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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화

나는 애교 누나가 부끄러워하는 걸 알았지만 너무 보고 싶었기에 애원하듯 말했다.

[애교 누나, 진짜로 하라는 것도 아니고 바나나로 한번 보여달라는데 한 번만 제 소원 들어줘요.]

[이건 너무 부끄러워 못 할 것 같아요. 아니면 남주 찾아가요. 수호 씨가 남주더러 그런 영상 찍으라고 하는 거 난 상관없으니까.]

[전 상관있어요. 전 누나 걸 보고 싶단 말이에요. 애교 누나, 제발요, 한 번만 소원 들어줘요.]

애교 누나는 문자를 보자마자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 버렸다.

내 요구가 너무 수치스러웠을 테니까.

애교 누나처럼 보수적이고 내성적인 성격으로 그런 일을 하는 데다 영상으로 찍으라고 했으니 아마 죽는 것보다 무서웠을 거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기대감이 조금씩 생겨났다.

가뜩이나 그 영상을 나한테 보낸다는 생각에 마음이 흔들렸을 텐데, 나의 끈질긴 애원 끝에 결국 동의했다.

[알았어요. 시도해 볼게요.]

애교 누나의 답변에 나는 순간 흥분했다.

그와 동시에 기대와 기쁨이 더해졌다. 내 말에 애교 누나가 동의할 줄은 꿈에도 몰랐으니까.

얼마 지나지 않아 애교 누나는 나에게 영상 하나를 보내왔다.

헐레벌떡 그 영상을 클릭해 보니 애교 누나가 카메라를 보며 바나나를 먹고 있는 모습이었다. 물론 아주 정상적이고 평범한 영상이었지만 야릇한 쪽으로 상상하기엔 충분했다.

그 영상을 보니 나는 다시 흥분했다.

한편 애교의 집.

영상을 찍은 애교는 너무 부끄러워 얼굴이 새빨갛게 무르익었다.

심지어 이 상태로 나가면 남주에게 분명 들킬 거라고 생각해 나갈 수도 없었다.

애교는 거울 속에 비친 빨갛게 달아오른 자신을 바라보며 후회했다.

“내가 왜 그런 요구를 덥석 받아들였지? 이제 어떡할 거야? 이렇게 빨개져서 어떻게 나갈 건데?”

애교는 생각할수록 후회되었다.

지난 30 몇 년간, 항상 우아하고 고귀하게 살아왔는데 이런 짓을 했으니, 본인이 너무 밝히는 것 같다는 생각에 부끄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흥분되었다.

쾅쾅쾅... 쾅쾅쾅...

애교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밖에서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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