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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935화

명원제가 퇴위하면서 새로운 임금이 등극하는 일이 핵심 안건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그중 가장 크게 바뀐 점은 바로 태자가 초왕부에 더는 살 수 없다는 것으로 우선 궁으로 들어와 동궁에 살아야 했다.

초왕부에서 이사가는 것은 초왕부의 어떤 사람 말에 따르면 극도로 힘든 일이라고 했다.

사식이가 듣고는 울고불고했다. 사식이는 궁에 들어가 살 수 없었고, 가능하다고 해도 잠시 있을 수 있을 뿐이지 궁 안에서 보금자리를 만들 수는 없었다.

그동안 원경릉 곁에서 지내며 피붙이로 여기고 있었는데 갑자기 헤어지려니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그나마 일찍부터 마음의 준비를 했고 최근 서일도 계속 이 일을 언급해 왔기에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사식이는 더욱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것이다.

우문호 부부 또한 초왕부에 특히 더 많은 애착이 있었다. 그래서 이 저택은 앞으로 누구에게도 하사하지 않고 혹시 아이들에게 집을 하사할 때 그때 가서 누구에게 줄지 볼 생각이었다.

하지만 우문호가 자기 아들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줄 리가 없었다. 이곳은 원경릉과의 아름다운 추억이 가득했기 때문이었다.

궁에서 법도를 가르치기 위해 왔던 상궁은 벌써 돌아갔다. 앞으로 후궁에 별다른 법도가 없을 것으로 다른 비빈이 있을 리 없으니 존귀함의 서열도 명확하게 구분할 필요 없어서 평범한 집처럼 살면 되기 때문이었다.

집을 떠나기 이틀 전 두 사람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한밤중에 일어나 등을 들고 온 초왕부를 돌아다녔다.

땅 한 뼘, 꽃 한 송이, 풀 한 포기, 돌멩이 하나, 기와 한 장 한 장에 그들의 영혼이 새겨져 있었다.

마지막으로 원경릉이 떡들을 낳은 방으로 들어가자 우문호는 걸음을 멈추었다.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우문호와 원경릉의 생사가 갈릴 뻔했던, 우문호에게는 악몽과 같은 공간으로 다시 그때를 생각하니 여전히 가슴이 덜덜 떨리는 것이 아직도 진정으로 어마마마를 용서할 수 없었다.

두 사람이 안으로 들어가 모퉁이마다 불을 비춰보았는데 전에 피비린내가 나던 곳도 지금은 차가운 어둠만이 구석마다 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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