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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02화

명원제는 원경릉의 말을 듣고 의아했다.

조정을 위해 자신의 부친의 직위를 해제해 달라니, 명원제는 지금까지 이런 부탁은 처음 들어보았다.

사실 명원제도 정후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그간 정후의 조상들이 세운 공이 있어 그를 조정에 두었을 뿐이다.

잠시 후, 명원제가 고개를 끄덕이며 원경릉을 보았다.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직위를 해제하는 대신에 짐이 그에게 토지라도 하사하겠……”

“아닙니다! 그렇게 하지 마시옵소서!”

“응? 어째서?”

명원제는 부친에게 박한 원경릉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폐하, 세상에는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도 있습니다. 만약 부황께서 부친에게 토지를 주신다면 부친은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며 황상의 은혜를 입었다고 거들먹거릴 것입니다.”

그 말을 들은 명원제가 웃음을 터뜨렸다.

“너는 네 아비를 잘 아는구나!”

“예……” 원경릉이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 짐이 잘 생각해 보마. 지금 그게 급한 게 아니다. 너희는 지금 당장 건곤전(乾坤殿)으로 가서 태상황님께 문안을 드리고 이 좋은 소식을 전하거라. 그리고 태후에게 가서도 이 소식을 전해라. 아마 태후는 그 소식을 듣고 눈물을 흘릴지도 모르겠구나.”

우문호와 원경릉이 인사를 하고 어서방을 나오자마자 그 안에서 호탕한 명원제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그 웃음소리가 어찌나 큰지 원경릉이 놀라서 휘청거렸다.

“저거…… 부황께서 웃는 거야?” 원경릉이 놀라서 우문호를 쳐다보았다.

“어서방에서 저렇게 큰 소리를 낼 사람이 부황님 말고 또 누가 있겠어?”

“왜 저러시는 거지?”원경릉은 처음 듣는 명원제의 웃음소리에 당황했다.

“손자가 셋이나 된다니까 기쁘신 거겠지.”우문호가 그녀를 부축해 계단을 내려갔다.

*

건곤전에 도착한 두 사람은 태상황에게 인사를 드리고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태상황은 명원제처럼 놀라지 않고 침착하게 담배를 피우다가 담뱃대를 상선에게 건네주었다.

“창문을 활짝 열어 환기를 시켜라.” 태상황이 상선에게 말했다.

“예.”

태상황은 원경릉을 보며 인자하게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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