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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화 대가는 치러야지

고다정의 마음속에는 감동이 요동쳤다.

요 몇 년 동안 줄곧 임은미가 그들을 도와줬지만, 그녀는 그에 따른 보답은 바라지 않았다.

은미의 손을 잡은 다정의 눈가는 어느새 촉촉해졌다.

다정에게는 이렇게 좋은 친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삶의 가치를 느낄 수 있었다.

잠시 후, 은미는 그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떠났다.

……

밤이 되자 강말숙의 몸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강말숙은 겁이 나고 가슴이 답답해 심장이 미친듯이 뛰었고, 그녀는 가슴을 움켜쥐고 숨을 헐떡이며 숨을 쉬기 위해 애썼다.

다정은 불안과 초조함이 가득 찬 얼굴로 외할머니를 부축했다.

하지만 집에서 급히 나온 탓에 다정은 외할머니의 약을 가져오지 않았다.

‘외할머니의 병은 약을 먹지 않으면 악화될 위험이 있어.’

강말숙은 정신을 차리려고 애쓰며 간신히 손녀에게 말했다.

“다정아, 난 괜찮아! 걱정하지 마려무나…….”

그녀는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지만, 손녀가 걱정하는 것은 원치 않았다.

강말숙은 자신의 병이 고질병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이런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약을 먹으면 빨리 완화되겠지만 약을 먹지 않아도 생명에 지장이 있지는 않았다. 그저 호흡곤란과 두근거림만 있을 뿐이었다.

다정은 불안함에 손은 땀으로 범벅이 되었고, 강말숙에게 말했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말이 끝나자 그녀는 약국으로 곧장 달려갔다.

아래층으로 뛰어내려간 다정은 예기치 않게 여준재를 만났다.

준재는 그녀를 보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고 선생님, 왜 여기 계세요?”

그는 오늘 밤 술자리에 참석하러 왔다가 우연치 않게 다정과 마주쳤다.

준재는 그녀가 이 호텔에서 지내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다정은 여전히 안색이 좋지 않은 상태로 그에게 말했다.

“저희 집에 일이 좀 생겨서 오늘은 여기서 머물 예정이에요.”

준재는 그녀의 말을 듣고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

“어떻게 된 일이에요?”

다정은 솔직하게 말했다.

“오늘 저랑 가족이 집을 비운 사이에 누군가가 침입해서 물건을 다 부수고 갔어요.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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