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32화

나는 형이 나한테 이런 일을 시키는 의도를 알고 싶었다. 그래서 결국 용기 내어 물었다.

“형, 만약 내가 형수를 임신시키면, 형 집에서 못 사는 거 아니야?”

형의 눈빛에 순간 당황함이 드러나더니 미소도 그대로 굳어버렸다.

“왜 그런 걸 물어?”

나는 단번에 이상함을 눈치챘다.

“형, 혹시 나를 이용해 형수를 임신하게 하고 나서, 나를 집에서 쫓아내려는 거 아니지?”

형이 나를 이용해 형수를 임신하게 하려는 게 진짜일지 몰라도, 나를 계속 집에 둘 만큼 아량이 넓은 사람은 아니다.

그렇다는 건, 형한테 나는 그저 형수를 곁에 두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형이 명확한 답변을 하지는 않았지만, 나는 이미 어느 정도 답을 얻었다.

나는 싱긋 웃으며 전혀 개의치 않는 척 말했다.

“그냥 물어본 거야. 그러니까 너무 마음에 두지 마. 형, 우리 형수 보러 가자.”

말을 마친 나는 곧장 형수한테 다가갔다.

사실 나는 지금 무슨 심정인지 스스로도 알 수 없었다. 슬프지도 괴롭지도 않았다.

사람은 누구나 이기적이다. 내가 형 상황이었어도 그렇게 했을 테니.

하지만 나는 형이 나한테 조금이나마 감정이 있는지 확인해 보고 싶었다.

만약 방금 전에 형이 사실대로 말했으면 용서했을 텐데, 형은 내 앞에서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 사실 그럴 필요가 없는데 말이다.

사실을 숨기는 건, 나한테 잘해주던 본인의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서일 거다.

하지만 이렇게 가식적인 게 뭔 의미가 있다는 건지.

내가 세 살짜리 꼬맹이도 아니고, 이제 예전처럼 순진하지 않는데, 형이 쓰고 있는 가식적인 가면 하나 발견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나?

그렇다는 건 전에 형수가 했던 말을 더욱 확인 사살 했다.

내가 진짜로 슬픈 건, 형이 나한테 잘해줬던 게 모두 가짜였고, 모든 행동에 목적이 있다는 거다. 그동안 느낀 고마움과 희생이 헛수고가 돼버린 것 같았으니까.

하지만 나는 겉으로 티를 내지 않았다.

형이 다가와 온갖 달콤한 말로 달랜 끝에 형수는 결국 형을 용서했다. 아니면 워낙 대의를 생각하는 사람이니 이런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