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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화

작가: 은광수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08-07 20:00:00
“쓰레기니까. 보는 것도 내 눈이 오염되는 것 같아요.”

‘헐, 이젠 대놓고 인신공격까지?’

나는 정말 화가 치밀었다.

“내가 왜 쓰레기인데요? 내가 그쪽과 자겠다고 했어요? 뭘 했어요?”

여의사는 싸늘하게 받아쳤다.

“꼭 그렇게 듣기 싫게 말해야 해요? 그래요, 그럼 물어볼게요, 아까 껴안고 있던 여자는 누군데요?”

“여자 친구예요, 왜요?”

“지금 왜냐고 물었어요? 여자 친구가 있는 사람이 아침에 나를 희롱했으면 쓰레기지 뭐예요?”

난 순간 후회가 치밀었다. 어쩜 말하기 전에 생각도 하지 않았던 건지.

하지만 여자에게 이런 모욕을 당하니 마음이 좋지 않았다.

“아침에는 그냥 농담한 건데 사람들 앞에서 나 망신 줬잖아요.”

“쌤통이네요. 음흉한 소인배는 원래 이렇게 벌주는 거예요.”

“그래요, 나 음흉하고 소인배예요. 잘못했고 앞으로 다시는 건드리지 않을 테니 그냥 가요.”

나는 더 이상 여자와 실랑이를 벌이지 않고 뒤로 두 걸음 물러나 여자에게 길을 내주었다.

하지만 여의사는 가기는커녕 갑자기 진료실 안으로 돌아와 마동국에게 말했다.

“마 교수님, 한의과에 이런 인성 쓰레기가 있으면 한의과 명성이 뭐가 되겠어요? 당장 잘라요.”

마동국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고,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완전히 화가 폭발하고 말았다.

나는 씩씩거리며 여자 앞에 다가가 따져 물었다.

“이봐요, 너무한 거 아니에요? 사과했는데 왜 계속 이러는 거예요? 이게 재밌어요?”

“사과? 그거 나한테 하는 거 맞아요? 학교 다닐 때 쌤이 사과하는 법도 안 가르쳐줬어요?”

“그럼 대체 뭘 원하는데요?”

“그쪽이 이 병원에서, 내 눈앞에서 영원히 사라졌으면 좋겠어요.”

마동국은 우리가 점점 더 격렬하게 싸우는 걸 보자 다급히 일어섰다.

“지은 씨, 화 풀어요.”

“마 교수님도 보셨죠. 이렇게 교양 없는 사람을 계속 여기 둬야겠어요? 가뜩이나 한의과 평판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데 이런 인간을 남겨두면 아예 과 자체가 사라질 거라고요.”

“너무하는 거 아니에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나도 한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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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정민은 담배에 불을 붙이고 한 모금 깊이 빨았다.“무섭지. 당연히 무섭지. 그렇게 대단한 분들 앞에서 난 고작 벌레에 불과해. 내가 왜 이애교는 모함하면서 전소희한테는 아무것도 못 하는지 알고 싶어?”왕정민이 마침 내가 알고 싶어하는 걸 물었기에 나는 말하지 않았다.그런데 갑자기 웬일인지 왕정민은 먼저 나에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유야 간단해. 이태웅 역시 딸과 마찬가지로 나를 너무 믿었어. 두 사람의 치명적인 약점은 바로 너무 감정적이라는 거야. 이애교의 약점은 나고, 이태웅의 약점은 딸이고. 내가 아무리 이애교를 모함해도 이태웅은 자기 딸 명성을 생각해서 나를 진짜 어떻게 하지는 않을 거야.”“만약 뒤에서 몰래 나를 공격한다고 해도 사람들이 뒤에서 말이 나올 거야. 무엇보다 이태웅처럼 정직한 사람은 그런 일은 못 해.”나는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그렇게 말하면서 양심의 가책도 안 느껴져?”왕정민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양심? 양심이 뭔데? 양심이 밥 먹여줘? 양심이 뭔 쓸모가 있는데? 내가 강북에서 혼자 구르는 동안 이태웅은 조금도 도와준 적 없어. 다 내 혼자 이룬 성과야. 그런데 내가 아무리 노력하고 애써도 이태웅은 계속 나를 못마땅해 했어. 내가 이애교와 이혼한 건 이태웅 때문도 있어.”“내가 왜 전소희를 선택한 줄 알아? 전소희 아버지가 나를 도와줄 수 있는 것 말고도 그 여자한테는 희망이 보여.”나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그렇다면 왜 또 전소희까지 배신하는데?”나는 정말 왕정민을 이해할 수 없었다. 내 말에 왕정민은 웃음을 터뜨렸다.“배신? 배신까지는 아니지. 난 전소희 배신할 생각 없어. 그 간호사와는 그냥 좀 즐기는 것뿐이야. 남자는 다 그렇잖아. 돈이 있으면서 밖에 애인 없는 남자가 어디 있어? 이건 체면과 신분의 상징이야. 내 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 거기기도 하고.”왕정민은 담배 한 대를 다 태우고는 담배꽁초를 바닥에 버려 발로 눌러 껐다. 이윽고 짙은 담배냄새를 풍기며 나에게 걸어왔다.“내가 왜 이런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810화

    “상세한 건 나도 몰라. 왕정민이 방금 찾아와서 장인어른 손에 있는 증거를 우리 측에서 제공한 거냐며 따져 물었어. 원래는 잡아떼려고 했는데 왕정민이 수호 씨 이름까지 언급하면서 이 일이 수호 씨랑 관련이 있냐고 했어.”“내가 물론 대답 안 하고 쫓아냈지만 가만있지 않을 것 같아.”나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대답했다.“알아도 상관없어요. 안 무서워요. 잘못한 것도 없는데 내가 왜 왕정민을 무서워하겠어요?”“그렇게 생각하면 다행이긴 한데, 그래도 조심해. 뒤에서 뭔 짓할지 모르니까.”“알았어요. 고마워요, 사장님.”“참, 그러고 보니 화인당은 어때?”“괜찮아요. 제가 지키고 있으니 아무도 찾아와서 소란 피우지 못할 거예요.”나는 윤미화와 몇 마디 더 나누고 전화를 끊었다.왕정민이 나를 조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별로 신경 쓰이지도 않았다. 설령 그런다 해도 막을 방법은 있었으니까.나는 동료들과 함께 바삐 움직였다.그때 누군가 오후에 함께 정 사장님을 보러 가자고 제안했다.화인당의 평판은 그동안 정 사장님이 몇 년 동안 쌓아온 거다. 그래서인지 한동안 소동이 일었어도 장사에는 별 영향이 없이 여전히 잘 되고 있었다.다만 9시가 넘었을 때 익숙한 그림자가 나타났다.상대는 다름 아닌 오랜만에 보는 왕정민이었다. 하지만 그를 봤음에도 나는 여전히 평온했다.“무슨 일이야?”왕정민 역시 평온한 얼굴로 살짝 웃으며 말했다.“일 있지. 아주 큰일.”“따라와.”나는 왕정민을 뒷마당으로 안내했다. 그러자 그는 두말없이 순순히 따라왔다.뒷마당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왕정민을 빤히 바라봤다.“무슨 일인지 말해.”“혹시 지금 윤미화가 운영하는 탐정 사무소에서 일해?”“응.”나는 직접적으로 인정했다.그러자 왕정민이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내 장인어른이 나 조사하라고 시킨 거 네가 맡았어?”“아니.”나는 그 일은 인정하지 않았다.이유야 간단했다. 왕정민한테는 내가 자기를 조사했다는 정거가 없을 테니까.내가 왕정민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번거로운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809화

    민우는 워낙 먹는 걸 좋아해 음식 얘기를 듣자마자 방금 했던 대화를 까맣게 잊었다.잠시 후, 민우의 모습이 눈에 보였다. 하지만 주선영도 민우와 함께 내려왔다.주선영은 머쓱한 듯 나에게 말을 걸었다.“수호 오빠, 저 오늘 늦잠 자서 늦었는데 학교까지 태워줄 수 있어요?”“당연하지. 타.”이젠 차도 있으니 가는 길에 바래다주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그때 민우가 하품을 하며 말했다.“그럼 네 후배더러 조수석에 타라고 해. 난 뒷좌석에서 좀 더 잘게.”말을 마치자마자 민우는 뒷좌석에 앉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아예 코를 골기 시작했다.나는 결국참지 못하고 욕지거리를 내뱉었다.“어제는 대체 뭘 했길래 이래?”“뭐 안 했어. 그냥 욕구 좀 풀었어.”민우는 무심코 말을 내뱉고는 문득 주선영도 차에 있다는 걸 인식하고 난감해했다.“저기, 그런 뜻이 아니라. 내 말은... 아니에요. 나 잘게요.”주선영은 부끄러운지 얼굴이 붉어졌다.나는 주선영더러 민우 말을 신경 쓰지 말라고 넌지시 말했다.“자. 고기만두야.”주선영한테 만두를 건네면서 보니 오늘 그녀의 옷차림이 예전과 많이 달랐다.주선영은 그동안 긴 바지에 짧은 티셔츠를 입고 치마는 거의 입지 않았었는데, 오늘은 웬일로 짧은 바지를 입었다. 게다가 몸매가 날씬해 애교 누나와 견줄 만했다.주선영이 오늘 입은 반바지는 핫팬츠라 늘씬하고 새하얀 다리가 드러나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다만 그 모습을 보니 문득 궁금해졌다.“오늘 웬일로 그렇게 입었어?”주선영은 살짝 부끄러운 듯 말했다.“날씨가 더워서 너무 많이 입으면 땀띠가 날까 봐요.”‘진짜? 요즘도 분명 더웠는데 그동안 이렇게 안 입었잖아.’사실 내 짐작이 맞았다. 주선영은 오늘 확실히 변했다.그도 그럴 게, 이제는 남자 친구를 사귀어야겠다는 결심이 섰으니까. 안 그러면 영원히 바보같이 굴다가 속은 것도 모를 수 있다.나는 주선영을 의과대학에 바래다주고 곧장 화인당으로 향했다.목적지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민우를 뒷좌석에서 일으켜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808화

    “무슨 말이 하고 싶은데요? 우리는 결혼이 불가능한 것 같아요?”“내가 결혼한다고 해도 너랑 하지는 않을 거야. 차라리 집안 형편이 비슷한 사람을 찾지.”백연우의 말에 나는 마음이 조금 불편했다. 그 순간 나를 언짢아하던 애교 누나 아버지의 말이 문득 떠올라 기분이 다운됐고 말도 하기 싫었다.백연우는 내 가슴에 엎드린 채 싱긋 웃으며 물었다.“왜 그래? 화났어? 기분 안 좋아도 할 수 없어. 내 말이 사실이니까.”나는 포기하지 못해 끈질기게 물었다.“돈 많은 사람들은 항상 그래요? 저처럼 가난한 사람은 본인과 겸상할 자격도 없다고 생각하는 거예요?”백연우는 인내심 있게 설명했다.“그런 것만은 아니야. 하지만 나나 애교나 결혼할 때 본인만 생각할 수 없어. 가족도 생각해야 하거든. 우리가 결혼하는 건 사랑 때문에 하는 것만이 아니거든. 함께 하면 앞으로 얼마나 더 발전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네 애교 누나는 자기 짝이 어떤 사람이든지 신경 쓰지 않을 거지만 가족은 분명 엄청 신경 쓸 거야. 그 가족이 너무 현실적이라고 욕할 게 아니야. 원래 잘나가는 집안일수록 평범한 사위를 얻으면 뒤에서 말이 많아.”“너나 애교는 이상을 좋지만 난 좀 현실적인 사람이거든. 결혼의 본질을 알기에 결혼하기 싫은 것도 있고. 내가 지금 너를 빼앗아 오고 싶다는 건 그냥 널 소유하고 싶은 거지 결혼하려고 그러는 건 아니야.”백연우의 설명은 명확했지만 내 기분은 말이 아니었다.신분 차이는 영원히 극복할 수 없는 벽이라 항상 나를 열등감과 불안감에 허덕이게 한다.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건성으로 대답했다.“그래요, 알았어요. 시간도 늦었는데 얼른 자요. 전 이만 돌아갈게요.”“가지 마. 하루만 같이 있자.”백연우는 내 허리를 끌어안으며 나른하게 중얼거렸다. 그 부드러운 모습에 나는 또 마음이 흔들렸다.애교 누나를 안고 잔 것도 벌서 오래전 일이라 그런 느낌이 고프기도 했다.하지만 애교 누나를 안을 수 없으니 백연우를 그 대신으로 생각하며 그리워할 수는 있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807화

    “내가 저 인간 덕에 이 자리까지 온 것도 아닌데, 저 인간을 무서워할 필요가 뭐가 있어?”“학교에 그런 일도 있어요?”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백연우는 고개를 쳐들어 나를 빤히 응시했다. 초롱초롱한 그녀의 눈은 언제나 매력적으로 느껴진다.“안 그러면 내가 왜 너 좋아하겠어? 난 네 몸만 좋아하는 게 아니야.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그 순진함이 좋은 거야. 네가 뭐든 다 아는 능구렁이라면 나도 너한테 흥미 못 느꼈을 거야.”“왜 그렇죠?”나는 약간 어리둥절했다.그러자 백연우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이런 일은 서로 잘 맞아야 하는 거야. 서로 즐거워야 하는 거잖아. 만약 나쁜 목적으로 접근한 거면 재미없어. 저 인간은 딱 봐도 목적이 불순해. 생각만 해도 역겨워. 이제 알겠어?”백연우는 말을 명확하게 하지 않고 은연중에 자기 생각을 내비쳤다.예전 같았으면 못 알아들었을 텐데, 남주 누나한테서 정계에 관해 많은 걸 배운지라 알아들을 수 있었다.사실 정계든 학교든 다 작은 사회판이라 본질은 비슷하다특히 권세가 있는 사람들한테는 그곳이 어디든 늘 천당 같을 거다.그에 반해 권력이 아무것도 없는 사람은 위로 올라가려고 결국 제 몸을 판다.이건 별로 놀랍지도 않았다. 어디 가든 다 비슷하니까. 그저 백연우가 그런 식으로 더럽혀지지 않으면 그만이었다.“한 번 더 할래요?”백연우의 사랑스러운 모습에 나는 또 흥미가 솟아났다. 그러다 참지 못하고 또 요구하자 백연우는 이상야릇한 미소를 지었다.“그래. 그럼 좀 새로운 걸 해보자.”‘새로운 거라니?’나는 살짝 어리둥절했다.다음 순간, 백연우는 뒤에서 밧줄을 꺼냈다.그걸 본 순간 나는 눈이 휘둥그레졌다.“헐. 이렇게까지 한다고요? 이건 너무 화끈한 거 아니에요?”“뭐 어때? 화끈하게 놀아보자. 어때? 할 수 있겠어?”나는 살짝 망설여졌다. 무엇보다 백연우와 하면 항상 내가 당하는 기분이 드는 게 문제였다.사내대장부인 내가 여자한테 당하다니?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내가 백 쌤을 묶으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806화

    심지어 백연우는 속옷을 안 입어 뽀얀 가슴이 발간 옷감에 보일 듯 말 듯 드러나 너무 매혹적이었다.“너무 섹시한 거 아니에요? 전생에 요물이었죠?”나는 참지 못하고 백연우를 와락 껴안았다.백연우는 불여우가 환생한 게 틀림없다. 순간 숙종이 왜 장희빈에게 그토록 반했는지 확 와닿았다.이토록 눈부시게 아름다운 여자가 앞에 있으면 내시도 마음이 흔들릴 거다.“대체 어디 숨어 있었어요?”나는 백연우에게 힘껏 뽀뽀하고 지그시 내려다보며 물었다.그러자 백연우는 키득키득 웃었다.“안 알려줄 거야...”“나를 놀리는 거예요? 제대로 혼날 줄 알아요.”나는 백연우를 번쩍 들어 안아 침대 쪽으로 다가갔다. 분위기가 적당히 무르익어 당장이라도 그녀를 범하고 싶었다.하지만 그때, 밖애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나는 흠칫 놀라 다급히 물었다.“누구예요?”백연우도 고개를 저었다.“몰라.”곧이어 밖에서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백 쌤, 괜찮아요?”백연우는 찌푸렸던 미간을 천천히 폈다.“부교장 선생님이셨군요. 저 괜찮아요.”“그래요? 아까 누군가 방에 들어가는 걸 봐서요. 늦은 시간인데 여자 혼자 조심해요.”백연우는 귀찮은 듯 대답했다.“잘못 보신 거 아니에요? 방에 들어온 사람 없어요. 제가 나갔다가 들어온 거예요.”“괜찮다면 다행이네요. 백 쌤, 제가 긴히 할 말이 있는데 문 좀 열어줄래요?”그 말을 들은 순간 살짝 내려놓았던 마음이 다시 불안해졌다.백연우는 오히려 차분하고 태연하게 대답했다.“시간도 늦었는데 여자 혼자 사는 방에 들어오는 건 좀 아닌 것 같은데요? 할 얘기 있으면 내일 해요. 지금은 우선 돌아가 주세요.”“하하, 뭐 별 건 아니에요. 오해하지 마요. 그래요, 그럼 먼저 가볼게요.”창밖에 있던 그림자가 멀어지자 나는 고개를 숙여 백연우를 바라봤다.“너무 놀랐어요.”“무서워할 거 뭐 있어? 정말 들어오라고 하지도 않을 텐데.”“그래도 상대는 부교장이잖아요. 졸업장도 아직 못 받았는데, 부교장 쌤이 저를 알아보기라도 하면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805화

    아직 잠이 들지 않았던 주선영은 내가 나가는 문소리를 듣고 저도 모르게 마음이 근질거렸다. 그와 동시에 내가 어디로 갔는지 알고 싶었다.사실 주선영은 그 짓이 그토록 유혹적인지 궁금했다. 그도 그럴 게, 내가 한밤중에 참지 못하고 밖으로 나갔으니.주선영은 얼마전에 뜬금없이 핸드폰에 떴던 영상이 생각났다. 그때는 분명 그걸 지우려 했었으나 지금은 오히려 참지 못하고 그 영상을 찾아 재생했다.낯부끄러운 장면에 주선영은 한쪽 눈만 가늘게 뜨고 볼륨도 작게 틀었다. 그녀는 그저 그 짓이 대체 뭐가 좋은지 확인하자는 단순한 마음으로 영상을 재생했다.하지만 한번 보고 나니 새끼 고양이가 간지럽히는 것처럼 마음이 간질거리고 온몸이 불편했다.게다가 그런 영상을 봐서인지 갑자기 너무 하고 싶어졌다.이건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가장 원초적인 본능이다.하지만 주성영은 지금껏 자신을 억제하다가 이제야 천천히 마음을 연 거다. 영상 수위가 점점 높아지자 주선영은 결국 참지 못하고 옷 안으로 제 손을 쑥 넣었다. 그러고는 손을 천히 움직였다.이런 일은 한번 고삐 풀리면 주체할 수 없다. 주선영 역시 그러했다.하지만 나는 그 사실을 몰랐다.나는 아래층에 도착하자마자 차를 몰고 한의과대학으로 향했다.게다가 가면서 문자를 보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곧 도착해요. 이따 제대로 혼내줄 테니까 준비하고 있어요.]얼마 뒤 백연우는 나에게 사진 한 장을 보냈다.섹시한 란제리를 입고 있는 사진이었는데 빨간색에 속이 다 비치는 레이스라 너무 섹시하고 자극적이었다. 심지어 백연우는 섹시한 자세를 하고 있어 사진만 봐도 마음이 근지럭렸다.나는 음성 메시지를 보냈다.[예뻐요. 엄청 마음에 들어요.][마음에 들면 얼른 와. 누나 기다리느라 목 빠져.]나는 핸드폰을 옆에 던지고 액셀을 밟았다.얼마 뒤 나는 한의과대학에 도착했다.지난번에 백연우 방에 한 번 가본 적이 있어 길은 무척 익숙했다. 게다가 늦은 시각이라 길에 아무도 없어 나는 당당하게 걸어 백연우 방 앞에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804화

    호기심 많은 젊은 시절, 남자든 여자든 모두 이성의 몸에 환상을 품기 마련이다. 심지어 그 짓에 대한 호기심과 동경도 생긴다.그렇지 않으면, 그런 짓을 저지르면 안 되는 시절 사고 치는 어린 친구들이 왜 생겨나겠나?더군다나 주선영의 주변 친구들은 모두 남자 친구가 있어 심심할 때면 항상 남녀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는다.그렇게 귀동냥으로 알게 된 게 많으니 주선영도 당연히 그 일에 호기심과 동격이 생겼다. 게다가 내가 마침 처음 접한 이성이니, 상대를 나로 가정하고 상상할 수밖에 없다.다만 그러면 안 됐다. 나는 애교 누나 남자 친구고, 주선영은 애교 누나 사촌 여동생이었으니까.여기까지 생각이 마친 주선영은 얼른 피어나는 생각을 부정했다.‘내가 대체 왜 이러지? 왜 언니와 수호 오빠가 헤어지기를 바라고 있지? 어쩜 이렇게 나쁠 수 있지?’주선영은 앞으로 절대 이런 생각을 하면 안 된다고, 그러면 언니한테 너무 미안하다고 속으로 맹세했다.그에 반해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소파에 다시 누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한참 뒤, 나머지 두 방을 끝낸 주선영은 나를 향해 말했다.“수호 오빠, 끝났어요.”“그래. 난 좀 휴식할게. 너도 얼른 들어가.”나는 주선영을 쫓았다. 하지만 어느새 머리가 맑아져 잠이 오지 않았다.핸드폰을 꺼내 든 나는 애교 누나한테 문자를 보내자니 누나의 아버지한테 발각될까 봐 두려웠고, 형수한테 문자를 보내자니 형수가 집에 돌아갔을까 걱정이 됐다.소여정과 남주 누나도 당연히 안 됐다.결국 고민 끝에 나는 백연우에게 문자를 보냈다.[자요?]백연우는 이내 답장했다.[아니. 지금 바빠.][뭐가 그렇게 바쁜데요?][당연히 일 때문이지. 그러는 넌 왜 갑자기 나한테 문자 했는데? 발정 났어? 여자 생각이 났어?]그 문자를 본 순간 왜 말을 이렇게 직설적으로 하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맞는 말이라 반박할 수 없었다.결국 나는 색기 가득한 말투로 대답했다.[정말 내 뱃속에 들어갔다 나왔네요.][그럼 우리 학교 올래? 원하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803화

    하지만 나는 내가 뻔뻔하다는 걸 인정할 수 없었다. 그러면 내가 정말 뻔뻔해지는 거니까.나는 눈을 비비며 이제 막 일어난 것처럼 앉았다가 머리를 탁 쳤다.“아, 기억났어. 내가 자기 전에 다리가 아프다고 침 놔달라고 했었지. 방금 막 깨나서 까먹었어.”“너도 참, 왜 치료하다가 갑자기 사과는 해?”내가 이런 방식으로라도 어색함을 풀자 주선영의 표정은 그제야 편해졌다. 다만 고개를 숙인 채 빨개진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그녀의 시선은 자꾸만 내 그곳을 향했다.사실 얼마 전까지 룸메이트로 지내던 동기들은 모두 남자 친구를 사귀었지만 유독 그녀만 없었다.게다가 다들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게 아주 황홀하다고 했다.주선영은 예쁜 데다 몸매도 좋다. 하지만 남자 친구가 없어 동기들이 뒤에서 수군댔던 적이 있다.사실 주선영은 남자 친구를 사귀기 싫은 게 아니라 어릴 때 경험 때문에 남자한테 트라우마가 생긴 것뿐이었다.하지만 지금은 마음을 연 데다 가뜩이나 호기심이 많을 나이인지라 이런 부분에 대해 사실 좀 궁금하기도 했다.특히 나와 가까이했을 때 느껴지는 남성미 때문에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고 심장이 쿵쾅거렸다.주선영도 이대로 가면 안 된다는 걸 알았다. 나는 엄연히 말하면 사촌 언니의 남자 친구인데, 어떻게 이런 마음을 품는단 말인가?주선영은 머리가 복잡해 뒤죽박죽이 되었다.하지만 그걸 알 리 없는 나는 그저 주선영이 부끄러워 말을 못 하나보다 하고 생각했다.“뭘 멍하니 있어? 얼른 침 놔.”나는 슬쩍 귀띔했다.이 상황에 주선영더러 가라고 하면 분위기가 더 어색해질 테니까.주선영은 입술을 오므리더니 미안한 듯 말했다.“수호 오빠, 미안하지만 그곳 먼저 가라앉히면 안 돼요?”고개를 숙여 봤더니 그곳이 이미 머리를 벌떡 세우고 있었다.나는 얼른 내 몸 위에 담요를 덮었다.“이건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라서 이렇게 가릴게.”주선영은 고개를 들어 나를 슬쩍 보더니 또 물었다.“수호 오빠, 아까 분명 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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