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간 내 머릿속에 대담한 생각이 떠올랐다.내가 직접 인사해도 상대가 나를 바로 저와 바람 피던 상대라는 걸 보아내지 못할 거라는 생각.나는 대담하게 여자에게로 걸어갔다.“안녕하세요.”여의사는 고개를 들어 나를 흘긋 보더니 차갑게 대답했다.“누구세요? 저 아세요?”역시나 여자는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이에 나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저는 한의과 인턴 정수호라고 해요. 그쪽은 이름이 뭐예요?”“그걸 알아서 뭐 하게요?”‘이 여자 낮에는 정말 쌀쌀맞네.’하지만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면 나도 무서울 거 없어 계속 수다를 떨었다.“친해지고 싶어서요.”“나한테 관심 있어요? 아니면 그냥 나랑 자고 싶나?”여자의 직설적인 말에 나는 진지하게 받아쳤다.“어떻게 그렇게 생각할 수 있어요? 난 정말 그쪽한테 관심 있는 것뿐인데.”그 말에 여의사는 싱긋 웃더니 갑자기 사람들을 향해 높게 소리쳤다.“다들 여기 봐요. 이 사람이 저 꼬시겠대요.”“전장!”‘이 여자도 남주 누나랑 같은 결이잖아?’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너도나도 우리 쪽을 바라보는 바람에 나는 당장에 죽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결국 다급히 얼굴을 가리고 도망치려 할 때 여자가 차갑게 웃으며 중얼거렸다.“고작 그까짓 배짱으로 나를 꼬시겠다고?”한의과로 돌아오는 내내 내 얼굴을 화끈거려 생각할수록 난감하고 민망했다.‘젠장, 그 여자 미친 거 아니야?’‘싫으면 싫은 거지, 왜 그렇게까지 하는 거야?’‘나도 참 무덤을 스스로 파네. 왜 갑자기 저 여자는 건드려서. 이러고 어떻게 홍보 책자를 나누지?’“오늘은 왜 나가지 않아?”마동국이 사무실에 오자마자 묻는 바람에 나는 너무 머쓱했다.“오늘 나가기 싫어요.”“그래, 마음대로 해.”마동국은 별로 신경도 쓰지 않는 눈치였다.결국 나는 의서 한 권을 들어 대충 보기 시작했다.생각할수록 억울하고 그 여자에게 당했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핸드폰을 꺼내 들고 다시 그 여자의 카톡을 추가했다.[나 하고 싶어요.]그러고는 아주 직설적
물론 그저 다리 사진이었지만 검은 스타킹을 신은 다리만으로도 충분히 유혹적이었다.검은 스타킹은 가늘고 긴 다리를 소유한 사람한테 어울리는데 여자의 다리가 마침 그런 스타일이었다.과장하지 않고 두 다리만으로도 사람을 흥분하게 할 정도였다.게다가 다리를 겹친 곳이 흰 천으로 가려져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의사 가운이었다.‘설마 이 여자가 출근 중에 찍은 건가? 너무 대담한 거 아니야?’병원 규칙상 의사들은 출근 시간에 검은색 스타킹을 신지 못한다.그렇다는 건 이 여자가 출근 시간을 이용해 몰래 사진을 찍었다는 건데.그 생각을 하니 나는 너무 궁금해 직설적으로 문자를 보냈다.[의사 같네요. 이거 출근할 때 찍은 거예요?][대단하네요. 이렇게 빨리 내 직업도 맞추고. 맞아요. 나 의사 맞아요. 그럼 내가 무슨 과인지도 맞춰볼래요?]이건 나도 예전에 주의하지 못했다.하지만 전에 5층에서 이 여자를 만난 기억이 나기에 나는 마동국에게 물었다.“마 교수님, 혹시 5층은 무슨 과예요?”“아, 남성 비뇨기과지.”“네?”나는 너무 놀라 저도 모르게 목소리를 높였다.‘설마 그 여자가 남성 비뇨기과? 에이 설마.’나는 속으로 중얼거리며 얼른 문자를 작성했다.[병원이라면 보통 근무 중 의사가 검은 스타킹을 신는 걸 금할 텐데. 이런 사진을 출근 시간에 몰래 찍었다는 건 일부러 신었다는 걸 말하겠죠. 혹시 남성 비뇨기과라 검정 스타킹 신고 남자를 유혹하려고 한 거예요?][정말 신기 있는 거 아니에요? 이런 것도 다 알고. 설마 나 스토킹했어요?]‘헐, 진짜라고?’‘그렇다면 이 여자가 매일 남자의 그곳을 볼 수 있다는 거잖아?’사실 내가 학교 다닐 때 산부인과를 선택하는 남학생들이 있다는 건 들었지만 남성 비뇨기과를 선택하는 여자는 처음 들어본다.‘정말 세상에 이상한 사람이 많네.’[매일 남자 거기를 그렇게 많이 보는데도 관심이 생겨요?]이 질문은 순전히 여자의 심리가 궁금해서 물어본 거였다.[관심 없어요. 그래서 연애도 별로 안 해요.][
[내가 출근하는 거랑 사진 보내는 게 무슨 상관인데요? 이런다고 환자 진료하는데 방해되는 것도 아닌데. 오히려 그쪽이야말로 힘들지 않나? 그러니까 이 누나 앞에서 앞으로 얌전히 굴어. 나 희롱할 생각 하지 말고.]‘내가 본인을 희롱한다는 걸 알았구나.’나는 머쓱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원래는 복수하고 싶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내가 당한 꼴이라니.[나 괴롭게 만들었으니 어떡할래요? 얼른 와서 도와줘요.][꿈도 야무져. 혼자 해결해요.]그 뒤로 내가 아무리 문자를 보내도 여의사는 좀처럼 내 문자에 답장을 하지 않았다.결국 나는 혼자서 괴로워하다가 안 되겠다 싶어 혼자 해결하러 화장실로 향했다.지난번에 민규가 엿들었던 경험도 있기에 나는 특별히 인터넷에서 무선 이어폰을 구매했었다.때문에 이번에는 이어폰을 챙겨 낀 뒤에야 영상을 틀었다.하지만 무슨 이유인지 몇 분이 지나도 감각이 오지 않았다.이 영상은 분명 아주 자극적인 것인데도 말이다.아마 이미 여자를 맛본 터라 고작 이런 영상 따위로 만족이 안 되는지도 모른다.이렇게 해결하는 건 개운하지도 않으니 말이다.결국 나는 카톡으로 남주 누나한테 문자를 보냈다.[남주 누나, 나한테 보여주겠다던 건 언제 보여줄 건데요?]내가 애교 누나 대신 남주 누나한테 문자를 보낸 건 사실 두 사람이 같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애교 누나한테 문자를 보냈다가 남주 누나한테 발각되면 큰일이니까.하지만 남주 누나한테 보내고 애교 누나한테 보내면 남주 누나는 아마 애교 누나를 의심하지 못할 거다.속으로 계산기를 두드린 나는 남주 누나에게 문자를 보내기 바쁘게 바로 애교 누나에게 문자를 보냈다.[애교 누나, 보고 싶어요.]그 시각.애교는 남주와 함께 집에서 티브이를 보고 있었다.그때 남주의 핸드폰이 울리자 문자를 확인한 남주는 싱긋 웃으며 그 문자를 애교한테 보여줬다.“이 푸들이 내 거기를 보고 싶다네? 완전 변태 아니야?”그걸 본 애교는 순간 기분이 우울해졌다. 하지만 그때 핸드폰이 울려 확인
나는 애교 누나가 부끄러워하는 걸 알았지만 너무 보고 싶었기에 애원하듯 말했다.[애교 누나, 진짜로 하라는 것도 아니고 바나나로 한번 보여달라는데 한 번만 제 소원 들어줘요.][이건 너무 부끄러워 못 할 것 같아요. 아니면 남주 찾아가요. 수호 씨가 남주더러 그런 영상 찍으라고 하는 거 난 상관없으니까.][전 상관있어요. 전 누나 걸 보고 싶단 말이에요. 애교 누나, 제발요, 한 번만 소원 들어줘요.]애교 누나는 문자를 보자마자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 버렸다.내 요구가 너무 수치스러웠을 테니까.애교 누나처럼 보수적이고 내성적인 성격으로 그런 일을 하는 데다 영상으로 찍으라고 했으니 아마 죽는 것보다 무서웠을 거다.하지만 왠지 모르게 기대감이 조금씩 생겨났다.가뜩이나 그 영상을 나한테 보낸다는 생각에 마음이 흔들렸을 텐데, 나의 끈질긴 애원 끝에 결국 동의했다.[알았어요. 시도해 볼게요.]애교 누나의 답변에 나는 순간 흥분했다.그와 동시에 기대와 기쁨이 더해졌다. 내 말에 애교 누나가 동의할 줄은 꿈에도 몰랐으니까.얼마 지나지 않아 애교 누나는 나에게 영상 하나를 보내왔다.헐레벌떡 그 영상을 클릭해 보니 애교 누나가 카메라를 보며 바나나를 먹고 있는 모습이었다. 물론 아주 정상적이고 평범한 영상이었지만 야릇한 쪽으로 상상하기엔 충분했다.그 영상을 보니 나는 다시 흥분했다.한편 애교의 집.영상을 찍은 애교는 너무 부끄러워 얼굴이 새빨갛게 무르익었다.심지어 이 상태로 나가면 남주에게 분명 들킬 거라고 생각해 나갈 수도 없었다.애교는 거울 속에 비친 빨갛게 달아오른 자신을 바라보며 후회했다.“내가 왜 그런 요구를 덥석 받아들였지? 이제 어떡할 거야? 이렇게 빨개져서 어떻게 나갈 건데?”애교는 생각할수록 후회되었다.지난 30 몇 년간, 항상 우아하고 고귀하게 살아왔는데 이런 짓을 했으니, 본인이 너무 밝히는 것 같다는 생각에 부끄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흥분되었다.쾅쾅쾅... 쾅쾅쾅...애교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밖에서 문
그러고는 세면대 위에 놓았던 바나나 반 개를 크게 베어 물고 바로 문을 열었다.“변비 때문에 바나나 좀 먹은 거야. 넌 허구한 날 이상한 생각만 하더라? 머릿속에 대체 뭐가 들었어?”애교의 반격에 남주가 오히려 할 말을 잃었다.하지만 남주도 그렇게 호락호락한 상대는 아니다. 남주는 애교를 꿰뚫어 볼 듯 한참을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설마 내가 네 말을 믿게 하려고 일부러 바나나를 먹어버린 건 아니지? 그렇다면 정말 비위가 좋은데? 어떻게 자기 걸...”남주는 말하면서 애교의 치마를 바라봤다.그 뜻을 이해한 애교는 인정사정없이 남주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튕겼다.“너 무슨 생각하는 거야? 내가 그렇게 변태야?”남주 누나는 다급히 고개를 저으며 헤실 웃었다.“농담이야. 뭘 그렇게 진지하게 받아들여? 네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모를까? 네가 나랑 같았으면 호르몬 이상이 생길 리도 없잖아. 게다가 네 얼굴과 몸매면 손가락 까딱하면 남자들이 미친 듯이 달려들 텐데, 그런데 너 정말 해결할 생각 없어?”“우선 남편이랑 얘기해 볼게. 어떻게 말하는지 보고.”“네 남편은 절대 솔직하게 말하지 않을걸? 아니면 내가 먼저 찔러봐?”남주의 제안에 애교도 왠지 괜찮겠다 싶어 얼른 남주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그럼 부탁할게. 네가 나 대신 우리 남편 좀 찔러 봐. 꼭 녹음 혹은 영상 증거 남겨야 해.”“너도 이미 다 알고 있나 보네. 입으로는 그렇게 부인하더니”남주는 한숨을 쉬며 애교의 손등을 토닥였다.애교는 사실 집안일을 남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지만 왕정민의 약점을 잡으려면 남주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게다가 이미 마음을 편히 먹었기에 남이 알든 말든 상관없었다. 어찌 됐든 왕정민과 이혼하는 건 기정사실이니 다른 사람이 아는 것도 시간문제일 뿐이니까.“지금 마침 한가하니까 이따가 정민 씨 회사에 들를게.”남주의 말에 애교가 걱정되는 듯 말했다.“무조건 조심해. 절대 발각되지 말고. 안 그러면 너한테 무슨 짓 할지 모르니까.”“왕정민이
“아니야, 요즘 매일 회사에서 야근하느라 집에 갈 시간이 어디 있다고.”왕정민이 다급히 설명했다. 사실 왕정민도 본인 마음대로 되지 않아 너무 답답했다.‘설마 내가 요즘 너무 무리했나?’그때 전소혜가 싸늘하게 말했다.“사실이어야 할 거야. 만약 나를 속이는 게 발각되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왕정민은 얼른 소혜를 품에 안았다.“내가 그럴 리가 없잖아. 자기는 내 가장 소중한 사람인데, 내가 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와도 절대 자기 배신하는 일은 하지 않아.”왕정민은 소혜를 품에 안고 있었지만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소혜도 사실 예쁘장하다. 가슴도 크고, 골반도 있고, 얼굴도 예뻤으니까.물론 애교와 비하면 한창 멀었지만.왕정민이 소혜를 만나는 건 순전히 소혜가 저한테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소혜의 아버지는 큰 건설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왕정민은 늘 소혜의 아버지와 협력하고 싶어 했다.그런데 계속 기회를 찾지 못하다가 우연히 전승빈의 딸 전소혜를 알게 되었고 그 뒤로 미친 듯이 구애하기 시작했다.그러다 끝내 소혜의 마음을 얻고 말았다.애초에 소혜와 만날 때 왕정민은 자극적인 관계에 취해 매번 관계도 오래 가졌지만 지금은 좀처럼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아예 서지 않거나, 몇 번 하지 못하고 죽어버리는 일이 허다했으니.그 때문에 소혜가 자꾸만 왕정민이 아내를 만나러 집에 들르는 건 아닌지 의심하곤 한다.소혜도 애교가 본인보다 훨씬 예쁘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그때 소혜가 화가 난 듯 투덜거렸다.“내가 대체 오빠 어디가 좋아서 만나는지 모르겠다니까. 유부남에, 잘생긴 것도 아니고, 이제 그것도 안 된다니. 나 아직 이렇게 젊은데 오빠랑 계속 이렇게 지내야 하는지 모르겠어.”그 말에 왕정민은 덜컥 겁을 먹고 다급히 말했다.“내가 잘 치료할게. 나도 계속 이런 건 아니잖아. 요즘 피곤해서 그래. 시간을 줘, 내가 꼭 다시 원래대로 돌아올게.”“그럼 치료 빨리 받아. 난 오빠 오래 기다릴 마음 없으니까.”소혜가 으름장을 놓자 왕정민은 헤실거리
왕정민은 얼른 손을 빼고 소혜를 밀어버렸다.“남주 씨가 여긴 어쩐 일로 왔어요?”남주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내가 오면 안 돼요? 갑자기 쳐들어와야 밖에서 뭘 하는지 알 수 있을 거 아니에요. 왕정민 씨, 이제 나한테 약점이 잡혔네요? 역시나 밖에 여자가 있으니 반년 동안 들어가지도 않은 거였네.”그 말에 소혜가 언짢은 듯 끼어들었다.“저 여자 누구야? 어디서 감히 우리를 말해?”남주는 입가에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소개하지. 최남주, 애교의 베프거든. 저 자식 아내의 베스트 프렌드. 당신들 바람피우는 현장 잡으러 왔어.”왕정민은 하하 큰 소리로 웃어댔다.“바람피우는 현장을 잡는다고? 우리는 아무 짓도 안 했는데요?”“나 다 봤어요. 저 여자가 정민 씨 품에 안겨 있고, 정민 씨 손이 저 여자 옷 안에 들어가 있는걸. 그러면서 뭐? 아무 짓도 안 했다고? 왕정민 씨 사람 참 뻔뻔하네요.”왕정민은 여전히 아무렇지 않은 듯 허허 웃었다.“소혜가 가슴이 불편하다고 해서 그냥 눌러준 것뿐인데, 이건 그저 치료라고요.”“아하, 저 여자 치료를 도와줬다고? 그렇다면 그쪽 머리도 정상은 아닌 듯한데, 내가 치료해줄까요?”남주는 말하면서 왕정민에게 걸어가 테이블 위에 놓인 재떨이를 집어 들고 당장이라도 왕정민을 내리칠 것처럼 굴었다.그 동작에 돌란 왕정민은 연신 뒷걸음쳤다.“최남주 씨, 지금 뭐 하는 겁니까? 미쳤어요?”남주는 어두운 표정으로 차갑게 말했다.“치료해 주려는 건데, 왜 도망쳐요?”“그렇게 치료하는 게 어디 있어요?”“여자 옷 안에 손 넣고 가슴 주무르는 게 치료라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건 왜 치료가 아니에요?”남주가 당연하다는 듯 말하자 왕정민은 버럭 소리쳤다.“미친년이! 경고하는데 당장 여기서 나가. 안 그러면 나도 안 봐줄 거니까.”남주는 왕정민의 말에 팔짱을 끼고 받아쳤다.“안 봐준다고? 누가 할 소리! 덤벼!”“사람이 왜 그래요?”그때 소혜가 언짢은 듯 달려 나와 남주한테 따져 물었다.그러자 남주는
왕정민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너무 난감했다.한쪽은 소혜를 구해야 한다는 마음이었지만 또 한편으로 증거를 포기할 수 없었다.왕정민이 어떻게 결정할지 생각지도 못했는데 남주는 왕정민이 망설이는 모습을 보더니 또 소혜의 뺨을 후려쳤다.“아, 너 가만 안 둬!”소혜는 아예 폭발하여 미친 듯 소리쳤다.“가만 안 둔다고? 더러운 년이 어디서, 남의 남편 꼬신 주제에. 너 같은 게 조선 시대에 태어났으면 돼지우리에 갇혔어! 쓰레기 같은 것들, 내가 오늘 내 친구 대신 너희 분리수거한다!”남주는 워낙 성깔 있기에 소혜의 머리채를 쥐고 아예 때려죽일 것처럼 굴었다.상황이 점점 심상치 않자 왕정민도 다른 걸 따질 겨를이 없이 다급히 남주에게 달려들었다.“최남주 씨, 미쳤어요? 당장 놔요!”아무리 그래도 왕정민은 남자이기에 힘이 세서 단번에 남주를 떼어냈다.그 힘에 못 이겨 남주는 비틀거리며 하마터면 발을 삘 뻔했다.“왕정민, 해보자 이거지? 감히 나한테 손을 대? 내가 오늘 너 매장하지 않으면 성 바꾼다.”남주는 핸드폰을 꺼내 아까 찍은 사진을 인터넷에 올렸다.그걸 본 왕정민은 다급히 달려들어 핸드폰을 빼앗았고, 순식간에 세 사람은 치고받고 싸우기 시작했다.소혜는 남주에게 뺨을 맞았다는 게 너무 분해 복수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달려들었지만 오히려 남주에게 또 머리채를 잡히고 말았다.남주는 왕정민의 손에 잡혀 아무것도 보지 못했지만 두 손을 허우적대며 계속 공격을 이어나갔다.한 손은 소혜의 머리채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마구잡이로 쥐어뜯어 왕정민과 소혜의 얼굴에 븕은 손톱자국이 남았다.왕정민이 경비원을 부리지 않았다면 이 싸움은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는 일이었다.“이거 놔. 더러운 손으로 어딜 만져?”남주는 경비원들에게 버럭 소리쳤다.그게 얼마나 카리스마 있었는지 경비원들마저 놀라 가까이하지 못했다.그러자 남주는 머리와 옷을 정리하고 입가에 냉소를 지었다.“왕정민, 오늘 일은 시작에 불과해. 어디 천천히 두고 보자고.”이윽고 말을 마친 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