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 2934화

정후는 우문호가 가자마자 씩씩거리며 막말을 해댔다. “만약 그때 내가 술수를 쓰지 않았으면 네가 어떻게 아들을 다섯이나 두고 또 어떻게 태자가 될 것이며 제위에 오를 수나 있었겠어?!”

원륜문이 이 말을 듣고 화가 났지만, 뭐라 하지 않고 가만히 들어가 할머니에게 왔다고 인사를 올렸다.

잠시 후 노부인은 정후에게 들어오라고 하고 문을 닫으라고 했다.

그리고 지팡이를 집어들더니 정후를 마구 때렸다. 정후가 머리를 감싸 쥐고 내빼다 문까지 가지도 못하고 몇 대를 생으로 맞아 정신을 다 잃을 정도였다.

아들에 대한 어머니의 무시무시한 행동이 있고서야 정후는 비로소 정신을 차리고 한동안 나가서 사고 치는 일은 그만두었다.

노부인은 정후가 한 마디라도 잘못하거나 법도를 어긋난 짓을 하면 바로 경성에서 내쫓아 맞아 죽을 뻔한 그 마을로 돌려보내 밤낮으로 분이 풀릴 때까지 때리게 하겠다고 했다.

정후는 어머니가 한다면 정말 하는 사람이란 걸 잘 알기에 이제 함부로 행동하지 않았다.

정후 노부인은 그 후 직접 초왕부로 가서 원경릉을 안심시켰다.

원경릉은 노부인에게 자신의 부모님을 소개 시켜드리고 노부인이 전에 어떻게 자신을 보호해 주었는지 얼마나 자신에게 잘해 주셨는지 털어 놓았다. 그 얘기를 듣고 원경릉의 엄마는 굉장히 감격해 노부인에게 연신 감사 인사를 올렸다.

노부인이 그들의 신분을 궁금해해 물어보니 원경릉은 최근 연을 맺은 대부와 대모라고 했다. 그러자 노부인은 의심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원경릉한테 일어난 많은 일을 자신은 잘 모르기 때문에말하지 않는 일은 묻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자신의 분수에 맞는 말년을 보내기로 했다.

노부인은 초왕부에 남아 식사를 한 뒤 앞으로 있을 경사에 대해 원경릉과 얘기를 나눴다.

“혼수가 그리 많지는 않지만 다 이 할미의 마음이니 아무 말 말고 꼭 받아주려무나.”

그러자 원경릉이 혼수를 보고 눈물을 글썽거렸다. “전부 할머니가 고생해서 모으신 건데 제가 어찌 감히 가져가나요…?”

“어떡하긴, 꼭 가져가야지. 됐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