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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화

오랫동안 외원을 관리했기에 견문과 식견이 넓었던 진복이 잠시 고민하더니 입을 열었다.

“아씨, 폐하께서 아씨를 정말 궐에 들일 생각은 없나 봅니다. 그게 아니었으면 당장 어명을 내려 후궁으로 불러들여도 되지요. 그런데 석 달이나 기한을 주셨잖아요.”

“나도 알아. 석 달 안에 시집가게 하려는 거야.”

송석석은 어이가 없었다.

“내가 독신녀로 사는 게 폐하께 해가 되는 것도 아닌데 말이야.”

“아버지 조서(诏書)에서 나와 혼인을 하는 자는 작위를 이어받을 수 있다는 사항을 봤었는데, 아버지의 작위를 이어받을 사람을 찾으시려는 건가?”

“저도 조서에 적합한 사내를 데려와 배양해야 한다고 쓴 걸 봤습니다. 추후에 가문의 대소사를 이어받을 수 있게요. 폐하께서 송씨 가문이 후계자를 찾는 걸 반대하시려는 것인지, 아니면 적합한 후보가 있어서 그러는 것인지 알 수가 없네요. 그런데 석 달이라는 기한을 준 것으로 보아, 이미 마음에 드신 후보가 있으신 것 같습니다.”

송석석은 어머니가 남겨주신 팔찌를 만지며 마음을 진정시켰다.

“자네 말대로 이미 내정된 후보가 있나 보오.”

송석석이 미간을 찌푸렸다.

또다시 모르는 사람과 혼인을 해, 모르는 사람에게 가문을 맡겨야 했다.

이때, 옆에서 듣고 있던 유모 중 한 명, 양 마마가 입을 열었다.

“만약 내정된 후보가 있다면 그분께서 데릴사위가 된다는 겁니까? 아이를 낳으면 송씨 가문의 대를 이어야 하는데, 과연 어느 사내가 이를 받아들이려 한단 말입니까? 행여 받아들인다 해도, 직위를 얻고 나서 첩을 들여 서자에게 직위를 물려준다면 그땐 저희는 어찌합니까?”

그녀 말대로, 데릴사위가 되어 혼자 들어오는 건 상관이 없지만, 가족 전체를 이 집안에 데려와 살게 할 수는 없었다.

그녀의 어머니도 전북망과 혼사를 추진한 가장 큰 이유가, 전북망이 첩을 절대 들이지 않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었으나 진성의 어떤 명문가도 첩을 들이지 않는 가문은 없었다. 심지어 평범한 백성조차, 첩을 들이는 게 다반사였다.

혼인에 대한 어떤 기대도 없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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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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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영
더많은글을읽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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