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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6화

나는 너무 당황했다. 형수가 나를 꿰뚫어 볼 것처럼 바라보는 눈빛도 무서웠고, 내가 밖에서 다른 여자를 만나고 왔다는 걸 발견할까 봐 두렵기도 했다.

물론 형수와 애인 사이는 아니지만 형수는 내가 밖에서 다른 여자를 만나는 걸 절대 동의하지 않을 거다.

심지어 내가 바람둥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나는 그제야 한순간의 즐거움을 위해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게 후회되었다. 정체를 들킬뻔한 것도 모자라 형수한테 거짓말까지 하다니.

내가 이렇게까지 당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마 호텔에 있을 때부터 긴장감을 갖고 있은 탓일지도 모른다.

내가 식은땀을 흘리자 날카롭던 형수의 눈빛에 바로 안쓰러움이 묻어났다.

“무서워하지 마요. 책문하는 거 아니니까. 그동안 괴로웠던 거 알아요, 그 때문에 자주 혼자 해결한다 해도 문제 될 거 없어요. 솔직히 나도 수호 씨가 안쓰러워요. 만약 이런 일에 말려들지 않았다면 이렇게 고생할 필요가 없을 텐데.”

“하지만 매번 혼자 해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에요. 정 안 되면 오늘 밤 애교를 부를게요.”

형수의 말에 나는 더 불안해져 다급히 말했다.

“아니에요. 저, 저 지금 괜찮아요.”

“지금 혼자 손으로 해결하는 게 괜찮다는 거예요? 그거 진심 맞아요?”

형수의 눈은 다시 의심으로 가득 차자 나는 내가 한 일이 들통날까 봐 아예 형수의 눈을 피했다.

“형수, 시간도 늦었는데, 얼른 빨래하러 가요. 저도 힘들어서 쉬고 싶어요.”

나는 말을 마친 뒤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형수가 꼬치꼬치 캐물으면 어떻게 대답할지 몰라 너무 불안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형수는 나에게 따져 묻지 않았다.

“그래요, 휴식해요.”

이윽고 이 한마디를 남기고는 묵묵히 떠나갔다.

그럼에도 나는 안도할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게, 내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으니. 핸드폰을 확인해 보니 지은이 여러 번 영상통화를 걸어온 기록이 있었다.

그동안 계속 문자로만 대화했지 한 번도 영상통화로 얘기를 주고받은 적 없다.

지은의 갑작스러운 변화에 나는 당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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