들은 후에 "불효막심한 놈"이라는 말은 사여묵에게 그저 어머니가 화가 난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들 모자 관계가 겉으로 조화를 유지하는 것은
그녀는 귀비탑에 누워 마음속으로 송석석에게 몹시 화가 났고, 고 씨 유모가 옆에서 말을 건넸다."태비마마, 슬퍼하실 필요 없습니다. 왕야님께서는 항상 생각이 있으신 분이지만, 지금은 잠시 송석석의 외모에 현혹되었을 뿐입니다. 듣자니 그녀의 용모가 진성에서 최고라고 하며, 송 부인께서 그녀를 시집보내려 했을 때 얼마나 많은 귀공자들이 청혼하러 왔는지 모릅니다. 어떻게 송 부인이 그녀를 전북망에게 시집보냈는지 정말 의문입니다."그녀는 손수건으로 혜 태비의 눈물을 닦아주며 위로했다."그런 중고품 하나 때문에 이렇게 화내실 필요 없습니다. 왕야님께서 굳이 그 여자와 결혼하겠다고 고집을 부리시면 결혼하라고 하십시오. 미인은 멀리서 보면 눈이 즐겁지만, 날이 갈수록 지겨워질 게 뻔합니다. 아무리 아름다운 여인이라도 질투하고 심술궂은 짓을 저지르면 어떤 남자가 좋아하겠습니까? 황실에서도 그녀 혼자만 있는 것은 불가능하고, 후궁 미녀들이 줄줄이 들어온다면 그녀의 흉측한 얼굴이 드러나게 될 테고, 그때가 되면 왕야님께서는 그 여자를 싫어하시겠죠."그러자 혜 태비가 한탄하며 말했다."말은 그렇게 하지만, 그가 그토록 당당하게 버림받은 여자를 아내로 맞이하니, 내가 어찌 후궁에서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있겠는가?"그녀는 항상 강했고, 선황의 모든 후궁에서 언니를 제외하고는 그들 중 누구에게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으며, 그날의 덕 귀비도, 지금의 덕 귀태비도 그녀는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여겼다.덕 귀태비의 진왕은 황후 친정의 조카딸과 혼인하였고, 황후의 친정인 제상서는 사족 출신으로 집안 전체가 조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녀의 딸 한녕 공주 역시 혼사를 논하고 있으며, 제나라 가문의 여섯째 도령이 명단에 올랐다. 여섯째 도령은 제씨 가문의 삼취였고, 비록 적출이었지만 셋째 어르신이 어렸을 때 쓰러져 머리가 망가진 탓에 마흔 살의 나이이지만 정신 연령은 칠팔 세의 어린아이와 같았다. 다행히 온화한 아내를 얻었기에 그를 자식과 같이 총애했고, 아들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