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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4화

회성.

사우스 호텔 스위트룸.

회성은 연해 도시로 다섯 시면 날이 밝았다. 잠들어 있던 모든 것이 서서히 깨어나며 도시도 북적거리기 시작했다.

이 시각, 스위트룸 침실.

담요를 덮은 차우미가 소파에 웅크리고 누워 깊이 자고 있었다.

언제 닫혔는지 모르는 커튼 사이로 밖의 풍경은 보이지 않았지만, 빛이 두꺼운 커튼을 통해 방안으로 들어와 방안의 짙은 어둠을 몰아내고 사물을 어렴풋이 볼 수 있게 해줬다.

나상준은 소파 앞으로 걸어가 몸을 숙여 웅크리고 잠들어 있는 사람을 안았다.

어제 늦은 시간에 잠든 차우미는 아직도 깊은 잠에 빠져있었다. 나상준이 침대에서 내려오는 소리도 듣지 못한듯했고 심지어 안아도 아무런 미동이 없었다.

그러나 몸이 붕 뜨니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느낌을 받은 것인지 자고 있던 그녀의 몸에 움직임이 있었다.

불안한 그녀는 몸을 움직이며 손을 뻗어 뭔가를 잡으려 했다. 손에 뭔가가 잡힌 그녀는 힘을 주어 꼭 잡았다.

그런데 뭔가가 이상했다.

잡은 무언가의 온기가 그녀의 가느다란 손가락을 통해 그녀의 몸에 전해졌다. 깊이 잠들어 있던 그녀의 의식이 서서히 깨어났다.

눈썹을 살랑이던 그녀의 눈이 스르르 떠졌다.

눈앞에 들어온 건 아주 가까운 곳에 있는 얼굴이었다. 잘생긴 얼굴에 뚜렷한 이목구비, 그리고 짙은 눈썹은 한눈에 마음을 빼앗아 갈 것 같은 얼굴이었다.

금방 잠에서 깬 차우미는 정신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았기에 나상준을 보고도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몽롱한 두 눈엔 피곤이 가득했다. 아직 완전히 잠에서 깬 것 같지 않았다.

나상준은 차우미를 안고 침대 앞으로 걸어갔다. 그러나 품 안에 있던 차우미가 부드러운 손으로 나상준의 팔을 잡자 그는 걸음을 멈추고 그녀를 바라봤다.

그녀는 눈을 뜨고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눈에는 어떠한 감정도 없었고 서로 마주 보고 있었지만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그는 멈춰 서서 차우미가 잠에서 깬 모습을 바라봤다. 반쯤 뜬 몽롱한 두 눈엔 평소에 있던 냉정함이 담겨있지 않았다. 그를 답답하게 만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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