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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878화

우문호는 순간 안풍친왕이 자신에게 이 일을 지금 알려준 사실에 약간 원망하는 마음이 들었다. 사전에 몰랐더라면 지금 분명 굉장히 경악하며 펄쩍 뛰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문호는 경악한 척을 할 줄 몰랐다. 그저 묵묵히 아바마마를 보며 순간 어떻게 반응해야 할 지 몰랐다.

하지만 우문호의 이런 반응이 명원제에게는 너무 놀라 어찌할 바를 모르는 것으로 비쳐져 설득하기 시작했다. “짐도 너무 바로 이 일이 결정된 것을 잘 안다. 분명 당분간 네가 받아들이기 힘들겠지. 하지만 걱정하지 말거라. 짐이 바로 네게 보위를 넘기는 게 아니라 네게 3개월의 시간을 줄 거야. 짐도 모든 일을 잘 대비해 놓고 널 위해 장애물을 깨끗히 치워 줄 거다.”

우문호는 아바마마의 말을 듣고 마음 속으로 감동과 함께 복잡한 감정이 밀려들었다. 아바마마도 자신을 위해 전심전력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아바마마께서 아직 이렇게나 젊으시니 급하게 퇴위하실 필요는 없다고 사료됩니다.” 우문호가 말했다.

명원제가 우문호를 그윽하게 바라보더니 눈가에 은은하게 자랑스러움이 넘쳤다. “아바마마는 젊지 않아. 요 몇년 점점 몸이 따라주지 않는구나. 노년에 우둔하고 어리석은 행동을 하기 전에 지금이 퇴위하기에 가장 적합한 시기야. 넌 걱정하지 마라. 짐이 퇴위한다고 해도 늘 너를 볼 수 있고 조정 일은 네가 원한다면 짐과 언제든 얘기할 수 있어. 네가 원하지 않으면 짐은 널 믿는다.”

명원제가 황제로 있던 10여년 내내 배후에 태상황이 있었다. 비록 자신에게는 태상황이 필요했지만 다섯째는 자신을 필요로 하지 않을 거라고 명원제는 생각했다. 그래서 정말 권력을 완전히 넘겨주는 것이야말로 다섯째에 대한 가장 큰 신뢰였다.

명원제는 말을 마치고 가볍게 우문호의 어깨를 두드리며 살짝 촉촉한 눈빛으로 우문호를 바라봤다. “짐은 너를 믿는다. 네가 북당에 전에 없는 번영과 영화, 강성함을 천추 만대에 가져올 것이라 생각한다!”

우문호는 콧잔등이 시큰해 지며 서서히 무릎을 꿇고 고개를 들어 정중하고도 장엄한 표정을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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