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남준은 이 말을 듣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럼 됐어, 도련님에게 위험이 없을 거야.’남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수고하셨어요.”다정은 옆에 서서 눈살을 찌푸리며 온몸에 은침을 꽂은 준재를 주시하며 준재에게 침을 뽑아주기를 기다렸다.이번 치료는 다정이 생각했던 것보다 시간이 더 길었다.그렇게 치료를 마치자 시간은 벌써 한 시간이 지났다.다정은 너무 집중해서 침을 뽑고 나니 갑자기 무기력함을 느꼈다.이때, 다정은 머리가 어지러워서 비틀거리더니 하마터면 땅에 쓰러질 뻔했다.준재는 서서 단추를 채우고 있었는데 곁눈질로 다정이 쓰러지는 것을 보고, 얼른 다정을 부축하여 자신에게 기대게 했다.다정은 현기증 속에서 자신이 따뜻한 품에 떨어졌다는 것을 발견했다.넓고 힘이 있어서 안정감을 가져다 주었다.그런 사이, 다정은 맑고 깨끗한 목소리가 자신의 귓가에 떨어진 것을 느꼈다.“괜찮아요?”다정은 그것이 준재의 목소리라는 것을 판단할 수 있었다.다정은 마음을 가다듬더니 시야가 마침내 밝아졌고 담담하게 말했다. “네, 괜찮아요.”자신이 남자의 품에 있다는 것을 의식하자, 다정은 또 너무 선을 넘었다는 것을 깨닫고 억지로 버티며 일어나려 했다.현기증이 엄습하더니 다정은 괴로워서 머리를 흔들었다.준재는 눈살을 찌푸렸다.‘괜찮은 것 같지 않은데.’이렇게 늦었는데 다정을 이대로 떠나게 한다면 무슨 일 생길지도 모른다.준재는 즉시 말했다.“여기서 좀 쉬어요. 그러고 나서 가도 늦지 않아요.”이어서 준재는 다짜고짜 다정의 허리를 안고 들었다.순간, 준재는 미간을 찌푸렸다. ‘다정은 왜 이렇게 가벼울까?’발이 땅에서 떨어지자 다정은 놀라 소리를 질렀다.“대표님, 몸 아직 안 나았으니 함부로 움직이지 마요!”다정의 근심 어린 눈빛은 준재의 그윽한 눈동자와 마주쳤다.‘만약 또 대표님 상처에 영향을 끼쳤다면 어쩌면 좋아?’준재는 속으로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다정은 이미 이렇게 불편한데도 아직 날 걱정할 마음이 있다니?’ 준재는
다음 날 아침, 다정은 꿈에서 깨어났다.다정은 하품을 하고 시간을 한 번 보았는데, 이미 일어날 시간이었다.하윤은 여전히 옆에 누워 곤히 자고 있었다.하윤은 잠결에 입을 삐죽 내밀더니 무척 귀여웠다.딸의 잠자는 모습을 보며 다정의 미간에도 부드러운 기운이 깃들었다.“하윤아, 일어나.”하윤의 말랑말랑한 몸을 가볍게 밀자, 하윤은 끙끙 소리를 내며 깃털 같은 속눈썹을 가볍게 떨더니 초롱초롱한 큰 눈을 천천히 떴다.“엄마?”하윤은 눈을 비비며 이 낯선 환경을 어렴풋이 바라보았다.“우리 어디에요?”다정은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우리 지금 잘생긴 아저씨 집에 있어. 너 어제 여기서 잠들었고.”그들이 세수를 다 하고 아래층으로 내려갔을 때, 준재는 식탁에서 아침을 먹고 있었다.다정은 목청을 가다듬고 준재와 인사를 했고 하윤도 마찬가지였다.준재는 고개를 들어 그들을 바라보았다.고요한 눈빛에는 아무런 정서도 보이지 않았다.“하윤이 데리고 와서 같이 먹어요. 이따 출근하는 김에 데려다 줄게요.”하윤은 고개를 들어 다정을 바라보았고, 다정의 뜻을 물었다.다정은 좀 망설였다. 지금 이미 준재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으니 그들도 이제 더는 준재를 귀찮게 하지 말아야 했다.“아니요, 대표님, 집에 일이 있어서 돌아가서 먹으면 돼요. 고마워요.”다정은 웃으며 완곡하게 거절했다.준재는 담담하게 식탁 가득한 요리를 보고 입을 열었다.“그러나, 나는 이미 사람 시켜 다정 씨와 하윤이의 몫까지 만들었는데.”말이 끝나자 준재는 눈을 들고 다정을 바라보았다.다정은 어쩔 수 없이 말을 바꿨다.“그래요 그럼, 고마워요, 대표님.”그렇게 세 사람은 앉아서 함께 밥을 먹었다.하윤은 배가 고팠고, 다정의 허락을 받고 바로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하윤은 입안에 음식을 가득 넣고 볼이 볼록 튀어나왔는대, 무척 귀여웠다.준재는 하윤이 먹는 것을 보고 미간에 약간의 부드러움을 더했다.이때 집사가 옆에서 입을 열었다.“아가씨, 마왕은 이미 깨어났고 다리도 움직일
응접실을 떠난 후 여준재는 사무실로 돌아왔다. 구남준도 사무실로 불려 가 그의 앞에 섰다. 준재는 힘줄이 선 손을 턱에 괴고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의 얼굴에는 아무 감정도 섞여 있지 않았다.준재는 남준에게 시선을 돌려 말했다.“나는 이미 고다빈에 대한 압박을 완화해 달라고 말했어. 진시목이 말한 걸로 보면 인터넷 여론은 아직 잠잠해지지 않은 것 같은데?”남준은 잠시 생각을 한 후 말했다.“저희 쪽의 압박은 확실히 멈췄습니다.”준재는 생각에 잠기더니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봐.”남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알겠습니다.”대략 30분이 지난 후, 남준은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그는 알아낸 정보를 있는 그대로 보고했다.“아직도 고다빈 씨를 압박하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희와는 아무 상관 없는 연예계 내 업계 경쟁입니다. 고다빈 씨는 자신의 힘을 이용해 다른 사람을 괴롭히고 일을 떠벌려 많은 사람에게 미움을 샀습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그녀가 어려움에 부닥친 것을 보고 그녀를 압박하고 있습니다.”그가 알아낸 정보에 따르면 고다빈을 압박하는 세력은 하나가 아니었다. 이 말을 들은 준재는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그런 거라면 우리와는 상관없는 일이군.”남준에게 시선을 돌려 물었다.“그럼 JS그룹과의 협력은 어떻게 되고 있어?”준재는 턱을 쓸며 눈을 가늘게 떴다.“JS그룹이 먼저 호의를 표한 것은 받아들여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결국 반값에 준 격이니까요.”그는 마음속으로 비웃었다. JS그룹은 실질적으로 적지 않은 손해를 입었다. 그는 이어서 남준에게 지시를 내렸다.“재료의 품질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절대 실수하지 마.”시목의 업무 스타일로 봤을 때, 이렇게 큰 대가를 치르는 것은 아마도 함정이 숨어 있을 가능성이 컸다. 이는 사람을 시켜서라도 주의해야 한다. 남준은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시목이 회사로 복귀한 직후 그의 부하직원이 다가와 보고했다.“진 대표님,
다음 날 아침, 고다정은 여느 때처럼 약원에 가서 약재에 물을 주었다.강말숙은 기분이 좋아 흥얼거리며 인근 공원을 산책할 예정이었다. 하준과 하윤도 기분이 좋아 외증조할머니의 손을 잡고 동행하길 바랐다.이런 사랑스러운 증손주들의 모습에 강말숙은 거절할 리 없었고, 그녀의 자애로운 눈은 웃음으로 가득 차, 두 아이와 함께 문밖을 나섰다.집을 비운 사이, 고다정이 사는 동네에는 검은 옷을 입은 두 남자가 나타났다.그들은 얼굴이 잘 보이지 않도록 야구모자와 마스크, 선글라스를 착용했고, 공구 상자를 들고 있었다.검은 옷을 입은 남자는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곧장 고다정의 집으로 달려갔다!그들은 공구 상자를 열고 얇은 철사 하나를 이용해 재빨리 열쇠 구멍을 비틀어 열었다.두 사람은 각자 망치를 손에 들고 서로를 바라보며 가구를 부수기 시작했다. 식기류와 거울이 와장창 깨지고 유리 탁자가 바닥에 뒤집혀 산산조각이 났다.그들은 텔레비전을 부수고 모든 전선을 잘랐다. 쇠톱으로 침대 다리를 자르고 소파, 침대 시트를 긁어 상처를 입히기도 했다. 옷장 속 옷도 피하지 못했다. 커튼도 갈기갈기 찢어져 바닥에 던져졌다. 할 일을 마친 그들은 공구 상자를 들고 떠났다.……다정이 약밭에서 바쁘게 일하고 있던 순간, 이웃인 장명희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녀는 대충 바지에 손을 닦고 전화를 받아 느긋하게 물었다.“명희 이모, 무슨 일이세요?”장명희의 말투는 매우 초조했다.“다정아, 너희 집 완전히 쑥대밭이야! 빨리 와!”다정은 그녀의 말에 눈살을 찌푸리며 표정이 점차 굳어졌다.“저희 외할머니랑 제 아이들은요? 아직 안 돌아왔죠?”다정은 그녀가 집을 나서기 전, 그들이 나중에 산책하러 나갈 것이라는 걸 기억했다.장명희는 대답했다.“아마 아직 돌아오지 않았을 거야. 본 적이 없어.”고다정은 깜짝 놀라 얼른 집으로 돌아갔고, 열린 현관문과 부서진 가구들이 눈에 띄었다. 온 바닥이 유리 조각으로 가득해서 그녀는 어디에다가 발을 놔둬야 할지 몰랐다.다정은 온
경찰이 떠나고 장명희도 돌아갔다.집안은 여전히 아수라장이고 그들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고다정은 우울한 기분에 긴 한숨을 내쉬었다.그녀도 정말 재수가 없었다. 불운이 한 번, 또 한 번 닥쳤다. 강말숙은 머뭇거리며 주위를 둘러보고는 물었다.“다정아, 우리 이제 어떡하니?”쓸 만한 가구가 하나도 남지 않은 이곳에서는 절대 지낼 수 없었다.고하준과 고하윤은 영리하게 그녀를 안고 따뜻하게 해주었다.다정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일단 같이 치워요, 발 디딜 틈도 없네.”강말숙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와 함께 사태를 수습했다. 그녀들은 바닥에 있는 유리를 치우고 가구의 잔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하준과 하윤도 거들어 쓰레기를 아래층으로 가져갔다.치우고 나니 집안은 순식간에 텅 비어 버렸다. 강말숙은 침대에 힘없이 주저앉았다.다정은 다가가 속삭였다.“외할머니, 입을만한 옷들을 챙겨야 할 것 같아요. 이 집은 너무 위험해요. 오늘 밤에는 호텔에서 묵어요.”그녀는 옷장 안에 몇 벌의 옷이 있는지 대충 살펴보았다.다행히 심하게 손상되지 않아 입을 수 있는 옷들이 있었다.건조기는 부서졌지만 세탁물이 몇 벌 들어 있어 화를 면했다.강말숙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목이 메어 눈물을 훔쳤다.“왜 우리 가족이……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는 거니!”처음에는 하준과 하윤이 연달아 다치고, 이후 가족들에게 이런 변고가 생겼다.다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눈빛은 여전히 어두웠다.만약 이 일이 정말 고의로 일어난 일이라면, 범인은 진시목과 GS그룹 중에 있을 것이다.그들 외에 그녀는 누구와도 마찰을 일으킨 적이 없었다. 그녀의 눈은 어두워졌고 주먹을 꽉 쥐었다.하루는 하준과 하윤이 하마터면 죽을 뻔해서 유치원을 그만둔 적도 있었는데 지금 또 문제가 일어난 것이다.그들은 다정을 죽음으로 몰아넣을 작정이었다.그러나 지금, 다정은 그들이 한 것이라는 증거가 없었다.그녀는 눈을 감고 이를 악물며 분노를 참았다.지금은 참을 수밖에 없었다.“다정아, 누가 벌인 일인
고다정의 마음속에는 감동이 요동쳤다.요 몇 년 동안 줄곧 임은미가 그들을 도와줬지만, 그녀는 그에 따른 보답은 바라지 않았다.은미의 손을 잡은 다정의 눈가는 어느새 촉촉해졌다.다정에게는 이렇게 좋은 친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삶의 가치를 느낄 수 있었다.잠시 후, 은미는 그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떠났다.……밤이 되자 강말숙의 몸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강말숙은 겁이 나고 가슴이 답답해 심장이 미친듯이 뛰었고, 그녀는 가슴을 움켜쥐고 숨을 헐떡이며 숨을 쉬기 위해 애썼다.다정은 불안과 초조함이 가득 찬 얼굴로 외할머니를 부축했다.하지만 집에서 급히 나온 탓에 다정은 외할머니의 약을 가져오지 않았다.‘외할머니의 병은 약을 먹지 않으면 악화될 위험이 있어.’강말숙은 정신을 차리려고 애쓰며 간신히 손녀에게 말했다.“다정아, 난 괜찮아! 걱정하지 마려무나…….”그녀는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지만, 손녀가 걱정하는 것은 원치 않았다.강말숙은 자신의 병이 고질병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이런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약을 먹으면 빨리 완화되겠지만 약을 먹지 않아도 생명에 지장이 있지는 않았다. 그저 호흡곤란과 두근거림만 있을 뿐이었다.다정은 불안함에 손은 땀으로 범벅이 되었고, 강말숙에게 말했다.“잠시만 기다리세요.”말이 끝나자 그녀는 약국으로 곧장 달려갔다.아래층으로 뛰어내려간 다정은 예기치 않게 여준재를 만났다.준재는 그녀를 보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고 선생님, 왜 여기 계세요?”그는 오늘 밤 술자리에 참석하러 왔다가 우연치 않게 다정과 마주쳤다.준재는 그녀가 이 호텔에서 지내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다정은 여전히 안색이 좋지 않은 상태로 그에게 말했다.“저희 집에 일이 좀 생겨서 오늘은 여기서 머물 예정이에요.”준재는 그녀의 말을 듣고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어떻게 된 일이에요?”다정은 솔직하게 말했다.“오늘 저랑 가족이 집을 비운 사이에 누군가가 침입해서 물건을 다 부수고 갔어요. 도
여준재는 복잡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고, 고다정은 오랫동안 침묵을 지키며 입을 열지 않았다.준재는 고하준과 고하윤이 떠올라 다소 걱정되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하준이랑 하윤이는 괜찮습니까?”아직 어린 두 아이는 겪지 않아도 될 일을 겪었다.그는 이러한 악행들이 그들에게 그림자로 따라다니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다정은 머리를 쓸어내렸고, 그녀의 동작은 성숙한 여성의 우아함을 드러냈다.그녀는 그가 하준과 하윤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말을 듣고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애들은 괜찮아요. 일이 일어날 때, 모두 밖에 있었거든요.”이때 그녀는 아픈 외할머니가 생각이 나서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다.그랬기에 다정은 조급하게 입을 열었다.“여 대표님, 지금 전 약을 사러 가야해요. 급하게 나온 탓에 외할머니 약을 못 들고 나왔거든요. 할머니는 몸이 편찮으셔서 약이 꼭 필요해요. 아직도 외할머니는 방에서 절 기다리고 계실 거예요.”그녀는 마음 한편에 할머니의 걱정을 품은 채로 준재와 대화를 이어 나가고 있었다.준재는 다정의 말을 듣고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급히 달려 갔고, 다정의 부드러운 긴 생머리 휘날리며, 다정은 순식간에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준재는 다정이 약국으로 향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그녀의 그림자가 모퉁이에서 사라지는 것을 본 후에야 시선을 돌렸다.마침 구남준이 다가와 정중한 몸짓으로 그를 향해 목인사를 건넸다.“도련님.”여준재는 그를 보지도 않고 물었다.“고 선생님의 집에 일이 생겼어. 이 사건이 진시목이랑 관련이 있는지 알아봐.”이 말을 들은 남준의 눈엔 의아한 감정이 드러났다가 이내 빠르게 사라졌다.그는 고개를 끄덕이고 정중하게 명령을 받아들였다. 남준은 다정이 곤경에 처해 있다는 사실에 안타까워했다.방금 다정과 준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그는 멀지 않은 곳에 서서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그는 머뭇거리며 준재에게 말했다.“도련님, 정말 고 선생님을 돕고 싶으십니까? 정말로 돕고 싶
그날 고다정은 예전 집으로 돌아와 짐을 싼 후 새로운 집으로 가져갔다.강말숙은 그녀를 돕고 싶어 몇 번이나 손을 거들려고 했지만 다정은 완곡히 거절했다.“외할머니, 그냥 쉬셔도 돼요. 제가 하면 돼요.”다정은 외할머니의 몸 상태로 무리했다가 또다시 건강이 악화될까 봐 감히 그녀를 피곤하게 할 수 없었다.고하준과 고하윤은 일찍이 철이 들어 자발적으로 물건을 포장하는 것을 도왔고, 하윤은 작은 몸으로 가방을 등에 매고 낑낑거리며 다정의 뒤를 따라갔다.이미 손에 짐가방을 들고 있던 하준은 하윤의 모습을 보고 그녀의 앞으로 가서 손에 들린 짐을 들어주며 말했다.“내가 할게, 넌 쉬어.”하윤이 숨을 헐떡이며 하준을 걱정스럽게 바라보았다.“오빠, 괜찮아?”하준은 자신 있게 가슴을 치며 그녀의 손에 든 물건을 뺏어 들었다.“걱정하지 마, 나 힘세!”쉽지 않더라도 그는 최선을 다했다.뭐가 됐든, 그는 가족을 지키고 싶었던 사나이였다!……이때 진시목은 계약 건을 가지고 YS그룹으로 달려왔다.“구 비서님, 계약서에 사인받으러 왔습니다. 여 대표님한테 말씀해 주세요.”시목은 여준재를 만나기 전, 구남준에게 향했다.덧붙여 시목은 남준에게 YS그룹의 누구에게도 손해를 주지 않겠다고 공손히 말했다.남준은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여 대표님은 지금 회사에 안 계십니다. 오늘 계약을 체결할 수 없을 것 같아요.”이 말을 들은 시목은 기분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겉으로 내색하지 않고 그저 유쾌하게 웃으며 이성적인 모습을 보였다.“서두를 필요는 없습니다. 계약은 다른 날 해도 되지만 인터넷에 떠도는 뉴스는 지금 삭제해야 하지 않습니까? 여 대표께서는 이미 약속하셨습니다.”그는 화제를 바꾸며 말했다. 고다빈에 대한 불리한 뉴스가 인터넷에 버젓이 떠돌고 있는 것이 그는 매우 불만스러웠다. 동시에 그는 마음속으로 의심했다.‘이미 나랑 협업을 하기로 약속했으면서, 이건 또 뭐 하자는 거야?’남준은 코웃음을 쳤다.“저희는 이미 뉴스를 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