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할 거 뭐 있어요? 난 수호 씨 형수지 남이 아니잖아요.”형수와 형이 나를 침대까지 부축해 주자 나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겨우 한고비 넘겼네.’그 뒤로 형은 나를 걱정해 주는 말을 몇 마디 하다가 전화를 받고 급히 나가버렸다.형이 떠난 뒤 형수는 갑자기 나를 보며 물었다.“방금 정말 두리안 사러 나간 거 맞아요?”형수의 말에 나는 순간 긴장했다. ‘왜 갑자기 묻는 거지? 설마 뭘 눈치챘나?’하지만 나는 여전히 뻔뻔하게 말했다.“네, 맞아요.”“거짓말.”형수는 바로 내 거짓말을 폭로했다.금 말에 나는 가슴이 찔려 형수의 눈을 마주 보지 못했다.“형수, 저 거짓말 안 했어요.”“거짓말 아니라고요? 그런데 몸에서 왜 향수 냄새가 진동해요?”역시 여자는 향수 냄새에 민감한가 보다.난 분명 아무 냄새도 느끼지 못했는데 그걸 형수는 그걸 맡아냈다니.나는 어떻게 대답해야 지 몰라 입을 꾹 다물었다.그때 형수가 웃으며 말했다.“혹시 몰래 애교 만나러 갔었어요?”“네?”“맞으면 인정해요, 부끄러워할 거 뭐 있어요? 수호 씨가 애교 좋아하는 거 알아요, 그래서 애교가 왕정민한테 상처받는 게 싫은 거잖아요. 나도 이해해요.”“왕정민이 이렇게까지 재촉하지 않는다면 나도 수호 씨가 애교와 어떤 단계까지 발전했는지 상관하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지금 상황이 그렇지 않아요. 수호 씨 형이 방금 그러는데, 사흘 내로 애교를 수호 씨 여자로 만들지 못하면 왕정민이 다른 사람 찾겠다고 엄포를 놓았대요.”“절대 안 돼요.”나는 다급히 말했다.나는 마음속으로 이미 애교 누나를 내 여자라고 생각하기에 절대 다른 남자가 애교 누나한테 손대는 걸 용납할 수 없었다.그때 형수가 내 손을 잡으며 손등을 톡톡 쳤다.“그러니까요, 정말 애교 만나러 간 거면 오히려 잘된 일이에요. 난 수호 씨가 사실대로 말하는 걸 원해요. 왕정민을 피하려고 나도 피하지 마요.”형수는 진심이 가득 담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설득했다.“형수, 저 정말 애교
나는 너무 당황했다. 형수가 나를 꿰뚫어 볼 것처럼 바라보는 눈빛도 무서웠고, 내가 밖에서 다른 여자를 만나고 왔다는 걸 발견할까 봐 두렵기도 했다.물론 형수와 애인 사이는 아니지만 형수는 내가 밖에서 다른 여자를 만나는 걸 절대 동의하지 않을 거다.심지어 내가 바람둥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나는 그제야 한순간의 즐거움을 위해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게 후회되었다. 정체를 들킬뻔한 것도 모자라 형수한테 거짓말까지 하다니.내가 이렇게까지 당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아마 호텔에 있을 때부터 긴장감을 갖고 있은 탓일지도 모른다.내가 식은땀을 흘리자 날카롭던 형수의 눈빛에 바로 안쓰러움이 묻어났다.“무서워하지 마요. 책문하는 거 아니니까. 그동안 괴로웠던 거 알아요, 그 때문에 자주 혼자 해결한다 해도 문제 될 거 없어요. 솔직히 나도 수호 씨가 안쓰러워요. 만약 이런 일에 말려들지 않았다면 이렇게 고생할 필요가 없을 텐데.”“하지만 매번 혼자 해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에요. 정 안 되면 오늘 밤 애교를 부를게요.”형수의 말에 나는 더 불안해져 다급히 말했다.“아니에요. 저, 저 지금 괜찮아요.”“지금 혼자 손으로 해결하는 게 괜찮다는 거예요? 그거 진심 맞아요?”형수의 눈은 다시 의심으로 가득 차자 나는 내가 한 일이 들통날까 봐 아예 형수의 눈을 피했다.“형수, 시간도 늦었는데, 얼른 빨래하러 가요. 저도 힘들어서 쉬고 싶어요.”나는 말을 마친 뒤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그러면서 한편으로는 형수가 꼬치꼬치 캐물으면 어떻게 대답할지 몰라 너무 불안했다.하지만 다행히도 형수는 나에게 따져 묻지 않았다.“그래요, 휴식해요.”이윽고 이 한마디를 남기고는 묵묵히 떠나갔다.그럼에도 나는 안도할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게, 내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으니. 핸드폰을 확인해 보니 지은이 여러 번 영상통화를 걸어온 기록이 있었다.그동안 계속 문자로만 대화했지 한 번도 영상통화로 얘기를 주고받은 적 없다.지은의 갑작스러운 변화에 나는 당황했다.
[내가 말했잖아요. 아직 때가 아니라고. 아직 보여줄 수 없어요. 때가 되면 자연적으로 보여줄 거예요.]그때 지은이 나에게 사진 한 장을 보냈다.그 순간 나는 일이 완전히 잘못됐음을 감지했다.아니나 다를까 지은은 곧바로 문자를 보내왔다.[지금 우리 병원에 입원해 있어요?]나는 목발 사진을 본 순간 당황해서 어쩔 줄 몰랐다.도둑놈이 제 발 저리다는 게 바로 이런 걸 거다.하지만 나는 여전히 뻔뻔하게 대답했다.[아니에요, 그건 우리 친척 거예요. 내가 최근에 그 친척 간호해 주거든요.]지은은 아예 음성 메시지로 나에게 욕설을 퍼부었다.[누구를 지금 세 살짜리 애로 생각해요? 섹스하러 오면서 친척 목발을 들고나오는 등신이 어디 있다고. 그쪽이 미친 거예요? 아니면 그쪽 친척이 미친 거예요?]역시나 사람은 당황할 때 말하면 안 된다. 말하는 말에 빈틈투성이니까.‘이럴 줄 알았으면 아예 무시하고 혼자 실컷 생각하라고 할 걸 그랬어.’내가 머뭇거리고 있을 때 지은이 또 문자를 보내왔다.[솔직히 말해요. 지금 한의원에 입원해 있는 거 맞아요? 사실대로 말하지 않으면 바로 차단할 거예요.]‘한의원에 환자가 몇 명인데 절대 나라고 생각하지 못할 거야. 내가 인정한다고 해도 괜찮지 않을까?’나는 한참 동안 계산기를 두드려보다가 결국 대답했다.[그래요. 더 이상 속이지 않을게요. 한의원에 입원해 있는 거 맞아요. 이틀 전에 교통사고가 나서 못 떠났어요.][그럼 내가 한의원 의사라는 건 알아요? 그리고 나 지금 정형외과 밖에 있어요.]‘젠장! 젠장!’‘지금 밖에 있다고?’‘설마 병실 하나하나 뒤지려는 건가?’‘그럼 난 끝인데.’나는 당장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내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밖에서 형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윤 선생님, 이렇게 늦게 웬일이세요? 아직 퇴근 안 하셨어요?”지은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퇴근했는데 한 바퀴 둘러보려고요.”“윤 선생님은 참 책임감 있는 분이네요.”형수는 말하면서 문을 열고 들어왔다.
나는 비명 지르며 일어나 앉았음에도 고통은 여전히 느껴졌다.이에 나는 일부러 화난 눈빛으로 지은을 바라봤다.“뭐 하는 거예요?”“상처 검사하러 왔어요.”팔짱을 끼며 싸늘하게 말하는 지은을 보니 나는 화가 치밀었다.“한밤중에 뭔 검사예요?”“수호 씨 이러지 마요. 윤 선생님도 환자한테 책임지는 건데.”형수가 다급히 말했지만 나는 긴장을 풀지 않고 차가운 표정을 유지했다.“형수가 몰라서 그렇지, 이 여자가 방금 고통을 주는 혈 자리를 눌렀어요. 그게 얼마나 아픈지 알아요? 저를 위해서가 아니라 괴롭히려고 이러는 거라고요.”형수는 어색한 웃음을 지을 뿐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그도 그럴 게, 내가 환자고 지은이 내 주치의 중 한 명이니 내 말만 듣고 쫓아낼 수는 없었으니.하지만 지은은 뻔뻔하게 무뚝뚝한 표정을 유지했다.“믿거나 말거나 상관없어요. 바지 벗어요.”“싫어요.”지은이 이번에 온 목적은 내 상처를 검사하려는 게 아니라 단서를 잡기 위해서라는 걸 나는 알 수 있었다. 때문에 더 따를 수 없었다.그때 형수가 내 등을 토닥였다.“수호 씨는 환자잖아요, 환자는 의사 말 들어야 해요. 얼른 침대에 누워요, 내가 바지 벗는 거 도와줄게요.”“형수, 싫어요.”나는 애원하는 눈빛으로 형수를 바라봤지만 형수는 내 마음을 조금도 이해하지 못했다.“수호 씨, 내 말 들어요.”내가 밴딩 바지로 갈아입어 벗기 편한 탓에 형수는 두 번 만에 바로 내 바지를 벗겼다.그 순간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운명은 하늘에 맡기자.’지은은 마치 뭔가를 심사하듯이 내 거기를 몇 번이나 만지작거렸다.하지만 내 마음은 의외로 평온했다.언제 긴장했냐는 듯.이미 죽을 생각을 하고 있기에 뭐든 상관없어졌다.그때 이리저리 살펴보던 지은이 갑자기 물었다.“오늘 사정했어요? 언제 그랬죠?”‘젠장, 이 여자는 뭐 이런 것까지 다 꿰뚫어 보는 거야? 분명 깨끗이 닦았는데.’나는 어떻게 말해야 할 지 몰라 쩔쩔맸다.그때 형수가 내 마음을 꿰뚫어 본 듯 웃으며 분
‘젠장, 역시나 여자 셜록 홈즈가 따로 없네.’‘이렇게 중요한 증거도 바로잡아낸다고?’내가 마침 어떻게 답할지 몰라 쩔쩔매고 있을 때 형수가 끼어들었다.“수호 씨 몸에 있는 향은 제가 묻힌 거예요. 믿지 못하겠으면 맡아봐요.”형수는 말하면서 제 팔을 내밀었지만 지은은 동성과의 접촉을 싫어하는지 무의식적으로 뒷걸음쳤다.그러자 형수가 웃으며 말했다.“윤 선생님, 수호 씨 정말 여자 친구 없어요, 이성과 성행위를 할 가능성도 없고요. 너무 얌전해서 여자 꼬시는 법을 내가 직접 가르쳤는데 아직도 몰라요. 그런데 여자와 그런 짓이라니요.”지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핸드폰으로 목발 사진을 꺼내 들며 말했다.“이것 봐요. 이거 정수호 환자분 거 맞나요?”나는 당황한 나머지 형수의 눈치를 살폈다.지금 걱정되는 건 지은한테 들키는 게 아니라 형수가 나와 지은 사이에 벌어진 일을 알까 봐 두려웠다.지은의 기분 따위는 아무렴 상관없지만 형수의 기분은 상관있었다.형수의 앞에서 나쁜 사람으로 남고 싶지 않았으니까.그런데 의외로 형수는 사진을 보더니 웃으며 말했다.“이건 수호 씨 거 아니에요. 우리 수호 씨 건 화장실에 있거든요.”“그걸 화장실에 왜 두나요?”지은이 퉁명스럽게 묻자 형수가 대답했다.“목발이 더러워져서 방금 옷 씻을 때 씻었거든요. 내가 좀 깔끔 떨어서. 무슨 문제 있어요? 혹시 잃어버렸을까 봐 배상하라고 꺼낸 얘기인가요? 그런 거라면 걱정하지 마세요, 잃어버려도 배상할 돈은 충분히 있어요.”“그런 뜻이 아니에요. 시간도 늦었으니 일찍 쉬세요.”지은은 나에 대한 의심을 거두고 떠나갔다.하지만 나는 안절부절못하며 형수를 바라봤다.형수는 방금 분명 나를 도와 거짓말을 한 거다.지은이 떠나면 반드시 나한테 심문할 텐데, 나는 더 이상 형수에게 거짓말하고 싶지 않았다.때문에 형수가 물어보면 사실대로 대답할 생각이었다.“수호 씨, 수호 씨와 윤 선생님 간단한 사이 아니죠?”형수가 침대 옆에 앉으며 묻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그
태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사실 태연의 마음도 복잡했다.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수호가 다른 여자와 친밀한 관계를 가졌다니.저도 모르게 수호와 지은이 뒤엉켜 있는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려 마음이 미어질 것만 같았다.하지만 수호는 남편의 동생이니 밖에서 어떤 여자를 만나든 태연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다.질투할 자격은 더더욱 없고.이러한 복잡한 마음 때문에 태연은 너무 괴로웠다.하지만 그걸 알 리 없는 나는 형수가 진실을 알고 나를 모른 체한다고만 생각했다.“형수, 말 좀 해봐요, 네?”나는 형수의 팔을 잡고 애원하듯 말했지만 형수는 깊은숨을 들이켜더니 핸드폰을 나에게 돌려주었다.“늦었는데 일찍 자요.”형수가 말을 마친 뒤 바로 떠나버리자 나는 너무 불안해 났다.이 상태로 뒤쫓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니 그저 침대에 누워 이런저런 생각에 잠겼다.한편, 태연은 복도를 나와 창가에 서서 밖을 내다보았다.한시 빨리 복잡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싶은 마음뿐이었다.사실 이건 수호를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애초에 수호가 자기 집에 얹혀살기 시작했을 때 겁 많은 남자였는데, 본인이 나서서 개발했으니.매번 화끈하고 섹시한 형수와 다정하고 우아한 애교를 만나는데 아무도 손대게 하지 않으니 수호는 그저 혼자 풀 방법을 찾은 것뿐이다.이제 고작 20대라 한창 혈기 왕성할 때니까.한참 동안 생각한 태연은 마침내 마음을 가라앉히고는 깊이 자책했다.애초에 저와 남편이 이런 일에 수호를 끌어들이지 않았으면, 아직도 다른 대학생들처럼 평범한 생활을 했을 테니까.애교는 결국 다시 병실로 돌아갔다.형수가 돌아올 때까지 나는 자지 않았다.형수가 돌아오지 않으면 잠들 수가 없었으니까.“형수.”그러다 형수가 돌아오자 벌떡 일어났다.형수는 얼른 나더러 다시 누우라며 입을 열었다.“다리도 불편한데 누워요.”“형수, 아직도 화 났어요?”내가 조심스럽게 묻자 형수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내가 왜 화내겠어요? 수호 씨도 성인이고 사생활이 있는데 내가 화낼 권리는
난 형수 알기를 바란다. 내가 형수의 몸과 마음을 원한다는 걸.그러다 순간 얼굴이 달아오른 형수를 보자 나는 가슴이 격렬하게 뛰기 시작했다.형수도 이 순간 긴장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기에 나는 참지 못하고 형수를 와락 끌어안았다.그러자 형수는 두려웠는지 다급히 말했다.“이거 놔요, 누가 보면 어떡해요.”“안 놓을 거예요. 형수가 제 물음에 대답하기 전까지는.”나는 일부러 이런 거다.내가 일부러라도 이렇게 하지 않으면 형수는 절대 내 질문에 답하지 않을 테니.“내 마음속에도 수호 씨가 있어요. 됐죠? 이거 놔요.”형수는 황급히 대답했지만 나는 여전히 손을 놓지 않고 오히려 더 집요하게 물었다.“안 돼요. 방금 대답은 너무 성의 없었어요. 진지하게 대답해요.”그때 옆 침대에 누운 어르신이 깨어날 것처럼 굴자 형수는 더 겁이 나 끝내 입을 열었다.“그래요, 인정할게요. 내 마음속에도 수호 씨가 있어요.”만족스러운 답변에 나는 겨우 손을 풀었다.옆 병상의 어르신은 화장실에 깨어나자마자 화장실로 향했고, 아내 되는 분이 어르신을 부축했다.그걸 본 형수는 나를 매섭게 쏘아보았다.하지만 나는 오히려 헤실 웃으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솔직히 형수한테서 그런 말을 들은 게 지은과 만족스러운 관계를 가진 것보다 더 만족스럽다.그도 그럴 게, 형수는 내가 마음에 둔 여자니까.나는 슬그머니 형수의 손을 잡았다.“오늘 형수를 안고 자도 돼요?”“안 돼요. 질문에 답도 했는데 어디서 은근슬쩍 더 요구해요?”“형수의 마음을 알았으니 이러는 거잖아요. 형수의 마음속에도 제가 있고, 제 마음속에도 형수가 있는데 아무것도 못 한다는 게 너무 답답하지 않아요?”“그럼 수호 씨도 내 물음에 진지하게 대답해요. 만약 내가 정말 수호 씨한테 몸을 내어주면 나 책임질 수 있어요?”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할 수 있어요.”“그럼 어떻게 책임질 건데요? 직접 수호 씨 형한테 나랑 잤다고, 나와 결혼하겠다고 말할 거예요?”“그건...”나는
“그러다가 변하지 않으면요? 왕정민처럼 되지 않으면요? 그때는 어떻게 할 건데요?”형수의 말에 나는 말문이 막혔다.솔직히 내가 지금 색안경을 끼고 형을 보고 있다는 걸 나도 인정한다. 미래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까.형수가 이렇게 귀띔하는 것도 내가 일시적인 쾌락 때문에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기를 바라서일 거다.나는 점점 더 망설여지고 모순되었다.형수를 내 여자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강해지고 있지만 우리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벽이 있으니까 너무 괴로웠다.그때 형수가 웃으며 내 볼을 꼬집었다.“수호 씨는 누구랑 만나든 다 되지만 유독 나와는 안 돼요. 내가 수호 씨 형수니까.”형수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마치 내 누나라도 되는 것처럼 나를 바라봤다.하지만 형수의 이런 따스함과 부드러움이 오히려 나를 더 반하게 한다는 걸 형수는 모르는 듯하다.사실 나도 우리 사이에는 아무 일도 일어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다.이에 나는 머리를 형수의 품에 파묻고 풀이 죽어 말했다.“그럼 아무것도 하지 않을 테니까 그냥 안고 자면 안 돼요?”형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건 형수도 망설이고 있다는 뜻이기에 나는 더 이상 형수를 강요하지 않았다.만약 여전히 거절하면 앞으로 다시는 이런 요구를 제기하지 않을 생각이었다.하지만 의외로 형수는 나를 거절하지 않고 이불을 들춘 뒤 안으로 들어왔다.나는 일순 마음이 따뜻해졌다.이 순간 형수도 분명 나를 신경 쓰고 있다는 게 느껴져서.나는 형수의 등 뒤에서 형수를 백허그 하고는 머리를 형수의 어깨에 파묻었다. 그러니 오히려 더 떨어지기 싫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인지 오늘이 지나면 나와 형수 사이에는 이런 상황조차 오지 않을 것만 같았다.그날 저녁 형수의 마음도 싱숭생숭했는지 우리는 한참 동안 제 고민을 안고 잠들지 못했다....오늘 밤은 평범하지 않은 밤임이 틀림없다.한편, 애교의 집.애교와 남주는 왕정민을 어떻게 하면 제대로 낚을지 궁리하고 있었다.결국 애교는 특별히 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