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203화

강세헌은 뒤로 두어 걸음 물러서며 그녀를 피했다.

이지안은 그에게 안기지 못하자 기분이 확 잡쳤다. 그녀는 눈시울이 빨개져서 강세헌에게 쏘아붙였다.

“나한테 왜 이래요?”

강세헌은 무표정한 얼굴로 서 있었다.

“내가 적어도 대표님 구해줬잖아요! 아까 하마터면 건달들에게 끔찍한 일을 당할 뻔했어요.”

이지안이 서글프게 울었지만 강세헌은 짜증 섞인 얼굴로 미간을 확 구겼다.

“난 계열사 안 갈래요. 죽어도 못 가요!”

그녀가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

“넌 줄곧 해외에서 자랐으니 그쪽으로 다른 일자리를 마련해줄 수 있어.”

강세헌이 말했다.

이지안이 이렇게까지 발악해도 강세헌은 끝까지 받아주지 않았다.

그녀는 믿을 수가 없었다.

‘어떻게 이렇게 독할 수 있지? 내 얼굴에 상처 난 거 안 보이냐고? 왜 한사코 날 떠나보내려는 건데?’

“왜 난 회사에 남을 수 없어요? 부족한 점 있으면 고칠게요...”

“너에게 일자리를 마련해준 건 할아버지 때문이고 또한 네가 그 옥패의 주인이기 때문이야. 그렇지 않으면 내가 여기 올 것 같아? 일자리를 마련해준 것만으로도 만족해야지. 정 싫다면 거절해도 돼.”

이지안은 말문이 막혔다.

이건 그녀가 원하는 전개가 아니었다!

“싫다는 게 아니라 난 그저...”

“원하는 게 돈이라면 얼마든지 줄게.”

강세헌이 그녀의 말을 잘랐다.

그는 더이상 이지안과 엮이고 싶지 않았다.

하루빨리 떠나보내고 싶었다.

이지안은 머리를 내저었다. 그녀의 집안이 강씨 일가보다 못하고 부모도 일찍 여의었다지만 나름대로 넉넉한 집안 조건이라 돈이 부족한 건 아니었다.

그녀가 원하는 건 돈이 아니라 강세헌 바로 이 남자였다!

“돈은 필요 없어요.”

그녀는 전 집사의 말을 떠올렸다. 쉽게 눈물을 보이지 말라던 그 말, 중요한 순간에 눈물을 무기로 쓰라던 그 말.

지금 그녀의 처지야말로 충분히 비참할 따름이다!

왜 강세헌은 가녀린 그녀를 안쓰러워하지 않는 걸까?!

지금 안 울면 언제 울란 말인가?

아직도 눈물을 참아야 하는 걸까?

이지안은 또다시 서운함이 밀려왔다.

여자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