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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09화

주명양은 사식이를 건드려봤자 득이 될 것이 하나 없다는 것을 알고 우문호를 향해 올린 손을 거두었다.

기왕비는 우문호가 자신을 믿어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가 편을 들어주자 이에 깜짝 놀라 그를 쳐다보다가 눈시울을 붉혔다.

그녀는 잠시 지난날의 자신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듯했다.

어릴 적부터 누구의 도움 없이 모든 일을 혼자서 계획하고 해결하고 결과에 책임을 진 기왕비.

지금까지 그녀를 믿어주고, 힘들고 어려울 때 그녀의 편을 들어준 사람이 있었는지 생각했다.

그러다 문득 그녀는 자신이 인생을 헛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왕비가 청이를 시켜 원경릉을 기왕부로 오게 한 이유는 초왕비가 자신을 오해를 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때문이다. 오늘 기왕부에서 벌어진 일을 추후에 초왕비가 듣게 된다면 그녀가 얼마나 큰 충격을 받겠는가?

기왕비는 그녀가 사건을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나면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기왕비는 기왕의 창백한 얼굴을 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원래대로라면 전 오늘 초왕부에 갔을 겁니다. 하지만 주명양이 법당에 들어와 참배를 하다가 불상 뒤에서 저주인형을 발견했고, 그 소식을 전해 들은 기왕이 저를 기왕부에 가둬두었습니다. 기왕과 주명양은 이 일을 제가 꾸몄다고 하는데, 저는 맹세코 이 일을 모릅니다. 초왕비의 사주팔자도 모르는데 제가 이런 걸 어떻게 만들겠습니까?”

“네 법당에서 찾았는데 그게 네 것이 아님 누구 것이겠느냐?” 기왕이 코웃음을 쳤다.

“마음만먹으면 누구 것인지 금방 찾을 수 있습니다. 왕야께서는 진범이 누구인지 조사조차도 하지 않으시잖아요.”

기왕은 확신으로 찬 기왕비의 눈빛에 소름이 끼쳐 당황한 표정으로 기왕비의 손목을 잡아끌었다.

“조사는 무슨! 부황께 보고 드리고 부황의 뜻에 따르면 된다!”

그가 기왕비를 끌고 밖으로 나가자 우문호가 그 뒤를 따라나섰다.

“형님께서 입궁하신다면 저도 함께 입궁하겠습니다.”

“이 일에 대해서 참견하지 말거라. 본왕이 직접 처리할 것이다!”

“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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