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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882화

그렇게 우문호가 열정적으로 주동해서 홍엽은 반쯤 떠밀려 서재로 들어갔다. 아마도 홍엽은 우문호의 손바닥에서 이제 벗어나지 못할것이다.

한편 명원제는 오늘 별장으로 가기 위해 아침 일찍 회의를 마치고 조정 중신들을 돌려보낸 뒤 마차를 준비시키고 구사와 목여 태감을 동행해 조용히 출행했다.

별장으로 가는 명원제의 심정은 사실 불안하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배수의 진을 치고 결사의 각오도 있긴 했다. 자신이 퇴위한 뒤 아바마마와 관계가 천천히 회복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도 있었고, 제일 중요한 건 역시 자신이 진심으로 쉬고 싶다는 사실이었다. 자신의 일생 대부분을 태자와 황제라는 임무를 잘 해내기 위해 노력하는데 보내왔으므로, 이제 잘했는지 여부는 후세의 평가를 기다리면 된다.

명원제는 사람을 시켜 미리 태상황에게 자신이 온다는 것을 알라지 않고 황실 별장 입구에 불현듯 나타났다.

명원제는 마차에서 내려 구사와 목여 태감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문지기가 태상황에게 명원제가 왔음을 보고하자 태상황은 다소 놀랐다. 명원제의 예전 습관에 따르면 이렇게 중대한 일을 자신에게 보고하거나 자신의 의견을 묻고자 할 때 언제나 사나흘은 따져봐야했기 때문이었다.

이 일이 그만큼 절박하고, 명원제가 진심으로 마음을 굳혔다는 뜻이기도 했다.

사람을 시켜 명원제에게 서재에서 기다리게 한 뒤, 태상황은 차를 한 잔 마시고 서재로 갔다.

가기 전에 주재상이 태상황에게 말했다. “잘 말씀하세요. 자연스럽게.”

주재상은 사실 황제가 퇴위하는 것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황제가 제대로 못해서가 아니라 북당이 발전의 길을 걷고자하는 이유였다. 명원제는 보수적이고 신중한 성격이라 황제도 피곤하고 신하들도 다 지친 상태였다.

부자는 서재에서 그렇게 두시간 동안이나 얘기를 나눴다.

퇴위 외에도 명원제는 한 가지 일을 더 태상황에게 애기했는데, 바로 어제 저녁일로 안풍친왕이 입궁해서 매화장을 다시 살 수 있냐고 물어왔다는 것이다.

태상황이 불쾌한듯 말했다. “이 일을 왜 과인에게 묻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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