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는 뭐?”남주 누나는 일부러 물었다.남주 누나가 나를 놀리기 좋아하고 내가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는 걸 즐긴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다.“그만 놀려요. 제 말 무슨 뜻인지 알잖아요.”“모르겠는데? 말해 봐.”남주 누나의 요염한 모습을 보자 나는 순간 대담해져서는 누나를 품에 와락 껴안았다.“계속 놀리면 여기서 할 거예요.”내가 용기 내어 말하자 남주 누나는 일부러 내 옷 안에 손을 넣어 가슴을 꼬집었다.“그래? 어디 해봐. 정말 할 수 있으면 앞으로 푸들이라고 안 부를게.”‘젠장, 정말 요물 맞네.’나는 괴로워 미치겠는데 일부러 더 희롱하기나 하고.나는 갑자기 후회되었다. 남주 누나한테 나는 상대조차 안 되니까.하지만 나는 패배를 인정하기 싫었고, 남주 누나가 나를 동생으로 대하며 그저 놀리기만 하는 게 싫었다.결국 나는 대담하게 누나의 치마 속으로 손을 집어넣고 긴장해서 말했다.“정말이죠? 두렵지 않아요? 나 정말 할 건데?”남주 누나는 두려워하기는커녕 일부러 엉덩이를 흔들었다.“그래, 해봐. 네 동료한테 들키는 게 괜찮으면.”‘남주 누나는 역시 내가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야. 너무 요물이잖아.’결국 나는 기가 죽어 말했다.“그래요. 제가 잘못했어요. 여기서 누나 희롱하면 안 되는데.”“어린 게 어디서 나를 이기려 들어? 네 생각은 다 보여. 하지만 방금 같은 모습 좋아.”남주 누나는 발꿈치를 들고 내 귀에 속삭였다.“난 몰래 하는 거 좋아하거든. 누나 젖은 거 못 발견했어?”방금 너무 긴장한 탓에 확실히 발견하지 못했다.그런데 남주 누나의 말을 들으니 다시 손을 넣어 확인해 보고 싶었다.하지만 남주 누나는 바로 내 손을 쳐냈다.“꿈 깨. 넌 이미 기회를 잃었어.”“제가 뭘 하는 것도 아니고, 만져보기만 할게요.”나는 애원하는 투로 말했다.“그래도 안 돼.”“왜요? 아까 이미 만졌잖아요.”“내가 기회를 줬는데 버린 건 너야.”나는 방금 왜 제대로 느끼지 않았을까 후회되었다.그렇게 좋은 기회도
여의사가 나를 싫어하는데 지금 들어가 봤자 좋은 결과가 없을 게 뻔하다.게다가 가뜩이나 아래가 괴로운데 이 상태로 들어갈 수는 없어 나는 화장실에서 해결하고 돌아가려고 했다.하지만 화장실에 들어가 보니 민규가 안에 있었다.방금 나와 남주 누나가 서 있던 자리가 화장실 입구와 가까운데, 그렇다는 건 민규가 우리의 대화를 모두 들었다는 거 아닌가?그때 민규가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으며 나에게 말을 걸었다.“정수호, 대단한데? 유부녀랑 바람피우고.”“정말 미쳤어? 몰래 엿듣는 게 그렇게 좋아? 콱 죽어버리기나 하지.”나는 너무 화가 나 욕지거리를 퍼부었다.그도 그럴 게, 두 번이나 모두 이 자식한테 들켰다는 게 너무 화가 났다.내가 때리려고 하자 민규는 다급히 뒤로 물러나며 말했다.“너무 흥분하지 마. 내가 네 비밀을 까발린 것도 아니고.”“무슨 뜻이야?”이 자식이 이렇게 착하게 굴 리 없기에 나는 아예 믿지 않았다.“사실 우리 이렇게 사이가 틀어질 필요 없어. 차분히 얘기 나눠 보는 것도 좋잖아.”“나랑 네가 뭐 대화할 게 있어?”“사람이 왜 그렇게 고집이 세? 내가 오늘 일 사람들한테 까발리면 명성에 금 가지 않겠어? 게다가 아침에는 또 비뇨기과 여의사한테 치근덕댔다가 망신당했다며? 이럴 때 이렇게 추악한 일을 폭로하면 사람들이 어떻게 볼 것 같아?”나는 이놈이 대체 무슨 말을 할까 생각하느라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때 민규가 말을 이었다.“사실 남자가 좀 노는 게 뭐 문제 될 건 없잖아. 나도 놀기 좋아해. 게다가 유부녀한테 관심도 있고. 내가 여친이랑 벌서 사귄지 3년이 되어 마침 질리던 참이었는데 파트너 바꾸는 건 어때? 아까 그 유부녀랑 말해 봐, 커플 바꾸기 게임하지 않겠냐고.”나는 이제야 민규가 남주 누나를 노리고 있다는 걸 알아챘다.그 순간 민규가 더 꼴 보기 싫고 역겨웠다.‘바꾸긴 누가 바꾼대? 남주 누나는 내 여자야.’나는 절대 남주 누나를 두고 다른 놈과 거래를 진행하지 않을 거다.“미친놈.”나는
“쓰레기니까. 보는 것도 내 눈이 오염되는 것 같아요.”‘헐, 이젠 대놓고 인신공격까지?’나는 정말 화가 치밀었다.“내가 왜 쓰레기인데요? 내가 그쪽과 자겠다고 했어요? 뭘 했어요?”여의사는 싸늘하게 받아쳤다.“꼭 그렇게 듣기 싫게 말해야 해요? 그래요, 그럼 물어볼게요, 아까 껴안고 있던 여자는 누군데요?”“여자 친구예요, 왜요?”“지금 왜냐고 물었어요? 여자 친구가 있는 사람이 아침에 나를 희롱했으면 쓰레기지 뭐예요?”난 순간 후회가 치밀었다. 어쩜 말하기 전에 생각도 하지 않았던 건지.하지만 여자에게 이런 모욕을 당하니 마음이 좋지 않았다.“아침에는 그냥 농담한 건데 사람들 앞에서 나 망신 줬잖아요.”“쌤통이네요. 음흉한 소인배는 원래 이렇게 벌주는 거예요.”“그래요, 나 음흉하고 소인배예요. 잘못했고 앞으로 다시는 건드리지 않을 테니 그냥 가요.”나는 더 이상 여자와 실랑이를 벌이지 않고 뒤로 두 걸음 물러나 여자에게 길을 내주었다.하지만 여의사는 가기는커녕 갑자기 진료실 안으로 돌아와 마동국에게 말했다.“마 교수님, 한의과에 이런 인성 쓰레기가 있으면 한의과 명성이 뭐가 되겠어요? 당장 잘라요.”마동국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고,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완전히 화가 폭발하고 말았다.나는 씩씩거리며 여자 앞에 다가가 따져 물었다.“이봐요, 너무한 거 아니에요? 사과했는데 왜 계속 이러는 거예요? 이게 재밌어요?”“사과? 그거 나한테 하는 거 맞아요? 학교 다닐 때 쌤이 사과하는 법도 안 가르쳐줬어요?”“그럼 대체 뭘 원하는데요?”“그쪽이 이 병원에서, 내 눈앞에서 영원히 사라졌으면 좋겠어요.”마동국은 우리가 점점 더 격렬하게 싸우는 걸 보자 다급히 일어섰다.“지은 씨, 화 풀어요.”“마 교수님도 보셨죠. 이렇게 교양 없는 사람을 계속 여기 둬야겠어요? 가뜩이나 한의과 평판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데 이런 인간을 남겨두면 아예 과 자체가 사라질 거라고요.”“너무하는 거 아니에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나도 한의과
마동국은 화를 내기는커녕 웃으며 말했다.“그러니까 자네처럼 패기 넘치는 젊은 피가 한의과를 일으켜 세워야 하지 않겠나.”이 말은 내 예상을 많이 벗어났다.솔직히 생각해 봐도 내가 조금 너무한 감은 없지 않아 있었다. 그 여의사 때문에 화가 난 건데 마동국한테 풀었으니.마동국은 나를 건드리지도 않았는데 말이다.하지만 사과하려니 말이 나오지 않았다.“마 교수님, 돌아가세요. 제가 진 원장님 찾아가서 말씀드릴게요.”나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태도도 누그러뜨렸다.“자네가 좋은 인재라는 거 난 알 수 있네. 솔직히 자네가 떠나기를 바라지 않아.”나는 마동국이 이런 말을 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솔직히 감동했다.하지만 이런 감정도 오래 지속되지는 않았다.“마 교수님,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 더 이상 남고 싶지 않아요.”“그래, 사람마다 지향하는 바가 다르니 강요하지는 않겠네. 하지만 오늘은 이미 왔으니 오늘치 일은 하고 가게.”한참 생각한 뒤 나는 끝내 고개를 끄덕였다.내가 마동국과 다시 한의과에 도착했을 때 여자는 이미 떠났다.물론 내 눈앞에서 사라졌지만 내 화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나는 자리에 앉아 핸드폰을 꺼내 윤지은이 나에게 보냈던 사진을 다시 보냈다.그리고는 이름을 윤미영에서 얼음 마녀로 바꾸었다.싸늘하고 차가운 게 꼭 냉미녀 같았으니까.그때 여자가 나에게 문자를 보내왔다.[나한테 왜 사진은 보내요?][또 보고 싶어서요. 하고 싶어요.][당나귀예요? 허구한 날 어쩜 그 생각뿐이에요?][내가 당나귀면, 그쪽은 암컷 당나귀예요. 얼른 당나귀 소리 내봐요.]나는 마음속에 화가 쌓인 터라 무례한 요구를 해댔다.[미쳤어요? 나 지금 출근 중이에요. 어떻게 소리 내라는 거예요?][그럼 출근할 때 아니면 낼 수 있다는 거예요?][내 소리 듣고 싶으면 그쪽이 먼저 소리 내던가요.]‘밝히긴.’나는 속으로 욕지거리를 퍼부었다. 아까는 도도하고 깨끗한 척 내가 쓰레기네 뭐네 욕하더니 바로 뒤돌아서 카톡으로 낯선 남자와
나는 한참 동안 생각하고 나서 조심스럽게 물었다.[왜요? 혹시 남자 친구랑 헤어졌어요?][아니요. 그 개자식은 아직도 내 앞에 나타난 적 없어요. 그래서 납득했거든요. 그 자식이 나랑 헤어지자고 해도 절대 헤어지지 않을 거예요.][왜요?][그 자식을 두고 바람피우고 비위 상하게 해야 하니까요. 평생 괴롭혀 줄 거예요.]나는 저도 모르게 몸서리를 쳤다.‘이 여자 너무 잔인한 거 아니야? 쓰레기 남친한테 복수하려고 자신을 희생하다니.’‘내가 현실 생활의 정수호라는 걸 알면 나한테 복수하려고 수단 방법 가리지 않는 거 아니야?’‘아니야, 나만 자 숨기면 절대 발견할 리 없어.’[싫어요. 지금 나더러 기생오라비 노릇 하라는 거잖아요. 난 그런 거 싫어요. 그쪽이 남자 친구와 정말 헤어지면 모를까.][싫으면 말고요. 그쪽이 싫다면 다른 사람 찾을 수 있으니까.]지은이 다른 사람을 찾는 걸 상상하니 나는 마음이 괴로웠다.그도 그럴 게, 윤지은이 내 여자라고 생각해 왔으니까. 내 여자가 다른 남자를 찾게 두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나는 순간 소유욕이 불타올랐다.[안 돼요. 허락 못해요.][그쪽이 뭔데 상관해요? 보러 오라고 했더니 그것도 못 하겠다면서 어디서 참견이에요? 꿈 깨요!]나는 지은의 말에 말문이 막혔다.[아무튼 안 돼요. 그쪽은 이제 나 혼자만의 사람이에요.][미친.]지은은 이 말을 보내온 뒤로 나를 무시하기 시작했다.순간 나는 너무 우울해졌다.분명 내가 상대를 희롱하고 복수하려고 했는데 오히려 내가 괴로워지다니.나는 결국 너무 불안해 여자에게 문자 하나를 보냈다.[절대 다른 놈 찾지 마요. 알아들었어요?]지은은 결국 나에게 답장하지 않았다.그 때문에 내 마음은 더욱 조마조마했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그렇게 겨우 퇴근 시간이 되었을 때 나는 곧바로 떠나지 않고 일부러 병원 대문 앞에서 기다렸다.지은이 정말 다른 남자를 찾는지 보고 싶어서.하지만 내가 한참 기다렸지만 지은의 그림자는 나타나지 않았고 오히려 형수
“최남주가 지금 애교와 왕정민한테 패를 드러내서 왕정민이 아까 전화 왔거든요. 수호 씨더러 속도 내라고. 꼭 애교 자빠뜨려야 한다면서. 마침 남주도 애교를 자빠뜨리라고 했고 도와주겠다고 했으니 수호 씨도 쉬울 거예요.”“하지만 기억해요. 애교를 자빠뜨리는 건 괜찮지만 남주는 절대 손 대면 안 돼요.”“오늘 밤 해야 해요?”“당연히 바를수록 좋아요. 남주는 쉬운 상대가 아니에요. 왕정민이 바람피우는 걸 알고 있으니 무조건 왕정민을 처리할 방법을 생각할 거예요. 남주가 반격하면 왕정민도 기회가 없고, 우리도 시간이 없기에 서둘러야 해요.”나는 순간 바짝 긴장했다.문제는 시간이 너무 촉박했다.아직 어떻게 해야 좋을지 생각지도 못했는데 말이다.결국 나는 할 수 없이 대충 얼버무렸다.“네, 알았어요.”형수와 통화를 끝낸 뒤 나는 한참 동안 생각하다가 애교 누나에게 문자를 보냈다.[애교 누나, 형수가 방금 전화 와서 나더러 오늘 밤 누나를 자빠뜨리래요.]애교 누나는 곧바로 나에게 답장했다.[나도 남주가 단번에 왕정민이 바람 피운 증거를 잡을 줄은 몰랐어요. 수호 씨, 나 시간이 좀 필요한데 혹시 시간 좀 더 끌 수 없어요?]애교 누나의 답장을 보니 나는 곧바로 어떻게 해야 할지 답이 생각났다.내 마음은 당연히 애교 누나에게 향하기에 무조건 애교 누나를 돕고 싶다.하지만 또 형수를 속이고 싶지 않았다.그때 병원 앞을 오가는 차가 눈에 들어오면서 갑자기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교통사고....이애교네 집.남주는 잔뜩 분노한 듯 씩씩거렸다.“왕정민 이 개자식. 너 뭘 더 망설이는 거야? 당장 패를 까고 이혼해.”애교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이혼은 당연한 거지만 이렇게 쉽게 왕정민과 이혼하는 건 너무 봐주는 처사니까.하지만 남주 생각은 달랐다.남주는 절대 눈에 흙이 들어가는 걸 참지 못하고 하면 한다는 사람이기에 왕정민이 대가를 치르도록 하고 싶었다.애교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생각하고 있을 때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전화한 사람
“아니면 뭔데?”애교는 차갑게 웃었다.“전소혜가 나를 꼬신 거야. 당신도 알잖아. 나 요즘 사업도 잘되고 잘 나가는 거. 그러니까 나 좋아한다는 여자 널리고 널렸어. 전소혜가 자기 미모를 믿고 자꾸만 나를 꼬셨었거든, 당신 친구가 왔을 때도 가슴이 아프다면서 나더러 주물러 달라고 했어.”왕정민의 말 같지도 않은 변명을 들은 남주는 왕정민의 얼굴을 찢어버리고 싶어 발을 동동 굴렀다. 그에 반해 애교는 오히려 덤덤했고 오히려 남주를 진정하라고 달래기까지 했다.그러고는 다시 핸드폰에 대고 말했다.“그래서? 주물러줬어? 왕정민, 거짓말하기 전에 생각이란 걸 좀 해. 세 살짜리 애도 아는 걸 당신이 모른다는 게 말이 돼?”“당연히 눈치챘지. 하지만 일부러 그랬어. 왜인 줄 알아?”왕정민은 정말 너무 대단하다. 이런 속임수로 위기를 헤쳐 나가려고 하다니.만약 왕정민의 음모에 대해 진작 듣지 못했다면 애교의 단순한 성격에 아마 진작 왕정민에게 속아 넘어갔을 거다.하지만 지금, 애교는 왕정민의 말을 들을수록 역겹기만 해 입가에 냉소를 지었다.“그래? 그럼 왜 그랬는지 말해 봐.”왕정민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말했다.“전소혜 아버지 전승빈 때문에 그래. 전승빈이 부동산 회사를 하나 크게 차렸거든, 그분과 손잡으면 내 사업도 무조건 더욱 발전할 수 있어. 전소혜가 나를 좋아하고 심지어 들러붙으니 전소혜를 이용해 전승빈한테 줄을 대야 하지 않겠어?”“하지만 걱정하지 마. 난 그 여자한테 아무 감정도 없어. 당신도 사진 봤을 거 아니야. 전소혜의 얼굴과 몸매 모두 당신보다 못해.”“여보, 내 마음속엔 당신뿐이야. 내가 밖에서 무슨 짓을 하든 내가 사랑하는 건 영원히 당신 하나뿐이야.”애교는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그럼 오늘 밤 집에 와, 한동안 나랑 같이 지내는 거 괜찮지?”그 말이 떨어지자 전화 건너편에서 긴 침묵이 흘렀다.이에 애교는 입가에 냉소를 지었다.“왜? 싫어?”왕정민은 얼른 웃으며 말했다.“싫긴, 당연히 좋지. 당신이 내 아내고
내 한쪽 다리는 약간 골절되어 깁스한 상태로 매달려 있었다.그걸 본 형수는 이내 안타까워하며 다가왔다.“수호 씨, 아파요?”“형수. 죄송해요.”나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바보, 미안할 거 뭐 있어요?”“얼른 집에 돌아가 어떻게 할지 상의하려고 했는데 이런 일이...”나는 일부러 미안한 척 연기했다.그러자 형수는 나를 안타까워하며 내 손을 잡았다.“그건 급할 거 없어요. 우선 몸조리부터 해요. 다 내 잘못이에요. 그렇게 큰 부담 안겨주면 안 되는 건데. 수호 씨가 이러니까 마음이 아파요.”나는 형수가 나를 진심으로 걱정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형수의 표정이 다 말해주고 있으니.그걸 인지한 순간 나는 오히려 미안해졌다.형수는 나를 진심으로 걱정하는데 나는 형수를 속이기나 하고.나는 너무 찔려 형수의 눈도 마주치지 못했다.“수호 씨, 다른 건 생각하지 말고 몸조리 잘해요. 내가 다 알아서 할 테니까.”나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때 의사 한 명이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하지만 맨 앞에 선 여의사를 본 순간 그대로 넋이 나갔다.그 사람은 다름 아닌 윤지은이었으니까.“어떻게 그쪽이 여기 왔어요? 비뇨기과 닥터 아니었어요?”“그곳에 조금 타박상이 있어 검사하러 왔어요.”지은은 싸늘하게 대답했다.그 말을 들은 순간 나는 무의식적으로 다리를 오므렸다.이 여자더러 내 그곳을 검사하게 하면 나를 괴롭혀 죽일지도 모르니까.형수는 나와 여의사를 번갈아 바라보며 물었다.“수호 씨, 두 사람 알아요?”“우리 다 이 병원에서 근무하니 동료라고 할 수 있죠.”“누가 동료라는 거예요? 색마 같은 게.”지은은 귀찮다는 듯 중얼거렸다.나는 그 말에 반박하고 싶었지만 형수가 옆에 앉아 있어 억지로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을 다시 삼켰다.형수도 나와 지은 사이에 모순이 있다는 걸 보아냈을 거지만 나를 위로했다.“수호 씨는 지금 환자이니 의사 말에 따르고 협조해요.”내 그곳은 정말 다쳤는지 조금만 움직여도 아팠다. 결국 나는 할 수 없이 여자에게 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