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말했잖아요. 아직 때가 아니라고. 아직 보여줄 수 없어요. 때가 되면 자연적으로 보여줄 거예요.]그때 지은이 나에게 사진 한 장을 보냈다.그 순간 나는 일이 완전히 잘못됐음을 감지했다.아니나 다를까 지은은 곧바로 문자를 보내왔다.[지금 우리 병원에 입원해 있어요?]나는 목발 사진을 본 순간 당황해서 어쩔 줄 몰랐다.도둑놈이 제 발 저리다는 게 바로 이런 걸 거다.하지만 나는 여전히 뻔뻔하게 대답했다.[아니에요, 그건 우리 친척 거예요. 내가 최근에 그 친척 간호해 주거든요.]지은은 아예 음성 메시지로 나에게 욕설을 퍼부었다.[누구를 지금 세 살짜리 애로 생각해요? 섹스하러 오면서 친척 목발을 들고나오는 등신이 어디 있다고. 그쪽이 미친 거예요? 아니면 그쪽 친척이 미친 거예요?]역시나 사람은 당황할 때 말하면 안 된다. 말하는 말에 빈틈투성이니까.‘이럴 줄 알았으면 아예 무시하고 혼자 실컷 생각하라고 할 걸 그랬어.’내가 머뭇거리고 있을 때 지은이 또 문자를 보내왔다.[솔직히 말해요. 지금 한의원에 입원해 있는 거 맞아요? 사실대로 말하지 않으면 바로 차단할 거예요.]‘한의원에 환자가 몇 명인데 절대 나라고 생각하지 못할 거야. 내가 인정한다고 해도 괜찮지 않을까?’나는 한참 동안 계산기를 두드려보다가 결국 대답했다.[그래요. 더 이상 속이지 않을게요. 한의원에 입원해 있는 거 맞아요. 이틀 전에 교통사고가 나서 못 떠났어요.][그럼 내가 한의원 의사라는 건 알아요? 그리고 나 지금 정형외과 밖에 있어요.]‘젠장! 젠장!’‘지금 밖에 있다고?’‘설마 병실 하나하나 뒤지려는 건가?’‘그럼 난 끝인데.’나는 당장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내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밖에서 형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윤 선생님, 이렇게 늦게 웬일이세요? 아직 퇴근 안 하셨어요?”지은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퇴근했는데 한 바퀴 둘러보려고요.”“윤 선생님은 참 책임감 있는 분이네요.”형수는 말하면서 문을 열고 들어왔다.
나는 비명 지르며 일어나 앉았음에도 고통은 여전히 느껴졌다.이에 나는 일부러 화난 눈빛으로 지은을 바라봤다.“뭐 하는 거예요?”“상처 검사하러 왔어요.”팔짱을 끼며 싸늘하게 말하는 지은을 보니 나는 화가 치밀었다.“한밤중에 뭔 검사예요?”“수호 씨 이러지 마요. 윤 선생님도 환자한테 책임지는 건데.”형수가 다급히 말했지만 나는 긴장을 풀지 않고 차가운 표정을 유지했다.“형수가 몰라서 그렇지, 이 여자가 방금 고통을 주는 혈 자리를 눌렀어요. 그게 얼마나 아픈지 알아요? 저를 위해서가 아니라 괴롭히려고 이러는 거라고요.”형수는 어색한 웃음을 지을 뿐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그도 그럴 게, 내가 환자고 지은이 내 주치의 중 한 명이니 내 말만 듣고 쫓아낼 수는 없었으니.하지만 지은은 뻔뻔하게 무뚝뚝한 표정을 유지했다.“믿거나 말거나 상관없어요. 바지 벗어요.”“싫어요.”지은이 이번에 온 목적은 내 상처를 검사하려는 게 아니라 단서를 잡기 위해서라는 걸 나는 알 수 있었다. 때문에 더 따를 수 없었다.그때 형수가 내 등을 토닥였다.“수호 씨는 환자잖아요, 환자는 의사 말 들어야 해요. 얼른 침대에 누워요, 내가 바지 벗는 거 도와줄게요.”“형수, 싫어요.”나는 애원하는 눈빛으로 형수를 바라봤지만 형수는 내 마음을 조금도 이해하지 못했다.“수호 씨, 내 말 들어요.”내가 밴딩 바지로 갈아입어 벗기 편한 탓에 형수는 두 번 만에 바로 내 바지를 벗겼다.그 순간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운명은 하늘에 맡기자.’지은은 마치 뭔가를 심사하듯이 내 거기를 몇 번이나 만지작거렸다.하지만 내 마음은 의외로 평온했다.언제 긴장했냐는 듯.이미 죽을 생각을 하고 있기에 뭐든 상관없어졌다.그때 이리저리 살펴보던 지은이 갑자기 물었다.“오늘 사정했어요? 언제 그랬죠?”‘젠장, 이 여자는 뭐 이런 것까지 다 꿰뚫어 보는 거야? 분명 깨끗이 닦았는데.’나는 어떻게 말해야 할 지 몰라 쩔쩔맸다.그때 형수가 내 마음을 꿰뚫어 본 듯 웃으며 분
‘젠장, 역시나 여자 셜록 홈즈가 따로 없네.’‘이렇게 중요한 증거도 바로잡아낸다고?’내가 마침 어떻게 답할지 몰라 쩔쩔매고 있을 때 형수가 끼어들었다.“수호 씨 몸에 있는 향은 제가 묻힌 거예요. 믿지 못하겠으면 맡아봐요.”형수는 말하면서 제 팔을 내밀었지만 지은은 동성과의 접촉을 싫어하는지 무의식적으로 뒷걸음쳤다.그러자 형수가 웃으며 말했다.“윤 선생님, 수호 씨 정말 여자 친구 없어요, 이성과 성행위를 할 가능성도 없고요. 너무 얌전해서 여자 꼬시는 법을 내가 직접 가르쳤는데 아직도 몰라요. 그런데 여자와 그런 짓이라니요.”지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핸드폰으로 목발 사진을 꺼내 들며 말했다.“이것 봐요. 이거 정수호 환자분 거 맞나요?”나는 당황한 나머지 형수의 눈치를 살폈다.지금 걱정되는 건 지은한테 들키는 게 아니라 형수가 나와 지은 사이에 벌어진 일을 알까 봐 두려웠다.지은의 기분 따위는 아무렴 상관없지만 형수의 기분은 상관있었다.형수의 앞에서 나쁜 사람으로 남고 싶지 않았으니까.그런데 의외로 형수는 사진을 보더니 웃으며 말했다.“이건 수호 씨 거 아니에요. 우리 수호 씨 건 화장실에 있거든요.”“그걸 화장실에 왜 두나요?”지은이 퉁명스럽게 묻자 형수가 대답했다.“목발이 더러워져서 방금 옷 씻을 때 씻었거든요. 내가 좀 깔끔 떨어서. 무슨 문제 있어요? 혹시 잃어버렸을까 봐 배상하라고 꺼낸 얘기인가요? 그런 거라면 걱정하지 마세요, 잃어버려도 배상할 돈은 충분히 있어요.”“그런 뜻이 아니에요. 시간도 늦었으니 일찍 쉬세요.”지은은 나에 대한 의심을 거두고 떠나갔다.하지만 나는 안절부절못하며 형수를 바라봤다.형수는 방금 분명 나를 도와 거짓말을 한 거다.지은이 떠나면 반드시 나한테 심문할 텐데, 나는 더 이상 형수에게 거짓말하고 싶지 않았다.때문에 형수가 물어보면 사실대로 대답할 생각이었다.“수호 씨, 수호 씨와 윤 선생님 간단한 사이 아니죠?”형수가 침대 옆에 앉으며 묻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그
태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사실 태연의 마음도 복잡했다.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수호가 다른 여자와 친밀한 관계를 가졌다니.저도 모르게 수호와 지은이 뒤엉켜 있는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려 마음이 미어질 것만 같았다.하지만 수호는 남편의 동생이니 밖에서 어떤 여자를 만나든 태연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다.질투할 자격은 더더욱 없고.이러한 복잡한 마음 때문에 태연은 너무 괴로웠다.하지만 그걸 알 리 없는 나는 형수가 진실을 알고 나를 모른 체한다고만 생각했다.“형수, 말 좀 해봐요, 네?”나는 형수의 팔을 잡고 애원하듯 말했지만 형수는 깊은숨을 들이켜더니 핸드폰을 나에게 돌려주었다.“늦었는데 일찍 자요.”형수가 말을 마친 뒤 바로 떠나버리자 나는 너무 불안해 났다.이 상태로 뒤쫓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니 그저 침대에 누워 이런저런 생각에 잠겼다.한편, 태연은 복도를 나와 창가에 서서 밖을 내다보았다.한시 빨리 복잡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싶은 마음뿐이었다.사실 이건 수호를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애초에 수호가 자기 집에 얹혀살기 시작했을 때 겁 많은 남자였는데, 본인이 나서서 개발했으니.매번 화끈하고 섹시한 형수와 다정하고 우아한 애교를 만나는데 아무도 손대게 하지 않으니 수호는 그저 혼자 풀 방법을 찾은 것뿐이다.이제 고작 20대라 한창 혈기 왕성할 때니까.한참 동안 생각한 태연은 마침내 마음을 가라앉히고는 깊이 자책했다.애초에 저와 남편이 이런 일에 수호를 끌어들이지 않았으면, 아직도 다른 대학생들처럼 평범한 생활을 했을 테니까.애교는 결국 다시 병실로 돌아갔다.형수가 돌아올 때까지 나는 자지 않았다.형수가 돌아오지 않으면 잠들 수가 없었으니까.“형수.”그러다 형수가 돌아오자 벌떡 일어났다.형수는 얼른 나더러 다시 누우라며 입을 열었다.“다리도 불편한데 누워요.”“형수, 아직도 화 났어요?”내가 조심스럽게 묻자 형수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내가 왜 화내겠어요? 수호 씨도 성인이고 사생활이 있는데 내가 화낼 권리는
난 형수 알기를 바란다. 내가 형수의 몸과 마음을 원한다는 걸.그러다 순간 얼굴이 달아오른 형수를 보자 나는 가슴이 격렬하게 뛰기 시작했다.형수도 이 순간 긴장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기에 나는 참지 못하고 형수를 와락 끌어안았다.그러자 형수는 두려웠는지 다급히 말했다.“이거 놔요, 누가 보면 어떡해요.”“안 놓을 거예요. 형수가 제 물음에 대답하기 전까지는.”나는 일부러 이런 거다.내가 일부러라도 이렇게 하지 않으면 형수는 절대 내 질문에 답하지 않을 테니.“내 마음속에도 수호 씨가 있어요. 됐죠? 이거 놔요.”형수는 황급히 대답했지만 나는 여전히 손을 놓지 않고 오히려 더 집요하게 물었다.“안 돼요. 방금 대답은 너무 성의 없었어요. 진지하게 대답해요.”그때 옆 침대에 누운 어르신이 깨어날 것처럼 굴자 형수는 더 겁이 나 끝내 입을 열었다.“그래요, 인정할게요. 내 마음속에도 수호 씨가 있어요.”만족스러운 답변에 나는 겨우 손을 풀었다.옆 병상의 어르신은 화장실에 깨어나자마자 화장실로 향했고, 아내 되는 분이 어르신을 부축했다.그걸 본 형수는 나를 매섭게 쏘아보았다.하지만 나는 오히려 헤실 웃으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솔직히 형수한테서 그런 말을 들은 게 지은과 만족스러운 관계를 가진 것보다 더 만족스럽다.그도 그럴 게, 형수는 내가 마음에 둔 여자니까.나는 슬그머니 형수의 손을 잡았다.“오늘 형수를 안고 자도 돼요?”“안 돼요. 질문에 답도 했는데 어디서 은근슬쩍 더 요구해요?”“형수의 마음을 알았으니 이러는 거잖아요. 형수의 마음속에도 제가 있고, 제 마음속에도 형수가 있는데 아무것도 못 한다는 게 너무 답답하지 않아요?”“그럼 수호 씨도 내 물음에 진지하게 대답해요. 만약 내가 정말 수호 씨한테 몸을 내어주면 나 책임질 수 있어요?”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할 수 있어요.”“그럼 어떻게 책임질 건데요? 직접 수호 씨 형한테 나랑 잤다고, 나와 결혼하겠다고 말할 거예요?”“그건...”나는
“그러다가 변하지 않으면요? 왕정민처럼 되지 않으면요? 그때는 어떻게 할 건데요?”형수의 말에 나는 말문이 막혔다.솔직히 내가 지금 색안경을 끼고 형을 보고 있다는 걸 나도 인정한다. 미래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까.형수가 이렇게 귀띔하는 것도 내가 일시적인 쾌락 때문에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기를 바라서일 거다.나는 점점 더 망설여지고 모순되었다.형수를 내 여자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강해지고 있지만 우리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벽이 있으니까 너무 괴로웠다.그때 형수가 웃으며 내 볼을 꼬집었다.“수호 씨는 누구랑 만나든 다 되지만 유독 나와는 안 돼요. 내가 수호 씨 형수니까.”형수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마치 내 누나라도 되는 것처럼 나를 바라봤다.하지만 형수의 이런 따스함과 부드러움이 오히려 나를 더 반하게 한다는 걸 형수는 모르는 듯하다.사실 나도 우리 사이에는 아무 일도 일어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다.이에 나는 머리를 형수의 품에 파묻고 풀이 죽어 말했다.“그럼 아무것도 하지 않을 테니까 그냥 안고 자면 안 돼요?”형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건 형수도 망설이고 있다는 뜻이기에 나는 더 이상 형수를 강요하지 않았다.만약 여전히 거절하면 앞으로 다시는 이런 요구를 제기하지 않을 생각이었다.하지만 의외로 형수는 나를 거절하지 않고 이불을 들춘 뒤 안으로 들어왔다.나는 일순 마음이 따뜻해졌다.이 순간 형수도 분명 나를 신경 쓰고 있다는 게 느껴져서.나는 형수의 등 뒤에서 형수를 백허그 하고는 머리를 형수의 어깨에 파묻었다. 그러니 오히려 더 떨어지기 싫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인지 오늘이 지나면 나와 형수 사이에는 이런 상황조차 오지 않을 것만 같았다.그날 저녁 형수의 마음도 싱숭생숭했는지 우리는 한참 동안 제 고민을 안고 잠들지 못했다....오늘 밤은 평범하지 않은 밤임이 틀림없다.한편, 애교의 집.애교와 남주는 왕정민을 어떻게 하면 제대로 낚을지 궁리하고 있었다.결국 애교는 특별히 술
그때 남주가 일부러 화난 듯 말했다.“요 며칠 애교가 몸이 불편해요. 그날이라서 술 못 마신다고요. 그것도 몰랐어요? 아니면 알면서 일부러 애교 취하게 하려는 거예요?”“그게 무슨 소리예요? 내가 일부러 내 아내를 취하게 하려 하다니? 나는 그저 우리 부부가 오랫동안 술 마시면 얘기 나눈 적이 없어 함께 분위기 좀 만들려는 거지.”왕정민이 다급히 설명하자 남주는 아예 애교 앞에 놓인 술잔을 가져가 버렸다.“그래도 안 돼요. 얘기할 시간은 앞으로도 많잖아요. 이런저런 핑계로 집에 안 들어오지만 않으면. 정 술이 마시고 싶으면 내가 같이 마셔줄게요.”남주의 말에 답답해하던 왕정민은 마지막 한마디에 바로 흥분했다.남주를 취하게 하면 더 재밌을 테니까.왕정민은 남주를 처음 본 순간 섹시하고 농염한 남주에게 시선을 빼앗겨 버렸다.남주가 애교의 절친이라 그동안 남주한테 아무 짓도 하지 못했을 뿐.하지만 지금은 지위도 권력도 있으니 남주와 하룻밤 보낼 능력쯤은 얼마든 있다고 자부했다.정말 무슨 일이라도 나면 뒷수습할 능력도 있고.이에 왕정민은 헤실 웃으며 대답했다.“그래요, 남주 씨와도 안 지 몇 년이 되는데 함께 술 마시며 얘기한 적이 없네요. 오늘 제대로 마셔보자고요.”남주 곧바로 마음속으로 왕정민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이 개 같은 쓰레기 자식, 역시 꿍꿍이가 있었잖아.’왕정민의 눈에는 욕망이 가득했다. 그때 남주는 애교와 눈빛을 교환하고는 계획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남주는 그동안 정계 인사들을 만나며 주량은 많이 단련되었다.이에 곧바로 술잔을 들고 왕정민과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그 결과 남주를 거뜬히 이길 거라고 생각한 왕정민은 오히려 두 시간 뒤 완전히 고주망태가 되어버렸다.애교는 그 틈에 미리 준비해 둔 계약서를 가져와서는 작은 소리로 남주에게 말했다.“어떡해? 너무 많이 먹어서 사인도 어려울 것 같은데?”남주는 힘껏 왕정민을 밀쳐 왕정민이 아예 꼼짝도 하지 않는 걸 보고는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이 개자식은 무슨 주량
왕정민은 너무 화나고 열 받았다.자기가 애교를 모해하는 건 괜찮지만 애교가 저를 모해하는 건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애교와 결혼한 7년 동안 왕정민은 비굴한 구애자에서 고고한 위치에 섰다.사실 애초에 왕정민이 애교한테 구애한 것도 애교가 예뻐 제 체면을 살려줄 거라고 생각해서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이유는 애교의 가정 형편이 좋아 제 사업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서다.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왕정민은 애교를 통해 자기가 원하는 걸 얻었고, 모든 사람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심지어 졸업한 뒤에도 시행착오를 줄여 줄곧 성공의 길을 걸어왔기에 이미 저를 구애자가 아닌 통치자라고 생각했다.대학 때 여신도 더 이상 그의 욕망을 만족시켜 줄 수 없이 이번 이혼 계획을 세웠던 거다.그런데 그렇게 단순하고 귀엽기만 하던 아내가 자기를 상대로 계략을 꾸미다니.왕정민은 그걸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 그러면서 점차 애교가 밖에 내연남을 두고 있다고 확신했다.‘분명 그럴 거야. 안 그러면 이렇게 똑똑해질 리 없어. 어쩐지 이번에 털끝 하나도 대지 못 하게 하더라니.’“이 여편네가!”왕정민은 화가 나서 욕설을 퍼부었다.이윽고 뭔가 생각난 듯 동성에게 문자를 보냈다.[네 동생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우리 마누라랑 관계는 맺었대?]그 시각 동성은 혼자 집에서 야한 영화를 보며 혼자 해결하고 있었다.왠지 요즘 동성은 점점 이런 느낌에 빠져들고 있었다.분명 영화 속 여주인공이 태연보다 예쁘지도 않고 몸매도 별로지만 오히려 흥분했다.“아...”동성은 신음을 뱉으며 소파에 완전히 드러누웠다.그러다 한참 이 지난 뒤에야 핸드폰을 켜고 왕정민의 문자를 확인했다.동성은 다급히 소파에서 일어나 앉고는 인내심 있게 설명했다.[내가 말하는 걸 깜빡했는데, 어제 내 동생이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해 있어. 그 일은 좀만 뒤로 미룰 수 없을까?][미루기는 개뿔! 애교가 나를 상대로 계략을 꾸미고 있어. 시간 끌면 나한테 불리하다고. 네 동생이 안 되면 네가 직접 하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