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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5화

나상준의 말에 차우미의 생각이 끊어졌다. 그녀는 입술을 벌린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갑작스러운 그의 말에 그녀는 그의 말뜻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녀는 나상준과 함께 먹으려고 아침을 시킨 것이지 혼자 먹으려고 시킨 게 아니었다.

차우미는 압박감이 감도는 나상준의 눈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있어. 상준 씨와 함께 먹으려고 담백한 음식으로 주문했어. 내 말은 아침을 먹고 난 뒤에 병원에 가겠느냐는 뜻이었어. 상준 씨, 병원에 안 가봐도 괜찮겠어?”

밑도 끝도 없는 나상준의 말을 차우미는 알아듣지 못했다. 특히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의 물음에 차우미는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나상준은 부드러운 그녀의 표정과 맑은 그녀의 두 눈에 담긴 관심과 걱정을 보았다.

자신이 병원에 가지 않으면 그녀는 계속 이렇게 걱정할 것 같았다.

띵 하는 엘리베이터 소리와 함께 32층에 도착했다.

나상준은 시선을 거두고 엘리베이터를 빠져나갔다.

“약 챙겨줘.”

나지막한 나상준의 목소리가 차우미의 귓가에 들려왔다. 차우미는 깜짝 놀랐다.

‘약을 챙겨 달라고? 상준 씨는 걱정 안 되나?’

걸어 나가는 사람을 보며 차우미는 미간을 찌푸렸다. 어젯밤 침대에서 보았던 나상준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녀는 배달 음식을 들고 얼른 나상준을 뒤따라갔다.

“난 의사가 아니야. 내가 챙겨 주는 약은 의사보다 못해.”

나상준은 모퉁이를 돌아 익숙한 듯 차우미의 방을 향해 걸어갔다. 차우미의 말을 들은 그는 계속 앞으로 걸어가며 입을 열었다.

“어젯밤에는 괜찮았잖아.”

나상준은 귀찮다는 듯 앞을 바라보며 차우미가 묻는 말들에 대답을 해줬다.

나상준의 말을 들은 차우미는 미간을 찌푸렸다.

“어젯밤에 괜찮지 않았잖아.”

“약을 먹은 뒤에 분명히 이상했어. 그 뒤론 왜 괜찮아졌는지 모르겠지만 내 생각에는 그래도 병원에 가보는 게 좋을 것 같아. 상준 씨.”

나상준의 큰 보폭을 따라가려면 차우미는 빠른 걸음으로 걸어야 했다.

그래서 차우미는 빠른 걸음으로 나상준을 쫓아가며 그의 안색을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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