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심탄회사실 기왕비가 이 얘기는 세번째다.원경릉은 아예 마음의 벽을 허물고 툭 터놓았다, “나와 다섯째는 그 자리에 별로 흥미가 없어요. 언젠가 우리가 쟁탈하려고 한다면 그건 그 자리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예요.”기왕비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왜죠? 왜 그 자리에 흥미가 없어요? 나한테 왜 이런 입에 발린 말을 해요?”원경릉이 진지하게 기왕비에게: “태자가 되고 황제가 되는 게 뭐가 좋아요?”기왕비가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앉아 원경릉을 보며: “진심으로 얘기하는 거예요?”“진심이예요.” 원경릉이 말했다.기왕비가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왜 태자가 되거나 황제가 되는 게 안 좋다고 생각해요? 권력이란 말이죠, 권력을 원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당신들 사고방식이 이상한 거 아니에요?”원경릉이 배를 만지며 작게 한숨을 쉬며, “권력에 비해 전 한 식구가 잘 지내는 거, 충만한 삶을 살길 훨씬 원해요.”원경릉 원래가 일개 백성으로 원하는 연구를 하고 자기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했고, 그녀의 인생은 충실하게 채워져 있었다.이런 마음 상태를 20년 넘게 가져왔으니 시공을 초월해 이 권력의 중심에 떨어져서도 변함이 없다.권력다툼의 현장은 커다란 자기장으로 사람들을 비이성적으로 각축하게 만든다.원경릉 입장에서 봤을 때 상당히 병적인 상태다.눈 앞의 기왕비도 마찬가지다.기왕비는 원경릉의 말이 불가사의하게 들려서, “그 말은 다섯째가 태자가 되면 당신들은 잘 살 수 없다는 건가요? 황제가 되면 누가 감히 당신을 해칠 수가 있어요? 이거야 말로 가장 큰 보장이죠.”원경릉이 반문했다, “그럼 당신은 왜 다섯째를 도우려고 하죠?”“당연히 내 딸의 퇴로를 확보해 두는 거죠, 내가 당신들을 도우면 당신들은 내 딸과 사위를 홀대하지 않을 게 분명하니까요.” 기왕비가 말했다.원경릉이: “당신이 기왕을 도와서 그가 나중에 황제가 되면, 당신 딸은 공주가 되니 그게 훨씬 더 나은 거 아닌가요?”기왕비가 냉랭하게: “일단, 그는
짠순이 원경릉기왕비가 놀라서 문 쪽을 보니 문에 기댄 다섯째가 보이는데 얼굴색이 우수에 차 있다.기왕비가 머쓱해 하며: “돌아왔어요? 초왕 얘기가 아니라 천하의 남자들은 변할 수 있다는 일반론일 뿐이에요, 초왕 얘기 아니에요.”우문호가 자신의 특정 부위를 쳐다보며 작게 한숨을 쉬고: “형수는 제가 남자인 걸 의심하시는 겁니까?”기왕비가 얼른 손을 내저으며, “아뇨, 그런 뜻 절대 아니에요.”“이게 남자 게 아니란 건가요?”“그, 그 뜻 아니에요.”기왕비가 상당히 난처한데, 다른 부부사이 감정을 이간질하려다 딱 마주쳤으니. 확실히 난감하다. 기왕비는 집에 일이 있다고 핑계를 대고 서둘러 갔다.우문호가 답답한 표정으로 걸어 들어 오는 것을 보고 원경릉이 웃으며, “기왕비가 뭘 어쨌다고 그래? 당신을 포함해 늑대 같은 남자를 경계하라고, 그냥 좋은 뜻으로 얘기한 거야.”“원 선생,” 우문호가 걸어와서 원경릉의 볼을 꼬집더니 표독스럽게: “사람이 양심이 있어야지, 내가 어떻게 늑대 같은 남자야? 너와 네 뱃속에 세 쌍둥이 주변을 맴돌며 꼬리 흔드는 멍멍 강아지구만.”원경릉이 웃다가 눈물이 찔끔 나면서, “멍멍 강아지? 테디 베어야? 왜 아주 날 웃겨 죽이지? 맞다, 오늘 어떻게 이렇게 일찍 돌아왔어? 겨우 오시(午時 오전 11시~오후 1시) 지났는데.”“오늘이 기한이라 은자 받았는지 확인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우문호가 탁자 위의 한 무더기 은자를 보고 잔인한 눈빛으로, “전부 내 꺼야, 몰래 감추지 마.”원경릉이 한손으로 찰싹 때리며: “감히 한 장이라도 손 대면 끝인 줄 알아, 왕야는 매달 용돈이 은자 두 냥, 큰돈 쓰면 영수증 끊어와, 은자 어디에 썼는지 설명할 수 있게.”우문호가 입에 침을 튀기며: “하지만 이달은 내가 관아에 복직해서 접대도 좀 있고 은자 두 냥으로 부족해.”“접대해야 하면 나한테 얘기해, 내가 줄 테니까.” 원경릉이 어음을 전부 소매속에 넣는데 상당히 두툼해서 다 들어가질 않자 탕양에게 들어오라고 해서 가져가
원경릉의 화장을 돕는 우문호우문호는 원경릉이 농담한다고 생각했다. 의대라니? 그게 뭐야? 의술을 가르치는 건가? 원경릉 같은 의술은 여기 사람들은 배울 수 없어, 왜냐면 어쩌구 저쩌구 하는 도구가 없으니까.원경릉은 진지했다.이 생각도 지금 문득 든 게 아니다. 처음 우문호와 길을 걷다가 의원 앞에 길게 줄을 서 있는 것을 보고, 현재 의료 제도가 어떻게 이뤄져 있는지 물어본 뒤부터 이 생각을 품게 되었다.하지만 그때는 그저 생각 단계로 결국 가시화 시키려면 자본, 인력, 물자, 광고 등이 필요하다.옷을 갈아 입고 원경릉이: “오늘 기왕비가 그러는데 기왕비가 왕야를 태자 자리에 올라가는 걸 도와줄 수 있데.”우문호가 어렴풋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 얘기 처음은 아니잖아.”“그래서 왕야는 어떻게 생각해?” 원경릉이 화장대 앞에 앉아서 자기는 화장을 했다. 다섯째와 단둘이 방에 있을 때 원경릉은 누가 와서 시중들게 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우문호는 원경릉을 뒤에서 끌어 안으며: “넌 어떻게 생각해?”기왕비 인맥이 넓으니까 끌어 올 수 있으면 확실히 왕야에겐 유리하지. 당연히 이런 관계 구축은 왕야가 전에 말했던 대로 한바탕 싸운 다음을 전제로 하는 거지만. 여전히 그럴 생각인 거야?”우문호가 원경릉의 눈썹을 그려 주려고 돌아들어 갔다. 원경릉은 눈썹 모양이 예뻐서 끝에 약간 그려주면 완벽하다.“모르겠어, 내 마음도 왔다 갔다 해. 그 자리에 흥미가 없는데 계속 이렇게 눌려서 사는 것도 싫고.”원경릉이 ‘흠’하더니, “그래서 왕야도 거부하진 않겠다?”우문호가 눈썹 연필을 내려놓고 원경릉의 옷 매무새를 가다듬어 주며 손을 가슴팍에 올려놓아 원경릉의 질문을 회피하고자, “여기가 조여 드네.”원경릉이 우문호를 보고, “자기 아내를 왕야는 걸핏하면 어떻게 한번 할까만 궁리해?”우문호가 억울해 죽겠다는 표정으로, “그냥 하자는 것도 아니고, 지금도 내가 건드리지 못하게 철벽을 치고, 저녁에 좀 해 보려고 하면 내가 널 어떻게 하기라도 할 것처럼 맨날
밤일에 관하여원경릉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전혀, 그런 생각 안 해, 걸핏하면 나 동정하는 거 하지 마.”우문호가 약간 실망하며, “왜 생각 안 해? 이걸 어떻게 생각하지 않을 수 있어? 구사한테 물어봤어.”원경릉이 우문호에게 눈을 흘기며, “구사한테는 왜 물어봐? 구사가 여자 경험이 얼마나 많다고? 그리고 우리 부부문제를 왜 구사한테 상담을 해?”“구사한테 완전 다 털어놓은 건 아니고, 어쩌다가 탕양이랑 정언이랑 그 사람들도 애기하고.”원경릉은 아주 기가 막혀서, 우문호를 보고 아주 제대로 정색할 할 필요성이 확 들었다.“왕야, 앉아봐, 우리 얘기, 좀 해.” 원경릉 자신이 먼저 자리에 앉았다.원경릉은 우문호를 보며 자신이 임신한 기간에 왜 끊임없이 일이 터질까 생각해보니, 우문호가 이런 생각을 못하게 하려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원경릉이: “앞으로 구사와 왕래하는 거 허락하지 않겠어. 더군다나 우리 그 일은 얘기하지 마.”우문호가 당황하며, “남자들이 같이 있으면서 이런 애기 아니면 무슨 얘기를 할 수 있는데? 내내 시나 악부를 토론할 수는 없잖아?”“다른 건? 조정은? 일은?”우문호가 고개를 흔들며, “그런 건 공적인 거고, 사적으론 얘기 안 해.”“얘기해봐, 구사랑 냉정언이랑 내 무슨 얘기 했어?” 원경릉이 아예 까놓고 물었다.우문호가 원경릉의 안색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이런 정도 지 뭐.”“다른 건 없었어?”우문호가 생각해 보더니, “다른 건 없었어.”그럼 이 화제로 무슨 얘기 했어?” 원경릉이 다시 물었다.우문호가: “그러니까 뭐를.”원경릉은 순간 그를 팰까 하는 충동을 느꼈다.원경릉은 화도 나고 창피하기도 해서 꾸물거리며 일어서는데, “당신들은 언제부터 이런 얘기를 한 거야? 얼마나 됐어?”“우리 사이가 좋아진 뒤부터지. 나만 말한 건 아니고 그들도 자기 얘기를 했다고.” 우문호가 우물쭈물하면서, “당신은 왜 이렇게 화를 내고 그래? 남자들이 같이 있으면 다 이런 얘기해. 다른 사람한테는 비밀로 한
망강루에서원경릉은 이 화제를 얼른 마무리 지었는데, 더 상상하고 싶지 않았다.나가는데 단속을 받았다. 단속하는 자는 궁에서 파견되어 온 사람으로 태후 쪽인데 여러 금군을 대동해 왔다.원경릉이 문밖출입을 하는 대부분의 용도는 먹고 마시는 식기인데, 전부 가져왔다. 이는 태후의 엄명이었다.“참아, 참아.” 우문호가 위로하며 마차의 가리개를 내리고, “낳고 나면 총애를 잃었다는 실감이 날 거야.”원경릉이 고개를 흔들며, “아니, 그냥 이 사람들이 나 대신 세 쌍둥이를 둘러싸고 어쩌면 엄마인 내가 한 번 만져보지도 못하게 할 거 같아.”우문호가 낙천적으로, “그건 더 좋지, 애들 없이 우리 끼리 신나게 놀자.”원경릉이 웃으며 이 놈의 자식은 진짜……만나기로 한 곳은 망강루다.이 이름은 무협소설에 나올 확률이 높다.원경릉이 상상한 건 높다랗게 우뚝 솟은 주루 한 채가 강변에 위치해서 위로 올라가면 강가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고, 바람이 선선하게 부는 가운데 한쪽에선 시를 읊고 한 쪽에선 검객이 무술을 논하는가 하면 한쪽에서 서생이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하지만 어느 작은 집 문 앞에 다다라서 마차가 멈췄다.우문호의 부축을 받으며 내려와서 사방을 둘러보는데 낮은 건축물 뿐으로 초가집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높다란 건물은 전혀 아니었다.“다왔어?” 원경릉이 물었다.우문호가 원경릉의 오른쪽 어느 집을 가리키며: “다왔어, 여기야.”원경릉이 쓱 보니 흰 담장이 둘러쳐진 집으로 두 짝으로 된 나무 대문은 닫혀 있고, 문에는 대련이 붙어 있는데 필적은 이미 빗물에 씻겨 나간지 오래고 붉은 종이도 허옇게 변했다.벽에 간판으로 쓰는 편액이 걸려 있는데 “망강루’ 세 글자가 신들린 듯한 초서로 적혀 있어 종잡을 수 없지만 매우 아름답다.이건 원경릉이 생각한 것과 거리가 너무 먼 거 아닌가.우문호는 원경릉의 손을 잡아 끌고 안으로 들어갔다.문을 들어서자 오래된 우물 맞은 편에 당나귀 한 마리가 매어져 있는데 당나귀가 사람을 보고 발을 구르며 멋대
망강루에서 만난 우문호의 친구들하지만 곧 그 미소는 입가에서 굳어져갔다. 그들이 원경릉을 봤기 때문이다.원경릉은 그들의 표정에서 원래 몸주인인 원경릉이 도대체 얼마나 밉살맞은 존재였는지 느낌이 왔다.그리고 오늘 원경릉은 상당한 진용을 뒤에 달고 나왔다.우문호는 원경릉의 손을 잡고 걸어 들어가자 세 남자와 한 여자가 원경릉에게 예를 표하며, “초왕비를 뵙습니다.”“됐습니다!” 원경릉은 눈치가 없는 사람이 아니다. 그들은 우문호는 굉장히 기쁘게 맞으면서 원경릉을 보더니 기분 나빠 하는게 누구한테 말을 붙여야 할지, 아니 가야 할지 아니면 남아야 할지도 모르겠다.우문호는 그녀를 앉히더니 인사를 받으며 우선 그 여자에 대해: “이 분은 소홍천(笑紅塵)으로, 부드럽고 약하게 봤다간 큰 코 다쳐, 진짜 손을 쓰면 서일 둘이 나서도 그녀의 적수가 못되지. 홍매문(紅梅門)의 문주야.”원경릉은 능력 있는 사람을 존경해서 얼른 예를 취하며, “소문주님 안녕하세요!”소홍천은 원경릉에게 억지 미소를 겨우 지으며, “무슨 말씀을.”그리고 차례대로 소개하는데 왼쪽 푸른색 옷을 입고 방금 우문호에게 말을 건 능력자에 대해, “이 분은 소룡(蘇龍), 내 사촌 형인데, 만난 적 있을 거야.”원경릉은 만난 적 없지만 미소를 지으며: “사촌 아주버님, 오랜만에 뵙습니다.”소룡도 헛웃음을 지으며, “예, 오랜만에 뵙습니다.”중간에 그 흰 비단옷에 약하고 얼굴색이 약간 창백한 사람이 스스로 자기 소개를 하며, “저는 왕강이라고 합니다. 왕비마마를 뵙습니다.”원경릉이 하하 웃으며, “왕강 선생님 안녕하십니까.”원경릉은 어색해서 하마터면 우리 둘이 같은 성이란 걸 놓칠 뻔 했다.사식이가 숭배하는 눈빛으로 왕강을 보고 더듬더듬 앞으로 나가더니: “왕선생님, 전 사식이라고 해요.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오늘 선생님을 뵙게 되다니 제가 삼생에 덕을 쌓았나 봅니다.”왕강이 미소를 머금고 사식이를 보는데, 미소가 원경릉을 대할 때보다 훨씬 진정성이 있다. “아가씨가 너무 치켜세우
소룡에 얽힌 과거의 기억원경릉이 네 사람의 눈을 보니, 그들의 눈빛에 원경릉은 역력하게 초대받지 못한 손님이었다.다시 우문호를 보니 열띤 얼굴에 사람들이 원경릉을 환영하지 않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것 같다.원경릉이 다시 앉은 건 전부 우문호의 열띤 눈빛 때문이다.네 사람은 다시 딱딱한 미소를 짓는데 원경릉 눈에 쓴웃음으로 비친다.사촌형 소룡이: “만약 왕비마마께서 저희 대화가 무료하고 무미건조해서 싫은 게 아니시면 저희와 차나 한잔 같이 하시지요.”원경릉이 차를 마시고 싶으면 여기 차를 마실 수 없다. 적어도 태후가 파견한 사람이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시중을 드는데 찬합을 꺼내니 탁자에 음식이 가득 한데 당연히 원경릉 것만 따로 놓여있다.다들 어이가 없어서 곤란하다는 듯 우문호를 쳐다봤다.우문호는 아이를 어르듯 원경릉을 어르며, “먹어, 먼저 좀 먹어, 저녁을 그렇게 빨리 먹는 것도 아냐, 배고프면 안돼. 어의가 당신은 하루 5끼씩 먹으라고 했잖아.”원경릉이 제비집 죽을 떠먹는 동안 전진장군이 우문호를 한쪽으로 끌고 갔는데 꽤 큰 목소리라 원경릉이 안 들리는 척 하기도 어렵다.“왕야, 이게 어떻게 된 겁니까? 왜 왕비를 데리고 오셨어요? 왕비를 제일 싫어하지 않으셨습니까?”“전에는 그랬죠. 그녀는 지금 달라요.”“개가 똥을 끊지.” 전진이 씩씩거렸다.원경릉은 제비집 한 모금을 뿜고야 말았다.원경릉 맞은편 소 아주버님은 무표정하게 얼굴에 튄 제비집 죽을 닦는데 싫은 내색 하나 없다.“죄송해요!” 원경릉이 얼른 일어나 손수건을 들어 아주버님에게 전해주려고 했는데 아차차, 소 아주버님은 원경릉이 직접 닦아 주려는 건 줄 알고 차갑게: “멈춰요, 날 건드리지 마세요. 감당 못합니다.”원경릉의 손이 허공에서 멈칫, 난감하기 그지없다.소홍천도 비꼬며: “맞아요, 괜히 건드렸다가 가서 왕야에게 뭐라고 읍소하며 우리 사이를 이간질할지 알 수가 없죠.”원경릉의 머리속에 순간 일련의 장면이 떠올랐다.원래 몸의 주인이 시집간 뒤 사실 우
태양의 흑점원수로다!저쪽에선 우문호가 전진장군을 다독거려 자리로 돌아와 앉았는데, 분위기가 다소 경직되어 있자 우문호도 사람들이 원경릉을 싫어하는 걸 알고 오히려 원경릉의 손을 잡아 끌며: “여러분들이 원 선생에게 오해가 있는 거 나도 압니다, 하지만 그녀는 확실히 이전의 원경릉이 아니고, 여러분도 같이 있다 보면 알게 될 겁니다.”다들 멀뚱멀뚱 서로 얼굴만 바라보는데 초왕은 이미 완전 넘어간 표정이다.아무도 이 말에 맞장구 치지 않고 소홍천이 왕강 선생에게, “맞아요, 왕 선생, 선생이 쓴 삼족오기(三足烏記) 돌려봐도 돼요?” 왕 선생이 웃으며 손을 내젓더니, “안돼요, 지금 관찰 한 건 초보적인 수준이라 쓸 수 없어요. 아직 관찰을 계속 해야 해요.”“무슨 오기?” 우문호는 상당히 오랫동안 그들과 얘기하지 않아서 그들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몰랐다.소홍천이: “왕 선생 말이, 누런 해에 검은 기운이 동전만한 크기로 움직이는데 마치 삼족오 같다고 하더군요.”“오, 천문 관측이구나.” 우문호가 매우 흥미가 생겨서, “설마 벌건 태양에 진짜 삼족오가 있는 건 아니죠?”왕 선생이 손을 저으며, “아니, 그건 금오현상이라고 하는 건데, 왜 생기는지에 대해선 저도 몰라요, 전에 글을 쓰겠다는 건 터무니없는 소리였어요, 시건방 떨었죠 뭐.”왕 선생은 상당히 부끄럽다는 듯 말했다.원경릉도 방금 몰래 부끄러워 하는 왕강의 눈을 봤다. 그가 태양의 흑점을 연구하기 시작했을 줄이야.금오현상으로 말할 것 같으면 고대 문헌이 남아 있어, 태양의 흑점을 연구한 사람은 일찍부터 세상에 출현했음을 알 수 있다.이 왕강은 틀림없이 천문학자다.“왕선생은 해낼 겁니다. 며칠만 더 관찰하면 틀림없이 책으로 써 낼 수 있겠지요.” 우문호가 격려하며 말했다.왕강이 웃으며, “인생 백 년 중에 학술에 쓸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아서 저도 초조합니다. 그게 도대체 무엇인지, 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고 싶어요.”“알아서 하라고 합시다. 우리한테 영향만 안주면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