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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3화 완벽한 오해

이 말을 들은 고다정은 급히 여준재에게서 떨어지면서 응답했다.

“알겠습니다. 지금 건너갈게요.”

그러고는 여준재에게 당부했다.

“씻고 먼저 쉬어요. 갔다 올게요.”

여준재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가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욕실로 향했다.

이때 문밖에 있던 원경하가 도둑고양이처럼 방에 들어올 것을 어찌 알았겠는가.

그녀가 문을 살며시 열고 들여다보니 방에는 사람이 없고 욕실에서 물소리가 들려왔다. 이 광경을 본 그녀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하늘도 나를 돕는군.’

그녀는 살그머니 방에 들어가 코트를 벗었다. 하얀 투명 실크로 된 섹시 파자마는 그녀의 아름다운 몸매를 완벽하게 드러냈다.

원경하는 거울 속의 자신을 보며 자신감 있는 표정을 지었다. 몸매만 봐도 여준재가 무조건 자기에게 반할 것이라고 믿었다.

이때 욕실의 물소리가 멈췄다.

깜짝 놀란 원경하는 급히 신발을 벗고 침대에 올라가 욕실 쪽으로 등을 돌리고 누웠다.

여준재는 욕실에서 나오며 이 광경을 보고 고다정이 돌아온 줄로 착각했다.

그러나 말을 떼려던 순간 갑자기 이상한 낌새를 감지했다.

고다정이 돌아왔다면 자기한테 인사도 하지 않고 한마디 말이 없이 침대에 누워있을 리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닥의 신발도, 의자에 놓인 옷도 고다정의 것이 아니었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여준재는 안색이 확 어두워지더니 성큼성큼 침대 옆으로 다가가 침대 위에 누워있는 사람을 위험한 눈길로 내려다보았다.

자기 정체가 드러난 줄을 모르는 원경하는 흥분과 긴장이 교차하는 마음으로 침대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여준재가 침대에 올라오면 불을 끄고 관계를 사실화하려 했다.

그러면 고다정이 갑자기 돌아온다 해도 소용이 없을 것이다.

생각은 아름다웠지만 일이 그녀가 예상한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는 것을 어쩔 수 없었다.

그녀가 기대와 긴장에 가득 차 있을 때 몸을 덮고 있던 이불이 확 젖혀졌다.

이불 밑의 여자가 원경하인 것을 한눈에 알아본 여준재의 준수한 얼굴은 음침함이 극에 달했다.

“너였어.”

약간 벌린 입술 사이로 차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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