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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4화

강세헌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는데 그의 얼굴에는 아직 추락하면서 생 상처가 아물어가고 있었다. 송연아는 그의 얼굴과 눈썹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말했다.

“세헌 씨를 이제 겨우 찾았는데 어떻게 그냥 두고 가요?”

강세헌은 그녀의 손을 꼭 잡고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저기 있는 부부가 나를 구해줬는데 그냥 놈들에게 당하는 걸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어.”

“그럼 같이 가요.”

강세헌의 생명의 은인이면 그녀의 은인이기도 했다. 그때 심재경이 한마디 했다.

“우리 일단 여기서 나간 다음에 어떻게 할지 생각해 보자. 상대방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섣불리 행동했다가는 우리 모두 위험해질 수 있어!”

강세헌이 생각해 보더니 심재경의 말이 맞는 것 같았다. 지금 눈이 보이지도 않기에 진원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고 또 지금 무작정 놈들과 마주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고 말했다.

“그래, 우선 안전한 곳을 찾고 다시 그 부부를 어떻게 구출할 건지 의논해 보자.”

그러고는 차가 멀지 않은 곳에 있기에 모두 그쪽으로 움직였다. 송연아는 강세헌의 팔을 붙잡고 걷는 과정에서 그의 발걸음에 망설임이 가득하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올려다보았는데 강세헌이 자기를 보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강세헌은 그녀의 의혹을 느꼈는지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나 괜찮아.”

송연아는 조금 전까지 다시 만난 기쁨에 겨워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했었는데 이제야 그의 눈이 길을 보지 않고 초점 없이 떠돌고 있다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안 좋은 예감에 가슴을 조이며 조심스레 손을 들어 강세헌의 눈앞에서 흔들었는데 반응이 없었다. 그 모습을 보고 심재경도 깜짝 놀랐다.

“세헌아...”

심재경이 무슨 말을 하려 하자, 송연아가 고개를 흔들며 말하지 말라는 신호를 보냈다. 강세헌은 원래 자신을 위장하는 데 능숙한 사람이었기에 비록 지금 겉으로 표현하지는 않지만, 마음속으로 매우 예민해 있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발걸음 속도를 늦추고 강세헌을 챙겼는데 그 역시 그런 송연아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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