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7화

송지유는 뿌듯한 얼굴로 손목에 찬 스마트 워치를 보여주었다.

“엄마, 방금 하린한테 위치를 공유했는데 동호 삼촌이 벌써 오셨네요.”

신동호는 얼굴을 살짝 붉히며 손을 뻗어 송지유의 머리를 쓰다듬고 몰래 눈짓을 주고받았다.

나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누군가에게 관심을 받는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다.

내가 비에 젖을까 봐 그는 외투를 벗어서 머리 위로 씌워주었고, 매너손으로 차까지 에스코트해서 태웠다.

뒷좌석에 앉아 송지유와 웃고 떠드는 모습을 바라보자 나는 괜스레 눈시울이 붉어졌다.

집에 도착하자 신동호는 기어코 장바구니를 들고 가져다주겠다고 했다.

나는 딱히 거절하지 않았고 송지유가 가운데 서서 양손으로 각각 우리를 붙잡았다.

이때, 빗물에 비친 모습이 눈에 들어오자 이대로 세 식구가 함께 살아가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올라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우뚝 멈췄다.

육준서가 정교한 상자를 들고 우리 집 앞에 서 있었고, 곁에는 만면에 미소를 띤 육상준이 보였다.

신동호를 발견하는 순간 육상준의 얼굴에 웃음기가 싹 사라졌다.

이내 입꼬리를 억지로 끌어올리며 의미심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라희야, 요즘 잘 지냈어?”

“그럭저럭.”

나는 무심하게 대답하며 육상준 부자를 피해 열쇠를 꺼내 문을 열었다.

신동호는 송지유의 손을 잡고 내 뒤를 따랐다.

육상준도 육준서를 끌고 집으로 들어오려고 했지만 나는 팔을 뻗어 막아섰다.

“딱히 볼 일 없으면 이만 돌아가.”

육상준의 발걸음이 우뚝 멈추더니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육준서는 내 말을 못 들은 척 팔 밑으로 허리를 숙여 지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육상준에게 목덜미를 잡혀 다시 현관 밖으로 끌려왔다.

육상준은 침을 꿀꺽 삼키더니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

“라희야, 오늘 무슨 날인지 기억 안 나?”

어리둥절한 내 얼굴을 보자 육준서가 뾰로통한 목소리로 외쳤다.

“엄마 아빠의 결혼기념일이잖아요.”

그리고 활짝 웃으며 손에 든 선물 상자를 들어 올렸다.

“아빠가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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