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출근하는 거랑 사진 보내는 게 무슨 상관인데요? 이런다고 환자 진료하는데 방해되는 것도 아닌데. 오히려 그쪽이야말로 힘들지 않나? 그러니까 이 누나 앞에서 앞으로 얌전히 굴어. 나 희롱할 생각 하지 말고.]‘내가 본인을 희롱한다는 걸 알았구나.’나는 머쓱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원래는 복수하고 싶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내가 당한 꼴이라니.[나 괴롭게 만들었으니 어떡할래요? 얼른 와서 도와줘요.][꿈도 야무져. 혼자 해결해요.]그 뒤로 내가 아무리 문자를 보내도 여의사는 좀처럼 내 문자에 답장을 하지 않았다.결국 나는 혼자서 괴로워하다가 안 되겠다 싶어 혼자 해결하러 화장실로 향했다.지난번에 민규가 엿들었던 경험도 있기에 나는 특별히 인터넷에서 무선 이어폰을 구매했었다.때문에 이번에는 이어폰을 챙겨 낀 뒤에야 영상을 틀었다.하지만 무슨 이유인지 몇 분이 지나도 감각이 오지 않았다.이 영상은 분명 아주 자극적인 것인데도 말이다.아마 이미 여자를 맛본 터라 고작 이런 영상 따위로 만족이 안 되는지도 모른다.이렇게 해결하는 건 개운하지도 않으니 말이다.결국 나는 카톡으로 남주 누나한테 문자를 보냈다.[남주 누나, 나한테 보여주겠다던 건 언제 보여줄 건데요?]내가 애교 누나 대신 남주 누나한테 문자를 보낸 건 사실 두 사람이 같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애교 누나한테 문자를 보냈다가 남주 누나한테 발각되면 큰일이니까.하지만 남주 누나한테 보내고 애교 누나한테 보내면 남주 누나는 아마 애교 누나를 의심하지 못할 거다.속으로 계산기를 두드린 나는 남주 누나에게 문자를 보내기 바쁘게 바로 애교 누나에게 문자를 보냈다.[애교 누나, 보고 싶어요.]그 시각.애교는 남주와 함께 집에서 티브이를 보고 있었다.그때 남주의 핸드폰이 울리자 문자를 확인한 남주는 싱긋 웃으며 그 문자를 애교한테 보여줬다.“이 푸들이 내 거기를 보고 싶다네? 완전 변태 아니야?”그걸 본 애교는 순간 기분이 우울해졌다. 하지만 그때 핸드폰이 울려 확인
나는 애교 누나가 부끄러워하는 걸 알았지만 너무 보고 싶었기에 애원하듯 말했다.[애교 누나, 진짜로 하라는 것도 아니고 바나나로 한번 보여달라는데 한 번만 제 소원 들어줘요.][이건 너무 부끄러워 못 할 것 같아요. 아니면 남주 찾아가요. 수호 씨가 남주더러 그런 영상 찍으라고 하는 거 난 상관없으니까.][전 상관있어요. 전 누나 걸 보고 싶단 말이에요. 애교 누나, 제발요, 한 번만 소원 들어줘요.]애교 누나는 문자를 보자마자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 버렸다.내 요구가 너무 수치스러웠을 테니까.애교 누나처럼 보수적이고 내성적인 성격으로 그런 일을 하는 데다 영상으로 찍으라고 했으니 아마 죽는 것보다 무서웠을 거다.하지만 왠지 모르게 기대감이 조금씩 생겨났다.가뜩이나 그 영상을 나한테 보낸다는 생각에 마음이 흔들렸을 텐데, 나의 끈질긴 애원 끝에 결국 동의했다.[알았어요. 시도해 볼게요.]애교 누나의 답변에 나는 순간 흥분했다.그와 동시에 기대와 기쁨이 더해졌다. 내 말에 애교 누나가 동의할 줄은 꿈에도 몰랐으니까.얼마 지나지 않아 애교 누나는 나에게 영상 하나를 보내왔다.헐레벌떡 그 영상을 클릭해 보니 애교 누나가 카메라를 보며 바나나를 먹고 있는 모습이었다. 물론 아주 정상적이고 평범한 영상이었지만 야릇한 쪽으로 상상하기엔 충분했다.그 영상을 보니 나는 다시 흥분했다.한편 애교의 집.영상을 찍은 애교는 너무 부끄러워 얼굴이 새빨갛게 무르익었다.심지어 이 상태로 나가면 남주에게 분명 들킬 거라고 생각해 나갈 수도 없었다.애교는 거울 속에 비친 빨갛게 달아오른 자신을 바라보며 후회했다.“내가 왜 그런 요구를 덥석 받아들였지? 이제 어떡할 거야? 이렇게 빨개져서 어떻게 나갈 건데?”애교는 생각할수록 후회되었다.지난 30 몇 년간, 항상 우아하고 고귀하게 살아왔는데 이런 짓을 했으니, 본인이 너무 밝히는 것 같다는 생각에 부끄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흥분되었다.쾅쾅쾅... 쾅쾅쾅...애교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밖에서 문
그러고는 세면대 위에 놓았던 바나나 반 개를 크게 베어 물고 바로 문을 열었다.“변비 때문에 바나나 좀 먹은 거야. 넌 허구한 날 이상한 생각만 하더라? 머릿속에 대체 뭐가 들었어?”애교의 반격에 남주가 오히려 할 말을 잃었다.하지만 남주도 그렇게 호락호락한 상대는 아니다. 남주는 애교를 꿰뚫어 볼 듯 한참을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설마 내가 네 말을 믿게 하려고 일부러 바나나를 먹어버린 건 아니지? 그렇다면 정말 비위가 좋은데? 어떻게 자기 걸...”남주는 말하면서 애교의 치마를 바라봤다.그 뜻을 이해한 애교는 인정사정없이 남주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튕겼다.“너 무슨 생각하는 거야? 내가 그렇게 변태야?”남주 누나는 다급히 고개를 저으며 헤실 웃었다.“농담이야. 뭘 그렇게 진지하게 받아들여? 네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모를까? 네가 나랑 같았으면 호르몬 이상이 생길 리도 없잖아. 게다가 네 얼굴과 몸매면 손가락 까딱하면 남자들이 미친 듯이 달려들 텐데, 그런데 너 정말 해결할 생각 없어?”“우선 남편이랑 얘기해 볼게. 어떻게 말하는지 보고.”“네 남편은 절대 솔직하게 말하지 않을걸? 아니면 내가 먼저 찔러봐?”남주의 제안에 애교도 왠지 괜찮겠다 싶어 얼른 남주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그럼 부탁할게. 네가 나 대신 우리 남편 좀 찔러 봐. 꼭 녹음 혹은 영상 증거 남겨야 해.”“너도 이미 다 알고 있나 보네. 입으로는 그렇게 부인하더니”남주는 한숨을 쉬며 애교의 손등을 토닥였다.애교는 사실 집안일을 남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지만 왕정민의 약점을 잡으려면 남주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게다가 이미 마음을 편히 먹었기에 남이 알든 말든 상관없었다. 어찌 됐든 왕정민과 이혼하는 건 기정사실이니 다른 사람이 아는 것도 시간문제일 뿐이니까.“지금 마침 한가하니까 이따가 정민 씨 회사에 들를게.”남주의 말에 애교가 걱정되는 듯 말했다.“무조건 조심해. 절대 발각되지 말고. 안 그러면 너한테 무슨 짓 할지 모르니까.”“왕정민이
“아니야, 요즘 매일 회사에서 야근하느라 집에 갈 시간이 어디 있다고.”왕정민이 다급히 설명했다. 사실 왕정민도 본인 마음대로 되지 않아 너무 답답했다.‘설마 내가 요즘 너무 무리했나?’그때 전소혜가 싸늘하게 말했다.“사실이어야 할 거야. 만약 나를 속이는 게 발각되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왕정민은 얼른 소혜를 품에 안았다.“내가 그럴 리가 없잖아. 자기는 내 가장 소중한 사람인데, 내가 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와도 절대 자기 배신하는 일은 하지 않아.”왕정민은 소혜를 품에 안고 있었지만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소혜도 사실 예쁘장하다. 가슴도 크고, 골반도 있고, 얼굴도 예뻤으니까.물론 애교와 비하면 한창 멀었지만.왕정민이 소혜를 만나는 건 순전히 소혜가 저한테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소혜의 아버지는 큰 건설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왕정민은 늘 소혜의 아버지와 협력하고 싶어 했다.그런데 계속 기회를 찾지 못하다가 우연히 전승빈의 딸 전소혜를 알게 되었고 그 뒤로 미친 듯이 구애하기 시작했다.그러다 끝내 소혜의 마음을 얻고 말았다.애초에 소혜와 만날 때 왕정민은 자극적인 관계에 취해 매번 관계도 오래 가졌지만 지금은 좀처럼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아예 서지 않거나, 몇 번 하지 못하고 죽어버리는 일이 허다했으니.그 때문에 소혜가 자꾸만 왕정민이 아내를 만나러 집에 들르는 건 아닌지 의심하곤 한다.소혜도 애교가 본인보다 훨씬 예쁘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그때 소혜가 화가 난 듯 투덜거렸다.“내가 대체 오빠 어디가 좋아서 만나는지 모르겠다니까. 유부남에, 잘생긴 것도 아니고, 이제 그것도 안 된다니. 나 아직 이렇게 젊은데 오빠랑 계속 이렇게 지내야 하는지 모르겠어.”그 말에 왕정민은 덜컥 겁을 먹고 다급히 말했다.“내가 잘 치료할게. 나도 계속 이런 건 아니잖아. 요즘 피곤해서 그래. 시간을 줘, 내가 꼭 다시 원래대로 돌아올게.”“그럼 치료 빨리 받아. 난 오빠 오래 기다릴 마음 없으니까.”소혜가 으름장을 놓자 왕정민은 헤실거리
왕정민은 얼른 손을 빼고 소혜를 밀어버렸다.“남주 씨가 여긴 어쩐 일로 왔어요?”남주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내가 오면 안 돼요? 갑자기 쳐들어와야 밖에서 뭘 하는지 알 수 있을 거 아니에요. 왕정민 씨, 이제 나한테 약점이 잡혔네요? 역시나 밖에 여자가 있으니 반년 동안 들어가지도 않은 거였네.”그 말에 소혜가 언짢은 듯 끼어들었다.“저 여자 누구야? 어디서 감히 우리를 말해?”남주는 입가에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소개하지. 최남주, 애교의 베프거든. 저 자식 아내의 베스트 프렌드. 당신들 바람피우는 현장 잡으러 왔어.”왕정민은 하하 큰 소리로 웃어댔다.“바람피우는 현장을 잡는다고? 우리는 아무 짓도 안 했는데요?”“나 다 봤어요. 저 여자가 정민 씨 품에 안겨 있고, 정민 씨 손이 저 여자 옷 안에 들어가 있는걸. 그러면서 뭐? 아무 짓도 안 했다고? 왕정민 씨 사람 참 뻔뻔하네요.”왕정민은 여전히 아무렇지 않은 듯 허허 웃었다.“소혜가 가슴이 불편하다고 해서 그냥 눌러준 것뿐인데, 이건 그저 치료라고요.”“아하, 저 여자 치료를 도와줬다고? 그렇다면 그쪽 머리도 정상은 아닌 듯한데, 내가 치료해줄까요?”남주는 말하면서 왕정민에게 걸어가 테이블 위에 놓인 재떨이를 집어 들고 당장이라도 왕정민을 내리칠 것처럼 굴었다.그 동작에 돌란 왕정민은 연신 뒷걸음쳤다.“최남주 씨, 지금 뭐 하는 겁니까? 미쳤어요?”남주는 어두운 표정으로 차갑게 말했다.“치료해 주려는 건데, 왜 도망쳐요?”“그렇게 치료하는 게 어디 있어요?”“여자 옷 안에 손 넣고 가슴 주무르는 게 치료라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건 왜 치료가 아니에요?”남주가 당연하다는 듯 말하자 왕정민은 버럭 소리쳤다.“미친년이! 경고하는데 당장 여기서 나가. 안 그러면 나도 안 봐줄 거니까.”남주는 왕정민의 말에 팔짱을 끼고 받아쳤다.“안 봐준다고? 누가 할 소리! 덤벼!”“사람이 왜 그래요?”그때 소혜가 언짢은 듯 달려 나와 남주한테 따져 물었다.그러자 남주는
왕정민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너무 난감했다.한쪽은 소혜를 구해야 한다는 마음이었지만 또 한편으로 증거를 포기할 수 없었다.왕정민이 어떻게 결정할지 생각지도 못했는데 남주는 왕정민이 망설이는 모습을 보더니 또 소혜의 뺨을 후려쳤다.“아, 너 가만 안 둬!”소혜는 아예 폭발하여 미친 듯 소리쳤다.“가만 안 둔다고? 더러운 년이 어디서, 남의 남편 꼬신 주제에. 너 같은 게 조선 시대에 태어났으면 돼지우리에 갇혔어! 쓰레기 같은 것들, 내가 오늘 내 친구 대신 너희 분리수거한다!”남주는 워낙 성깔 있기에 소혜의 머리채를 쥐고 아예 때려죽일 것처럼 굴었다.상황이 점점 심상치 않자 왕정민도 다른 걸 따질 겨를이 없이 다급히 남주에게 달려들었다.“최남주 씨, 미쳤어요? 당장 놔요!”아무리 그래도 왕정민은 남자이기에 힘이 세서 단번에 남주를 떼어냈다.그 힘에 못 이겨 남주는 비틀거리며 하마터면 발을 삘 뻔했다.“왕정민, 해보자 이거지? 감히 나한테 손을 대? 내가 오늘 너 매장하지 않으면 성 바꾼다.”남주는 핸드폰을 꺼내 아까 찍은 사진을 인터넷에 올렸다.그걸 본 왕정민은 다급히 달려들어 핸드폰을 빼앗았고, 순식간에 세 사람은 치고받고 싸우기 시작했다.소혜는 남주에게 뺨을 맞았다는 게 너무 분해 복수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달려들었지만 오히려 남주에게 또 머리채를 잡히고 말았다.남주는 왕정민의 손에 잡혀 아무것도 보지 못했지만 두 손을 허우적대며 계속 공격을 이어나갔다.한 손은 소혜의 머리채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마구잡이로 쥐어뜯어 왕정민과 소혜의 얼굴에 븕은 손톱자국이 남았다.왕정민이 경비원을 부리지 않았다면 이 싸움은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는 일이었다.“이거 놔. 더러운 손으로 어딜 만져?”남주는 경비원들에게 버럭 소리쳤다.그게 얼마나 카리스마 있었는지 경비원들마저 놀라 가까이하지 못했다.그러자 남주는 머리와 옷을 정리하고 입가에 냉소를 지었다.“왕정민, 오늘 일은 시작에 불과해. 어디 천천히 두고 보자고.”이윽고 말을 마친 뒤
“왕정민은 눈이 먼 게 틀림없어. 너 같은 미녀를 놔두고 어떻게 그런 여자를 찾아?”애교는 남주가 보내온 사진을 보고 있으면서도 이상하게 마음이 차분했다.원래라면 화나고 분하고 억울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 순간 자기가 불쌍하다는 생각 외에 큰 감정 기복은 없었다.“남주야, 고마워.”남주는 애교의 평온한 목소리에 무슨 일이 있는 줄 알고 걱정스레 물었다.“너 괜찮아? 목소리가 왜 그렇게 평온해?”애교는 덤덤하게 웃었다.“진작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어서 그런 모양이야. 아니면 왕정민에 대한 사랑이 그렇게 깊지 않았던가. 아무튼 사진을 봐도 괜찮네.”“맞아, 이래야 해. 왕정민 같은 배불뚝이 아저씨에 인성 쓰레기는 너랑 어울리지 않아. 차라리 그 인간이 바람피운 게 잘된 일이야. 너도 헤어질 이유가 생기잖아. 안 그러면 평생 그런 남자와 있어야 하는데 네 인생이 아까워.”남주의 사고방식은 일반인과는 많이 다르다.애교는 걱정되는 듯 물었다.“그럼 넌 괜찮아? 왕정민이 너한테 무슨 짓 하지 않았지?”남주는 득의양양해서 말했다.“왕정민이 나를? 그러라고 해도 못 그럴 인간이야. 나 이따가 일 있어서 조금 있다 집에 돌아갈 테니 네 몸 잘 돌봐.”“응, 알았어.”남주는 애교와 통화를 끝낸 뒤 바로 태연에게 전화했다.하지만 태연의 목소리는 왠지 이상했다.“무슨 일이야?”“고태연, 너 설마 집에서 혼자 하는 건 아니지?”“넌 어쩜 그런 말밖에 할 줄 몰라? 할 말 없으면 끊는다.”태연은 화가 난 듯 투덜거렸다.“아니야, 나 할 말 있어. 왕정민 바람피워. 이미 애교한테 사실대로 말해줬어. 걔 혼자 있는 게 걱정돼서 그러는데 네가 가서 곁에 있어 줘.”태연은 남주의 말에 다급히 침대에서 일어나 앉았다.“뭐? 왕정민이 바람피우는 걸 목격했다고?”“내가 왕정민 회사를 찾아갔는데 웬 여자를 끌어안고 그 짓을 하고 있는데 나한테 딱 들킨 거 있지. 내가 사진도 찍어뒀어.”남주는 태연에게 사진 한 장을 보냈다.그 사진을 보는 태연의 낯빛은
나는 순간 몇 초 동안 멍하니 서 있었다.이 상황에 대체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으니까. 게다가 앞으로 어떻게 헤야할지도 막막했다.왕정민이 바람피우는 건 나도 애교 누나도 진작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애교 누나가 상관하지 말라고, 본인 스스로 알아서 할 거라고 해서 나도 손 놓고 있었던 거고.하지만 남주 누나가 이렇게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바람에 우리의 계획은 완전히 흐트러졌다.내가 한참 동안 생각하고 있을 때 남주 누나가 갑자기 내 팔을 꼬집었다.“왕정민이 바람피우면 네가 땡잡은 거지.”“제가 왜 땡잡은 건데요?”남주 누나는 헤실 웃으며 말했다.“그럼 네가 당당하게 애교를 꼬실 수 있잖아.”“...”나는 애교 누나가 이런 말을 할 줄은 생각지도 못해 조심스럽게 말했다.“애교 누나 남편이 바람났으면 애교 누나 마음이 말이 아닐 텐데, 제가 지금 꼬신다고 허락해 주겠어요? 그냥 없는 일로 해요. 저 해치지 말고.”남주 누나는 내 엉덩이를 세게 때렸다.“나를 농락할 때는 아주 대담하더니 왜 이래?”나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귀띔했다.“이러지 마요. 여기 병원이에요. 사람들이 오가는데 보기라도 하면 안 좋아요.”“무서울 거 뭐 있어? 우리가 무슨 사이인지 아는 사람도 없는데. 말 돌리지 말고 다시 물을게. 애교랑 자는 거 싫어?”나야 당연히 좋지. 문제는 우선 애교 누나와 얘기해 봐야 하고 형수한테도 말해봐야 한다.내가 망설이며 대답하지 않자 남주 누가가 갑자기 내 거기를 덥석 잡았다.“누나, 이거 놔요.”나는 너무 놀라 어쩔 줄 몰랐다. 특히 남이 볼까 봐 제일 겁이 났다.그러자 남주 누나가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그럼 먼저 동의해. 애교랑 자겠다고.”“남주 누나, 이렇게 급할 거 뭐 있어요? 저 생각할 시간 좀 주면 안 돼요?”“내가 왜 이렇게 급한지 알아? 네가 애교랑 자야 나도 얼른 너 자빠뜨릴 수 있으니까. 내가 너를 얼마나 기다렸는데.”남주 누나는 손으로 주물럭거리며 말했다.그 순간 나는 온몸의 피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