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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9화

의사는 전화를 받은 지 얼마 안 돼 강세욱에게 가로막혀버렸다.

“세욱 도련님...”

의사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강세욱은 덥석 그의 멱살을 잡았다.

“잔말 말고 똑바로 얘기해. 할아버지 오늘 병원에 왜 오셨어?”

“회장님은 건강검진 받으러 오셨어요...”

“한 번만 더 묻는다!”

강세욱이 날카롭게 쏘아붙였다.

“내가 만만해 보여?”

의사는 몸을 벌벌 떨었지만 회장님의 지시가 있어 감히 말을 내뱉지 못했다.

다만 눈앞의 강세욱도 호락호락한 자가 아니다. 의사는 중간에 끼어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다.

“제가 어찌 감히요.”

강세욱이 말했다.

“날 진짜 바보로 아네? 할아버지가 건강검진 받으시는데 왜 혈액 검사실 앞에 계셔? 내가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아? 이 병원엔 우리 강씨 집안 사람들의 모든 DNA가 있어. 만에 하나 병 걸리면 바로 쓸 수 있게 말이야. 할아버지는 방금 아기를 안고 계셨는데 유전자확인 검사가 아니면 뭔데?”

“맞는 말씀이지만 유전자확인 검사는 절대 아니에요...”

강세욱은 코웃음 치며 의사를 내팽개쳤다.

“그 아이 강세헌 아이가 틀림없어!”

의사는 뒤로 두 발짝 물러나 문에 부딪히고 나서야 바로 섰다.

“저는 몰라요, 정말 모른다고요. 제발 저희 같은 사람들을 난처하게 하지 말아요.”

의사가 괴로움을 호소하자 강세욱은 더 확신에 찼다.

할아버지가 명령을 내리니 의사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 그들은 분명 숨기는 게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한다고 영원히 숨겨질까? 천만에!

강세욱은 계략을 세우며 병원을 나섰다.

...

천주그룹.

회사에서 업무를 보던 강세헌은 송연아를 지키던 부하의 전화를 받았는데 그녀가 문을 마구 두드리고 물건을 내던진다고 했다. 다들 가까이 다가갈 엄두가 안 나 강세헌에게 전화를 걸었다.

강세헌은 곧바로 돌아갔다.

침실 문을 열자 방안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송연아는 밧줄에 묶인 채 바닥에 누워 있었는데 머리는 잔뜩 헝클어졌고 입고 있는 셔츠는 상반신만 가린 채 가늘고 긴 다리가 밧줄에 묶여 훤히 드러냈다. 그녀는 인기척 소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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