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상준의 말 없는 모습에 차우미는 긴장했다. 차우미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듯한 나상준의 눈빛은 마치 차우미가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는 것 같았다.나상준은 차우미의 생각을 읽은 듯했다.차우미는 나상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그의 눈길을 피했다.마치 자신이 무슨 잘못이라도 한 듯 그녀는 나상준을 바라보지 못했다.차우미가 시선을 돌리자 나상준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순간 차우미는 깜짝 놀라며 심장이 쿵쾅거렸다.“난...”“만약 김온이었다면 네가 이러지 않았겠지.”차우미가 말을 하기도 전에 나상준의 말이 그녀의 말을 끊었다. 평온하게 불공평한 일을 말하고 있었다.그렇다. 불공평했다.차우미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나상준을 바라봤다.‘지... 지금 뭐라는 거야? 이건 선배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일인데?’나상준이 왜 김온을 언급했는지 차우미는 알 수 없었다.순간 차우미는 멍해졌다.나상준은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계속 입을 열었다.“3년 동안 부부로 지냈는데 친구보다 못한가 보지.”“차우미, 너 지금 엄청 불공평한 거 알아?”나상준은 김온과 자신을 차별하는 차우미에게 또박또박 말했다.그제야 차우미는 나상준의 뜻을 알아차렸다. 나상준은 차우미가 자신을 밀어낼 이유를 만들고 있다고 생각했다.‘만약 김온이 아프다면 차우미는 김온을 돌봐 줬겠지. 이렇게 갖은 이유를 대며 머뭇거리지 않았겠지.’그는 달랐다.차우미는 김온과 나상준을 똑같이 대했지만 나상준은 차별을 느꼈다. 그래서 그녀한테 이런 얘기를 했다.나상준의 뜻을 알아차린 차우미는 나상준의 생각에 웃음이 났다.나상준의 생각은 어린아이와 같았다. 마치 부모가 편애하고 있어서 어른과 화를 내는 모습이었다.여기까지 생각한 차우미의 눈꼬리가 휘어졌다.“상준 씨, 뭔가 오해하고 있는 것 같아. 난 그런 뜻이 아니야. 그렇게 생각해 본 적도 없고. 내가 정말로 상준 씨를 보살펴 주고 싶지 않았다면 어젯밤에도 성우 씨 아니면 간병인을 불러 상준 씨를 돌봐주
차우미는 담담한 말투로 자신의 말을 끊는 나상준을 바라봤다.나상준도 흔들림 없는 평온한 눈빛으로 차우미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는 그녀를 믿지 않았다. 그는 그녀가 김온을 대하는 것처럼 자신을 대해주길 바랐다.차우미는 시선을 거두고 입술을 다문 채 고개를 숙이고 문을 열었다.띠링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자 나상준은 바로 안으로 들어갔다. 그 모습은 마치 어린아이가 부모의 부당한 행동에 화를 내는 모습과도 같았다.차우미는 걸어 들어가는 그의 모습을 보며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차우미는 원래 김온의 관계에 대해 그가 오해하지 않게 설명을 하고 싶었으나 지금 나상준의 행동을 보고는 말하지 않고 나상준의 말을 듣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그가 하고 싶은 대로 내버려 두지 않으면 상황이 더 안 좋아질 것 같았기에 차우미는 말없이 걸어 들어 간 뒤 문을 닫았다.차우미는 큰 창가 앞에 놓인 테이블에 배달음식을 올려놓고는 음식들을 꺼내며 입을 열었다.“먼저 먹어. 난 가서 씻고 올게.”걸어 들어온 나상준은 다리를 꼬고 식탁에 앉은 뒤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는 차우미의 수첩을 집어 들었다.차우미는 자신의 수첩을 들고 있는 나상준을 보며 어젯밤 밥 먹는 자리에서 나상준도 문제에 대해 들었던 것을 떠올렸다.‘상준 씨도 해결방안을 찾고 있는 건가.’그녀는 음식들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뒤 더는 말하지 않고 욕실로 들어갔다.나상준은 차우미에게 눈길을 주지 않고 수첩에 적혀있는 글씨를 바라봤다.새 수첩이라 그런지 기록 이외에는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았다. 차우미가 회성에 온 뒤로 적어 놓은 일에 대한 내용만 빼곡히 적혀있었다.나상준은 말없이 수첩을 넘겼다.차우미는 나상준을 상관하지 않고 화장실로 가서 칫솔하고 세수했다. 그리고는 옷을 가다듬고 머리를 묶은 뒤 화장실에서 나와 컵을 씻고 물을 끓였다.어제 갈아입은 깨끗한 옷이기에 옷은 갈아입을 필요가 없었다.물이 다 끓자 차우미는 컵 두 잔에 뜨거운 물을 담아 식힌 뒤 잔을 들고 나상준에게로 걸어갔다.나상
차우미와 나상준은 말없이 아침을 먹었다.아침을 다 먹기 바쁘게 나상준의 핸드폰이 울렸다.일이 많은 그가 늘 바쁘다는 걸 차우미는 알고 있었기에 혼자 조용히 식탁을 치웠다.나상준은 전화를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통화를 끊었고 차우미도 마침 식탁 정리를 끝냈다.방에서 냄새가 날까 봐 차우미는 먹은 음식을 비닐봉지에 넣은 뒤 잘 묶어서 문 앞에 가져다 놓았다. 조금 뒤, 밖에 나갈 때 버릴 생각이었다.나상준은 바쁘게 움직이는 차우미를 보며 입을 열었다.“약 먹어.”어제 퇴원 할 때 의사가 처방해준 약을 잘 챙겨 먹은 차우미는 오늘 몸 상태가 매우 괜찮아 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만약 나상준이 말하지 않았다면 차우미는 자신이 아픈 사람이라는 걸 까맣게 잊었을 것이다.나상준의 말을 들은 차우미는 조금 전 나상준이 약을 챙겨 달라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그는 어제 병원에 가지도 않고 의사를 부르지도 않았으며 저녁에 약만 한번 먹었다.차우미는 자신 마음대로 나상준에게 약을 먹이는 것이 걱정스러웠지만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직접 약을 먹이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자리에서 일어선 차우미가 물티슈에 손을 닦으며 말했다.“상준 씨, 지금 바빠? 바쁘지 않으면 내가 약 챙겨줄게. 약 먹고 가.”지금은 아마 일곱 시가 넘었을 것이다. 나상준은 항상 이 시간쯤에 회사에 가곤 했다.나상준은 자신 앞에 서서 맑은 두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차우미를 보며 입을 열었다.“응.”차우미는 미소를 지었다.병원에 가지 않겠다고 고집 피우던 나상준이 얌전히 약을 먹는다고 하니 차우미는 시름이 놓였다.나상준 방으로 돌아간 차우미는 전에 끓여 놓았던 따뜻한 물을 컵에 따른 뒤 어젯밤에 가지고 왔던 약을 꺼냈다. 그녀는 나상준의 몸 상태에 관해 물은 뒤 설명서를 꼼꼼히 읽어보며 나상준의 증상에 따른 약들을 챙겼다.차우미는 섬세하고 정성스럽게 약들을 챙겼다. 자신이 건네준 약을 먹고 혹시라도 나상준이 아플까 봐서였다.나상준은 차우미가 건네준 약을 망설임 없이 받아
차우미는 시간을 확인했다. 어느덧 8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차우미는 간단히 방을 정리한 뒤 방키를 들고 나왔다.출근 시간은 8시 반이었기에 아직 시간이 남아있었다.차우미는 8시 20분에 알람을 맞춰 놓고는 방으로 돌아가 자료를 확인했다.그녀는 그동안의 업무들을 정리하면서 다시 한번 생각에 잠겼다.호텔 앞에는 벤츠 한대가 주차되어있었다. 운전기사는 나상준이 걸어 나오는 것을 본 뒤 바로 차에서 내려 뒷문을 열어줬다.나상준은 차에 올라탔고 차는 빠른 속도로 호텔을 벗어났다.아침 시간은 출근하는 차들로 붐볐다. 수많은 차를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끝이 보이지 않는 긴 용처럼 보였다.평온하게 달리고 있는 벤츠 차창으로 풍경들이 스쳐 지나갔다.나상준은 차창으로 앞의 사물들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이 시각 나상준의 깊은 눈에 차우미는 본적 없는 수많은 감정이 생겨났다.나상준은 완전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명궁 호텔.주혜민은 테이블 앞에 서서 핸드폰을 들고 어두운 표정으로 보고를 듣고 있었다.“NS 그룹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계속 협력할 수 있지만...”“상준 씨가 동의했어?”계속 협력할 수 있다는 말에 주혜민은 모든 것을 까맣게 잊은 채 물었다.요 며칠 차가웠던 표정과 화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없었다. 주혜민은 완전히 안심하며 기뻐했다.주혜민은 나상준이 이 정도로 무정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나상준이 주영 그룹이 무너지는 것을 보지 못하고 언젠간 도와줄 거라고 믿고 있었다. ‘상준 씨 마음속에는 여전히 내가 있구나.’나상준이 지금에 와서야 동의를 한 것은 그녀를 탓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일 때문에 나상준은 화가 나 있었다.그러나 그는 화를 내도 정도껏 냈다.나상준은 어떻게 사람 마음을 조종하는지 잘 알고 있는 듯했다.언제 놓아야 할지 언제 거둬들여야 할지를 그는 잘 알고 있었고 이해타산에 뛰어난 사람이었다.주혜민은 그런 나상준을 좋아했다. 그에게 속고 있다고 해도 좋았다.NS 그룹의 조
조건, 손실, 배상...이 단어들이 주혜민의 머릿속을 맴돌며 순식간에 그녀의 기쁨을 사라지게 만들었다.주혜민은 말없이 멍하니 자리에 서 있었다.부유한 가정환경에서 자라온 그녀는 어릴 때부터 사업에 대해 익히 들어 왔었다. 사업은 이익 앞에서는 무정한 곳이다. 이곳은 사람을 잡아먹고 뼈도 토하지 않는 전쟁터이다. 감정도, 온도도 없는 끝없는 싸움만 있는 무서운 곳이다.그녀는 알고 있었을 뿐 깨닫지는 못했다.그러나 최근 요 며칠 사이 그녀는 현실이 무엇인지, 얼마나 잔인한지 깨닫게 되었다.특히 지금 이 순간, 비서의 말에 그녀는 큰 충격을 받았다.‘열 배라니...’이건 결코 정이 있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과 말이 아니었다.무서우리만치 무정한 조건에 주혜민은 엄청 당황했다.이 일은 마치 그녀가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사실이 진짜가 아니라는 것과 같았다. 마치 공주인 그녀가 어느 날 갑자기 가짜 공주가 되어 원래 살았던 빈민촌으로 돌아가라는 것과 다름없었다.그녀는 이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랐다.핸드폰 너머에서 갑자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지만 비서는 주혜민이 듣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고 다시 입을 열었다.“만약 이 조건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면 모든 협력을 끊고 예전과 같은 조건으로 협력을 하겠다고 하셨습니다.”“그런데...”“만약 다시 협력하게 된다면 사장님께서는 끼어들면 안 된다고 하셨습니다. NS 그룹에서 전해 온 말에 의하면 전문적이지 않은 사람이 전문적인 일을 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비서는 NS 그룹에서 한 말을 한 글자도 빼놓지 않고 주혜민에게 전했다.잔인하지만 어쩔 방법이 없는 게 현실이다.말을 마친 비서는 조용히 주혜민의 대답을 기다렸다.그녀는 사장님께서 받아들이기 어려워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러나 받아들이기 힘들어도 받아들여야만 했다. NS 그룹의 답변은 주영 그룹을 난처하게 만들었다.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뒤로 물러설 수도 없었기에 어떻게 하기가 어려웠다.주혜민은 핸드폰
주혜민도 알고 있었기에 그녀는 그제야 한 시름 놓으며 더는 당황해하지 않았다.주혜민은 핸드폰을 꼭 쥔 채 나지막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알았어.”“NS 그룹에서 다른 말은 안 했어?”비서는 주혜민이 오랜 시간 동안 받아들이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감정 기복이 심할 줄 알았는데 그녀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뿐만 아니라 주혜민은 전보다 더 평온해 진듯한 느낌이었다. 마치 조금 전 비서의 말이 강심환이라도 되는 듯 주혜민은 순식간에 냉랭해져 있었다.비서가 이내 입을 열고 대답했다.“네.”“그럼, NS 그룹에서 제시한 조건에 대해서 회장님과 이사님들은 뭐라셔?”이성적인 주혜민의 목소리에 비서는 깜짝 놀랐지만 이내 의아함을 억누르고 대답했다.“회장님께서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으셨습니다. NS 그룹과의 협력을 동의하시는 이사님도 있고 반대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말을 하던 비서는 이내 뭔가 생각난 듯 입을 열었다.“사장님, 대표님께서 사장님더러 회성을 떠나 회사로 돌아가라고 하십니다.”사실 요 며칠간 주성건은 계속 주혜민에게 돌아가라고 말했다. 주혜민의 사건을 알게 된 후로는 주혜민더러 바로 돌아가라고 했지만 주혜민은 돌아가지 않고 NS 그룹의 답장만 기다렸다.주혜민은 나상준에게서 답장이 올 거라는 걸 믿고 있었다. 사실도 그녀의 기다림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증명해 보였다.‘내가 상준 씨 때문에 회성에 남아있다는 걸 상준 씨도 알고 있겠지?’비서의 말을 들은 주혜민이 입을 열었다.“나 오늘 돌아간다고 회장님께 말씀드려.”나상준이 주영 그룹에 기회를 준 것을 확인한 주혜민은 돌아가려 했다.아버지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처음으로 NS 그룹과 협력할 때처럼 망설이고 있다는 것을 주혜민은 잘 알고 있었다.그녀에게 있어서 이 일은 망설일 것이 없었다. 협력을 하면 되는 거였다.‘반드시 협력해야 해.’NS 그룹과 협력을 한다면 이번 일은 아주 빨리 묻힐 것이다.그러나 협력을 하지 않는다면 주영 그룹은 전보다 더 상황이
열심히 일하고 있던 차우미는 알람이 울리자 알람을 끄고 책상 위를 정리한 뒤 자료들을 들고 방을 나서 7층 회의실로 갔다.차우미와 나상준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사우스 호텔이 아닌 다른 호텔에 묵고 있었지만 회의실에 들어서니 사람들이 모두 와있었다. 차우미를 본 하종원이 허허 웃으며 입을 열었다.“우미 왔구나.”차우미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아저씨.”오늘 제시간에 출근하게 된 차우미는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한시름 놨다.매번 휴가 신청을 했던 그녀는 미안해하고 있었다.“어서 앉아.”“네.”진정국의 옆에 앉은 차우미는 사람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진정국은 차우미의 안색을 보며 물었다.“몸은 좀 어때? 괜찮아?”차우미가 웃으며 대답했다.“네, 아저씨. 걱정하지 마세요.”“그럼 됐어.”괜찮다는 차우미의 말에 진정국은 한시름 놨다.하종원도 차우미를 바라봤다. 컨디션은 괜찮아 보이는 것 같았지만 자세히 보니 어젯밤에 잠을 잘 자지 못한 듯 다크써클이 내려와 있었다.하종원은 말없이 비서를 바라봤다.시간을 확인한 비서는 하종원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고 하종원은 시선을 거두고 사람들을 보며 입을 열었다.“모두 다 모였으니 오늘 일을 시작하죠.”모두들 자리에 앉았다. 차우미도 수첩과 볼펜을 꺼낸 뒤 바로 필기를 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하종원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하종원을 바라봤다.“일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할 말이 있어요.”“오늘은 어제 오후의 토론을 이어가지 않을까 합니다. 먼저 일을 멈추고 자료를 조사하면서 조각품을 어떻게 확정 지을 수 있을지 토론해 볼까 합니다.”“이 일을 해결하고 다른 얘기를 하도록 하죠.”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차우미도 자신의 수첩을 보면서 회의실에 오기 30분 전의 생각을 회상했다.말을 마친 하종원이 비서에게 말했다.“자료를 사람들에게 보여줘.”비서는 고개를 끄덕인 뒤 일어나서 일찍이 준비해 두었던 자료를 사람들에게 나눠줬다.하종원의 말을 들은 차우미는 비서 손에 들려있는
일함에 있어서 차우미는 항상 조급해하지 않고 꼼꼼하게 일 처리를 했다.하종원은 만족스러운 눈빛으로 차우미를 바라봤다.‘보면 볼수록 정말 괜찮은 애야.’모두 자료를 보면서 한동안 말을 하지 않았기에 하종원도 말없이 사람들이 자료를 다 볼 때까지 기다렸다.어느 정도 자료를 거의 다 본 진정국은 이 자료가 괜찮다고 느꼈다. 원래도 대략 방향이 잡혀 있었기에 이 자료대로 한다면 전보다 훨씬 쉬울 것 같았다.그러나 이 자료도 정확한 건 아니기에 토론이 필요했다. 필요한 부분은 채워 넣고 불필요한 부분은 배제해야 했다.진정국은 고개를 들고 하종원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교수님, 먼저 몇 개의 큰 부류를 확정하고 정한 다음 다시 꼼꼼하게 토론하면서 해결해야 할 것 같은데요.”하종원을 포함한 모든 사람이 진정국의 말을 들은 뒤 고개를 끄덕이며 그를 바라봤다.하종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자네 생각이 괜찮은 것 같네.”말을 마친 하종원은 사람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모두들 같은 생각인가요? 다른 생각하고 있는 사람 있으면 말해봐요.”한참 생각하던 사람들은 머리를 흔들며 입을 열었다.“제가 보기에도 관장님의 건의가 아주 좋은 것 같습니다. 먼저 큰 부류를 정한 다음 틀에 따라 해결해 나가는 것이 하나의 방법인 것 같습니다.”“네,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는 것이 예전보다 낫다고 생각합니다. 과정을 볼 수 있어서 혼란스럽지 않은 것 같습니다.”“네, 저도 진 관장님의 말에 동의합니다.”사람들의 말을 듣던 하종원이 차우미를 보며 입을 열었다.“우미야, 네 생각은 어때?”사람들의 말을 듣고 있던 차우미는 하종원의 물음에 사람들에게서 시선을 거두며 입을 열었다.“회성의 흑단 박물관은 안평의 흑단 박물관의 유형에 따라 설계한 뒤 건설했다고 들었어요. 그러나 안에 들어가면 두 가지 스타일로 나누어져 있죠. 안평의 흑단 박물관과 회성의 흑단 박물관을 결합한 박물관이죠.”차우미는 진정국을 바라봤다.“정국 아저씨께서 먼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