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성급 대장의 안색이 순간 어두워졌다."허, 그쪽도 1성급 대장이었다니. 다들 이렇게 이유도 묻지않고 진 도련님을 도와주기로 결심한 건가? 역시 어떤 사람은 돌아오자마자 제대로 변해버리네."도범이 그 남자를 보며 냉담하게 웃더니 감탄했다."꼬마야, 아직은 네가 끼어들 차례가 아니야. 저 여인을 먼저 치우고 너를 치워줄게."모하가 도범을 노려보았다.이에 진장원이 즉시 옆에서 말했다. "외삼촌, 저 여인이 제일 악랄했어요. 이따가 무조건 중상이 될때까지 때려서 열흘이나 보름 동안 침대에서 내려오지 못하게 만들어 줘요. 저 대신 제대로 본때를 보여줘라고요."진장원은 속으로 냉소했다. 보아하니 실력이 1성급 대장보다 너무 많이 뛰어난 것 같지 않은 게 자신 외삼촌의 적수가 아닌 건 분명했다. 잠시 후 외삼촌이 장진을 중상으로 때리고 떠나면 그때 가서 바로 저 두 여인을 호텔로 데리고 가 놀고나면 그만일 거고.도범은 그냥 죽이버리면 되는 거였다."허, 열흘이나 보름같은 소리를 좋아하고 있네."장진이 차갑게 웃더니 모하를 가리키며 말했다. "모하, 넌 한낱 3성급 대장으로서 너의 조카를 방임하고 이 구역에서 함부로 날뛰게 했어. 그러니 오늘 난 반드시 너에게 징벌을 내려야겠어.""네가 감히 나한테 벌을 내려? 꿈도 야무지네."모하는 속으로 냉소했다. "네가 전신이야 장군님이야? 이마에 피도 안 마른 계집애가 무슨 자격으로 나에게 징벌을 내려?"말을 마친후 그는 바로 주먹을 쥐고 바람 소리와 함께 장진을 향해 달려들었다."설명하기도 귀찮아!"장진은 자신이 전신이라는 걸 말할 리가 없었다. 그래서 똑같이 주먹을 움켜쥐고 상대방을 향해 공격했다."뻥!"진씨네 사람들은 하나같이 장진이 날려나는 장면을 기대하고 있었다.하지만 그들을 생각지도 못하게한 건 날려난 사람이 장진이 아니라 모하 대장이었다는 것이다."슉!"장진은 다시 신속히 쫓아갔다."말도 안 돼! 이런 속도! 말도 안 돼!"모하는 놀라서 얼굴이 파래졌다. 장진의 속도가 너무 빨랐다.
"아!"손가락 하나가 잘리자 모하 대장은 아픔에 비명을 질렀고, 얼굴색마저 순간 창백해졌다.하지만 대장으로서 그는 두려워하기는 커녕 오히려 장진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장진을 갈기갈기 찢어버릴 것 같은 눈빛이 사람을 무섭게 했다.“보아하니 아직도 불복하는 것 같네.”장진이 일어서서 비수 위의 핏자국을 깨끗이 닦으며 담담하게 한마디 했다."너 후회할 거야!"모하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허, 이번은 단지 너에게 교훈을 줬을 뿐이야. 만약 여전히 회개할 줄 모른다면, 다음엔 너의 목숨을 앗아낼 거니 그때 가서 나를 원망하지마."장진이 차갑게 웃으며 한마디를 내던지고는 도범, 박시율과 함께 떠났다.모하와 함께 온 다른 남자도 대장이었다. 2성급 대장.방금 모하가 나서기에 방관하기로 한 거였는데 모든 장면을 목격한 후 그는 완전히 멍해졌다. 모하 대장도 그 여인의 적수가 아니라니. 게다가 이렇게 빠르고 철저하게 패배했다. 방금 나선게 그 자신이었으면 아마도 마찬가지로 적수가 아니었을 것이다."모 대장님, 괜찮으세요?"경호원들이 일어서서 하나같이 뛰어갔다."외삼촌, 괜찮아요?"진장원도 놀라움에 멍해져서는 얼른 달려갔다. 그는 자신의 외삼촌마저도 그 여인의 적수가 아닐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이 모든 것이 그를 너무 놀라게 했다."저 여인이 왜 이렇게 대단해?"모하가 일어서서 손목을 꽉 잡은 채 말했다. "먼저 병원에 가자. 젠장, 난 절대 저 여인을 가만두지 않을 거야!""어서, 어서! 어서 병원에 가서 지혈해야 돼!"두 대장이 즉시 사람들을 비키게 하고 모하 대장를 병원으로 이송했다."정말 생각지도 못했네, 외삼촌조차도 그 여인의 적수가 아니라니. 이렇게 되면 그 두 여인을 괴롭힐 기회가 없어지는 거잖아."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차를 바라보며 진장원은 저도 모르게 실의에 빠졌다.그 두 여인은 정말 보기 드문 미인이었다. 그리고 오늘의 좌절 때문에 그는 오히려 그 두 미인을 더 얻고 싶었다. 그녀들을 후회하게 하고, 자신 앞에 무릎을 꿇
"그래. 어서, 너희 둘, 차 몰고 저들을 미행해. 어디에 사는지 무조건 알아내야 해. 바보처럼 너무 붙어서 들키지 말고, 알았지?"잠시 생각한 후 진장원이 즉시 두 경호원에게 분부하였다. 도범 세 사람은 아직 멀리 가지 못했을 것이고, 더군다나 차를 몰고 온것도 아니니, 지금 쫓아가면 바로 따라잡을수 있을 거라고 여겼던 것이다."네, 도련님!"그 두 경호원은 즉시 고개를 끄덕이고 몰래 따라갔다."그렇게 반나절이나 돌아다녔는데 장사를 하기에 적합하고 괜찮아 보이는 가게는 한 곳도 찾지 못했네."박시율은 피곤한 몸으로 집에 돌아오자마자 간단히 샤워를 하고 바로 침대에 누웠다. "가족들이 전부 출근도 하지 않고 장사도 하지 않는 건 말이 안 돼. 어쩌면 우리의 신분이 더욱 쉽게 의심을 받을 수 있어."같은 시각, 연씨 가문의 사람들은 이미 신속히 중주에 도착해 몰래 조사를 전개했다.그리고 조사가 끝난 후, 연씨 가문의 셋째 장로 연도든, 이씨 가문의 가주 이명이든 하나같이 안색이 어두워졌다.도범 등이 이미 그들이 찾아올 것이라는 걸 예상하고 밤새 중주를 떠났으니까.이에 그들은 상의한 후 곧 제갈 가문에 강제로 쳐들어갔다."누구시죠?"얼굴이 맞아서 퉁퉁 부은 것도 모자라 코피까지 흘리며 바닥에 누워 있는 경호원들을 바라보며 제갈금은 어두운 표정으로 앞에 있는 불청객들에게 물었다."하하. 제갈 가주. 저희의 조사에 의하면 박씨 가문의 데릴사위 도범이 떠나면서 그들의 별장 한 채를 당신에게 주었다고 하던데, 맞으시죠? 보아하니 두분의 사이가 아주 각별한 것 같네요."이명이 웃으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제갈금은 순간 가슴이 내려앉았다. 그는 경성 연씨 가문의 사람들이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게다가 제일 관건적인 건 이들이 도범 등을 찾지 못하자 바로 그의 집을 찾아왔다는 것이다."여러분, 저희 가문과 도범 사이의 관계가 그리 좋은 건 아닙니다. 다만 예전에 도범이 제 딸을 위해 병을 치료한 적이 있었거든요. 의술이 매우 뛰어나
이명이 듣더니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러다 잠시 생각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이렇게 하죠. 저희는 먼저 가보겠습니다. 연락처도 남겨 드리겠으니, 그들에 대한 소식을 듣게 되거나, 그들이 어디로 갔는지 알게 된다면, 또는 그들이 만약 돌아오게 되면 즉시 저희에게 전화를 주세요. 유용한 정보라면 반드시 보답으로 적지 않은 돈을 드리겠습니다.""네. 걱정 마세요. 그들에 대한 소식이 있으면 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제갈금이 고개를 끄덕이며 바로 승낙했다."그럼."이명도 고개를 끄덕이고서는 연도와 함께 떠났다.그렇게 다들 떠난 후 제갈금은 몰래 식은땀을 훔쳤다. "깜짝 놀랐네. 백여 명이나 쳐들어오다니. 저 중에는 분명 고수가 엄청 많겠지?"이때 줄곧 제갈금 등의 뒤에 서 있던 제갈소진이 나와서 말했다. "도범씨의 결정이 정말 너무 현명한 것 같네요.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은 몰랐는데. 만약 그들이 여직껏 떠나지 않았다면 분명 큰일이 났겠죠?""모르지. 장진 전신이 저 사람들의 적수인지 아닌지도 모르겠고. 가장 관건적인 건 장진이 줄곧 도범 그들 곁에 있을 수도 없고. 그러다 도범 등이 여직 떠나지 않은 상황에서 저 사람들이 찾아왔으면, 아마 장진이 달려오기도 전에 도범 그들은 이미 죽었겠지."제갈금이 식은땀을 닦고 나서 말했다."그러니까요. 도범과 전신들의 관계가 좋은 건 사실이지만, 연씨 가문은 경성에서 온 큰 세력이잖아요. 도범 등을 위해 저런 큰 세력의 미움을 살 정도로 좋은지는 모르겠네요."제갈소진이 잠시 생각하더니 다시 말했다. "안 되겠네요. 당장 시율씨에게 전화를 걸어 핸드폰 번호도 전부 바꿔라고 해야겠네요. 저 사람들이 박씨 집안의 친척을 잡아 전화로 연락하고 그들을 찾아낼 수도 있는거니까."제갈금이 듣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도범 그들이 예전에 우리를 도와준 적도 있으니. 특히 도범은 사람 됨됨이도 괜찮고. 난 여직껏 몇 곳의 세력이 전부 그가 아니면 그가 사람을 보내 멸망시켰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거든
"제갈 아가씨께서 메시지를 보내왔는데, 연씨 가문의 사람들이 이미 백여 명을 거느리고 중주로 가서 우리의 소식을 알아보고 있대요. 심지어 제갈 가문으로 찾아가 우리에 대해 물었다고.""그리고 우리더러 핸드폰 번호도 바꾸라네요. 그게 좀 더 안전할 것 같다고."박시율이 메시지를 보고는 가족들에게 말했다."그래, 무조건 바꿔야 돼. 안 바꿨다간 만약에 그들이 찾아오기라도 하면 어떡해?"나봉희가 듣더니 깜짝 놀라서 말했다. 상대방이 찾아올까 봐 두려웠던 모양이다.박영호도 따라서 말했다. "그리고 핸드폰 번호를 바꾼 후 더는 다른 친척과 연락해서는 안 돼. 연락하다 우리의 신분이나 위치가 폭로되기라도 하면 위험하니까."이에 박 어르신이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래도 같은 박씨 가문의 가족이었으니까. 비록 그들이 냉정하게 떠났지만, 박 어르신은 여전히 그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는 걸 보고 싶지 않았고, 그들과 관계를 끊고도 싶지 않았다.하지만 도범이 듣더니 오히려 전혀 개의치 않은 듯 말했다. "사실 저는 안 바꿔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연씨 가문이 전혀 두렵지 않으니까요. 게다가 지금 저희 곁엔 장 대장님과 장진 전신님 같은 고수도 계시니 더욱 두려울 거 없잖아요. 제가 그들을 피해 이쪽으로 온 건 이쪽에 다른 볼일이 있어서입니다. 귀찮아지는 게 싫은 것도 있고요.""허풍은. 자신이 없으면 그냥 자신이 없다고 해. 뭐가 또 귀찮은 게 싫을까 봐야? 이렇게 멀리까지 와서 숨는 게 뭐가 좋다고? 나는 차라리 중주에 남고 싶어. 그게 더 편안할 것 같은데."나봉희가 도범을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도범이가 허풍을 떨고 있다고 생각했다."어머님, 어머님께서 모르실 수도 있는데, 이곳에서 사는게 확실히 더 좋거든요."이에 도범이 웃으며 설명했다. "혹시 연성의 사방에 항상 옅은 운무가 감돌고 있다는 걸 발견하지 못했나요? 이곳은 무성이라고도 불려 고수가 엄청 많아요. 가장 관건적인 건 성의 지리적 위치가 매우 독특하여 이 성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전체적인 수명이
저녁에 샤워를 하고나서 도범과 박시율은 다시 침대에 누웠다.눈앞에 있는 아름다운 여인을 바라보며 도범은 참지 못하고 그녀를 껴안고 뽀뽀를 했다."당신도 참, 피곤하지 않아?"박시율은 얼굴이 붉어지더니 부끄러워하는 표정을 지었다.그러다 도범이 옷을 벗은 후, 눈살을 찌푸린 채 도범의 팔 위 이상한 상처를 바라보며 물었다. "여보, 당신의 이 흉터를 볼 때마다 느끼는 건데, 흉터가 너무 이상한 것 같아. 큰 비늘 같기도 하고. 당신의 의술이 그렇게 뛰어났는데, 이 흉터를 제거할 수 없는 거야?"도범이 듣더니 쓴웃음을 지었다. "그렇게 쉽게 제거되는 상처가 아니야. 하지만 어쩌면 곧 제거될 지도 몰라."말을 마친 후, 도범은 몸을 숙여 박시율에게 키스했다.다음날 아침, 경호원이 진 도련님 앞에 나타났다."도련님, 다 알아냈습니다. 그 세 사람 모두 같은 곳에 살고 있습니다. 이곳으로 온 지는 얼마 되지 않고요. 이곳에서 정착하려고 건너온 다른 도시의 가문인 게 분명합니다. 단숨에 스무 채의 별장이나 사들였거든요."경호원이 진장원에게 보고를 했다."뭐? 여기에 온 지 얼마 안 됐다고? 젠장. 온 지 얼마도 안 됐으면서 그렇게 날뛰었다고? 둘째 외삼촌까지 때려가면서!"진장원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둘째 외삼촌이 강자들을 적지 않게 알고 있는데. 안 되겠다, 어서 서둘러 움직여야겠어. 그들이 둘째 외삼촌을 제대로 화나게 했는데, 둘째 외삼촌이 그들이 어디에서 살고 있는지를 조사해 내기라도 하면 무조건 고수를 불러 그들을 죽여버리겠지? 그러면 나는 그 아름다운 미인을 품을 기회도 없게 되는 거잖아."경호원도 고개를 끄덕이며 건의했다. "도련님, 그럼 이렇게 합시다. 몇 사람을 보내 매일 그들 집 입구에서 잠복하게 했다가 그 여인이 혼자 나오거나 남자친구와 함께 나오면 즉시 도련님에게 전화를 거는 겁니다. 어떻습니까?""그래, 네가 가서 안배해. 나에게 전화할 필요도 없이 직접 그 여인을 잡아 호텔로 데리고 가. 그러고나서 나에게 전화해!"진장
루희가 듣더니 얼굴색이 순간 가라앉아서는 손에 든 찻잔을 움켜쥐었다. 그러자 찻잔이 펑 하는 소리와 함께 가루가 되었다.그녀는 일어서서 씩씩거리며 말했다. "도씨 가문에 그렇게 사람이 없어? 다른 도씨 가문의 후배는 가주가 되면 안 된다는 법이라도 있는 거야? 아무나 다 이 가문의 가주 상속인이 될 수 있어도 유독 도범은 안 돼!"그러면서 그녀는 도해용을 향해 말했다. "그래서, 도범이 그들과 함께 돌아왔어? 방금 큰일이 났다며? 설마 도범이 그들과 함께 돌아온 거야? 만약 그렇다면 우리가 파견한 사람이 적지 않다해도 도서정의 적수는 아닐거야. 젠장, 오는 길에서 그들을 죽일 수도 없는 거잖아."도해용이 말했다. "저희 쪽의 사람이 말하기를 도범이 예전의 일 때문에 그들과 함께 돌아오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대요. 그래서 집사와 도소정이 먼저 돌아왔고요. 제가 저희 쪽의 사람들 보고 그들이 떠난 후에 움직이라고 했습니다."그러다 도해용이 잠시 뜸을 들였다. "하지만 어제와 오늘 그들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연락 두절인 상태입니다. 틀림없이 이미 죽었을 겁니다.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네요.""네 말은 도소정과 집사가 떠난 후 우리 쪽의 사람들이 움직였는데, 결국 전부 죽었다는 거야?"루희가 듣더니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소리쳤다. "젠장, 그러면 도범 그 녀석이 아주 강한 전투력을 가지고 있다는 거잖아? 그렇지 않고선 우리 도씨 가문의 사람을 쉽게 죽일 수는 없는 거잖아? 그것도 여러명이나!"하지만 도해용이 이내 고개를 저었다.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도범의 곁에 고수가 있을 수도 있겠죠. 아무래도 그는 지금 중주에 있고, 돈도 세력도 있는 셈이니, 돈을 써서 비교적 대단한 경호원들을 청했을 겁니다.""우리 쪽의 사람들이 자신이 도씨 가문의 사람이라고 신분을 드러내지는 않았겠지?"루희가 잠시 생각하더니 물었다."당연하죠. 제가 신신당부를 했거든요. 신분을 드러내지 말고 도범이만 죽이라고."도해용이 아주 자신있게 말했다."정말로 고수가 도범의 주
"당신도 참!"루희는 단번에 셋째 장로의 품에서 벗어나 요염하게 그를 힐끗 쳐다보았다. "정말로 중요한 일이 있어서 부른 거리나까. 당장 200명을 더 파견하여 내 아들을 찾아 줘."셋째 장로가 듣더니 안색이 어두워져서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허니. 나라고 자용을 되찾고 싶지 않겠어? 전에 이미 수백 명을 파견해 찾아봤잖아. 그 미지의 숲은 매우 깊고, 지형도 엄청 복잡해, 그런 곳에서 사람을 찾는 게 얼마나 어려운 건데. 하물며 안에 맹수도 많아 조금만 주의하지 않으면 우리 쪽의 사람들이 죽을지도 모른다고."이에 루희가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당신 혼자 가라는 것도 아니잖아. 여러 사람이서 같이 가보라니까. 자용이 다른 친구들과 함께 들어갔는데 아무런 흔적도 안 남겼을 수가 없잖아. 당신도 아까 그 숲이 크고 넓다고 했으니 전에 보낸 인원이 적었던 게 분명해. 그러니 이번에 200명을 더 보내면 틀림없이 찾을 수 있을 거야! 게다가 가는 사람이 많으면 다들 더 안전한 거잖아."셋째 장로가 한숨을 내쉬었다. "허니, 우리 도씨 가문만 걱정하고 있는 거 같아? 우리 쪽에서 이미 적지 않은 사람들을 파견했지만, 도련님과 함께 나간 기타 친구의 가족들도 각각 사람들을 파견했다고. 지금 그 숲에는 수천 명이서 같이 애들을 찾고 있어. 그런데 가장 중요한 건 이미 두 달 동안 찾았는데 아무 것도 찾지 못했다는 거야. 그러니 도련님은 어쩌면 이미...""아니, 내 아들은 죽었을 리가 없어. 그의 천부적인 재능은 엄청 뛰어났다고. 무조건 곤경에 처했을 거야. 그러니 사람을 더 보내 줘, 반드시 내 아들을 찾아내야 한다고."루희는 눈시울이 빨개져서는 왠지 광기를 띄고 있는 것 같았다."알았어, 내일에 바로 준비할게. 됐지?"셋째 장로는 짜증이 났지만 루희의 환심을 사기 위해 고개를 끄덕이며 승낙할 수밖에 없었다."그래. 내 아들은 아무 일도 없을 거야!"루희의 정서는 그제서야 약간 진정 되었다. "당신이 모를 수도 있는데, 도범 그 녀석이 곧
“풍린수의 가장 큰 약점은 지능이 낮다는 거야. 이들은 그렇게 많은 꾀를 부리지 않기 때문에 무사들이 조금만 머리를 쓰면, 버티기만 해도 풍린수를 처치할 수 있지.”삼각눈의 남자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혹시 구록종이 무슨 종문인지조차 모르는 건 아니겠지? 방금 구록종을 언급했을 때, 네 표정이 어찌나 비웃음이 깃든지 말이야. 중주에 어떤 강력한 종문들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거 아니야? 넌 정말 중주 출신이 맞긴 한 거냐?”이 일련의 의심에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점점 오수경을 변두리에서 나온 우물 안 개구리라 여겼다. 그렇지 않다면 그런 말을 할 리 없었다. 오수경은 무심코 입꼬리가 바들바들 떨렸다. 이제야 도범이 왜 침묵을 즐기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이들과 다투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이었다. 애초에 오수경은 이들과 말다툼을 할 생각조차 없었지만, 이제는 이들이 오수경을 끝없이 몰아붙이고 있었다.오수경은 인상을 찌푸린채 말했다.“물론 구록종은 중주 7품 종문 중 하나로, 그중에서도 손꼽히는 강자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그러자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오수경의 말을 듣고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그런데 왜 내가 구록종을 언급했을 때, 네 얼굴에는 비웃음이 서린 거냐?”오수경은 미간을 찌푸린채 되묻고 싶었다.‘네가 어떻게 내 얼굴 표정을 그렇게 자세히 본 거야? 난 내 얼굴에 어떤 표정이 있는지도 몰라.’이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모든 걸 알고 있는 듯했다.오수경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목소리를 높여 이들과 싸우려는 순간, 도범이 오수경을 막았다. 그러자 도범이 일부러 목소리를 낮추지 않고 말했다.“이 사람들과 싸워서 뭐하겠어? 저들과 싸우는 건 네 시간만 낭비하는 거야. 이들은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야.”이 말에 주위는 순간 조용해졌다. 도범은 지금까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아 사람들이 도범을 허세 부리지 않는 사람으로 생각했으나, 도범의 말은 그들의 예상과는 완전히 달랐다.오수경도 이미 충분히 오만했지만
“역시 숲이 크면 별의별 새가 다 있는 법이지. 거울이라도 보고,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알아봐야 할 텐데, 감히 그런 말을 하다니.”그 중 한 명이 손가락으로 앞쪽에 서 있는 흰 옷을 입은 사람을 가리키며 말했다.“저기 흰옷 입은 사람 보이지? 저 사람은 구록종 출신으로 친전 제자야. 그런데도 30분이 되서야 겨우 수정구를 파란색으로 바꿨다구! 방금 그렇게 큰소리쳤으니, 네 옆에 있는 이 친구가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해서 보라색 수정구를 파란색으로 바꾸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한 번 볼까?”다른 사람도 거들며 말했다.“그래, 말 좀해봐. 네가 그렇게 치켜세운 저 친구가 보라색에서 파란색으로 바꾸는 데 얼마나 걸릴 것 같아?”주변 사람들은 이 상황을 재미있어하며 오수경을 계속 몰아세웠다. 그들은 오수경에게 도범이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하라고 강요하며,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했다.이들 대부분은 6품 종문이나 자유 무사 출신으로,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는 데 최소 4시간이 걸렸다. 출신이 뛰어난 천재들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처음에는 오수경이 이들과 대화할 생각이 전혀 없어서 입을 꾹 다물고 인상을 쓰며 침묵을 지켰다. 그러나 이들은 끈질기게 질문을 던지며 진실을 밝히지 않으면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오수경은 도범에게 도움을 구하는 눈빛을 보냈지만, 도범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만든 일이니 네가 해결해.”도범은 오수경이 이미 여러 번 경솔하게 발언해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기 때문에, 매번 오수경의 뒤처리를 해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오수경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고, 계속되는 질문에 결국 고개를 들어 크게 말했다.“저 사람들이 30분이 걸린다면, 도범 오빠는 15분이면 충분해!”오수경은 어차피 모든 것을 걸고 말하기로 했다. 이 사람들은 정말 짜증나는 존재들이었기 때문이다. 오수경의 말이 끝나자마자, 주위 사람들은 오수경의 말에 반
두 마리의 풍린수를 처치하면 수정구는 파란색에서 청색으로 변하게 된다. 그때 무사는 몇 배나 강력해진 풍린수와 마주하게 되며, 이 마지막 풍린수를 처치해야만 4층을 통과하여 5층에 진입할 자격을 얻게 된다.도범의 설명을 들은 오수경은 미간을 찌푸린채 되물었다.“그러니까 4층은 사실 세 단계로 나뉜다는 말이지? 수정구의 색이 변할 때마다 단계를 하나씩 통과하는 거야. 총 세 가지 색이 있는 셈이니까, 5층으로 가려면 세 번을 모두 통과해야 하네.”도범은 고개를 끄덕였고, 오수경은 손가락을 꼽아가며 말했다.“즉, 네 마리의 풍린수를 상대해야 한다는 거지. 첫 번째 풍린수는 상대적으로 약하고, 두 번째와 세 번째 풍린수는 좀 더 강해지지만, 가장 강력한 풍린수는 마지막 한 마리라는 거군. 이 마지막 풍린수를 처치해야 비로소 통과가 완료되는 거네.”도범은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오수경의 정리가 꽤나 명확했다. 오수경은 5층으로 순조롭게 진입하려면 이 절차를 그대로 따라야 한다. 네 마리의 풍린수를 모두 처치해야만 5층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오수경은 웃으며 말했다.“4층은 도범 오빠에게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겠네. 그 무슨 풍린수라는 것도 결국 선천 후기에 불과하니까 말이야.”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도범이 답하기도 전에 주위의 사람들이 참지 못하고 들고 일어섰다. 그들이 일부러 사람이 적은 곳을 선택하긴 했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오수경의 말이 크게 들리자 주변 사람들이 주의를 기울이게 된 것이다.이때, 눈이 삼각형 모양인 한 사내가 오수경의 말을 듣고 냉소를 터뜨렸다.“너는 저 녀석의 부속인이겠지? 어디서 그런 배짱을 얻었길래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거냐? 마치 4층이 이 어린 녀석에게는 쉬운 일인 것처럼.”그러자 삼각눈 사내 옆에 서 있던 백색 옷을 입은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저 사람은 말이 너무 과장된 것 같아. 풍린수가 얼마나 상대하기 어려운 상대인지 전혀 모르는 것 같은데, 그냥 입만 뻐끔했
도범은 한숨을 내쉰 후 다시 입을 열었다.“네가 오양수와 대결할 때, 나는 곽치홍이 너희 두 사람의 싸움을 계속 지켜보는 것을 발견했어. 그래서 곽치홍을 주시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곽치홍도 내가 본인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지. 하지만 내가 너무 멀리 있어서 곽치홍의 표정을 자세히 볼 수 없었어. 그런데 곽치홍이 나를 쳐다볼 때, 마치 독사에게 주시당하는 느낌이 들었어. 네가 전에 말했던 게 맞아, 곽치홍은 분명 우리에게 적대감을 품고 있어.”도범은 고개를 끄덕였다. 곽치홍이 등장한 이후로, 온갖 의문들이 곽치홍의 마음속에 떠올랐다. 이전에 장로들이 했던 말은 전부 믿을 수 없었고, 이 안에 더 큰 비밀이 숨어 있을 게 틀림없었다.도범이 숨을 고르고 막 입을 열려던 순간, 오수경이 먼저 말했다.“네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 나를 위로하려고 하지 마, 이제 다 이해했어. 내가 전에 했던 충동적인 행동들이 너에게 폐를 끼쳤다는 걸 알아. 앞으로는 항상 이 점을 명심하고, 더 이상 너에게 폐를 끼치지 않을 거야.”오수경의 이 말을 듣고 나니 도범은 한결 마음이 놓였다. 오수경은 단순한 순진한 바보였고, 팔 다리는 튼튼하지만 머리는 물에 잠긴 것 같아 항상 충동에 휘둘렸다. 하지만 이번 일을 겪고 나서 오수경도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그렇게 말하고 나서 오수경은 마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편안해졌다. 두 사람은 함께 4층으로 발을 내디뎠다.그곳은 희미한 빛으로 덮인 광활한 초원이었다. 초원 위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는데, 대부분은 풀밭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손에 든 수정구를 받쳐 들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을 감고 명상하는 것처럼 보였고, 소수의 사람들은 낮은 목소리로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고 있었다.분위기는 침묵과 압박감이 공존했다. 누군가가 이야기를 한다 해도 일부러 목소리를 낮췄다. 여기가 바로 천엽7현탑의 4층이었으며, 겉보기에는 환상 세계와도 같았다.오수경은 눈을 깜빡이며 도범의 손에 들린 보라색 수정구를 한 번
이 말을 들은 오수경은 고개를 저으며 완강히 거부했다.“나는 3층에 남고 싶지 않아. 도범 오빠가 4층을 돌파하면, 분명히 5층도 갈 거잖아. 천엽 7현대는 총 7층인데, 도범 오빠가 7층까지 돌파할 수도 있잖아? 그럼 도범 오빠는 다른 곳으로 바로 전송될지도 모르는데, 그러면 나 혼자 3층에 남게 되잖아. 그땐 난 어떻게 해야 하지?”도범은 오수경의 말을 듣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오수경의 걱정도 일리가 있었다. 만약 도범이 정말 7층까지 한 번에 돌파한다면, 천엽 7현대는 자신을 완벽한 도전자로 간주할 가능성이 높았고, 보상을 주고 다른 곳으로 전송할 수도 있었다.그렇게 되면 오수경을 홀로 남겨두게 되는데, 도범과 다시 만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여러 가지로 생각한 끝에, 도범은 여전히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한편, 오수경은 도범이 망설이는 모습을 보고 조급해졌다. 오수경은 도범의 팔을 잡으며 간절히 말했다.“난 도범 오빠의 인맥으로 천엽성에 들어온 거야. 인맥으로 들어온 만큼, 나는 어떠한 도전도 직면하지 않을 거고, 그저 도범 오빠만 따라가면 계속 위로 올라갈 수 있어. 어떤 위험이 닥치더라도, 나는 절대 혼자서 떠나지 않을 거야. 정말 운 나쁘게 여기서 죽더라도, 제가 감수해야 할 일이니까.”오수경의 이 말은 진심이었다. 도범을 처음 만난 이후, 오수경은 자신의 인생이 위험과 맞물려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건 자신이 바꿀 수 없는 일이었다.다른 것은 판단할 수 없었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도범은 매우 신뢰할 만한 사람이었고, 그 뒤를 따라가야만 생존의 가능성을 얻을 수 있었다. 오수경은 이곳에서의 2년을 버텨내어 바라문 세계를 떠나, 자금단방으로 돌아가 다시는 나오지 않기를 바랐다.도범은 오수경의 결심을 확인하자,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함께 걸음을 옮겨 4층의 입구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모두가 다소 망설이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미래의 운명을 예측할 수 없기에 그들
도범은 냉소를 띠며 말했다.“전 당신과 싸울 생각 없어요. 다만 한 가지 중요한 일을 잊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나게 해주러 왔을 뿐이죠.”도범의 말에 민경운은 순간 얼어붙었다. 민경운은 잠시 고민하며 무슨 의미인지 되새겼고, 이내 도범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깨달았다. 바로 얼마 전 자신과 도범 사이에 벌어진 내기 때문이었다.그 순간, 민경운의 가슴은 마치 여러 개의 큰 돌이 짓누르는 듯 답답해졌다. 그러나 민경운은 이를 갈며 분노를 삼켰다. 애초에 민경운은 도범이 절대로 이번 대결에서 이길 수 없을 것이라 확신하고 내기를 걸었던 것이다.민경운은 도범이 처참하게 패배할 것이라 생각했고, 자신의 손에 들어올 19만 영정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하게 결과는 정반대였다. 도범이 승리한 것이다.이때, 도범은 손을 내밀며 말했다.“빨리 돈을 내세요. 저도 할 일이 있거든요. 그러니 제 시간 뺏지 마세요. 원래 9만 개의 영정으로 내기를 시작했는데, 본인이 10만 개를 더 얹어 19만 개의 영정으로 만든 거잖아요. 그러니 빨리 결제해요.”도범의 이 말에 민경운은 가슴이 터질 듯했다. 상황은 정말로 도범이 말한 대로였다. 도범은 9만 개의 영정으로 내기를 제안했고, 민경운은 도범이 분명히 패배할 것이라 생각하여 곧바로 10만 개를 더해 19만 개로 올렸다. 하지만 결국 자신의 발등을 찍고 말았다.지금 민경운은 자기 뺨을 세게 때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9만 개의 영정은 민경운에게 꽤나 큰 금액이지만, 19만 개의 영정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그러나 두 사람은 이미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민경운이 이를 되돌릴 방법은 없었다. 만약 민경운이 결제하지 않으면 계약이 곧바로 발동하여, 결국에는 영혼의 역반작용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이후의 일은 의외로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오양수는 원건종의 제자들을 들것에 실어 나갔고, 도범은 마침내 세 번째 영패를 손에 넣었다. 이번 영패는 조금 특이하여 입탑 영패가 아닌 출성 영패로 바뀌어 있었다.이
관중석에는 각양각색의 무사들이 섞여 있었고, 불량배들도 많았다. 평소에 거리에서 욕을 퍼붓기 좋아하는 이들은 이제야 자신들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기회를 찾은 듯, 원건종의 제자들에게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일부 사람들은 진원을 목에 운용하여 의도적으로 목소리를 크게 했다. 다른 사람들이 듣지 못할까 봐 걱정이라도 되는 듯, 그들은 더욱 큰 소리로 온갖 더러운 말을 쏟아냈다. 이로 인해 도범의 귀는 무척이나 시끄러웠고, 고통스러울 정도였다.도범은 자신과 원건종의 제자들 사이에 오간 몇 마디 대화가 이렇게 사람들을 폭발시키게 될 줄은 몰랐다. 또한, 도범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며 이런 싸움은 결국 아무런 결론도 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몸싸움을 할 수도 없고, 계속 말다툼만 이어질 뿐이었다.그래서 도범은 더 이상 들으려 하지 않고, 대련 무대의 한쪽 가장자리로 가서 조용히 서 있기로 했다. 도범은 아직 오양수를 죽일 생각이 없었다. 오양수가 자신에게 했던 그 약속, 즉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그대로 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시간은 조금씩 흘러갔고, 싸움 소리는 계속해서 끊이지 않았다. 마침내 오양수의 몸부림이 점점 약해지고, 장벽이 완전히 해제되자 원건종의 제자들이 한꺼번에 몰려가서 오양수를 부축했다.한편, 진태산은 눈살을 찌푸린 채 오양수의 코에 손을 대 그의 호흡을 확인했다. 비록 오양수는 아직 숨을 쉬고 있었지만, 그 호흡은 매우 미약했다.민경운은 급하게 자신의 보관 반지에서 여러 개의 단약을 꺼내 오양수의 입에 넣었다. 그러나 이 단약들은 오양수의 현재 상태를 치료하기에는 전혀 효과가 없었다. 방금 도범이 사용한 참멸현공이 오양수의 영혼을 완전히 찢어놓았기 때문이다.영혼이 찢어진 상태에서 내상을 치료하는 단약이 효과가 있을 리 없었다. 따라서 민경운이 오양수에게 많은 단약을 먹였지만, 오양수의 상태는 전혀 나아지지 않은 것이다. 민경운은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만약 오양수가 정말로 이 사건으로 인해 죽는다면, 그들 모두 책임을
“맞아! 당장 우리 오양수 선배를 풀어줘! 양수 선배에게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너는 천번 만번 죽임을 당할 거야! 오양수 선배는 도민수 선배가 아니야. 네가 도민수 선배를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갔을 때는 우리도 나서서 협상할 여지가 있었어.그러나 네가 오양수 선배를 진짜로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간다면, 염라대왕이라도 너를 보호할 수 없을 거야! 바라문 세계를 벗어나는 순간, 너는 원건종의 끝없는 추격을 받게 될 거야!”바깥에서 들려오는 원건종 제자들의 고함과 욕설은 도범의 귀에 전부 들렸다. 이는 이미 예상된 일이었기에 도범은 일말의 두려움도 느끼지 않았다.원건종은 일반적인 자유 무사들에게 충분한 위압감을 줄 수 있지만, 도범에게는 그렇게 중요한 상대가 아니었다. 원건종이 무엇이건, 자신의 힘이 충분히 강하다면 더 강력한 종문에 가담할 수 있을 테니, 원건종이 손해를 본다고 해도 도범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게다가 이번 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원건종이 문제를 일으킨 것이었다. 도범은 결코 선을 넘는 행동을 하지 않았고 원건종 쪽에서 여러 번 도발하지 않았다면, 도범 역시 이들과 싸울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잠시 후, 도범은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원건종의 제자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일부러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원건종 제자들, 잘 들어! 8품 종문 출신이라는 이유로 제멋대로 행동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 처음부터 끝까지 문제를 일으킨 건 너희들이었잖아. 그런데 패배하고 나니 이제와서 나를 협박하는 거야?만약 너희들이 먼저 건드리지 않았다면, 나 역시 너희들과 엮일 생각이 전혀 없었을 거야. 즉, 너희들은 본인들의 강력한 종문을 배경을 믿고 제멋대로 행동해도 된다고 착각하는 거야. 하지만 나는 너희들의 그런 행태를 전혀 묵인할 생각 없어!”도범의 이 말은 관중석에서 큰 박수갈채를 일으켰다. 관중들은 도범이 그들 마음속에 담아둔 말을 대신 말해준 것 같아 고무되었다. 이들 고급 종문의 제자들은 항상 약한 무사들 앞에서만 무력을 과시하며, 이
“오양수는 원건종의 친전 제자 아닌가요?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약할 수 있죠?”“당신 바보 아니에요? 이건 오양수이 약한 게 아니라 도범이 너무 강한 거에요! 아까도 말했잖아요? 빙봉천리는 지급 상급 무기에요.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 몇이나 지급 상등 무기를 수련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도범이 빙봉천리를 부순다는 건, 도범의 무기가 오양수의 무기보다 강하다는 걸 의미해요!”“설마 도범이 천급 무기를 수련한 건가요?”이 말이 나오자마자, 주변의 거의 모든 이들이 단번에 부정했다.“미쳤어요? 무슨 말이든 막하네요. 천급 무기가 어떤 개념인지 알고나 하는 소리에요? 수련 경지가 고신경에 도달했거나, 혹은 특별한 재능을 지닌 영천 경지 후기에 이르러야만 천급 무기를 수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는 거에요.그리고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바라문 세계의 규칙을 지켜야만 이곳에 들어올 수 있고요. 나이도 60세를 넘지 않아야 하죠. 그렇다면 60세가 넘지 않은 사람이 천급 무기를 수련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그렇네요! 아마도 지급 상급 무기를 수련한 거겠죠. 도범이 오양수를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도범이 지급 하급 무기를 대원만 단계까지 수련했기 때문일 거에요.”“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도범의 재능은 정말 두려운 수준이네요. 8품 종문의 친전 제자조차 도범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거잖아요!”“이번에 바라문 세계에 온 보람은 있네요. 이렇게 많은 천재들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니.”오양수와 관련 없는 관중들은 이런 논의를 흥미롭게 이어갔다. 이전에 도범을 비하하던 사람들도 이제는 도범을 칭찬하며, 도범을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천재라고 말하기 시작했다.8품 종문의 친전 제자들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원건종의 제자들은 차분할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관중석에서 편안하게 앉아있던 그들은, 도범이 빙봉천리를 단칼에 베어내는 모습을 보고는 그만 입을 다물고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지금 오양수가 이렇게 극심한 고통을 겪는 걸 보니, 분명 도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