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정말 점잖은 줄 알아?’‘내가 지금은 이렇게 당하고 있지만, 나도 한 성깔 한다고. 절대 호락호락 당하고만 있지 않아.’나는 차가운 눈빛으로 여자를 훑으며 비아냥거렸다.“대체 정부는 어떻게 된 거예요? 성격도 나쁘고 남을 놀려먹기 좋아하고, 내가 만약 부자라면 절대 그쪽 같은 사람 정부로 두지 않을 거예요.”소여정은 순간 더 요염하게 자세를 바꾸었다. 그 순간 가느다란 허리와 탐스러운 엉덩이가 더 돋보여 나는 너무 괴로웠다.그때 소여정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이 얼굴과 몸매면 말 다한 거 아니야?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봐, 내 얼굴과 몸매를 보고도 반응하지 않았는지?”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솔직하게 말하기도 싫고, 거짓말하고 싶지도 않았으니까. 어떤 말을 해도 이 여자에게 나를 놀릴 거리만 더해주는 셈이었다.소여정은 의자를 가리키며 앉으라는 듯 눈치를 줬다.“이봐, 얼른 여기 똑바로 앉아.”“난 이봐가 아니에요. 정수호예요. 이름 불러요.”나는 화를 냈다.하지만 소여정은 아무렇지 않은 듯 피식 웃었다.“내가 어떻게 부르든 내 마음이지. 얼른 앉아서 여주인 다리 좀 주물러 봐.”나는 화를 참지 못하고 성큼성큼 걸어가 여자의 탐스러운 엉덩이를 힘껏 내리쳤다.그 순간 소여정의 입에서 낮은 신음소리가 터져나왔다.“응. 나빴어. 어떻게 여주인의 엉덩이를 함부로 때릴 수 있어?”나는 제멋대로 하는 여자의 행동에 너무 화가 났는데, 여자의 애교 섞인 목소리에 순간 그 화가 모두 사라졌다.‘대체 뭐 하자는 거지? 설마 나를 화나게 해서 일부러 자기를 때도록 유도한 건가?’‘딱 봐도 즐기는 듯한 표정인데?’나는 소여정의 행동에 어리둥절해졌다.“대, 대체 뭐 하자는 거예요?”“앞으로 다시는 그러지 마요. 와요, 얼른 내 다리나 주물러 줘요.”소여정은 가늘고도 긴 다리를 나에게 쭉 뻗었다.소여정의 다리는 희고도 가늘며 향기롭기까지 했다.게다가 흰색 레이스 스타킹을 신고 있어 청순하면서도 섹시했다.‘흰색 스타킹도 이렇
“지, 지금 나 놀리는 거죠? 도대체 너 같은 여자가 어디 있다고 그래요? 말하는 것마다 어떻게 다 거짓말일 수가 있어요?”나는 소여정의 말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확신이 서지 않았지만, 무의식적으로 또 나를 놀리는 거라고 판단했다.이 여자는 나를 놀리는데 재미라도 붙었는지 자꾸만 놀려댔다. 심지어 시종일관 생글거리는 표정으로 나를 봤다. “그래, 그럼 내가 거짓말했다고 생각하던가. 나를 마음대로 건드려 보던가.”소여정은 또다시 장난기가 발동했는지 내 가슴에다 발을 비볐다.고개를 숙여 보니 소여정의 발은 뽀얗고 부드러웠으며, 빨간 매니큐어가 칠해 있어 너무 요염했다.게다가 아름답고 예쁘기까지 했다.그걸 보고 있었더니 나는 가슴이 간질거리는 한편 두렵고 불안했다. 하지만 여자의 신분이 떠오른 순간 나는 이내 괜한 일 만들지 말자고 스스로를 설득했다.나는 아예 눈을 감고 마사지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젖 먹던 힘까지 짜내 소여정의 족삼리혈을 꾹 눌렀다.다음 순간, 소여정은 ‘아’하는 비명과 함께 벌떡 일어나 앉았다.여자의 비명소리를 듣자 나는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하지만 곧이어 폭풍우 같은 복수가 찾아왔다.소여정은 자기 핸드폰을 집어 들더니 나를 향해 사진 찍기 시작했다.‘뭐 하는 거야?’여자의 행동에 내가 어리둥절해 있을 때, 소여정이 말했다.“그쪽이 내 발을 끌어안고 있는 사진 다 찍어뒀어. 지금 기회를 줄게, 나한테 사과해. 안 그러면 이사진들 고대로 그분한테 보낼 거야.”나는 너무 놀라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이럴 목적이었어?’“하,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악독해요?”나는 이 상황이 너무 어이없었다.‘나를 그렇게 놀려대더니, 내가 장난 한번 쳤다고 이렇게 복수한다고?’‘본인 남자가 얼마나 잔인하고 악랄한 사람인 줄 알면서, 이 사진을 보내겠다는 건 날 죽이겠다는 뜻이잖아?’소여정은 의기양양한 듯 말했다.“그러게 누가 그러랬어? 이건 벌이야. 사과할 거야 말 거야? 안 하면 사진 보낸다?”나는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
형수는 걱정하는 눈빛으로 나를 보며 물었다.“수호 씨, 괜찮아요? 소여정 씨가 무슨 짓 하지 않았죠?”나는 고개를 마구 저었다.“그 여자는 변태처럼 저를 놀리기만 해댔어요. 그런 여자랑 어떻게 무슨 일이 있었갰어요.”형수는 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가슴을 토닥였다.“그럼 됐어요. 수호 씨, 기억해요. 그 여자는 임천호의 여자예요, 그러니 절대 손 대면 안 돼요. 그 여자가 옷을 벗고 수호 씨 앞에 서 있어도 절대 건드리면 안 돼요. 알았죠?”형수의 엄숙한 표정에 나는 무의식적으로 형을 봤다.그러자 형은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수호야, 미안해. 형이 잘못했어. 너한테 그런 여자를 소개해 주면 안 되는데.”나는 임천호라는 사람이 궁금해서 물었다.“형, 그 임천호라는 사람은 뭐 하는 사람이에요? 엄청 대단해요?”“임천호는 LJ 건설 사장이야. 임 사장의 산업은 강남 일대에 집중되어 있는데, 사람들이 강남 구역의 토지왕이라고 불러.”토지왕이라는 말에 내 심장은 철렁 내려앉았다.방금까지만 해도 그 여자가 한 말에 대해 별생각 없었는데, 토지왕이라는 단어로 남자가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우리가 평소 보는 것은 아마 임천호가 보여준 모습이고, 보여주지 않는 건 영원히 볼 수 없을 거다.이건 돈과 권력이 있는 사람과 평범한 사람의 다른 점이다.지금 아무리 평화 시대라지만, 아직도 억울한 일은 수도 없이 많을 거다.소여정이 말했던 것처럼 나 같이 권력도 백도 없는 사람은 영원히 권력 있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나는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형수에게 말했다.“알았어요.”형을 보지 않은 건 마음이 식어서다.임천호가 그렇게 무서운 사람이라는 걸 분명 알면서 나를 소여정한테 소개해 준 건 내 생사조차 상관하지 않는다는 뜻 아닌가?만약 형수가 미리 귀띔해 주지 않았다면 난 아마 영원히 그 여자의 뒤에 있는 남자가 얼마나 무서운지 모를 거다.그 여자와 실질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자주 왕래하다 보면 분명 그 임천호라는 남자가
나는 얼른 모든 옷을 벗고 팬티 한 장만 남겼다. 이 상태로 욕실에 몰래 들어가 애교 누나를 놀래켜줄 생각이었다.하지만 욕실 문을 열었더니 희뿌연 수증기만 보일 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살금살금 안으로 들어갔더니 갑자기 두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선영아, 어쩜 몸매가 이렇게 좋아? 피부도 탱탱하고, 너무 부러워.”애교 누나의 목소리였다.곧이어 부끄러운 듯한 선영의 목소리가 들렸다.“언니, 샤워하는 걸 도와달라고 해서 미안해요.”나는 너무 놀라 그 자리에서 지릴 뻔했다.안에 애교 누나만 있는 게 아니라 누나의 사촌 동생 주선영도 있을 줄이야.‘그런데 내가 이렇게 들어갔다가 발각되면 너무 민망하잖아.’나는 다급히 돌아서서 밖으로 나갔다. 하지만 갑자기 미끄러지면서 바닥에 있는 대야에 발이 닿는 바람에 큰 소리가 났다.선영은 바로 경계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언니, 이게 무슨 소리예요?”마침 고개를 든 애교 누나는 마침 나를 봐버렸다.나는 다급히 고개를 저으며 아무 말도 하지 말라는 눈빛을 보냈다.이 상황에서 들키면 너무 민망하니까.애교 누나도 내가 옷을 벗고 있는 걸 발견하고는 바로 내 의도를 눈치챘다. 심지어 벌거벗은 채로 선영의 선을 가로막으며 말했다.“아무것도 아니야, 내가 대야를 발로 찼어.”“그래요? 그런데 방금 분명 사람 그림자가 보였어요.”선영은 말하면서 일어나려 했다.그러자 애교 누나가 다급히 선영을 막아섰다.나는 그 틈에 나는 조용히 밖으로 나가려고 했지만, 재수 없게도 문을 열려고 힘을 주는 바람에 문고리가 끊어져 버렸다.‘젠장.’나는 뇌가 다운되어 어찌해야 할 바를 몰랐다.‘이러면 어떻게 나가지?’나는 도움을 청하는 눈빛으로 애교 누나를 바라봤다. 애교 누나도 너무 놀랐는지 멍해졌다.그때, 선영이 애교 누나가 주의하지 않는 틈을 타 일어나 내 쪽을 바라봤다.나는 너무 놀라 얼른 몸을 웅크렸고, 애교 누나는 재빠르게 선영의 손을 잡아당겨 다시 욕조에 앉았다.“선영아, 너 발도 다친 애가 함부
정말 안되면 이대로 문을 부숴버릴 수밖에 없다.하지만 이것 역시 애교 누나의 도움이 필요하다.애교 누나는 나에게 그렇게 하라는 눈빛을 보내며 선영의 주의를 돌렸다.나는 얼른 화장대에서 벽돌처럼 무거운 물병 하나를 들고 문 쪽으로 다가갔다.하지만 그 물병으로 문을 부수려는 순간, 밖에서 실루엣 하나가 보였다. 그것도 남자 실루엣.그 실루엣의 주인은 덩치가 크고 심지어 눈에 익었다.“이애교, 감히 나 몰래 집에 다른 남자를 끌어들이고 내 재산까지 노려? 이 여편네가!”그 실루엣은 다름 아닌 왕정민이었다.나와 애교 누나는 동시에 당황했다.이 시간에 왕정민이 갑자기 쳐들어올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으니까.바깥에서 들리는 소리에 선영은 무의식적으로 벌떡 일어섰고, 자연스레 문 앞에 서 있는 나를 발견했다.선영은 내가 벌거벗은 채 팬티 한 장만 달랑 걸친 채로 갑자기 욕실에 나타난 걸 보자 곧바로 소리 질렀다.“아!”“쉿, 선영아, 조용히 해.”애교 누나는 선영의 입을 막으며 귀띔했다.“왕정민이 밖에 있어. 그런데 우리 셋이 이 꼴로 욕실에 있다면 분명 이 기회를 이용하려 들 거야. 언니 좀 도와줘.”그 말에 선영은 멍해졌다. 게다가 단순한 얼굴에 혼란과 공포가 가득했다. 하지만 이내 조심스럽게 물었다.“내가 뭘 하면 되는데요?”애교 누나는 한참 생각하다가 말했다.“사실 수호 씨는 내가 부른 거야. 왕정민이 오늘 찾아올 줄 알고. 왕정민이 계속 나랑 수호 씨 관계 의심해. 그래서 무조건 단념시켜야 해. 그러니 이따가 왕정민이 물으면 수호 씨가 네 남자 친구라고 해.”애교 누나가 이렇게 대단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위기에서 벗어난 것도 모자라 자기를 도울 방법을 생각하다니.그야말로 일거양득이었다.물론 방법이 조금 터무니없지만.이 욕실 안에 나와 선영 둘뿐이라면 말이 된다. 하지만 지금 욕실 안에는 우리 셋이 함께 있다.왕정민이 바보도 아니고, 그런 게 통할 리가.“누나, 형부가 안 믿을 것 같은데요?”
왕정민은 밖에서 아직도 욕설을 퍼붓고 있었다.특히 침대에 있는 애교 누나의 옷 옆에 널브러져 있는 남자 옷을 보고 화가 치밀었다.왕정민이 문을 부수고 욕실로 쳐들어가려 할 때, 쨍그랑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안에서 열렸다.유리 파편은 사방으로 튀면서 왕정민의 얼굴을 긁어버렸다.이건 가뜩이나 화가 난 왕정민의 분노를 더 끌어올렸다. 하지만 안에서 내가 나오는 걸 보자, 왕정민의 얼굴은 잿빛이 되었다.“정수호, 너였어? 어쩐지 이애교처럼 예쁜 여자를 보고 어떻게 덮치고 싶어 하지 않는가 했더니. 진작 뒤에서 붙어먹으며 나한테 미안한 짓을 했었네.”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왜냐하면 애교 누나와 선영이 곧이어 욕실에서 나왔기 때문이다.우리 셋은 나란히 서서 왕정민을 바라봤다.왕정민은 우리 셋을 멍하니 바라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젠장, 이건 무슨 상황이지?’ 왜 여자가 둘이야? 설마 혼자서 여자 둘이랑 그 짓을 했다고?’왕정민이 나를 보는 눈빛에 순간 부러움과 질투가 더해졌다.‘나도 이렇게 문란하게 못 놀아봤는데, 나보다도 더하네?’“정수호, 점잖은 사람인 줄 알았더니 이런 사람이었어? 내 아내도 모자라 사촌 동생까지 건드리다니.”애교 누나는 싸늘한 표정으로 끼어들었다.“왕정민, 헛소리하지 마. 내가 너처럼 그렇게 역겨운 줄 알아? 선영의 발이 다쳐 수호 씨가 치료해 주러 들어간 거야. 나는 약 가져다주러 들어갔다가 문손잡이가 고장 나서 안에 함께 갇혔던 거고.”애교 누나는 침착하게 말했다.그러자 선영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언니 오해하지 말아요.”“됐거든. 어디서 연기야? 내가 세 살짜리 애도 아니고. 약을 가져다주려면 밖에서 건네면 되지 안까지 들어갈 필요 있어?”왕정민은 역시 바보는 아니라 쉽게 속지 않았다. 심지어 애교 누나의 말에 있는 허점을 바로 캐치했다.애교 누나는 일이 이렇게 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는지 당분간 말을 잇지 못했다.그때 내가 싸늘한 표정으로 끼어들었다.“내가 애교 누나를 불렀어. 바닥
왕정민의 뺨을 때리고 나니, 나는 기분이 너무 상쾌했다. 형은 왕정민의 눈치를 볼지 몰라도, 나는 아니다.‘내 앞에서 있는 척하긴. 퉷.’애교 누나 역시 왕정민한테 일말의 연민도 느끼지 않는지 싸늘한 얼굴로 말했다.“왕정민, 이번에 온 목적이 뭔지 모르겠지만, 내가 원하는 걸 주지 않는 한, 이혼이 쉽지는 않을 거야.”애교 누나는 말하면서 핸드폰을 켜더니 그날 내가 화장실에서 찍은 영상을 왕정민에게 보여주었다.왕정민은 자신과 진소민이 그 짓을 하던 게 영상으로 찍힌 걸 알자마자,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서 식은땀을 줄줄 흘렸다.“이건 어디서 났어?”이윽고 왕정민은 말하면서 애교 누나의 핸드폰을 빼앗으려 했다.하지만 애교 누나가 얼른 핸드폰을 등 뒤로 숨겼다.“어디서 났는지가 중요해? 내 손에 당신이 바람피운 증거가 있다는 거 명심해. 이걸 들고 법원으로 갈 수도 있고, 사무실에 가서 그 여자를 찾을 수도 있어. 그 여자가 이 영상을 보면 당신을 용서하지 않겠지.”그건 맞는 말이다. 전소희는 눈에 흙이 들어가는 걸 절대 용납 못 하는 사람이니. 만약 왕정민이 뒤에서 다른 사람과 바람피웠다는 걸 알게 되면, 전소희는 분명 왕정민의 가죽을 벗기려 들 거다.왕정민은 그제야 겁을 먹고 말투를 누그러뜨렸다.“애교야, 우리가 아무리 그래도 부부인데,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잖아. 그 영상과 사진 이리 줘. 내가 2억 줄게. 아니다, 6억 줄게, 6억은 내 전 재산이야.”왕정민은 손이 발이 되도록 싹싹 빌었다.애교 누나는 그런 왕정민을 차가운 표정으로 바라보며, 속으로는 왕정민의 회사 지분과 6억 중에 어떤 걸 가질지 고민했다.사실 회사 지분은 애교 누나에게 그다지 유용하지 않다. 그도 그럴 게, 애교 누나가 왕정민 회사에 들어갈 수도 없으니, 회사의 연매출이 얼마인지 전혀 알지 못하니까. 왕정민이 뒤에서 장부에 조작이라도 하면 일전한 푼도 손에 넣지 못할 수도 있다. 게다가 애교 누나는 이혼하고 나서 왕정민과 더 이상 엮이고 싶지 않았다.때
“정수호!”왕정민은 이를 악물며 분을 삼켰다.하지만 왕정민이 분노할수록 나는 너무 상쾌했다.‘그러게 왜 애교 누나를 모함해서는. 꼴 좋다!’“이가 부서지도록 갈아봤자 소용없어. 증거가 우리 손에 있으니 우리가 말한 대로 해. 안 그러면 그 더러운 짓들 다 폭로할 거니까.”“애교 누나가 요구한 게 많지도 않 잖아. 원래 애교 누나 것이기도 하고. 자기 걸 돌려받겠다는 게 뭐가 잘못이지?”애교 누나는 역시 너무 착해서 탈이다. ‘이럴 때 세게 뜯어낼 것이지.’만약 다른 까다로운 여자라면 왕정민은 아마 살가죽이 벗겨지고도 남았을 것이다.이것 역시 내가 애교 누나를 안쓰러워하는 이유다.다른 사람한테 상처받아도 여전히 착함을 유지하는 거.‘이렇게 좋은 아내를 어디서 찾는다고. 왕정민, 정말 복에 겨운 줄도 모르고 이기적인 자식!’“왕정민, 이 일은 수호 씨랑 상관없어. 다른 사람한테 화풀이하지 마.”애교 누나가 나서서 나를 보호했다.애교 누나는 역시 나를 아끼는 모양이다. 왕정민이 나를 해칠까 봐 걱정하는 걸 보면.그때 왕정민은 풀이 죽어 말했다.“일이 이렇게 됐으니 나도 할 말이 없네. 원하는 대로 할게. 하지만 각서를 써. 앞으로 다시는 나한테 매달리지 않고, 그 영상과 사진 유출하지 않겠다고.”‘왕정민, 정말 소인배가 따로 없네. 그렇게 소인배인데 배는 왜 저렇게 나왔는지.’애교 누나는 더 이상 왕정민과 더 이상 엮일 생각이 없었기에 매달릴 리가 없다.‘몇 년 동안 부부로 지냈다며 아직도 애교 누나를 모르나? 애교 누나가 약속을 어길 사람으로 보이나?’역시 사람은 시련을 이기지 못한다. 얼굴 붉히며 싸우고 나니 자기 이익만 챙기고, 감정 따위 고려하지도 않으니.그에 반해 애교 누나는 그저 본인 것을 돌려받고 싶어 할 뿐이니, 너무 착하다.하지만 그런 애교 누나도 왕정민의 행동에 화가 나 버럭 소리쳤다.“그래, 그러면 똑똑히 적어, 집은 원래 내 거고, 돈은 당신이 자발적으로 주는 거라고. 앞으로 다시는 나한테 집적대지 않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