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마음이 약해서 딸에게 많은 빚을 졌는데 이제는 더 이상 약할 수 없었고 딸 앞에 서서 비바람을 막아 주어야 했다.송연아는 눈시울이 붉어졌다.“엄마...”그녀는 코를 훌쩍거렸다.“충동적으로 행동하지 마세요.”살인은 법에 어긋나는 것이니 고훈이 죽으면 한혜숙도 감옥에 가야 하고 송연아는 어머니가 감옥에 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이때 고훈이 기회를 보고 입을 열었다.“어머님, 저는 아이를 해치지 않을 거예요. 전 어머님의 딸을 좋아해요. 연아 씨와 결혼하면 잘해 줄 거예요. 강세헌보다 확실히 더 잘할 것입니다.”한혜숙은 냉정했다.“그 입 닥쳐. 당신이 정말로 연아를 좋아한다면 연아를 강요하지 않았겠지. 연아의 아이를 잡지도 않았을 거고, 당신은 그냥 이기적이고 자기 목표를 달성하고 싶어 하는 거잖아. 왜 우리 연아를 좋아한다고 거짓말해?”고훈은 잠시 멈칫했고 한혜숙의 말에 반박할 수도 없었다.그래서 그는 해명하지도 않았다.“어머님이 나를 죽이면 손자를 다시는 볼 수 없을 거예요. 나를 죽이면 감옥에 갈 거고, 딸은 아이를 잃을 뿐만 아니라 어머니도 잃게 될 건데, 그렇게 되면 슬픔에 미쳐버리지 않겠어요?”한혜숙은 제자리에 얼어붙었다. 그렇다. 그녀와 찬이 둘 다 사고를 당하면 연아는 어떻게 할 것인가?송연아가 다가와 한혜숙의 손을 잡고 위로했다.“분명 방법이 있을 테니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마세요.”한혜숙은 딸을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혔다.“엄마가 미안해, 너와 찬이를 지켜주지 못했어.”“엄마 잘못이 아니에요.” 송연아는 한혜숙의 손에서 조심스럽게 칼을 빼며 말했다.“엄마와 찬이가 모두 무사하기를 바라요.”“고훈 씨.”송연아는 고개를 비틀어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꼭 그렇게 해야겠다면 동의할게요. 하지만 내 아이가 무사할 거라고 약속하지 않으면 엄마가 나설 필요 없이 내가 먼저 죽여버릴 거예요!”“아직 나를 미워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걱정하지 마요, 당신이 나와 결혼하면 결혼식이 끝나자마자 아이를 볼 수 있게 해줄
“아이가 납치된 걸 알아요. 내가 도와드릴 일이 있을까요?”송예걸은 그녀를 놓지 않았다.송연아가 말했다.“없어. 넌 회사를 경영하는 방법을 제대로 배워.”“누나, 찬이는 내 조카이기도 해요. 누나가 인정하든 안 하든 나는 찬이의 삼촌이고, 찬이가 잡혀 있으니 나도 걱정하고 있어요. 나도 누나를 돕고 싶어요.”그의 어조는 진지했고 송연아는 그의 친절을 몇 번이고 거절할 수가 없어 인내심을 가지고 말했다.“넌 회사를 제대로 경영하는 방법을 배우는 게 나를 도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야.”송예걸은 송연아의 눈빛을 보고 기분이 살짝 바뀐 듯했다.“열심히 할 거예요.”“난 볼 일이 있으니 손 좀 놔줘.”송연아가 다급히 말했다.송예걸은 천천히 손을 놓았다.송연아는 재빨리 밖으로 걸어 나가다가 갑자기 멈춰서 돌아서더니 송예걸을 바라보며 말했다.“아빠가 너에게 회사를 직접 맡기지 않은 건 너를 신경 쓰지 않는 것이 아니라, 네가 아직 미성숙하고 회사를 경영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먼저 나에게 맡긴 거야. 아빠는 널 사랑하고 많이 아끼셨어. 네 엄마는 잘못된 일을 많이 했잖아. 네가 나에 대한 미움을 버리고 공부에 집중했으면 좋겠어.”“누나, 무슨 말이에요?”송예걸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당연히 엄마 탓인 거 알아요...”“네가 마음속으로 어떻게 생각하는 지는 본인이 가장 잘 알겠지. 하지만 다른 사람들도 모두 바보가 아니야.”그렇게 말한 후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자리를 떠났다.송예걸은 매번 송연아 앞에서 자신이 다 알고 성숙한 것처럼 행동했고, 심지어 그녀와 가까워지기 위해 백수연을 험담하기도 했다.그러나 송연아는 어리석지 않았고 송예걸이 일부러 자신에게 접근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아마도 회사의 경영권을 갖기 위해서였을 것이다.그녀는 조만간 회사가 송예걸의 것이 될 것이며 탐내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기 때문에 모든 것을 그에게 말했던 것이었다.더군다나 백수연의 투옥으로 인해 그가 자신에게 원한을 품고 뒤
고훈이 그렇게 말하긴 했지만, 그녀는 정작 그가 실제로 무슨 의도인지는 잘 몰랐다.강의건은 긴 한숨을 내쉬며 힘없이 말했다.“아이고, 전 집사가 심상치 않은 것을 눈치채지 못한 것도 내 잘못이야. 그렇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건데.”송연아가 물었다.“전 집사님이 돈을 받으셨어요?”강의건은 고개를 저었다.“전 집사는 수년 동안 나를 따랐고 난 그를 신뢰해. 난 그를 함부로 대하지 않았고, 돈으로도 그를 회유할 수 없다는 건 내가 잘 알아. 고훈이 전 집사의 아내를 붙잡고 그에게 날 꼬드겨서 너와 세헌이의 이혼서류를 가져오라고 협박했어. 또 네 아이를 데려가서 너와 고훈의 결혼을 강요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송연아는 이제 더 이상 강씨 가문과 엮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이혼하는 것을 원했다.“할아버지도 저를 싫어하시고 세헌 씨도 이제 이지안 씨에게 관심이 있으니까 제가 강씨 가문에 더 머무를 필요가 없죠. 아이는 제가 직접 구할 거예요.”그녀는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지 않고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결정을 내리자 마음이 놓였다.“그 아이가 세헌이의 아이라고 하지 않았나? 강씨 집안의 자식이니 우리가 무시할 이유가 없잖아.”“강세헌 씨도 있는데 손자를 원하시면 세헌 씨가 많이 안겨드릴 거예요... 찬이는 제 아이예요.”강의건은 미간을 찌푸렸다.“세헌이가 이지안을 받아들였어?”송연아는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이지안 씨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준 걸 보아 많이 좋아할 거예요.”“소중한 거.”“지난번에 제가 건드렸을 땐 화를 내던데, 이지안 씨에게는 선물로 줬으니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 수 있죠.”송연아는 침착하게 말했다.이제 그녀는 진정되었다.마음속에 불쾌한 감정이 있더라도 그녀는 다른 사람들에게 그것을 기꺼이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강의건은 전 집사를 흘끗 쳐다봤다. 그는 자신이 이지안과 강세헌을 엮으려는 것을 강세헌이 꿰뚫어 보았지만 이지안이 옥패에 대해 아는 것도 그가 꾸몄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지안이 우아하게 걸어왔다.그녀는 하이힐을 신고 있었고 손에 들고 있던 도시락통을 오은화에게 건넸다. “이건 제가 세헌 씨를 위해서 만든 거예요. 안으로 들여가세요.”오은화는 손을 내밀지 않았고 이지안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주머니, 제가 앞으로 이 빌라의 여주인이 될 텐데 그렇게 비우호적이라면 앞으로 어떻게 잘 지낼 수 있어요?”마지못해 오은화는 손을 뻗어 이지안이 건네준 것을 받았고 축 처진 표정으로 돌아서서 집으로 들어갔다.오은화가 떠난 것을 본 이지안의 얼굴에 미소가 조금씩 사라졌다. 그녀는 벽 앞에 놓인 트렁크를 흘끗 본 후 송연아를 쳐다보며 말했다.“당신이 떠난 후 다시는 세헌 씨의 눈앞에 나타나지 않기를 바라요. 당신이 지긋지긋해져서 세헌 씨가 아주머니더러 당신의 물건을 내놓으라고 한 거겠죠?”‘지긋지긋하다’는 말이 송연아의 마음을 깊이 자극했다.그렇다. 강세헌은 오은화에게 자신의 물건을 버리라고 시킬 정도로 그녀를 혐오하겠지?그녀는 고개를 들고 얼굴에 흠잡을 데없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난 내가 마지막으로 버려지는 사람이 될 것 같지는 않지만, 이지안 씨는 소나무처럼 잘 버텨서 버려지는 날이 없기를 바라요.”이지안은 표정이 변하며 물었다.“지금 날 저주하는 건가요?”“저주하려던 건 아니었어요. 남자는 변덕스럽고 나를 버릴 수 있었다면 당신도 버릴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었어요. 이 하늘 아래 선과 악은 꼭 그 응보를 받을 거예요.”그렇게 말한 후 송연아는 소리 내 웃으며 트렁크를 끌어 길가로 걸어갔다.이지안은 입술을 깨물었다. “버림받은 게 뭔 대수라고 저렇게 당당해?”송연아는 그녀의 말을 가볍게 무시했다.이지안은 좋은 남자를 잡았다고 생각하겠지만 강세헌처럼 변덕스러운 남자는 얼마 지나지 않아 똑같이 그녀를 버릴 것이다.송연아는 동정심만 느꼈는데 당당하다고? 쫓겨난 마당에 당당하기는 무슨?그녀는 그저 농담거리로 여겨지고 싶지 않았고 남은 체면을 지키고 싶었을 뿐이었다.“송연아, 내 말 들었어?”이지안은
송연아는 웃었다.심재경은 송연아한테 푹 쉬라고 말한 뒤, 안이슬과 함께 돌아갔다.송연아는 잠이 다 깨어 고훈을 찾아가려고 몸을 일으켰다. 근데 외출하기도 전에 고훈이 알아서 찾아왔다.그는 빙그레 웃고 있었고 컨디션이 좋아 보였다.송연아는 별 표정 없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언제 내 아이를 볼 수 있죠?”“제가 말했잖아요. 결혼하고 나서라고. 와서 좀 봐봐요, 어느 스타일이 마음에 드는지.”그는 송연아의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라고 여러 가지 스타일의 청첩장을 들고 왔다.송연아의 눈에는 고훈이 너무 별난 사람 같아 보였다.그녀는 분명히 말했다. 그를 좋아하지 않는다고.결혼을 승낙한 것은 순전히 아이 때문이었다.‘미친 건가? 무슨 청첩장까지 고르라는 건지...’“나한테 아무것도 묻지 말고 알아서 하세요.”송연아는 소파에 앉았다.고훈이 대답했다.“그럼, 다 내가 알아서 할 테니 청첩장이 나오면 첫 번째로 강세헌한테 보낼게요.”송연아는 그를 상대할 기분이 아니어서, 아무말 없이 그저 나른하게 소파에 누워있었다.“어디 불편해요?”고훈이 다가왔다. 송연아의 옆에 앉으려고 하자, 그녀는 곧바로 일어났다.고훈은 눈썹을 찌푸렸다.“내가 그렇게 싫어요?”송연아는 조금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안 그러면요?”“나한테 적응해 봐야죠. 전에 청양시에서 우리 그래도 잘 맞지 않았나요?”고훈은 염치없이 옆자리를 툭툭 쳤다.“자, 여기 앉아봐요.”송연아는 그의 맞은 켠에 앉았다.“연아 씨, 그렇게 시간을 허비할 필요 없어요. 지금 당장 가서 혼인신고 할 수 있으니까. 아, 그러면 안 되네요. 멋진 결혼식을 올려서 연아 씨가 내 것이라는 것을 모두에게 알려야 하니까요.”그는 웃으면서 말했다.“웨딩드레스를 해외에서 주문했는데, 연아 씨는 전통식 결혼식을 좋아해요, 아니면 현대식 결혼식을 좋아해요?”“마음대로 하세요.”송연아는 그의 수다를 참을 수 없었다.이런 것들에 대해서 송연아는 조금도 흥미가 없었다.그가 하고 싶은 대로 하든지 말든
강세헌은 송연아 이름 석 자를 듣고서야 마침내 서류에서 시선을 떼고 눈을 치켜떴다.그러자 고훈은 의기양양해하면서 일부러 강세헌에게 청첩장을 펼쳐 두 사람의 이름이 적혀있는 것을 보게 하였다.“봤어?”강세헌의 얼굴빛은 고요한 호수면처럼 잔잔했다.“고훈, 송연아는 내가 원하지 않는 여자야, 네가 좋아한다면 얼마든지 가져가.”고훈은 강세헌이 아무렇지 않은 척을 잘하는 것을 알았기에 그의 비꼬는 말에 개의치 않았다.“네가 원하지 않는 여자? 강세헌, 그건 네가 여자를 볼 줄 몰라서야. 난 송연아가 마음에 품었던 남자가 있었든 없었든 상관 안 해. 그리고 송연아는 앞으로 쭉 내 사람이야. 너무 감사하게도 그녀를 가질 수 있게 된 건, 우리 강 대표가 나한테 흔쾌히 양보해 줘서가 아니겠어? 안심해, 내가 많은 사랑을 줄 거니까.”“이제 좀 꺼져줄래?”강세헌은 서류의 마지막에 사인을 휘갈겨 쓰고는 그대로 덮어 버렸다.고훈은 얼굴에 웃음기가 가득했고 한 대 때리고 싶은 표정으로 말했다.“토요일입니다. 강 대표님, 절대 잊으시면 안 돼요.”강세헌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올라간 입꼬리의 각도가 다소 흉악해 보였다.고훈은 청첩장을 바로 놓고 말을 덧붙였다.“그럼 토요일에 봅시다.”말을 마친 고훈은 휘파람을 불며 의기양양하게 강세헌의 사무실을 나섰다.문이 닫히자, 강세헌 얼굴의 평온함이 순식간에 분노로 변했다!“송연아!”그는 이를 악물었다.‘송연아가 나를 다른 여자한테 떠넘긴 이유가 고훈과 결혼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단 말이야? 진짜 대단한 여자네.’그 여자는 신경 쓸 가치도 없고, 좋아할 가치도 없고, 사랑할 가치도 없다고 스스로 자신한테 말했다.하지만 그녀가 다른 남자와 결혼한다는 소식에 그는 여전히 화가 났다.가슴이 답답했고 숨이 막힐 정도로 억압이 느껴졌다.“강 대표님...”이지안은 노크도 하지 않고 들어왔다.강세헌은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 올 지경이었는데 이지안이 노크도 하지 않고 문을 열자 결국 화가 치밀어 올라 폭발하였다.“꺼
강세헌과 이지안의 사이가 보통이 아닌 것 같았지만, 이지안이 강세헌의 이름을 부를 때마다 속으로는 눈살을 찌푸렸다.‘이 여자는 정말 자신을 주인으로 생각하는 것일까? 회사에서도 이름을 그렇게 부른다고?’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임지훈은 이지안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대표님 성질이 원래 이렇잖아요.”그는 담담하게 말한 뒤, 성큼성큼 걸어갔다.이지안은 두 걸음 뒤쫓아 갔다.“임 비서님, 그렇게 빨리 가시지 말고요. 제가 지금 들어가면 세헌 씨가 아직도 화를 낼까요?”“한번 해보시던가요.”임지훈은 웃으면서 말했다.그는 지금 강세헌이 아직 화가 나 있는 상태고 풀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누가 가도 불편할 것이 뻔하였다.이지안도 마냥 멍청하지는 않았다.“기다렸다가 가는 게 좋겠어요. 여전히 화가 나 있는데 제가 찾아가면 괜히 일을 만드는 것 같아서요.”임지훈은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똑똑하시네요.”“저는 그저 세헌 씨를 화나게 하고 싶지 않았을 뿐이에요.”이지안은 다 말하고는 서류를 안고 갔다....고훈의 등장으로 강세헌은 하루 종일 기분이 나빴다.일에 전념할 수 없었고, 심지어 잘못된 결정까지 내리고 말았다. 그는 일을 계속할 마음이 없어 술자리도 미루고 일찍 집으로 돌아갔다.별장 안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아주머니께서 그의 취향에 따라 음식을 준비하였다.유일한 차이점은 송연아가 여기에 없다는 것이다.한 사람이 없어졌을 뿐인데 그녀가 여기에 몇 년 동안 있었던 것도 아닌데...강세헌은 많은 물건이 없어진 것 같았다.그녀의 존재가 익숙해진 것이었다.그는 자신도 자신이 우습다고 생각했다.“도련님.”아주머니는 조심스럽게 다가왔다.송연아가 떠난 이후로 강세헌의 성격이 나빠져 아주머니는 조심스럽게 시중을 들었다.“무슨 일이예요?”강세헌은 외투를 벗고 소파에 앉아 미간을 눌렀다.“물 한 잔만 따라줘요.”아주머니는 먼저 가서 물을 따라와 두 손으로 건네주었다.강세헌은 받아와서 두 모금 마셨다.아주머니는 그가
“강세헌?” 송예걸은 침착하지 못했다. “누나, 형부 아니야? 그분이 전에 비서한테 누나 도우라고 했는데, 왜 갑자기 누나를 난처하게 만들지?”“예걸씨, 무슨 소리하는 거예요? 강세헌이 언제 결혼했는데요, 그것도 예걸씨 누나랑요?” 출하 담당자가 놀라 물었다.어쨌든 송연아와 강세헌의 결혼은 성대하게 하지는 않았기에 원래 아는 사람도 많지 않았고 더군다나 출하 담당자와 같은 별로 상관이 없는 사람은 더더욱 몰랐을 것이다.송연아는 웃으면서 설명했다. “방금 예걸이가 술을 좀 마셔서 취했나 봐요. 헛소리 들을 필요 없어요.”송연아는 송예걸을 사무실로 끌고 갔고 출하 담당자를 먼저 퇴근시켰다. “이런 일은 내일에 방법을 생각해봅시다.”“아, 네. 알겠습니다.” 출하 담당자는 별 생각을 하지 않았고 송예걸이 했던 말은 그저 술김에 뱉은 헛소리라고 여겼다.“누나.” 송예걸이 미간을 찌푸렸다. “누나, 날 왜 끌고 가는 거야? 그리고 누나 강세헌이랑 결혼한 거 맞잖아...”“송예걸.” 송연아는 그의 말을 끊었다. “난 이미 그와 이혼했어. 그러니까 다시는 남들 앞에서 내가 강세헌과 결혼한 적이 있다는 얘기 꺼내지 마.”“언제?” 송예걸은 눈을 크게 떴다. “그놈은 자기 아들도 싫다고 한 거야?”“세헌 씨는 제 아이라는 걸 몰라.” 송연아는 신신당부했다. “너도 입 밖에 꺼내서는 안 돼.”송예걸은 어리둥절했다. “누나는 내가 약속을 어기고 찬이 일을 강세헌한테 말할까 봐 두렵지 않아?”“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우리는 서로 배다른 남매지만, 절반의 피는 같잖아. 너는 내 동생이고 이건 바뀔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에 난 너를 완전히 믿고 싶어.” 송연아는 이미 송예걸과 가까워지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그리고 그가 자신한테 실망시키는 일을 하지 않기를 바랐다.송예걸은 입술을 앙다물고 눈을 천천히 내렸다.송연아가 말했다. “이 일은 내가 방법을 생각해 볼 테니까, 너무 성급해하지 않아도 돼.”“응...” 송예걸이 대답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