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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시종일관 침착하던 육상준도 당황하기 시작했고, 내 손을 잡으려고 팔을 뻗었지만 냉큼 피하는 바람에 허공에 덩그러니 멈춰 있었다.

아마도 자신의 손길을 거절하는 날이 오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는지라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살짝 떨리는 목소리는 분노를 애써 억누르는 듯싶었다.

“진심으로 하는 얘기 맞아? 만약 이혼하면 육준서는 내가 키우고 앞으로 다시는 못 만나게 할 거야.”

나는 고개를 숙이고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했다.

“그래. 어차피 허연서의 아들이 되면 나를 보고 싶어 하지도 않을 테니까.”

하지만 예상외로 육준서는 울면서 내 품에 뛰어들었다.

“아니에요. 엄마! 전 단지 간섭당하는 게 싫었을 뿐, 연서 이모의 아들이 되고 싶지는 않아요.”

그래도 피붙이라서 나는 망설임 끝에 아들의 어깨를 살포시 끌어안았다.

육준서는 내 품에서 서글프게 울었고, 두 손으로 소매를 꼭 붙잡았다. 마치 이대로 놓치면 영영 사라질까 봐 두려운 듯했다.

대체 얼마 만에 나한테 응석을 부리는 거지? 한동안 만지는 것조차 꺼렸는데 말이다.

스킨십할 때마다 아들은 쌀쌀맞게 말했다.

“엄마, 전 이제 꼬맹이가 아니라서 함부로 만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짜증 나니까.”

하지만 허연서만 보면 품에 안겨 애교를 부렸다.

예전에는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무뎌졌고, 단지 납득하기 힘들어 마음이 울컥했을 뿐이다.

어릴 때만 하더라도 육준서는 분명 나를 제일 좋아했다.

옹알이를 시작해서 제일 먼저 엄마라고 불렀고, 걸음마를 떼자마자 뒤뚱거리며 내 품에 안겼다.

육상준이 내가 싫은 나머지 소방서에서 밤을 지새울지언정 집에 들어오지 않았던 나날, 아들은 유일한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그때만 해도 조잘거리며 이 세상에서 엄마를 제일 사랑한다고 했다.

게다가 반짝이는 눈동자에 애정이 듬뿍 담겨 있었다.

나중에 허연서가 돌아왔다.

육상준이 시간이 없어서 픽업하러 허연서를 보냈던 초반에는 같이 가기 싫다고 떼를 썼다.

그러다가 진짜 갖고 싶었지만 내가 사주지 않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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