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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14화

십만 냥을 내 놓던지

우문호가 이 말을 듣고 고집스럽게 웃으며, “큰형이 인정하게 만드는 거 어렵네요. 동생인 제가 한바탕 칼부림을 해야 하니 말입니다. 기왕 큰형이 인정하셨으니 잘됐네요. 형이 전에 말끝마다 어떻게 책임질 거냐고 따지셨는데, 지금 묻지요. 큰형은 이 일을 어떻게 책임 지시겠습니까?”

기왕은 부글부글 끓어서 폭발하기 일보 직전이나, 꾹 참고 우문호와 얘기하는데 소위 말하는 변명도 마땅한 게 없다.

기왕이 손을 들어 왕부의 병사를 앞으로 나오게 하고 우문호에게 사죄하게 했다.

기왕부의 병사들이 일제히 앞으로 나와 무릎을 꿇고 사죄했다.

우문호는 원경릉의 손을 잡고 앉아서 냉엄한 자세로, “큰형, 쓸데없는 말 하지 말죠, 책임진다는 게 고작 병사들이 무릎 꿇고 사죄하는 거면 전혀 필요 없습니다.”

기왕은 오늘 꼼짝 없이 우문호의 수중에 잡혀 있어 이를 부득부득 갈면서도 어쩔 도리 없이, “그럼 너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 아바마마 앞에라도 가서 떠들고 싶으냐?”

우문호가 차갑게 기왕을 노려보며, “아바마마께서 제일 싫어하시는 게 이런 일인데, 저도 당연히 아바마마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하고 싶은 거야?” 기왕이 몰래 안도하며 아바마마 앞에서 거론하는 것만 아니면 다 괜찮다.

우문호는 마치 전부터 다 생각이 있었다는 듯: “십만 냥, 원 선생이 선행으로 공덕을 쌓아서 형의 저주를 풀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기왕이 얼굴이 하얘져서: “십만 냥이라니? 아예 도둑질을 하지 왜?”

우문호가 입꼬리를 올리며 비꼬듯이: “이렇게 큰 기왕부에서 고작 십만 냥도 못 만드는 건 아니겠죠?”

기왕비는 한편으로 들으며 천천히 자리에 앉았다.

십만 냥, 기왕은 낼 수 없다, 주명양이 내주지 않으면.

하지만 주명양이 한번에 십만 냥을 낼까?

십만 냥이라면 주명양이 시집올 때 패물과 함께 가져온 전액일 것이다.

재상이 손녀를 결혼시키면서 비록 십리를 뻗친 행렬만은 못해도 십만 냥은 혼수로 전해줬을 거라고 외부 사람들도 다 알고 있다.

다섯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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