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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7화

진행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장내가 술렁거렸다.

학부모들은 썩 내키지 않았다. 반나절이나 열심히 해왔는데 최종 성적을 취소하다니!

“왜죠? 우리 아이들이 오후 내내 고생했고 저희도 여기서 반나절이나 기다렸는데 왜 성적을 취소하는 거죠?”

“그러게요. 아이 때문에 일부러 반차까지 냈단 말이에요.”

“성적 취소라니, 대체 무슨 일이에요? 저희한테 설명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관중석의 학부모들이 흥분하며 뿔뿔이 내려와 현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참가 학생들도 어안이 벙벙해졌다.

“다들 진정하세요. 실은 방금 누군가가 심사위원으로 사칭했다는 정보를 입수해서 부득이하게 대회 결과를 취소하게 되었습니다.”

아래의 원성이 더욱 거세졌다.

“대체 어떻게 된 거죠? 사칭이라니요!”

“대체 일을 어떻게 하는 거예요? 이런 실수를 범하다니!”

장내에 온갖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방금 송연아와 얘기를 나누던 남자도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그녀에게 다가가 나지막이 물었다.

“연아 씨 일이 발각된 거 아니에요?”

송연아는 이 모든 게 자신을 겨냥한 일이란 걸 너무 잘 알았다.

지금쯤 임설은 아마도 어딘가에 숨어서 그녀가 망신당하는 꼴을 지켜볼 게 뻔하다.

송연아는 두려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럼 어떡해요?”

남자가 제안했다.

“먼저 나가실래요?”

송연아는 못 나간다는 걸 뻔히 알면서 일부러 그의 말에 찬성했다.

“좋은 방법이네요.”

말을 마친 그녀가 이제 막 나가려 하자 임설이 어느 모퉁이에서 튀어나왔는지 그녀를 덥석 잡더니 불만을 표출하는 학부모들에게 말했다.

“바로 이 사람이에요. 이 사람이 심사위원으로 사칭했어요. 춤출 줄은 아예 모르고 심사위원이 될 자격은 더 말할 것도 없죠. 그래서 이번 대회 결과를 취소하기로 했어요. 다들 불만 있으면 이 사람한테 따지세요.”

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모든 화살이 송연아를 향했다.

송연아는 머리를 숙이고 진짜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지만 저 멀리에서 이제 막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강세헌만이 그녀의 눈가에 스친 냉랭함을 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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