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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7화

사여묵은 문을 닫고 며칠 동안 면회를 사절했다.

요즘 찾아오는 사람이 엄청 많을 텐데 그는 한 사람도 만나지 않았다.

사여묵은 황궁을 떠나자마자 장난기가 가득 찬 표정을 거두었다. 그는 이 어명 뒤에 숨겨진 황제폐하의 뜻을 알고 있었다.

송석석이 3개월 내에 시집가지 않으면 황궁으로 들어가 황비가 되어야 한다는 어명은 사실 사여묵에게 선택권을 넘긴 것이었다.

황실 서재에서 웃고 떠들던 말이 실은 진심이 담긴 말들이었다.

송석석이 입궁을 하든 말든 황제폐하에겐 중요하지 않았다. 그리고 모든 건 황제폐하의 말 한마디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다.

몇 년 전부터 황제폐하는 송석석에 대한 그의 마음을 알고 있었다. 그는 남강 전쟁터에 나가기 전 송 부인을 찾아가 송석석의 혼인을 미뤄달라며 남강의 승리를 예물 삼아 송석석을 부인으로 맞이하겠다며 부탁했다.

황제폐하도 이 일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남강전쟁이 끝난 오늘날 그가 송석석과 결혼하길 바라는 것이었다.

겉으로 보기엔 형제간의 우애가 좋아 보였지만 실은 그날 황실 서재에서 했던 모든 말 중의 핵심은 바로 송석석이 어떤 세자와 결혼하든 군대를 거느리고 자신의 지위를 강화할 위협이 있으니 그녀와 결혼하려면 병권을 내려놓고 북명군의 통솔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 말은 그에게 들으라고 한 말이었다.

그는 황제폐하가 자신을 줄곧 꺼려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당시 남강 전쟁터에 긴급 상황이 발생했지만 황제폐하는 그와 북명군을 보내 남강을 지원하는 것을 주저했다.

황제폐하는 송원수가 남강을 한 번 되찾았으니 이번에도 꼭 성공할 줄 알았다.

하지만 전쟁은 오랫동안 지속되었고 식량과 병기, 솜옷 등이 모두 부족한 상황에서 송원수는 끝까지 버텼지만 지원군을 기다리지 못했다.

그들이 희생하자 황제폐하께서는 그제야 그를 보내 북명군을 통솔해 남강 전쟁터로 갔다. 그 후로 그는 남강 모든 병마를 인수하고 관리했다.

(그러니 형님이 날 꺼려하지 않을 리가 없지.)

북명군은 그가 키운 것이었다. 그리고 부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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