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 2883화

태상황은 확실히 계획이 있었다. 명원제가 어리둥절한 상태로 돌아간 뒤 태상황은 소요공에게 이전에 휘종제의 저택인 숙왕부를 다시 수리하도록 시켰다. 아주 좋게 수리할 필요없이 살 수만 있으면 된다고 했다.

소요공이 물었다. “그야 간단하죠. 며칠 정리하면 다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쩐 일로요? 이사가시게요?”

“휘형이 이사갈 것이다!” 태상황이 말했다.

“가시려고 하겠어요? 안 될 거 같은데요?” 소요공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분명 그럴 거야!” 태상황이 틀림없다고 했다.

현대에서 안풍친왕이 그랬다. 적성루 조직은 한번도 해산한 적이 없다고. 말을 뱉었으면 그대로 지켜야 한다. 안풍친왕도 반드시 서둘러 이 일을 성사시키려 노력할 게 틀림없다.

훼천과 요부인의 혼례 전에 삼대 거두는 안풍친왕 부부를 데리고 숙왕부로 갔다. 뒤로는 떼버리지 못한 일련의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과 노부인 몇 명이 따르고 있었다.

태상황은 또 특별히 원경릉을 오라고 해서 안풍친왕비와 같이 있으며 숙왕부에 사는 게 좋겠다고 설득하는 역할을 맡겼다. 낙엽이 떨어지면 흙이 되어 뿌리로 돌아가듯이, 만년이 되면 어린 시절에 살았던 곳에서 살기를 바라는 법이라고 했다. 그래서 원경릉은 흔쾌히 동의하고 최선을 다해 임무를 완수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태상황이 탄식하며 반대했다. “매화장을 팔더니 뜻밖에 다시 입궁해서 이번엔 황제에게 30개월 할부로 매화장을 다시 사겠다는 거야. 과인은 휘형 부부를 다시 산속에 살게 할 수 없어. 반드시 돌아와야 해. 이 강산에는 휘형 부부의 몫이 있는 걸.”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꼭 안풍친왕비 마마를 설득할 게요. 왕비 마마께서 오시기만 하면 왕야는 반드시 오실 테니까요.”

“그래, 하지만 빨리 해내야 해. 아니면 경성을 떠나버릴 지도 모르거든.”

“예, 알겠어요!” 원경릉이 대답했다.

간단하게 수리를 마친 숙왕부는 기억 속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정문으로 들어가면 가림벽으로 가려져 있어 본관 대문이 보이지 않고 벽을 돌아가면 하늘을 찌를 듯한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