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정민은 눈이 먼 게 틀림없어. 너 같은 미녀를 놔두고 어떻게 그런 여자를 찾아?”애교는 남주가 보내온 사진을 보고 있으면서도 이상하게 마음이 차분했다.원래라면 화나고 분하고 억울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 순간 자기가 불쌍하다는 생각 외에 큰 감정 기복은 없었다.“남주야, 고마워.”남주는 애교의 평온한 목소리에 무슨 일이 있는 줄 알고 걱정스레 물었다.“너 괜찮아? 목소리가 왜 그렇게 평온해?”애교는 덤덤하게 웃었다.“진작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어서 그런 모양이야. 아니면 왕정민에 대한 사랑이 그렇게 깊지 않았던가. 아무튼 사진을 봐도 괜찮네.”“맞아, 이래야 해. 왕정민 같은 배불뚝이 아저씨에 인성 쓰레기는 너랑 어울리지 않아. 차라리 그 인간이 바람피운 게 잘된 일이야. 너도 헤어질 이유가 생기잖아. 안 그러면 평생 그런 남자와 있어야 하는데 네 인생이 아까워.”남주의 사고방식은 일반인과는 많이 다르다.애교는 걱정되는 듯 물었다.“그럼 넌 괜찮아? 왕정민이 너한테 무슨 짓 하지 않았지?”남주는 득의양양해서 말했다.“왕정민이 나를? 그러라고 해도 못 그럴 인간이야. 나 이따가 일 있어서 조금 있다 집에 돌아갈 테니 네 몸 잘 돌봐.”“응, 알았어.”남주는 애교와 통화를 끝낸 뒤 바로 태연에게 전화했다.하지만 태연의 목소리는 왠지 이상했다.“무슨 일이야?”“고태연, 너 설마 집에서 혼자 하는 건 아니지?”“넌 어쩜 그런 말밖에 할 줄 몰라? 할 말 없으면 끊는다.”태연은 화가 난 듯 투덜거렸다.“아니야, 나 할 말 있어. 왕정민 바람피워. 이미 애교한테 사실대로 말해줬어. 걔 혼자 있는 게 걱정돼서 그러는데 네가 가서 곁에 있어 줘.”태연은 남주의 말에 다급히 침대에서 일어나 앉았다.“뭐? 왕정민이 바람피우는 걸 목격했다고?”“내가 왕정민 회사를 찾아갔는데 웬 여자를 끌어안고 그 짓을 하고 있는데 나한테 딱 들킨 거 있지. 내가 사진도 찍어뒀어.”남주는 태연에게 사진 한 장을 보냈다.그 사진을 보는 태연의 낯빛은
나는 순간 몇 초 동안 멍하니 서 있었다.이 상황에 대체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으니까. 게다가 앞으로 어떻게 헤야할지도 막막했다.왕정민이 바람피우는 건 나도 애교 누나도 진작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애교 누나가 상관하지 말라고, 본인 스스로 알아서 할 거라고 해서 나도 손 놓고 있었던 거고.하지만 남주 누나가 이렇게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바람에 우리의 계획은 완전히 흐트러졌다.내가 한참 동안 생각하고 있을 때 남주 누나가 갑자기 내 팔을 꼬집었다.“왕정민이 바람피우면 네가 땡잡은 거지.”“제가 왜 땡잡은 건데요?”남주 누나는 헤실 웃으며 말했다.“그럼 네가 당당하게 애교를 꼬실 수 있잖아.”“...”나는 애교 누나가 이런 말을 할 줄은 생각지도 못해 조심스럽게 말했다.“애교 누나 남편이 바람났으면 애교 누나 마음이 말이 아닐 텐데, 제가 지금 꼬신다고 허락해 주겠어요? 그냥 없는 일로 해요. 저 해치지 말고.”남주 누나는 내 엉덩이를 세게 때렸다.“나를 농락할 때는 아주 대담하더니 왜 이래?”나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귀띔했다.“이러지 마요. 여기 병원이에요. 사람들이 오가는데 보기라도 하면 안 좋아요.”“무서울 거 뭐 있어? 우리가 무슨 사이인지 아는 사람도 없는데. 말 돌리지 말고 다시 물을게. 애교랑 자는 거 싫어?”나야 당연히 좋지. 문제는 우선 애교 누나와 얘기해 봐야 하고 형수한테도 말해봐야 한다.내가 망설이며 대답하지 않자 남주 누가가 갑자기 내 거기를 덥석 잡았다.“누나, 이거 놔요.”나는 너무 놀라 어쩔 줄 몰랐다. 특히 남이 볼까 봐 제일 겁이 났다.그러자 남주 누나가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그럼 먼저 동의해. 애교랑 자겠다고.”“남주 누나, 이렇게 급할 거 뭐 있어요? 저 생각할 시간 좀 주면 안 돼요?”“내가 왜 이렇게 급한지 알아? 네가 애교랑 자야 나도 얼른 너 자빠뜨릴 수 있으니까. 내가 너를 얼마나 기다렸는데.”남주 누나는 손으로 주물럭거리며 말했다.그 순간 나는 온몸의 피가
“내가 어떻게 도와요? 설마 여기서 도와달라는 말이에요?”나는 눈으로 화장실 쪽을 가리켰다.“저쪽에 가요.”그 말에 남주 누나는 매혹적인 미소를 지었다.“아주 기회 한번 잡았다고 본인 욕구 채우는 데 급급하지?”“당연하죠. 그러게 누가 이렇게 매력적이래요?”내 말은 사실이었다. 남주 누나는 정말 너무 예쁜 데다 매력이 넘치는 여자다. 결혼하지 않았다면 아마 내가 쫓아다녔을 정도로.남주 누나는 내 말에 기분이 좋았는지 주동적으로 내 팔짱을 끼며 말했다.“안 되는 건 아니야. 하지만 화장실은 너무 별로라 기분도 안 날 텐데, 오늘 밤 내 방에 찾아와, 뭐든 들어줄 테니까.”“정말이죠? 나 속이는 거 아니죠?”내가 조심스럽게 묻자 남주 누나는 일부러 나에게 몸을 비볐다.“예전에 너 자꾸 속인 건 걱정이 돼서 그런 거야. 그런데 지금 내가 애교 약점 잡고 있는데, 더 이상 걱정할 건 없지.”남주 누나가 말하면서 또 주무르는 바람에 나는 몸이 부르르 떨렸다.심지어 당장 남주 누나를 이 자리에서 안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다.“고작 몇 번 주무른 거로 이렇게 된 거야? 내가 정말 하면 아주 좋아 죽겠네?”남주 누나는 입을 막으며 웃었다.그때 나는 잔뜩 긴장해서 말했다.“남주 누나,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누나랑 닿으면 너무 흥분돼요.”“아직 동정이라는 말 하지 마.”남주 누나는 예쁜 눈으로 빛이라도 뿜어낼 듯 나를 째려봤다.나는 일부 중년 여성이 동정인 소년을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다.게다가 형수 앞에서도 애교 누나 앞에서도, 또 남주 누나 앞에서도 경험 없는 것처럼 행동했으니 계속 연기해야 했다.때문에 나는 일부러 부끄러워하는 척 고개를 끄덕였다.그랬더니 남주 누나는 마치 신대륙을 발견한 것처럼 흥분하며 나를 바라봤다.“어머, 내가 아주 보물을 주웠네. 애교 먼저 맛보게 하는 게 아쉬운데?”나는 오늘 저녁에 희망이 있다는 생각에 순간 흥분했다.남주 누나의 모습은 마치 나를 먼저 맛보고 싶어 안달 난 모습이었으니.“남주 누나,
“여기서는 뭐?”남주 누나는 일부러 물었다.남주 누나가 나를 놀리기 좋아하고 내가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는 걸 즐긴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다.“그만 놀려요. 제 말 무슨 뜻인지 알잖아요.”“모르겠는데? 말해 봐.”남주 누나의 요염한 모습을 보자 나는 순간 대담해져서는 누나를 품에 와락 껴안았다.“계속 놀리면 여기서 할 거예요.”내가 용기 내어 말하자 남주 누나는 일부러 내 옷 안에 손을 넣어 가슴을 꼬집었다.“그래? 어디 해봐. 정말 할 수 있으면 앞으로 푸들이라고 안 부를게.”‘젠장, 정말 요물 맞네.’나는 괴로워 미치겠는데 일부러 더 희롱하기나 하고.나는 갑자기 후회되었다. 남주 누나한테 나는 상대조차 안 되니까.하지만 나는 패배를 인정하기 싫었고, 남주 누나가 나를 동생으로 대하며 그저 놀리기만 하는 게 싫었다.결국 나는 대담하게 누나의 치마 속으로 손을 집어넣고 긴장해서 말했다.“정말이죠? 두렵지 않아요? 나 정말 할 건데?”남주 누나는 두려워하기는커녕 일부러 엉덩이를 흔들었다.“그래, 해봐. 네 동료한테 들키는 게 괜찮으면.”‘남주 누나는 역시 내가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야. 너무 요물이잖아.’결국 나는 기가 죽어 말했다.“그래요. 제가 잘못했어요. 여기서 누나 희롱하면 안 되는데.”“어린 게 어디서 나를 이기려 들어? 네 생각은 다 보여. 하지만 방금 같은 모습 좋아.”남주 누나는 발꿈치를 들고 내 귀에 속삭였다.“난 몰래 하는 거 좋아하거든. 누나 젖은 거 못 발견했어?”방금 너무 긴장한 탓에 확실히 발견하지 못했다.그런데 남주 누나의 말을 들으니 다시 손을 넣어 확인해 보고 싶었다.하지만 남주 누나는 바로 내 손을 쳐냈다.“꿈 깨. 넌 이미 기회를 잃었어.”“제가 뭘 하는 것도 아니고, 만져보기만 할게요.”나는 애원하는 투로 말했다.“그래도 안 돼.”“왜요? 아까 이미 만졌잖아요.”“내가 기회를 줬는데 버린 건 너야.”나는 방금 왜 제대로 느끼지 않았을까 후회되었다.그렇게 좋은 기회도
여의사가 나를 싫어하는데 지금 들어가 봤자 좋은 결과가 없을 게 뻔하다.게다가 가뜩이나 아래가 괴로운데 이 상태로 들어갈 수는 없어 나는 화장실에서 해결하고 돌아가려고 했다.하지만 화장실에 들어가 보니 민규가 안에 있었다.방금 나와 남주 누나가 서 있던 자리가 화장실 입구와 가까운데, 그렇다는 건 민규가 우리의 대화를 모두 들었다는 거 아닌가?그때 민규가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으며 나에게 말을 걸었다.“정수호, 대단한데? 유부녀랑 바람피우고.”“정말 미쳤어? 몰래 엿듣는 게 그렇게 좋아? 콱 죽어버리기나 하지.”나는 너무 화가 나 욕지거리를 퍼부었다.그도 그럴 게, 두 번이나 모두 이 자식한테 들켰다는 게 너무 화가 났다.내가 때리려고 하자 민규는 다급히 뒤로 물러나며 말했다.“너무 흥분하지 마. 내가 네 비밀을 까발린 것도 아니고.”“무슨 뜻이야?”이 자식이 이렇게 착하게 굴 리 없기에 나는 아예 믿지 않았다.“사실 우리 이렇게 사이가 틀어질 필요 없어. 차분히 얘기 나눠 보는 것도 좋잖아.”“나랑 네가 뭐 대화할 게 있어?”“사람이 왜 그렇게 고집이 세? 내가 오늘 일 사람들한테 까발리면 명성에 금 가지 않겠어? 게다가 아침에는 또 비뇨기과 여의사한테 치근덕댔다가 망신당했다며? 이럴 때 이렇게 추악한 일을 폭로하면 사람들이 어떻게 볼 것 같아?”나는 이놈이 대체 무슨 말을 할까 생각하느라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때 민규가 말을 이었다.“사실 남자가 좀 노는 게 뭐 문제 될 건 없잖아. 나도 놀기 좋아해. 게다가 유부녀한테 관심도 있고. 내가 여친이랑 벌서 사귄지 3년이 되어 마침 질리던 참이었는데 파트너 바꾸는 건 어때? 아까 그 유부녀랑 말해 봐, 커플 바꾸기 게임하지 않겠냐고.”나는 이제야 민규가 남주 누나를 노리고 있다는 걸 알아챘다.그 순간 민규가 더 꼴 보기 싫고 역겨웠다.‘바꾸긴 누가 바꾼대? 남주 누나는 내 여자야.’나는 절대 남주 누나를 두고 다른 놈과 거래를 진행하지 않을 거다.“미친놈.”나는
“쓰레기니까. 보는 것도 내 눈이 오염되는 것 같아요.”‘헐, 이젠 대놓고 인신공격까지?’나는 정말 화가 치밀었다.“내가 왜 쓰레기인데요? 내가 그쪽과 자겠다고 했어요? 뭘 했어요?”여의사는 싸늘하게 받아쳤다.“꼭 그렇게 듣기 싫게 말해야 해요? 그래요, 그럼 물어볼게요, 아까 껴안고 있던 여자는 누군데요?”“여자 친구예요, 왜요?”“지금 왜냐고 물었어요? 여자 친구가 있는 사람이 아침에 나를 희롱했으면 쓰레기지 뭐예요?”난 순간 후회가 치밀었다. 어쩜 말하기 전에 생각도 하지 않았던 건지.하지만 여자에게 이런 모욕을 당하니 마음이 좋지 않았다.“아침에는 그냥 농담한 건데 사람들 앞에서 나 망신 줬잖아요.”“쌤통이네요. 음흉한 소인배는 원래 이렇게 벌주는 거예요.”“그래요, 나 음흉하고 소인배예요. 잘못했고 앞으로 다시는 건드리지 않을 테니 그냥 가요.”나는 더 이상 여자와 실랑이를 벌이지 않고 뒤로 두 걸음 물러나 여자에게 길을 내주었다.하지만 여의사는 가기는커녕 갑자기 진료실 안으로 돌아와 마동국에게 말했다.“마 교수님, 한의과에 이런 인성 쓰레기가 있으면 한의과 명성이 뭐가 되겠어요? 당장 잘라요.”마동국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고,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완전히 화가 폭발하고 말았다.나는 씩씩거리며 여자 앞에 다가가 따져 물었다.“이봐요, 너무한 거 아니에요? 사과했는데 왜 계속 이러는 거예요? 이게 재밌어요?”“사과? 그거 나한테 하는 거 맞아요? 학교 다닐 때 쌤이 사과하는 법도 안 가르쳐줬어요?”“그럼 대체 뭘 원하는데요?”“그쪽이 이 병원에서, 내 눈앞에서 영원히 사라졌으면 좋겠어요.”마동국은 우리가 점점 더 격렬하게 싸우는 걸 보자 다급히 일어섰다.“지은 씨, 화 풀어요.”“마 교수님도 보셨죠. 이렇게 교양 없는 사람을 계속 여기 둬야겠어요? 가뜩이나 한의과 평판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데 이런 인간을 남겨두면 아예 과 자체가 사라질 거라고요.”“너무하는 거 아니에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나도 한의과
마동국은 화를 내기는커녕 웃으며 말했다.“그러니까 자네처럼 패기 넘치는 젊은 피가 한의과를 일으켜 세워야 하지 않겠나.”이 말은 내 예상을 많이 벗어났다.솔직히 생각해 봐도 내가 조금 너무한 감은 없지 않아 있었다. 그 여의사 때문에 화가 난 건데 마동국한테 풀었으니.마동국은 나를 건드리지도 않았는데 말이다.하지만 사과하려니 말이 나오지 않았다.“마 교수님, 돌아가세요. 제가 진 원장님 찾아가서 말씀드릴게요.”나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태도도 누그러뜨렸다.“자네가 좋은 인재라는 거 난 알 수 있네. 솔직히 자네가 떠나기를 바라지 않아.”나는 마동국이 이런 말을 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솔직히 감동했다.하지만 이런 감정도 오래 지속되지는 않았다.“마 교수님,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 더 이상 남고 싶지 않아요.”“그래, 사람마다 지향하는 바가 다르니 강요하지는 않겠네. 하지만 오늘은 이미 왔으니 오늘치 일은 하고 가게.”한참 생각한 뒤 나는 끝내 고개를 끄덕였다.내가 마동국과 다시 한의과에 도착했을 때 여자는 이미 떠났다.물론 내 눈앞에서 사라졌지만 내 화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나는 자리에 앉아 핸드폰을 꺼내 윤지은이 나에게 보냈던 사진을 다시 보냈다.그리고는 이름을 윤미영에서 얼음 마녀로 바꾸었다.싸늘하고 차가운 게 꼭 냉미녀 같았으니까.그때 여자가 나에게 문자를 보내왔다.[나한테 왜 사진은 보내요?][또 보고 싶어서요. 하고 싶어요.][당나귀예요? 허구한 날 어쩜 그 생각뿐이에요?][내가 당나귀면, 그쪽은 암컷 당나귀예요. 얼른 당나귀 소리 내봐요.]나는 마음속에 화가 쌓인 터라 무례한 요구를 해댔다.[미쳤어요? 나 지금 출근 중이에요. 어떻게 소리 내라는 거예요?][그럼 출근할 때 아니면 낼 수 있다는 거예요?][내 소리 듣고 싶으면 그쪽이 먼저 소리 내던가요.]‘밝히긴.’나는 속으로 욕지거리를 퍼부었다. 아까는 도도하고 깨끗한 척 내가 쓰레기네 뭐네 욕하더니 바로 뒤돌아서 카톡으로 낯선 남자와
나는 한참 동안 생각하고 나서 조심스럽게 물었다.[왜요? 혹시 남자 친구랑 헤어졌어요?][아니요. 그 개자식은 아직도 내 앞에 나타난 적 없어요. 그래서 납득했거든요. 그 자식이 나랑 헤어지자고 해도 절대 헤어지지 않을 거예요.][왜요?][그 자식을 두고 바람피우고 비위 상하게 해야 하니까요. 평생 괴롭혀 줄 거예요.]나는 저도 모르게 몸서리를 쳤다.‘이 여자 너무 잔인한 거 아니야? 쓰레기 남친한테 복수하려고 자신을 희생하다니.’‘내가 현실 생활의 정수호라는 걸 알면 나한테 복수하려고 수단 방법 가리지 않는 거 아니야?’‘아니야, 나만 자 숨기면 절대 발견할 리 없어.’[싫어요. 지금 나더러 기생오라비 노릇 하라는 거잖아요. 난 그런 거 싫어요. 그쪽이 남자 친구와 정말 헤어지면 모를까.][싫으면 말고요. 그쪽이 싫다면 다른 사람 찾을 수 있으니까.]지은이 다른 사람을 찾는 걸 상상하니 나는 마음이 괴로웠다.그도 그럴 게, 윤지은이 내 여자라고 생각해 왔으니까. 내 여자가 다른 남자를 찾게 두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나는 순간 소유욕이 불타올랐다.[안 돼요. 허락 못해요.][그쪽이 뭔데 상관해요? 보러 오라고 했더니 그것도 못 하겠다면서 어디서 참견이에요? 꿈 깨요!]나는 지은의 말에 말문이 막혔다.[아무튼 안 돼요. 그쪽은 이제 나 혼자만의 사람이에요.][미친.]지은은 이 말을 보내온 뒤로 나를 무시하기 시작했다.순간 나는 너무 우울해졌다.분명 내가 상대를 희롱하고 복수하려고 했는데 오히려 내가 괴로워지다니.나는 결국 너무 불안해 여자에게 문자 하나를 보냈다.[절대 다른 놈 찾지 마요. 알아들었어요?]지은은 결국 나에게 답장하지 않았다.그 때문에 내 마음은 더욱 조마조마했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그렇게 겨우 퇴근 시간이 되었을 때 나는 곧바로 떠나지 않고 일부러 병원 대문 앞에서 기다렸다.지은이 정말 다른 남자를 찾는지 보고 싶어서.하지만 내가 한참 기다렸지만 지은의 그림자는 나타나지 않았고 오히려 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